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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시아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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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r
작품등록일 :
2011.11.13 22:52
최근연재일 :
2014.12.15 00:37
연재수 :
1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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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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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7
글자수 :
788,474

작성
10.08.28 15:04
조회
1,352
추천
26
글자
4쪽

로라시아 연대기 - 세자르의 보고

DUMMY

그날 저녁, 알타미라 후작은 세자르로부터 상세한 보고를 듣게 되었다. 브랜디와 홍차가 섞인 글로리아를 휘저으며 후작은 아무 말 없이 아들의 설명을 경청했다. 세자르는 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신중하게 이야기를 진행했다. 항상 아버지의 꾸중을 두려워 해 온 그는 자신의 선택이 불가피했으며, 이 상황에서는 자신의 선택이 최선의 방법이었음을 강조했다.

“저는 프레이르 전하와의 협력 관계를 가장 우선시해야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하와 이익을 분할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호적인 지금의 관계를 유지하려 한 것입니다.”

세자르는 열심히 아버지를 설득했다. 하지만 알타미라 후작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서 글로리아를 마실 뿐이었다. 그는 마치 세자르의 보고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티스푼으로 찻잔을 휘젓고만 있었다. 알타미라 후작은 찻잔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몽롱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전하께서 관세를 인상하여 레미엔 상인조합에 타격을 입히는 것을 방지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

세자르는 자신을 최대한 변호하며 후작을 설득했다. 하지만 여전히 알타미라 후작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여전히 글로리아에만 정신이 팔린 듯 찻잔을 천천히 휘저을 뿐이었다.

세자르는 더욱 초조해하며 아버지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는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 그는 그만큼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거의 잦아들 무렵,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향했다. 그리고 그는 한 모금 글로리아를 마셨다. 세자르에게서 등을 돌리며 후작은 조용히 말했다.

“네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나도 믿도록 하마. 네 말이 사실이라면 확실히 너의 선택은 최선의 방법이었다.”

후작의 말에 세자르의 굳은 얼굴이 조금 펴졌다. 후작은 그 자리에서 뒤돌아서며 세자르를 바라보았다.

“일을 잘 처리했구나. 이만 들어가서 쉬도록 하거라.”

후작은 이렇게 말하며 세자르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따뜻한 말에 세자르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더없이 안도한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는 방 바깥으로 나갔다. 방에 들어올 때보다 훨씬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세자르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들으며 알타미라 후작은 다시 의자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그는 조금 피곤한 기색을 보이며 머리에 손을 올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온화하기 이를 데 없었던 그의 입가는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티스푼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후작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어리석은 놈 같으니...”

후작은 혼잣말을 하며 세자르가 나간 문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는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다시 글로리아를 들이켰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찻잔을 내려다보았다. 오늘의 글로리아는 레메리오가 홍차를 너무 오래 우려낸 모양인지 대단히 썼기 때문이었다. 알타미라 후작은 글로리아의 쓴 맛에 인상을 구기며 찻잔을 받침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세자르의 어리석음에 다시 한 번 통탄하며 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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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로라시아 연대기 - 20.마법사와 신학도(1) +8 10.08.31 1,381 24 20쪽
» 로라시아 연대기 - 세자르의 보고 +14 10.08.28 1,353 26 4쪽
69 로라시아 연대기 - 19.알타미라 후작가(3) +12 10.08.27 1,374 3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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