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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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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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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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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진짜와 가짜4

DUMMY

언제까지나 자신이 상대에게 써 왔던 방법



대치 상태에서의 갑작스러운 투창으로 상대방의 자세를 흩트린 다음 급습을 하는 연계기다. 그것을 처음으로 당하는 입장이 되었다.



하지만 놀라지는 않는다. 눈동자가 커진 건 어디까지나 새로운 입장이어서 그랬을 뿐. 숨은 여전히 침착하게 들이쉬고 있고, 허리와 고개는 최소한으로 옆으로 돌려서 던져지는 봉대를 피한다.



크게 보면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걸로 자신을 향해서 어떻게 파고들어도 대처가 가능하고 생각하는 시우. 그랬던 시우는 이어지는 타나즈의 기습에 한 번 더 눈동자가 커졌다.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쥐고 있는 무기를 향한 공격. 아까 전의 다리를 넘어서 온몸을 뱀처럼 봉대에 엮어버린 그녀가 힘을 주자 뚜뚝거리면서 봉대가 꺾이고 부러진다.



만약 이게 대련용이 아닌 실전용 창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부러지지는 않았을 거다. 그러나 종아리, 허벅지, 가슴, 팔뚝을 엮어서 조이는 그 힘은 실전용인 무기라도 하더라도 심각한 손상을 주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설마 나무로 만든 봉이 아닌 돌로 만들어진 봉을 들고 다니는 이유가?"

-내가 봐도 자기네들의 기술에 대한 파훼법인 것 같구나. 마나를 쓰는 적합자들 사이의 전투에서는 나름대로 일리 있는 선택이야.



평범한 인간과 평범한 재료라면 비효율적인 선택지. 하지만 사용하는 사람도 특별한 데다가, 게이트 너머의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진 경우라면 그 말대로 비장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물론, 그것은 지나치게 실전적인 입장에서의 이야기. 잠깐 탄성을 내뱉었던 관객들은 정신을 조금 차리자마자 타나즈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치사하다!"

"비적합자 상대로는 안되니까 템빨이냐?"

"너도 무기 버려!"



모양새가 좀 그렇긴 하다. 그렇게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묵직하게 올라가는 시우의 한쪽 손. 그 작은 행동에 관객들은 자기도 모르게 집중했다.



분명히 마나로 만들어낸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니다. 기분탓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게 촬영형 측정기에 보이는 건 타나즈가 뿜어내는 마나뿐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한 위압감에 고요함이 순식간에 퍼지자 그제야 시우는 자신의 손을 내렸다.



그에 살짝 고개를 갸웃거린 타나즈였다.



"뭐죠? 설마 무기 없이 적합자를 상대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건가요?"

"..."

"이건 좀 기분이 나쁜데요."



살짝 굳은 입술과, 약간이지만 찌푸려진 눈썹. 과장된 표정이 아니라서 떠보기 위한 것이 아닌 진짜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대응이 마치 난 이런 것 따위는 없어도 괜찮다는 태도니까.



얼굴뿐만이 아닌지 봉을 쥐고 있는 한쪽 팔에도 힘이 잔뜩 들어간 게 아니다. 그 힘줄과 핏줄이 살짝 돋아있는 팔로 타나즈는 자신이 쥐고 있던 봉을 세게 바닥에 내리 박았다.



"어, 음... 나는 좀 전에 치사하다는 말 안 했으니 괜찮겠지?"

-계약자여...



도둑이 발 저린다고 언제나의 쓸데없는 말을 내뱉는 김송현과 핀잔을 주는 아눕롤. 하지만 주변의 수많은 관객들은 김송현의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타나즈의 기세가 올라가 있다.



살기 수준으로 날카롭지는 않았지만, 꽤나 흉폭한 투기다. 생명체가 가지는 눈치가 있다면 반응을 하는 게 정상적인 일. 그럼에도 초지일관으로 묵묵한 시우의 태도는 타나즈의 목소리를 한층 더 올라가게 만들었다.



"좋아요. 그렇게 자신이 있으시다면야 맨 손으로 승부를 보도록 하죠."

-그러시던가...



모두가 침을 삼킬 정도로 서늘한 기세를 뿜어내는 가운데, 아눕롤은 스피커를 통해 홀로 시큰둥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요가는 파괴신이자 창조신인 시바께서 필멸자에게 내려준 지혜 중 하나라고 하지요. 흥미롭군요. 남에게서 받은 지혜와 스스로 찾아낸 지혜와의 격돌이라...



과연 반종교주의적 색채가 강한 키잔트헤임의 순례자 다운 말씀. 그래도 이건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에 아눕롤을 향해서 시선이 집중된다.



그건 환생자의 입장에서도 조금 자극적이었는지, 어느새 돌아온 손시훈은 곤란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래도 시바님은 상당히 좋은 분이신데..."

-오셨사옵니까? 흠흠,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시잖사옵니까. 충분히 숭배받을 자격이 충분한 신이라고 하더라도, 신도까지 인간으로서 모범을 보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요.

"지금 내 동생이 말을 못 한다고 하지만, 대신해주는 도발을 너무 세게 하는 거 아니냐?"



미세하게 떨렸던 공기가 착 가라앉고, 어느 마나 측정기라고 가릴 것도 없이 A라는 글자가 떠오른다. 그중 손시훈은 마나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게 촬영하는 한 장비의 화면을 보면서 가벼운 감탄을 내뱉었다.



"호오. 뭐, 이 아가씨도 좀 하긴 하는구나. 마나로 완벽하게 주변의 흐름을 붙잡았네? 다른 세계였다면 제대로 마스터급의 인재야."



이런 남들의 평가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이 움직이는 타나즈.



그걸 시우에게 달려들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었다. 처음 몸을 웅크린 자세는 일반적인 전력 질주를 위해서 엎드린 것 하고는 너무나도 달랐으니까.



스스로 몸을 웅크렸다기 보다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그녀의 몸을 꽉 뭉쳤다는 느낌이다. 그 상태에서 타나즈의 몸이 자신을 억누르는 힘이 갑자기 사라진 스프링처럼 튀어 오른 것이다.



이 상태에서 시우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미끄러지는 것이지, 달려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조차도 아주 자세히 보면 미끄러지는 것과도 또 다르다. 미끄러지고 있다는 건 무언가와 접촉을 하고 있다는 뜻. 하지만 타나즈의 바닥과 가장 가까운 타나즈의 양 발바닥은 아슬아슬하게 떠 있는 것이다.



이걸 빠르게 잡아낸 손시훈이 작게 중얼거린다.



"호버 드리프트(Hover drift)라..."



마나를 발 밑에 방출해서 바닥과의 마찰력을 없애고는 미끄러지듯이 낮게 떠서 이동하는 기술. 엄청난 고난도에다가 마나도 엄청나게 소모되는 기술이지만,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급가속이 가능하기에 실전성은 충분히 있는 기술이다.



시우가 금나를 시전 하는 순간 바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파고들 생각이겠지. 시훈의 그 분석대로 빠르게 예상 경로를 향해서 시우가 손을 뻗자, 타나즈는 바로 한쪽 발바닥을 땅에 딛으면서 방향을 전환한다.



그리고 빠르게 팔꿈치를 향하는 곳은 시우의 가슴. 이 모습에 대부분의 관객들이 양 손을 꽉 쥐는 가운데 시훈이 또 다시 중얼거렸다.



"훌륭하다만, 상대가 너-무 안 좋았어."



딱 중얼거림을 멈추자마자 타나즈의 팔꿈치가 시우의 명치에서 조금 더 위를 세게 때린다. 그러자 바위처럼 단단한 두 물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퍼졌다.



누구라도 몸을 움찔거릴만한 굉음. 그러나 그 굉음은 쪼개지거나 부서지는 소리하고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그에 걸맞게 타나즈의 일격을 받아낸 시우는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상태였다.



"....?"



분명히, 누가 봐도 맞았다. 절대로 맞기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멈춘 게 아니다.



그 증거로 시우의 발밑은 뒤쪽으로 금이 퍼져 있었다. 가슴을 때리면서 뒤로 밀어내는 충격이 발끝까지 퍼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충격을 제일 크게 받은 사람은 너무나도 멀쩡해 보이지 않는가.



상대방의 이 반응에 정신적으로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지, 타나즈는 살짝 비틀거리면서 뒤로 물러났다.



"What the..."



어지간히 당황을 한 게 아닌지 타나즈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영어가 튀어나온다. 그 상태에서 그녀는 시우의 위쪽 가슴을 때린 팔꿈치가 살짝 욱신거리는데도 확신이 없는지 시우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자세히 보면 진짜 가만히 맞아준 건 아니다.



허리 뒤쪽으로 뻗은 손끝, 앞으로 살짝 내밀어진 가슴, 그와는 반대로 뒤로 뻗은 다리와 살짝 굽혀진 무릎까지. 나름대로 가슴으로 받아낸 충격을 뒤쪽으로 흘러 보낸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저 정도로 버틸만한 공격은 아니었는데



가벼운 잽이라면 확실히 상체를 내밀어서 버티고, 균형을 잡겠지만, 자신의 공격은 분명히 어지간한 스트레이트 펀치보다도 무거운 공격이었지 않은가. 그런데 저걸 저 정도로 버틴다고? 최소한 뒤로 몇 걸음은 물러나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의심을 지워나가고 다시 공격을 하는 타나즈



기본은 전의 그 공격과 똑같았다. 튕겨지듯이 움직이는 것 말이다.



차이가 있다면 방향이다. 이전의 공격이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나아갔다면, 이번에는 위로 솟구치듯이 뛰어오른다. 그 상태에서 타나즈는 보이지 않은 발판을 딛은 것처럼 다시 한번 더 쏘아지듯이 시우를 향해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온 몸을 회전시키며 정강이를 거칠게 내려찍는다. 공중에서 중력의 도움까지 받았다는 걸 고려하면 힘조절이 될 리가 없는 기술. 어지간한 대련에서 쓰기에는 선을 좀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건 좀 전처럼 그냥 받아줄 수 없다고 생각한 건 시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의 양 팔은 빠르게 위로 올라가고 있었으니까. 주먹을 꽉 쥐면서 팔에 힘을 불어넣고, 양 팔을 X자로 교차시키면서 충격을 분산시킬 준비를 한다.



그리고 수련장의 바닥이 통째로 흔들리면서 한번 더 시우의 발밑에 금이 원형으로 쭉 퍼져나갔다. 정작 그 공격을 받아낸 시우는 멀쩡하기만 하다.



한번이면 혹시나의 우연이나 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두번이 되었다.



이어서 공기를 가르는 주먹을 팔뚝으로 쳐내면서 세 번, 무릎의 옆쪽을 정확히 차는 로킥을 버티면서 네 번, 내지른 손바닥을 이마로 받아내면서 다섯 번, 뒤쪽으로 돌아가서 날린 미들킥을 등짝으로 받아내면서 여섯 번.



속도와 반응속도는 줄어들었지만, 그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방어력이다. 그런 시우의 모습에 두번째로 물러난 타나즈의 표정은 질린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길은 관객들과 함께 좀 전에 그녀가 세게 바닥에 꽂아서 세워둔 석봉으로 향한다.



상당히 추한 건 알지만, 저걸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이런 타나즈를 보고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다만 손시훈의 눈치를 살피는 이들은 조금 있다.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그의 머릿속에는 정답 뿐만이 아니라, 해설까지 적혀있다는 걸 아니까. 그런 시선을 받은 손시훈은 타나즈에게 살짝 큰 목소리를 외쳤다.



"와즈라다. 알겠니?"

"वज्रच्छेदिकाप्रज्ञापारमितासूत्र?"

"와. 원어로 듣는 건 간만인데. 그거 맞아."



시훈의 긍정에 바로 자신이 꽂아뒀던 석봉을 뽑아드는 타나즈. 이 대응에 바로 손시훈의 입가에는 불길한 미소가 걸렸다.



해골장미 대원들과 함께 있었을 때 자주 지었던 미소. 김송현은 보는 것 만으로 몸을 움찔거리게 만드는 미소다. 그에 철부지는 자신도 모르게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예요?"

"내가 설마 바로 약점이 될만한 힌트를 알려줬겠니? "



말과 함께 손가락을 몇 번 튕기는 손시훈. 그러자 반투명한 돔이 시우와 타나즈의 주변에 쳐진다. 이로 인해 더욱더 달궈진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향해서 달려드는 두 사람을 보면서 손시훈이 능글맞게 말했다.



"쟤가 스스로 잘못된 답을 찾아낸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그치, 응?"



문제는 확실히 '와즈라'라고 똑바로 알려주었다. 벽력(벼락)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금강(다이아몬드)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누가 봐도 지금 시우의 방어력에 알맞은 키워드는 금강.



그에 맞서 맨손이 아니라 무기를 든 건 자존심을 적절하게 내려놓은 선택지로 보인다. 사람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 아닌가. 맨손보다는 아무래도 도구를 쓰는 게 훨씬 더 나을거다.



그런데 왜 잘못된 답이라고 생각하는지 의문을 품는 관객들에게 아눕롤이 질문을 던졌다.



-다이아몬드를 어떻게 가공하는지 아십니까?

"같은 다이아몬드를 써서?"

-그럼 다이아몬드보다 약한 광석으로 다이아몬드를 계속해서 내려치면 어떻게 될까요?

"다이아몬드보다 먼저 부서지겠..."



한 관객이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바위가 부서지는 소리가 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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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4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6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9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9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21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5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7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21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3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21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9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6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8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7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8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7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8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20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4 1 13쪽
225 증명8 21.02.15 17 2 13쪽
224 증명7 21.02.12 14 1 13쪽
223 증명6 21.02.11 18 1 12쪽
222 증명5 21.02.10 28 2 13쪽
221 증명4 21.02.09 17 1 13쪽
220 증명3 21.02.08 17 1 13쪽
219 증명2 21.02.05 20 2 13쪽
218 증명 21.02.04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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