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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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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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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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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아닌데2

DUMMY

진짜 그건 뭔가 아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말하기에는 이미 막혀있는 돌이 한가득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아찔하다는 표정을 짓는 시우와 카푸스를 향해서 카리나가 말했다.



"다행인 것은, 정말로 우연에 우연이 겹쳐져 있다는 거지만,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겁니다. 어쩌면 러시아가 아니라 한국으로 망명해서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어째서요?"

"대한민국에 파견된 해골장미 대원들은 모두가 선생님을 가족으로 좋아해도, 이성으로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건 대한민국 중앙 헌터 협회에 교관으로 파견된 대원들이든, N을 감시하는 명목으로 국제 학교에 선생님으로 파견된 대원들이든 비슷하다.



나름대로 러시아도 머리를 쓴 거다. 파견된 대원들에게는 손시훈을 러시아로 향하게 유도하는 암묵적인 임무도 있으니까.



조금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우리의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징징거리는 아이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카리나. 확실히 이런 비유를 보면 그 선생님에 그 제자들이라고 할만하다.



그 비유를 이어가는 카리나였다.



"그런데 선생님에게 푹 빠져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새 고향'으로 여기고 눌러앉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런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기는 한데, 그것과 준비가 무슨 상관인지..?"

"러시아에 침착하게 보고를 올릴 준비가 되어있다는 겁니다. 사적인 감정 없이 침착하게 말이죠. 벌써 몇 차례 보고를 했습니다. '유혜가 지금 손시훈에게 보이는 호의는 흔들 다리 효과에 의해서 생긴 일방적인 호감으로 판단된다.'라고 말이죠."



그리고 러시아에서 '추가적인 지원은 필요 없음'이라는 소견서도 같이 제출했다고 한다. 일단은 러시아에서 뜬금없이 해골장미 대원이 쳐들어 올 일은 없다는 거다.



만약에 시우가 조금만 더 경박한 사람이었다면 진심으로 박수를 짝짝 치면서 감동을 드러냈을 깔끔한 일처리. 카푸스 또한 만족스러운 표정과 소감을 드러냈다.



"확실히 살아온 시간은 있는지 제자들은 제대로 키웠군."

"블루베리 선생님과의 결투는 의견 차이로 인한 해프닝이라고 생각하시죠?"

"그...래..."



살짝 안 좋은 추억이 떠올랐지만, 블루베리는 블루베리. 카리나는 카리나. 그리고 일처리도 깔끔하게 해 줬으니 넘어가는 카푸스다.



그리고 그는 다시 원래의 주제로 말머리를 돌렸다.



"그래서. 손시훈 선생님과 블루베리 선생님의 제자로써, 유혜에게 빙의용 육체를 새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다른 쪽의 관점에서 생각을 해 봤는데요. 육체가 생기고 이리저리 관심사가 넓어지면... 흠흠"



흠흠. 언니의 그 말에 어리둥절하고 있는 비탈리아를 두고, 시우와 카푸스는 그 뜻을 해석해냈다.



"너무 낙관적인 생각이 아닌가?"

"더 적극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잖아요?"

"그렇습니다만, 시도를 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혜가 이 세상에 대해서 경험을 한 것은 유주영을 통한 간접경험이 대부분. 그조차도 중국 공산당의 감시가 곁들여진, 반쯤 수감 생활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게 육체를 가지게 되고, 경험이 곁들여지게 되면 손시훈이 확실히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착한 사람이고, 정의감이 있다고 해서 그게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니까.



좀 전의 '흠흠'이 이를 의미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모양인지 비탈리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언니를 추궁했다.



"언니, 뭔가 몹쓸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선생님이 남들과 선을 그어야 하는 상황을 말한 거였어. 내 입으로 굳이 그걸 말해야겠니?"

"아니... 그게 틀린 말은 아닌데... 언니가 말한 건 그게 아닌 것 같은..."

"너는 일단 네 앞가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초대를 해주신 카푸스님과 눈을 제대로 마주치기는 했니?"

"마주칠 수 있..."



S랭크의 대마법사 수준의 마나에서, D랭크 수준으로 마나를 끌어내리자마자 다시 머리를 푹 숙이는 비탈리아.



이런 모습을 보면, 확실히 사회생활의 측면에서는 힘의 카리나가 아니라, 기술의 카리나였다.



.

.



다시 유주영과 유혜를 '보호'하고 있는 인공 게이트 너머. 거기서 동생에게 나름대로의 보고를 하는 시우였다.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 그쪽은 어때?"



작은 오빠의 말에 한숨을 푹 내쉬는 손시연. 그리고 그녀는 나름대로 진전이 있는 오빠와는 다른, 이쪽의 답답한 사정을 이야기해야만 했다.



"좀 막막해. 한 번 콩깍지가 씌면 답이 없다는데, 왜 그런 말이 있는지 알 정도야. 제일 짜증나는 건 뭔지 알아?"

"뭔데?"

"은근슬쩍 나를 시누이 취급할 준비가 되었다는 기색을 내비치는 거야. 무공을 가르쳐 주겠데. 가족인데 뭔 상관이냐는 태도, 알것 같지?"

"아..."

"지금까지 만난 해골장미 대원들도 그러지 않았는데. 이상하긴 했어도, 오빠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이성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았단 말이야. 낯가림이 심한 비탈리아만 봐도 그렇잖아."



잠깐. 시우는 자신이 추측하는 진실을 말할까 고민했다. 시연이 극성인 해골장미 대원을 만나지 않았던 건, 러시아가 나름대로 제어를 했기 때문이 분명하니까.



웬만하면 이 사실을 말했겠다만... 지금 정신이 나름대로 지쳐있는 동생에게 이걸 말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 해골장미 여성 대원 중 1/3이나 손시훈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면 경악을 하고도 남을 테니까.



이런 시우를 두고 시연은 자기 딴에는 나름대로 진지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그 녀석은 멀쩡하게 생겨서는 왜 그렇게 사는 건지. 오빠처럼 얼굴값 하게 살면 얼마나 좋아?"

"고, 고맙다. 칭찬이지?"

"사실 얼굴에 걸맞은 분위기를 놓고 보면, 시우 오빠가 그 녀석보다는 훨씬 나아. 그러고 보니까, 대학교 다녔을 때, 오빠에게도 여자 친구 있지 않았었나?"

"군대 가면서 깨졌지. 그런데 이건 형보다는 니가 더 잘 알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내가 적운흉풍을 받기 한-참전의 이야기니까."

"미안"



적운흉풍을 만나기 전의 시우의 인생은 고난 그 자체. 시우에게 있어서는 아무리 본인이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알려주는 세상의 쓴 맛을 계속해서 느끼던 시기다.



심적으로 힘들어서 그렇지,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면 객관적으로는 지금이 훨씬 더 나은...



"지금이 더 나아야 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지? 아무튼 병 주고 약 주고 가 병보다는 더 나아야 하는데..."

"그때는 그냥 오빠가 병을 앓고 있었다면, 지금은 약 먹고 다른 사람 병까지 봐줘야 하니까 그런 게 아닐까?"



사고를 병으로 따진다면 진짜 그 새끼는 역병의 근원지나 다름없지 않은가.



이건 누구나 인정할만한, 당사자도 '아이코, 미안!'라고 할만한 사실이라 속으로 사이좋게 장남의 욕을 하는 남매. 하지만 욕을 한다고 해서 상황이 해결되지는 않기에, 곧 진한 허탈감을 느끼는 그들이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려는지, 오빠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연이었다.



"유혜와 유주영이 쓰는 무공, 청성파의 무공이라고 했지? 오빠도 소림사 무공으로 확실하게 갈아타기 전에 잠깐이지만 배워본 적 있다고 했고."

"어"

"어때? 쓸만해?"

"너하고 맞을 것 같기는 해."



쾌(快), 환(幻), 변(變). 청성파 무공들의 공통된 특징인 동시에, 손시연이 원래 쓰던 검법도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미 너는 그쪽으로 극에 달해 있으니까, 굳이 배울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이어지는 건 그다지 영양가라고는 없는 대화들. 그래도 역병의 근원지에서 조금 시선을 돌리니 속은 조금 편해지는 것 같다.



이렇게 스스로 힐링을 하는 두 사람을 주변에서 기웃거리는 한 그림자가 있다.



그 그림자를 최대한 무시하는 남매. 조금은 정신을 차렸다고는 해도, 아직은 철부지인 사람이다. 괜히 김송현의 뭔 말을 듣고 스스로 정신력이 깎여나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저기... 전해 달라는 말이 있어서..."



둘 중 하나. 손시훈 아니면, 중앙 헌터 협회장이겠지.



"그러고 보니까, 협회장님도 신뢰성이 좀 떨어지는 사람 같은데."

"현장 지휘력은 훌륭해. 그 녀석이 뭐라고 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지금 여기가 현장은 아니잖아."

"저기, 시훈이 형도 아니고, 협회장님 말도 아닌데."

"누군데?"

"유주영. 진지하게 시우 형과 시연이 너하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데. 그... 만약이긴 한데, 시훈이 형과 유혜가 결혼하면 형과 시연이 너는 유주영에게 있어서 할아버님, 할머님..."



할아버님, 할머님



아주 틀린 표현은 아니다. 유혜는 단순히 유주영에 깃든 영혼이 아닌, 스승인 동시에 먼 친척 조상쯤 되는 관계니까. 무림인의 사고방식이 상당히 녹아있다는 걸 감안하면 진짜로 그렇게 부를 수도 있다.



그와 함께 몹쓸 상상을 해버리는 두 사람



최소한 명절 때마다 큰절을 받는 것은 기본. 평상시에도 무협에나 쓸법한 극존칭으로 자신들을 대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겠지.



이와 함께 좀 전처럼 표정을 찌푸리는 두 사람에게, 평상시의 철부지처럼 말을 쭉 늘어놓는 김송현이었다.



"왜, 저번에 블루베리가 한 농담이 있었거든. 뜬금없이 나타난 이세계인이 섹시 포즈와 함께 '응애..나 어른 조카. 삼촌 고모 용돈 ㅈ...' 악! 악! 악!"



왜 때리냐는 말도 하지 못하고 손시연에게 두들겨 맞는 김송현. 자신은 이미 금나로 충분히 두들겼으니, 때때로는 동생이 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를 내버려두는 시우다.



그렇게 힘겹게 두들겨 맞으면서 구해달리는 김송현을 무시하고 시우는 유주영에게 이동한다. 이미 정신력이 바닥난 동생까지 대화를 함께 할 필요는 없겠지.



시우는 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려주듯이 유주영은 상당히 공손한 자세로 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굉장히 공손한 자세까지는 아니다. 나름대로 설레발을 치고 있는 사부님과는 달리, 본인은 이것이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



무의식적으로 다행이라고 느껴지는 모습이다. 그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자마자 시우는 자기 자신에게 굉장히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따져보면 이건 유사 상견례인데, 왜 다행이라는 감상을 느껴야 하는 건지...



이 착잡한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키면서 유주영의 맞은편에 앉는 시우. 그러자 안 그래도 어색한 공기가 더 어색해진다. 일단 부르러 간 김송현과 시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뭔가 잘못됐다는 건 알만한 눈치는 있는 모양이다.



이를 알려주듯이 현명하게 그에 대한 질문 대신 다른 말로 대화를 여는 유주영. 중간 과정이 좀 많이 이상했고, 거기에 자신들의 책임도 상당히 있지만 망명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한다.



그와 함께 지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건 얼마든지 돕겠다고 말하는 그녀였다.



"나름대로 한국어에 대해서도 공부했습니다. 헌터로써의 일은 당장 할 수 있을 겁니다."

"글쎄요. 그런 이야기는 저보다는 중앙 헌터 협회장님께 말씀드리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장님께서 제 2 팀장에게 맡긴다고 하셔서요. 그래서 김송현씨에게 두 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부탁한 건데..."



일단 손시연도 나이가 어려서 그렇지 명색이 제 2 팀장, 중앙 헌터 협회의 3인자기는 하다. 공적으로는 그녀 또한 자격이 있기는 있겠지. 하지만 사적인 이유로 맡겼다는 느낌을 영 씻을 수 없다.



그리고 김송현 이 자식은 진짜로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이 안 된다.



"중앙 헌터 협회가 힘들다면 의사회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뇨, 그쪽이 더 힘듭니다."




아무리 마경태가 능력이 있다고 해도 B랭크의 적합자. 무공까지 합하면 A랭크 정도는 된다고 하지만 불안한 감이 있다.



그 생각에 나오려는 한숨을 삼키려는 시우를 두고 유주영은 은근슬쩍 사부(師父)나 사부(師夫)같은 명칭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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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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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눈도장 21.03.17 23 2 14쪽
246 이미 경험한 것3 21.03.16 19 2 13쪽
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19 1 13쪽
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2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4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5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8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20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2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5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19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1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19 1 13쪽
» 아닌데2 21.02.26 18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4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7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6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6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5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6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18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2 1 13쪽
225 증명8 21.02.15 16 2 13쪽
224 증명7 21.02.12 12 1 13쪽
223 증명6 21.02.11 16 1 12쪽
222 증명5 21.02.10 26 2 13쪽
221 증명4 21.02.09 16 1 13쪽
220 증명3 21.02.08 15 1 13쪽
219 증명2 21.02.05 19 2 13쪽
218 증명 21.02.04 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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