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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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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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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증명4

DUMMY

한 달



짧다면 짧은 시간이긴 한데, 그 사이에 참...



"별별 지랄이 다 있었지."



그 말을 내뱉은 건 손시훈이지만 손시훈이 아니다.



안나 김 하고는 확실히 다른 느낌의 중년의 남성. 차분하게 세월이 흐른 흰색의 머리칼과 생기가 확실히 남아있는 검은색 머리칼이 뒤섞여 있다.



아마도 마법으로 수명 연장을 하지 않고, 700-800년 정도 세월이 흐르면 저런 모습이 되리라. 즉, 늙어 죽기 일보 상태라도 구하고 어지간한 애송이는 맨 손으로 때려죽일 수 있다는 걸 드러내는 모습인 것이다.



그런 모습을 하고 계신 환생자님을 향해서 주변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별별 지랄이 있기는 했는데, 그 지랄은 환생자님이 하지는 않았으니까. 지금 환생자님이 또 다른 모습을 하고 계신 건 그 지랄을 참아내기 위해서다. 모두가 그걸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김송현은 환생자님에게 은근슬쩍 부탁을 건네기 위한 밑밥을 깔았다..



"마법소녀가 마법으로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소녀라면, 호법소녀는 무공으로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소녀라고 하셨죠?"

"그랬지."

"이거 다 끝나고 나면 정의로운 호법소녀로 변신해서 국제 헌터 연합이 중국 돈 받아먹었는지 조사해주시면 안 돼요?"

"호법소녀답게? 그런 식의 활동 방식은 호법소녀보다는 닌자소녀에 가까운 일이다만..."



거절같은 말에 철부지가 바로 시무룩한 감정을 드러낸다. 하지만 아직 환생자님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하는 거 끝까지 지켜보고 나름대로 나서마. 오죽 띠거워야지."

"으허어어어!"



반쯤 승낙의 말에 철부지는 바로 기쁨의 탄성을 내뱉는다. 그러나 그조차도 딱히 지적을 하는 이는 없다.



지난 한 달 동안 중국 무술 협회와 국제 헌터 연합의 지랄이 상당했던 탓이다.



일단 그 시작부터 언급해보자. 각 국가별 팀 제한을 인구수 비례로 처리한 것부터가 굉장히 속보이지 않는가? 다른 나라라면 모를까, 인구수 1위인 국가가 그 짓을 하면 뭐 어쩌자는 것인가. 이것부터가 무협의 '협'을 상당히 내던져버린 짓거리다.



최소한의 눈치를 본다고 해서 인구수 정원을 꽉꽉 채워서 팀을 내보내는 짓거리를 하지는 않았다만, 그렇다고 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압도적인 수의 팀을 출전시켰다. 이것만 해도 욕을 처먹어도 할 말이 없다.



거기다가 남녀 성별 제한을 없에는 건 그렇다고 치자. 마나 앞에서 성별은 정말로 사소한 문제니까. 체급 또한 마찬가지.



그렇다면 나름대로 마나에 대한 제한을 제대로 둬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대회 주최측은 그조차도 무제한으로 해 버렸다. 거기서 멈추지 않은 중국 무술 협회와 국제 헌터 연합은 손시훈에게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떠넘기는 짓까지 저지르기까지 했다.



"난 진짜 그 새끼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 나를 빡치게 하려는 목적이라면 성공인데..."



대회 출전의 핵심 규칙 : 같은 유파의 사람은 같은 팀 내부에서 출전 금지



얼핏 보면 빡빡한 규정 같다만, 따지면 따질수록 애매모호하고 널널한 규칙이라서 문제. 그걸 중국 무술 협회와 국제 헌터 연합은 양심의 문제라고 말해놓고는 사실상 손시훈에게 감별을 떠맡겨버린 것이다.



정확히 한 말은 이거다. '양심이 있다면 민간인 전문가들이 내리는 평가를 담담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현재 지구의 무술-무공에 대한 최고 전문가가 누구일까?



졸지에 손시훈은 수없이 밀려들어오는 동영상을 분석하는 일을 하게 됐다.



오죽했으면 한 달 동안의 인터넷 방송의 컨텐츠는 전 세계의 무술 분석에 대한 것이 됐겠는가. 아무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굉장히 머리를 써야 하는 피곤한 작업이 됐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만족을 할만한 방송이었다는 것. 하지만 지금 손시훈이 '나는 차분한 사람이다...'라고 자기 세뇌를 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겉모습까지 좀 늙은 노인네로 바꿀 정도임을 고려하면 굉장히 고된 작업임을 짐작할 수 있다.



"돈을 배가 터질 정도로 받아먹고도 그런 짓을 했다면 절대로 용서 못해... 숙청해주겠어..."



그러니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해주자. 세계 각지의 지원자에 대해서 평가하고 피드백까지 해줬다. 원래라면 주최자가 해야 하는 일을 그는 무급으로 해준 거다.



이렇게 한 환생자의 피와 땀이 서린 노력, 그리고 원한까지 살짝 깃든 대회가 시작되었다.



"@#@#!@$%^^#$%!"



시작은 언제나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긴 연설. 하지만 이미 손시훈에게 무급으로 일을 떠넘긴 시점에서 제대로 된 권위가 있을 리가 없다.



이 연설 시간은 잠깐 참가자들 사이에 서로의 기량을 떠볼 시간일 뿐. 그와 함께 시우는 자신의 몸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원하는 건 아니었다만 이 대회의 주인공은 자신인가 보다.



딱히 그가 자뻑에 빠져서 내린 추측은 아니다. 취지야 무술과 무공의 탐구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적합자의 능력도 상당히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마나를 느끼지는 못해도, 경험을 통해서 압박감은 대충 평가할 수 있으니까.



이로 평가한 시우의 감각은 B랭크 이하의 적합자 참가자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는 걸 알려주었다. 이런 가운데 홀로 비적합자인 사람이 있다면 역시 주목을 받지 않겠는가.



그리고 시우에게 집중된 시선이 주변으로 살짝 분산된다. 시우네 팀의 다른 두 멤버도 이 대회에서 독특한 건 마찬가지니 말이다.



진짜로 몇 안 되는 C랭크 참가자인 김송현. 어찌 보면 적합자에게도 무공이 매우 유용하다는 산 증인이기도 하다.



이어서 조미선. 따져보면 그녀는 김송현보다도 이 대회에서 독특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은 참가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지 멀쩡한 사람이 참가하는 격투기 대회에 홀로 한쪽 발목이 없는 참가자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김송현에게 잠깐 몰렸던 시선은 점점 그녀에게 몰리고 있었다. 그게 살짝 부담스러운지 그녀는 코치의 형태로 끼어든 손시훈을 향해 가볍게 농담을 건네고 있었다.



"저만 홀로 하자 있는 건 아니겠죠? 보통 드라마나 영화 보면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러니까..."

"물리적으로 눈은 멀었지만, 대신 심안을 뜬 사람?"

"네. 손시훈씨도 심안 있잖아요."

"엄밀하게 따지면 내가 뜬 건 심안이 아닙니다만..."

"예?"



뜬금없이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일단 심안이니 그런 건 어디까지나 비유적 표현인데, 눈으로 보는 게 가장 직관적이니 그런 표현이니까..."

"아하"

"그리고 이런 입장에서 엄밀하게 말하면 내가 뜬 건 혜안(慧眼)입니다요"



상대방의 작은 행동을 통해서, 전반적인 행동 원리를 예측하는 능력. 심안이 감지라면 혜안은 분석이라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한다.



"아무튼 조미선양이, 그리고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심안을 떴다면... 내가 참가하지 않은 이 대회에서 그 사람이 우승자겠죠? 심안을 떴다는 건 무공만으로 S랭크에 닿았다는 거니까. 그것도 확실한 S-급 이상, 확실한 S랭크겠고"



그럴 기미가 엿보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손시훈과 비슷한, 백전노장의 분위기는커녕 노련한 중년 정도의 분위기가 나는 사람도 없었다. 죄다 청년들 뿐. 이래서는 그냥 규칙이 기괴하고 남녀 제한이 없는 격투기 대회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학창 시절의 지루한 교장 선생님의 훈화 같았던 시간이 흘러가고, 시선이 더욱더 몰리는 대기 시간이 되었다.



.



"설마 했는데 진짜로 비적합자라니."

"그러게. 한쪽은 환생자라고 하지만, 진짜로 쌍둥이인데도 한쪽은 적합자, 한쪽은 비적합자일 수 있구나..."



.



"발 자세히 봐봐, 확인했어?"

"응. 확인했어. 걸음걸이는 자연스럽지만, 의족이야."

"컨셉 헌터가 아니었던 건가?"

"그건 모르지. 팀이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나잖아? 그 신청을 뭐라고 했었지?"

"소림사 달마당, 소림사 나한당, 산동성 정파 검법"



.



"흠. 저 녀석 유파라고 할 만한 실력이 있기는 하나? 확실히 B랭크 수준은 되는 것 같다만..."

"동영상으로 돌아다니는 걸 보면 소림파라고 하지만 확실히 손시우에 비해서 다르기는 하잖아."

"그게 달마 뭐시긴지 나한 뭐시기의 차이인지는 모르는 일 아니야?"

"하긴. 나도 저 녀석은 팀 내부에서는 반쯤 던지는 패 같기는 해."



.



가지각색의 언어. 그래서 말하는 내용은 사실 모른다. 여기는 게이트 너머의 지구니까.



하지만 시선들이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만으로 대충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 정도는 눈치로 알 수 있다. 그렇기에 하나같이 속이 굉장히 쓰린 일행에게 손시훈이 말했다.



"행동으로 증명하면 되는 거야. 행동으로. 지금까지 시간을 그냥 버려둔 건 아니잖아?"

"말이야 쉽지..."



대답은 동시에, 가장 어린 김송현이든, 중간의 시우든, 가장 나이가 많은 조미선이든 가리지 않고 함께 튀어나온다. 그런 가운데 튀어나온 방송은 곧 첫 시합이 있겠다는 안내 방송이었다.



시우네 팀과 중국 무술 협회 소속 팀 사이의 시합. 아무래도 첫 경기를 통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띄우려는 모양이다. 분명히 상대인 중국 무술 협회의 팀은 우승 후보 수준의 정예겠지.



바보가 아닌 이상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상황에 김송현이 중얼거리듯이 질문을 던졌다.



"설마 첫 경기부터 죄다 A랭크인 건 아니겠죠?"

"A, A, B군"

"끄으으..."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그래도 좋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에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면서 몸을 푸는 김송현. 그런 김송현을 조미선이 제지했다.



"미선이 누나?"

"나름대로 전략을 다 세워놨잖아."

"아, 그랬었죠. 전략..."



평범한 팀을 만날 경우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어찌 됐든 이제 B랭크는 상대할 수 있는 김송현이 상대팀의 에이스를 상대하고, 시우와 조미선은 상대적으로 약한 적들을 상대하면서 체력을 보존하는 것.



반대로 강팀의 경우에는 시우와 조미선이 상대팀을 빠르게 격파, 김송현의 체력을 보존하는 전략이다. 그러니까...



"제일 먼저 나서야 하는 건 나겠지."



.

.



-이제 첫 경기가 곧 시작될 것 같군요. 역시 첫 경기는 많은 예측대로 손시우 팀과 중국의 한 팀이 됐네요.

-당연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 측에서 무리수를 많이 둔 게 사실 아닙니까? 그러니 자신들이 실력은 있기는 하다. 그것을 보여주고 싶을 겁니다. 주최측의 나쁜 특권이라는 거죠.

-그렇군요. 그럼 중국측에서 제일 먼저 선발로 출전한 선수는 왕용 선수... 그리고 이에 맞서는 손시우 팀의 선수는... 어? 조미선 선수입니다? 괜찮나요? 선발로는 우선 김송현 선수를 내보내는 게 좋지 않나요?

-일단 B랭크의 B+급 적합자, 현직 헌터긴 하네요. 소집령에도 응하고 있고, 손시우씨를 만나기 전부터 꾸준히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봐서는 실력이 있는 헌터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무술이나 무공하고는 좀 맞지 않을 것 같단 말이죠.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거든요.

-부정할수는 없겠네요. 그 부상이 그냥 부상도 아니고 다리의 부상이거든요. 헌터의 수준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한 쪽 팔의 부상보다는 다리의 부상이 더 크니까요. 그래도 걸음걸이를 보면 의족에 완전히 적응이 아....

-왕용 선수의 요청에 따라 의족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좀 너무하군요. 이미 사용하는 장비에 대해서는 검사를 했는 걸로 아는데, 그 사이에 바꿔치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이건가요?

-의심을 할 수는 있는데... 의족을 직접 발목에서 분리해서 확인을 해주는 조미선 선수입니다.



.


"조금 비싼 의족이긴 하지만 문제 없죠?"


.



-다시 의족을 발목에 끼우고 있네요. 내부에 특수 장치가 없다는 게 확인된 것 같습니다.

-방금 모습을 보면 특수 장치는 커녕, 동력도 딱히 없는 것 같았죠?

-그런 것 같습니다. 진짜 너무하네요.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치졸하지만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넘겨야해요.

-네, 그럼 홍가권(洪家拳) 오랑팔괘창(五郎八卦槍)왕용 선수와 산동성 정파 검법의 조미선 선수의 대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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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18 1 13쪽
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2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4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5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7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19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2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4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19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1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18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7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4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6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5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6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5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6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18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1 1 13쪽
225 증명8 21.02.15 15 2 13쪽
224 증명7 21.02.12 12 1 13쪽
223 증명6 21.02.11 16 1 12쪽
222 증명5 21.02.10 25 2 13쪽
» 증명4 21.02.09 16 1 13쪽
220 증명3 21.02.08 15 1 13쪽
219 증명2 21.02.05 18 2 13쪽
218 증명 21.02.04 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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