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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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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8,883

작성
21.0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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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증명6

DUMMY

황보세가(皇甫世家) - 벽력신장(霹靂神掌)



.



-네. 여러모로 논란이 된 1경기는... 최종 판정이 나옵니다. 조미선 선수의 승리입니다. 정말 예상외의 일들이 많이 나왔던 경기였네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솔직히 저도 마지막의 장타는 마법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확실히 일반 비디오 판정에 뜬 모습은 그랬었죠. 손가락 사이에 전깃줄이 얇게나마 지나갔으니까요. 중국 측에서 항의를 넣는 것이 이해가 아주 안 될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위험했어요. 확실히 그때 마나가 D랭크 수준으로 떨어져서 결과가 나온 거지, 조금만 마나가 더 높게 나왔다면...

-그래도 실격당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누가 봐도 목에 칼을 겨눈 시점에서 승리가 결정됐으니까요. 다만 경고는 나왔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나중이라면 진짜 경고를 받았을 수 있겠지. 잘했어"



결과는 작은 경고도 없는 완전한 승리. 그래도 시간을 질질 끈 게 그런지 조미선의 표정은 영 밝지 않다.



그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 그중 홀로 밝은 표정으로 조미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손시훈이다. 그런 환생자님에게 조심스럽게 말하는 김송현이었다.



"실격당하지는 않아도, 다음에는 진짜 경고 먹는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 지금 이 일이 앞으로 있을 진짜 경고를 막아줄 거야."



황보세가의 뇌진검법을 쓰면 벽력신장을 썼을 때 손에 전깃줄이 튀겼던 것과 비슷하게 검에서 불꽃이 피어난다. 나중에 그걸 비장의 수로 썼다가 인챈트로 오해당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벽력신장이 넘어갔는데, 그때 뇌진검법을 가지고 넘어갈 수는 없겠지. 그래도 혹시라는 것이 있으니 환생자님은 다음에는 뇌진검법부터 쓰라는 조언을 건네고 있었다.



"규칙의 헛점을 파고들어서 사람을 엿먹이는 건 이렇게 하는 거야."

"진짜 쓰레기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재능이 있어."

"시작은 저쪽이 먼저 했잖아. 저길 봐."



규칙은 3판 2선승제. 아직 한 번의 경기가 남아있다.



그에 본격적으로 호명을 하지도 않았는데 중국 팀에서 먼저 나서는 이가 있었다.



.



-왕용 선수면 충분히 팀의 에이스가 아니었나요?

-투톱체제니까, 충분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손시우 팀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쪽도 방금 조미선이 충분히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저쪽에서 나온 선수가... 주명 선수... 살짝 급이 낮아보이는데요. 저쪽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데 무슨 생각인 걸까요.

-아무래도 왕용 선수가 패배한 시점에서 힘들다. 그렇게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보 수집을 하려는 거죠.

-체력 보존을 위해서라면 손시우 선수 대신 김송현 선수가 나올 것이다. 그걸 유도하는 행동이란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그, 손시우씨의 약점은 이미 상당히 공개된 것 아닙니까? A랭크 이하에서는 무적과도 같은 방어력과, 마나 없이도 A랭크에 맞먹는 힘과 속도가 공존할 수 없다는 것 말이죠

-그걸 알고 있다고 해도 말처럼 쉬운 건 아니잖습니까?

-쉽진 않지만, 더 이상 특별히 정보를 얻어낼 건 없다는 거죠. 사실 참가팀들 대부분이 손시우 선수의 경기를 내주고, 조미선 선수와 김송현 선수를 이기면 그만이다. 그 전략을 짰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제, 조미선 선수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김송현 선수라도 확실히, 힘을 덜빼고 이기기 위한 정보수집이다. 그런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만... 어?

-손시우 선수가 나섭니다!

-사자는 작은 사냥감을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한다는 건가요?



.



경기장에 오르니 보이는 표정은 '왜?'라는 표정이다.



그 '왜'를 분석하면 여러 말이 될 수 있겠다. '체력 관리 안 해?'라든지 '전력으로 나설 필요 있어?'라든지 조금 더 구질구질하게 하면 '나한테 왜 그래?'가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쪽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이 팀의 약점이 김송현이라는 것은 뻔한 사실. 이미 노출된 것이 많지만, 아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은 아니니 숨길 수 있을 때는 숨겨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시우는 자신의 형이 중국어로 뭐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조금은 긴 말. 그리고 바로 표정이 찌푸려지는 주명의 표정. 손시훈의 성격상 니가 처음이었다면 김송현이 나왔다는, 그런 속을 긁는 소리를 한 모양이다.



얼굴로 두려움과 욕을 잔뜩 드러내는 표정을 보니 자신의 짐작이 맞다고 생각되는 시우. 그런 불쌍한 피해자나 마찬가지인 상대를 위해서 자신이라도 정중히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그리고 허리를 펴니 더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 보인다.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 @#$%@$$"

"아! 그만해!"



고개를 돌려서 외치니 뭐라고 씨부리고 있는 손시훈을 심판들이 제지하는 게 보인다. 그 표정들은 하나같이 굳었다기보다는 썩어있는 것들



대충 자신의 동생은 자신과 달라서 인사를 했다고 맘 편하게 패지 않는다는 말을 한 게 분명하다. 거 참 위안이 되는 말이지 않는가?



그에 죄송한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 시우는 허리를 한번 더 푹 숙이면서 사죄의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마음이 전해는 졌는지 이번에 허리를 폈을 때는 보인 주명의 표정은 상당히 진정이 된 표정이었다.



이에 맞춰 자신 또한 침착하게 숨을 고르면서 집중하는 시우. 그러자 그는 상대방이 어떻게든 자신을 이기기 위해서 별 생각을 다 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겉으로는 평범하게 서 있지만 힘이 들어간 다리와, 그와는 대비되는 힘이 빠진 팔.



그것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단 하나뿐이다. 시작하는 순간 전력으로 자신에게 달려들어서는 팔을 휘둘러서 승부 보는 것. 여러모로 생각해봐도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관점에 따라서는 치사하다고 말할 수 있겠고, 최선을 다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 그걸 시우는 객관적으로 따져봐도 자신이 우세이니 최선을 다하는 쪽으로 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전력을 다한 금강불괴로 받아주는 거다! 상대에게 나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란 의견은 깔끔히 무시하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짜내면서 손을 앞으로 펼치는 시우. 그 손가락은 모두 펴져 있는 게 용조수를 위한 손과는 확실히 다른 손이다.



누가 봐도 새로운 기술을 쓸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모습 아닌가. 그에 상대가 쥐고 있는 검의 자세를 살짝 바꾸는 것을 놓치지 않는 시우.



그리고 시작 신호와 함께 옆으로 비틀어 휘두르는 검을 빠르게 손바닥으로 튕겨내듯이 막아내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시훈이 혀를 찼다.



"쓰읍. 아버지가 우리를 너무 성실하게 키웠어."

"'우리'는 아니잖아요. 그쪽이 집을 나간 게 몇 년인데."

"잠깐 까먹은 모양인데, 시우가 항마복호장(降魔伏虎掌)을 쓰는 반만큼이라도, 네가 항마십삼장(降魔十三掌)을 써야 하는 건 알고 있지, 우리 철부지?"

"아..."

"자, 다시 말해봐라."

"사람이 이렇게 성실해서 사는 맛이 있을까요?"

"늦었어, 인마. 닌 오늘 일정 끝나고 나면 잘 때까지 성실하게 나와 1대 1 대련이다."

"으허어어!"



한쪽에서 슬픔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런 비명소리를 묻어버리는 날카로운 소리가 시우의 손바닥과 주명의 검 사이에서 울려 퍼졌다.



금강불괴로 보호받는 신체에서 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소리



눈을 감고 듣는다면 이리저리 모가 난 바위를 철판으로 내려치는 것 같다. 그 소리는 때때로는 두꺼운 면을, 때때로는 얇은 면을 치는 것 같기는 해도, 모서리를 치는 것 같이 깨지는 소리가 나지는 않고 있었다.



그걸로 자신이 완벽하게 봉쇄당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주명의 표정은 참 어둡기만 했다.



정보를 캐내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어디까지나 불행 중의 다행. 속도로 보아하니 금강불괴를 쓰고 있지도 않은데 너무나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호각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배려를 해줘서 이루어낸 평형을 아슬아슬하게 따라오고 있는데,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그러나 이 이상의 배려는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가지고 상대방을 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짓. 여기까지가 시우가 베풀어줄 수 있는 배려의 한계선이다.



승부는 승부니까. 뻔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을 무승부로 내주는 것도 우습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내공을 더 실어 넣은 손바닥을 앞으로 내지른다. 그 손바닥이 칼날과 닿은 순간 땡강거리는 소리가 경기장에 작게 울려 퍼졌다.



"아..."



이어지는 것은 허탈함을 감출 수 없는 주명의 숨소리. 그 숨을 뱉어낸 이의 눈동자가 향하는 것은 반이 부러져서는 허공에 떠오른 칼날이다.



그를 시우는 혹시라도 누가 다칠까 봐 빠르게 낚아챈다. 그리고 잠시 뒤, 시우의 손에서 만들어진 칼날이었던 쇠뭉치에 주명이 경기를 포기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

.



"그러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아냐, 아냐. 잘했어! 어쨌든 우리 팀의 경기는 규칙적으로 조용히 끝났잖아?"



규칙적으로 조용히.



그에 주변의 시선을 받아내는 일행의 눈동자가 생글생글 웃는 시훈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잠시 자기네들끼리 시선을 교환하는 시우-송현-미선이었다.



알면서도 그냥 무시를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지 이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할 수 있을까. 그런 세 사람에게 시훈이 먼저 치고 들어오듯이 말했다.



"알아. 외눈박이 나라에서는 혼자 두 눈인 사람이 이상한 거. 그런데 말이야, 설령 혼자 두 눈인 사람이 이상하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고는 볼 수 없잖아?"

"하아"

"생각해 봐. 1일 차에 크게든 작게든 경고를 받지 않은 팀이 거의 없는 대회인데, 우리가 문제가 있는 걸까, 대회에 문제가 있는 걸까?"

"대회요, 대회...."

"그렇지! 대회가 문제가 있는 거야! 내가 이런 게 나도 문제가 있지만, 세상에 문제가 더 있어서 그런 것과 비슷한 이치지."



몇 번을 봐도 소름이 돋는다. 일반인도 눈자위를 희번득뜨면 서늘함이 스며드는데, 그걸 하는 이는 절대로 일반인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



잠깐이지만 시우의 팀에게 향했던 시선이 흩어지는 게 느껴질 정도. 그러면 여기서 적당히 멈춰줬으면 좋겠다.



일행의 이런 소망과는 달리, 우리의 환생자님은 감히 자신들을 막 쳐다봤다는 것에 대한 분풀이를 하고 있었다.



-["야! 규칙을 내가 정했냐? 경고를 내가 줬냐? 인챈트나 마법을 쓴 건 너희들이고, 주최측에서 경고를 줬잖아! 그런데 왜 우리를 꼴아보냐? 응?"]-



목소리가 기묘하게 울려 퍼지는 것이 모종의 마법을 쓰고 있는 모양. 아마도 게이트 너머처럼 자신의 말이 즉시 번역이 되게 한 듯 하다.



선수단 식당이 고요해지는 걸 보면 효과는 지나칠 수준으로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 소속의 다른 팀도 일행과 멀찍히 떨어져 있는 상태. 이 현실이 참 암담한지 김송현이 슬프게 중얼거린다.



"대회 끝날 때까지 우리 팀은 왕따일 것 같네."

"진실을 밝히는 길은 험한 법이야. 숭고한 사명을 이루기 위한 역경이라고 하기에, 지금 우리가 당하는 일는 너무나도 사소한 게 아닐까?"



숭고한 사명이라...



'그런 건 무협(武俠)이 아니야!'



그러니까 무협이 뭔지를 증명하자는 건데...



글쎄, 자신들이 증명하는 게 무(武)가 뭔지에 대해서 증명하는 것 같기는 하다만, 딱히 협(俠)하고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이게 숭고한 사명이라고 말할 것 까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잠깐 텅 비웠던 자신들의 주변을 중국인 선수들이 채운 걸 보면, 그저 위험하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우리 무사히 집에 갈 수는 있을까?"



이번만큼은 김송현의 이 말이 제대로 자신들의 걱정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시우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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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눈도장 21.03.17 24 2 14쪽
246 이미 경험한 것3 21.03.16 19 2 13쪽
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19 1 13쪽
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2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5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5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8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20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2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5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20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2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19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8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5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7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6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7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6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7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18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2 1 13쪽
225 증명8 21.02.15 16 2 13쪽
224 증명7 21.02.12 13 1 13쪽
» 증명6 21.02.11 17 1 12쪽
222 증명5 21.02.10 26 2 13쪽
221 증명4 21.02.09 16 1 13쪽
220 증명3 21.02.08 16 1 13쪽
219 증명2 21.02.05 19 2 13쪽
218 증명 21.02.04 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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