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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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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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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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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증명3

DUMMY

"저게 저렇게 거부감이 드나요?"



춤을 추듯이 움직이고 있는 두 사람



한쪽은 비늘이 금강, 다이아몬드를 깎아서 만들어진 용. 그런 모습을 가볍게 연상시킬 만큼 굳센 움직임을, 힘차게 팔을 내지르면서 엄지, 검지, 중지를 휘두르고 있는 시우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우에 비해서 훨씬 더 복잡하고, 심오한 움직임을 하고 있다.



가령 앞쪽으로 살짝 뻗은 한 팔부터가 그렇다.



팔꿈치와 손목의 움직임은 살짝 무거운 한손검을 휘두르고 찌르는 움직임. 그러나 그 손에 쥐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살짝 손가락의 끝을 펼쳐서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보는 이들에게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거대한 용에 맞서 검을 휘두르는 영웅의 모습을 말이다.



심지어 용에게 밀리는 것이 아니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행동뿐만이 아니라, 말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집중해! 적은 그 누구든지 될 수 있어. 방금 전까지 네 품에 안겨서 나른하게 늘어졌던 여자가 너에게 비수를 들이밀 수 있는 법이야!"

"..."

"조금 더 더러운 예시를 들어줄까? 우락부락한 빡빡이 아저씨가 소녀처럼 홍조를 붉히며'사실은 오래전부터 당신 같은 남자를 기다려 왔다우~'라고"

"C8!"



목소리는 겉모습과 어울리게 참 곱다.



문제는 말하는 내용. 상당히 더러운 것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내용에 금강으로 된 용의 비늘이 깨진다. 대신 시우는 훨씬 더 날카로워진 손끝을 그 더러운 말을 내지른 상대방에게 향하고 있었다.



몸은 금강과도 같은 방어력을 잃었다만, 대신 그런 금강을 돌파할 공격력이 지금 시우의 손에 서려져 있다. 어지간한 베테랑 헌터들이라고 할지라도 지금 시우의 손아귀에 붙잡혔다가는 갈가리 찢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닿을 때나 해당되는 법



능숙한 어부가 던지는 촘촘한 그물처럼 꽤나 세밀하고 날렵한 공격을 호법소녀의 손길이 부드럽게 파고든 것이다. 마치 그물로는 막을 수 없는 부드러운 물길처럼 파고든 그 상태에서 호법소녀는 손목을 휙 젖히면서 장타를 내지른다.



"큭!"



수도로 찔리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냥 버틸만한 타격은 아니었다. 때린 부위는 겨드랑이 바로 옆의 가슴이니까. 충격이 들어가면 폐를 누르면서 숨이 터져 나오게 만드는 부위다.



그렇게 숨을 내뱉으면서 뒤로 물러선 시우에게 살짝 차가운 목소리를 이어가는 호-법 소녀 안나 김이었다.



"명색이 무술 대회라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돼. 내가 봤을 때 분명히 소리를 이용한 정신 자극 마법을 음공(音功)이라고 우길 녀석들이 높은 확률로 나온다.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여러모로 방심을 유도할 사람이 있을 테고."

"..."

"금강불괴를 쓰고 있지 않은데도 대답이 없네? 와닿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런 모습으로 변신.."

"생각 중이었어, 생각."

"흠, 가벼운 대답이라도 하지. 그럼 계속해서 해보자."



다시 춤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좀 전의 그 질문이 다시 나왔다.



"저게 저렇게 거부감이 드나요?"



정말로 순진하게 궁금해하는 말투다. 그에 중앙 헌터 협회의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 잠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헌터 일을 하게 되면 별별 상황을 맞이하고, 별별 사람을 본다고 하지만, 지금 저 모습은 워낙 유별난 상황이지 않은가. 어지간한 상식으로는 어제까지만 해도 동안이었던 영감님이 갑자기 소녀가 돼서 나타났는데 혼란을 겪는 게 정상이다.



그리고 그게 며칠이 지나서도 적응이 되지 않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그런 중앙 헌터 협회와는 달리, 해골장미 대원들은 지금 자신들의 선생님이 호법소녀 안나 김으로 변한 이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걸로 이 사람들이 확실히 상식이 없기는 없다는 것을, 추가적으로 손시훈이 전에도 이 마법을 쓰기는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대체 왜...? 뭐 때문에..?"

"전략-전술적으로 유용한 마법이지 않습니까."



가령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보다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대신 극한 환경에 대한 저항성이 조금 더 강하다. 실제로 장기간의 조난 환경에서의 생존률은 남성이 더 높지만, 단기간의 조난 환경의 생존률은 여성이 더 높다는 통계도 존재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여성으로 변신하는 것이 나름대로 가성비를 챙길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남성에 대한 경계심보다 여성에 대한 경계심이 더 낮기도 하다. 이를 이용하여 여성의 모습을 할 경우 쉽게 작전 지역에 침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으로 변환함으로써 신체 강화 배율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죠. 또한 협상에서의 기선 제압도 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저희 해골장미 대원들이나 불곰 대원들도 익히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그럴 듯한데, 손시훈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지 않나요?"

"선생님의 경우에는 교육용 목적으로 많이 쓰셨죠."



지구에 마나의 양이 증가하고, 적합자가 생겨나며, 게이트가 열린 수많은 변화를 통해서 남녀 차별이 상당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초 성향이 강한 국가들은 있기 마련. 문화란 것이 하루 이틀에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러시아 또한 그런 국가 중 하나.



때문에 여성이라고 해서 얕보지 말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 종종 저 마법을 썼다고 한다. 해골 장미들은 하나하나가 인간 병기라서 그런 선입견이 없지만, 정예부대인 불곰 장미들은 그런 선입견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있으니까.



그 외에도 우선적으로 겉모습에 방심하지 말고, 행동을 분석하라는 의미로 단순한 여성 외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한 적이 많다고 한다.



"블루베리 선생님이 소년이나 노인으로 변신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그렇군요..."

"또 다른 의미의 교육적 목적에서 접근을 한 적도 있었죠."



이 말을 하자마자 카리나가 비탈리아를 째려보기 시작했다. 이에 바로 허공으로 시선을 돌리는 비탈리아의 모습을 본 중앙 헌터 협회의 헌터들은 대충 또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아마도 막 범죄 조직에서 '회수'된 해골장미 대원들을 진정시키고, 사회화시키는 것에도 저 마법은 유용하게 사용됐을 것이다. 경계심을 가장 끌어내리는 최적의 형태로 변했겠지.



그중 동기들은 상태가 다 호전됐는데, 비탈리아만 여전히 거기서 거기였겠지.



"동기라면 뭐 개인차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제는 몇몇 후배들만도 못하지?"

"그래도 이제는 도련님하고는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도련님은 선생님과 얼굴이 같잖아! 내가 못 살아, 진짜!"

"선, 선생님을 보는 아가씨의 표정이 점점 굳어가고 계시네요. 정 그렇게 변신하신 선생님이 부담이 되신다면 저랑 같이 대련 한 번 하실래요?"



변명을 길게 늘어놓을 수는 없는지 바로 시연을 핑계 삼아서 탈출하려는 비탈리아였다.



그런 작은 소동을 두고, 잠시 대련을 멈춘 시우와 호법소녀는 착실하게 그놈의 대회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었다.



"굳이 '그놈의'란 말을 붙여야겠니?"

"어. 다시 말하는데, 이건 무협에 대한 순수한 로망이 있는 아빠가 원해서 하는 거야. 내 성장은 덤이고. 뭔 말인지 알겠어?"

"은근히 불속성 같은 말인데..."

"진짜 불속성 효자는 너고요. 아무튼 그놈의 대회에 배치는 이렇게 해도 괜찮겠어?"



국제 헌터 연합의 협력을 받은 중국 무술 협회가 주최하는 대회에 대한 정보는 정말로 조금씩 풀리고 있다.



의도는 짐작이 된다. 똑같이 준비를 시작한다고 해도 손시훈을 따라잡을 수 있는 조직이나 개인이 있을까? 한번에 모든 정보를 풀어버리면 시우가 너무나도 유리해지는 건 뻔한 일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준비하는 시간을 늦추기 위해서 정보를 서서히 푸는 것이다.



대단한 건 그것만으로도 이리저리 자신들에게 유리한 밑작업이 훤히 보인다는 것이었다.



"팀 대전, 3판 2선승제인데 명백하게 자신의 유파를 공개하라고 했잖아. 그리고 같은 팀 내부에 겹치는 유파를 사용하는 팀원은 출전하면 안 되고. 그럼 나하고 송현이하고 겹치지 않아? 경태 형을 넣는게 낫지 않겠어?




완전히 같은 유파의 팀원은 출전 불가



이유는 그럴 듯 하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서로 눈치를 보다가 죄다 종합 격투기로 출전하지 않겠냐는 거다. 그런 우려를 말하며 국제 헌터 연합은 이번 대회를 통해서 다양한 무술을 탐구하기 위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 규칙을 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당장 이쪽부터 문제가 생긴다. 시우와 김송현은 똑같이 소림의 무공을 쓰니까.



"미선이 누나는 그냥 골고루 익히니까 상관이 없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나나 송현이 중 하나는 출전하지 못한다는 거 아닌가?"

"딱히? 똑같은 소림이라고 하더라도 파벌이 상당히 다르니까."



소림의 파벌은 크게 두 가지. 대외적인 행사를 주관하며, 외부를 맞이하는 나한당(羅漢堂)은 광범위한 형태의 무공을 연구하며, 내부적인 업무를 주관하는 달마당(達摩堂)은 심층적인 형태의 무공을 연구하는 특성이 있다.



호법소녀 안나 김의 이 설명에 시우는 미묘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왜?"

"그게 먹힐까?"

"당연히 먹혀야지. 같은 지붕을 두고 있다지만, 두 파벌의 특성은 상당히 달라. 아이키도와 합기도가 유술이라는 뿌리는 같지만 지금은 상당히 다른 무술인 것처럼 말이야."



뭐, 꼼수가 아예 없지는 않다. 나한당과 달마당에 차이가 상당하다고는 하고, 시우는 확실히 달마당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는 한데... 문제는 김송현의 실력은 나한당과 달마당을 구분하기에는 좀 모자란 수습생 수준이라는 거다.



그래도 엄격하게 따지면 다른 건 다른 것. 그게 안 먹히면 거의 폭동이 날 거라고 말하는 손시훈이었다.



"아이키도와 합기도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종합격투기에 주로 사용되는 브라질리언 주짓수와 유러피언 주짓수는 똑같은 주짓수라고 우길 수 있어. 하지만 삼보와 주짓수가 뿌리가 같으니 똑같은 무술이라고 우기면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까?"

"그건..."

"그리고 한 가지 더. 태권도의 뿌리는 택견보다는 가라테에 가까워. 그것은 미국에 태권도를 처음으로 알린 사람도 인터뷰에서 인정한 바지. 하지만 지금 와서 태권도와 가라테가 같은 무술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런 거다. 만약에 달마당과 나한당이라도 똑같은 소림 지붕 아래라고 거부하잖아? 그럼 아버지께서 바로 호법소녀 안나 김이 아니라 키잔트헤임의 칠현인 손시훈이 나서도 된다고 말할 걸?"



그리고 국제 헌터 연합이라면 모를까, 중국 측에서도 그런 식의 접근은 오히려 환영일 게 분명했다.



"괜히 '완전히 같은 유파'라는 말을 쓴 게 아니지. 분야를 나누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나눌 수 있어. 다른 문파의 예시를 들면 화산파는 검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다루는 검종과 내공심법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기종이 있지."

"어차피 중국 무공은 거진 망한 거라면서"

"그럼 더 간결한 예시를 들마. 태극권을 들 수 있겠군. 이름은 똑같은 태극권이지만, 무림에만 무당파의 태극권이 있고, 광동진가의 태극권도 있지. 무술로 따지면 더 세분화되는데, 대표적인 것은 진식태극권과 양식 태극권이야 전사경을 근본 원리 삼는 진식태극권과는 달리, 양식태극권은 붕경을 근본원리로 삼으니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태극권들의 종류는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무우양(武禹襄)이 창시한 무파태극권은 자유로운 보법의 사용을, 손록당(孫綠堂)의 손가태극권은 일보일타의 강맹한 타격을, 양호가 창편한 홀뢰태극권은 음양의 순간적인 전변을 핵심으로 삼는다.



근본은 태극이라고 하나 다 다른 태극권. 여기서 이걸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했다가는 '이런 건 무협이 아니야!'라는 외침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팀원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셋으로 간다. 탐색으로 김송현, 일반적인 헌터 계열에는 조미선, 무공으로 밀어붙여야 하는 상대에게는 너. 그럼"



말을 반만 맺은 상태에서 다시 내공을 끌어올리는 안나 김. 성별의 문제는 압도적인 내공 앞에서는 그저 사소한 장식일 뿐이다.



그걸 온몸으로 느낀 시우도 내공을 끌어올리면서 자세를 다잡는다.



진짜 무공이 무엇인지를 증명하기 위한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이라는, 절대로 길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이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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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이미 경험한 것3 21.03.16 19 2 13쪽
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19 1 13쪽
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2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4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5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8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20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2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5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19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1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19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8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4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7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6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6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5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6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18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2 1 13쪽
225 증명8 21.02.15 16 2 13쪽
224 증명7 21.02.12 12 1 13쪽
223 증명6 21.02.11 16 1 12쪽
222 증명5 21.02.10 26 2 13쪽
221 증명4 21.02.09 16 1 13쪽
» 증명3 21.02.08 16 1 13쪽
219 증명2 21.02.05 19 2 13쪽
218 증명 21.02.04 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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