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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시아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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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r
작품등록일 :
2011.11.13 22:52
최근연재일 :
2014.12.15 00:37
연재수 :
1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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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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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88,474

작성
10.08.16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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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로라시아 연대기 - 17.이중목적(3)

DUMMY

해변에서 먹는 점심은 대단히 유쾌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백사장 가득히 빛나는 태양빛, 그리고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파도는 일행으로 하여금 즐거운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특히 지중해에서 넘어오는 싱그러운 바닷내음은 점심의 향미를 더해주었다. 알타미라 후작에 관련된 임무만 아니라면 하루 종일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차와 쿠키를 차려놓고 다과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프레이르는 과거 아르넷과 저질렀던 장난을 일행에게 이야기해주었다.

“... 하루는 아르넷의 저택에서 사격 연습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심심해진 우리는 장난을 치고 싶어졌어요.”

프레이르는 이렇게 말하며 킬킬거렸다. 그 때 있었던 일을 상상만 해도 우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아르넷이 외쳤다.

“야, 프레이르, 입 닥쳐!”

프레이르는 혀를 날름 내밀었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레드포드 자작의 서재에 숨어 들어갔어요. 그리고 우리는 수도경비군단의 몇몇 중대에 내리는 명령서들을 가로챘죠. 그 다음 여기 있는 아르넷이 그 명령서들에 몇 가지 장난을 쳤어요. 편지에 적힌 명령들을 조금... 유머감각 있게 수정한 거였죠.”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아르넷이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

“그 편지들을 위조한 것은 네 놈이었어, 이 썩을 자식아! 난 지금도 똑똑히 기억해. 네 녀석은 나한테 이렇게 말했지. ‘이봐, 아르넷. 재밌는 것 보고 싶지 않아?’ 그리고 네 놈은 레드포드 가문의 봉인이 붙은 세 통의 편지를 위조해서 각각의 중대장에게 보냈지. ‘전 부대원들을 동원하여 엘브 강가에서 송어를 잡아와라’라던가, ‘카시네예프에서 베이커란 성을 가진 사람이 몇 명인지 모두 세 와라’, 또는 ‘광대 복장으로 갈아입고 레드포드 저택으로 집합하라’ 따위 같은 멍청한 명령들을 말이야.”

“어라? 내가 그런 짓을 했었나?”

프레이르가 시치미를 떼며 아르넷에게 말했다. 아르넷은 부글부글 끓는 표정으로 프레이르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는 프레이르가 하던 이야기를 마저 이었다.

“이틀 뒤, 아버지의 서재로 송어 세 상자와 카시네예프에는 베이커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88명 있다는 보고서가 전해져 왔어. 우스꽝스러운 광대 복장을 한 채 나팔을 불고 북을 쳐대는 그 한심한 중대원들과 함께 말이야. 그래, 프레이르. 네 놈도 잘 알 테지. 얼마 안 있어 수도경비군단의 이 기괴한 행동에 대해 해명하라는 국왕 페하의 분노 섞인 소환장이 날아 왔고."

아르넷이 성질을 내며 말했다. 하지만 프레이르는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모든 것을 깨달은 아버지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격분했고 날 찢어 죽여 버리겠다고 외치며 펄펄 뛰었지.”

아르넷은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아버지의 목소리를 흉내냈다.

"<b>'감히 공문서를 위조하다니! 너 때문에 난 레인가드에서 제일 가는 멍청이가 되고 말았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할 거냐? 네 놈 새끼가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알았냐? 이 돌대가리가 이런 짓을 벌여? 내 오늘이야말로 네 놈 자식의 뼈를 갈아버릴테다!'</b>"

아르넷이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그 장면을 상상만해도 겁이 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아르넷의 마틴 경 흉내에 일동은 박장대소했다. 그들은 그 우람한 레드포드 자작이 소리를 지르며 아르넷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장면을 상상하니 웃음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프레이르 역시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 때 그 자리에 있었지, 아마? 아아, 그 때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마틴 경은 눈이 뒤집혀서 널 찾기 위해 집을 빙글빙글 돌아다녔고, 광대 복장을 한 병사들은 어쩔 줄을 모르는 표정으로 마틴 경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지.”

프레이르의 말에 아르넷은 잡아 먹을 듯한 표정으로 프레이르를 노려보았다. 프레이르는 그 눈빛을 외면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르넷 너는 마틴 경을 피해 도망치다가 실수로 송어가 가득 담긴 상자를 넘어뜨렸는데, 그 쏟아진 송어를 밟은 마틴 경이 엉덩방아를 찧었지. 그 뒤를 뒤따라오던 광대들은 차례로 나자빠지면서 마틴 경의 위를 덮쳤고...”

프레이르가 추억에 잠긴 표정으로 말했다. 프레이르의 몽롱한 표정에 일동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아르넷은 결코 이것을 유쾌한 추억으로 여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버지는 정말로 날 산 채로 무덤에 묻어버리려고 했어. 그 때문에 난 2주일 동안이나 아버지를 피해 도망쳐야 했고! 자그마치 2주일이라고! 그 다 쓰러져 가는 여관방에서 아버지의 화가 누그러지기만을 기다리면서 말이야! 제기랄, 웃지 마, 프레이르. 지금도 그 여관의 끔찍한 요리가 눈에 선하단 말이야.”

아르넷의 분노 섞인 목소리에 프레이르가 키득키득 웃으며 대답했다.

“아아... 정말 그리웠던 시절이었지. 지금은 추억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게 어딜 봐서 추억이냐!”

아르넷이 광분하여 소리치자 다시 일행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 반응에 아르넷은 더욱 화를 내며 펄펄 뛰었지만 프레이르는 다시 혀를 날름 내밀며 아르넷의 분노를 간단히 넘겨버렸다.

“프레이르 전하, 그만 하세요. 아르넷 경이 너무 가엾잖아요.”

베아트리체가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그러자 프레이르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베아트리체 양. 저 녀석은 이렇게 웃음거리가 될 때가 가장 빛 나는 순간이에요. 저 뒤에 후광이 안 보이시나요?”

프레이르가 아르넷을 힐끗 바라 보며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프레이르의 말에 세자르는 배꼽을 잡고 웃었고, 로잔느는 천진난만하게 깔깔거렸다.

“이상한 말 하지 마!”

아르넷이 버럭 소리를 쳤다.

아르넷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것을 알아차린 루크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는 항상 그랬듯이 아르넷을 진정시켰다.

“자자, 아르넷. 그만 진정해. 이미 지난 일이야.”

“그래, 아르넷. 그렇게 성질을 내면 네 머리 뒤에 보이는 후광이 가려지잖아.”

프레이르의 농담에 루크가 돌아봤다. 그리고 그는 한숨을 내쉬며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프레이르, 너도 그만 해. 이만 됐잖아.”

프레이르는 키득거리며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알았어, 알았어. 네가 그만 하라고 한다면 그만 둘게.”

프레이르는 이렇게 말하며 더 이상 아르넷의 과거사를 들추어내는 것을 그만두었다.

항상 보던 이 패턴에 로잔느가 즐겁게 말했다.

“프레이르 전하를 제어 할 수 있는 분은 레스터 후작님뿐인 것 같네요. 항상 뒷수습을 하시는 분도 레스터 후작님이시고요.”

“루크 녀석의 이야기를 들어서 손해를 보는 경우는 없거든요.”

프레이르는 눈을 찡긋하며 대답했다. 프레이르의 이 말에 일동은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참으로 단란한 시간이었다. 소풍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프레이르는 소풍을 나오는데 있어서 이보다 완벽한 구성원들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모임에 만족하였다. 재치 있고 아름다운 미녀들과, 재기 넘치는 청년들의 아라스 나들이는 그만큼 즐겁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유쾌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단 한 사람이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그 사람은 임무에 관해 명심하고 있는 알베로였다. 그는 다과회에 참석하여 적절히 대화에 참여하고는 있었지만 프레이르와 함께 이 모임을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다과회보다 훨씬 중요한 임무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쿠키가 부족해질 무렵, 알베로가 프레이르에게 신호를 보냈다. 에버딘과 즐겁게 이야기하던 프레이르는 그 신호를 받자마자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는 의자에 앉아 있는 일행을 향해 말했다.

“쿠키가 다 떨어졌네요. 제가 더 사오도록 할게요.”

“하인한테 시키면 되잖아.”

아르넷이 태평한 목소리로 프레이르에게 말하며 앉아 있을 것을 권했다. 그러나 프레이르는 고개를 저었다.

“잠깐 산책도 할 겸해서. 계속 이야기했더니 목이 아프거든."

프레이르는 이렇게 말하며 알베로를 불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세자르와 이야기하고 있던 알베로는 곧바로 프레이르의 부름에 응해왔다. 그는 세자르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프레이르의 뒤를 따라왔다.

“저도 같이 가요, 프레이르 전하. 이 많은 사람들의 쿠키를 가져오려면 손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누군가가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뜻밖의 불청객에 프레이르는 잠깐 눈가를 찡그렸다. 하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는 친절한 목소리로 불청객을 만류했다.

“꼭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 베아트리체 양. 저희로 충분해요.”

그들을 따라 나서겠다고 말한 것은 베아트리체였다. 그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프레이르를 따라가기로 마음 먹은 모양이었다.

“저도 잠깐 바람이 쐬고 싶어서 그래요.”

그녀는 프레이르와 알베로를 번갈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대답에 프레이르는 자신의 멍청한 변명을 자책했다. 베아트리체가 이렇게 나와 버리면 프레이르로서는 거절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알베로는 곤란한 표정으로 프레이르를 바라보았다. 알타미라 후작의 뒷조사를 하는데 베아트리체를 데려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안 되나요?”

베아트리체가 프레이르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프레이르는 머리를 쥐어짜 보았지만 그럴 듯한 변명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프레이르는 꺼림칙한 마음으로 베아트리체의 부탁을 승낙했다.

“안 될 리가 있겠어요? 같이 가요.”

프레이르의 말에 베아트리체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재빨리 알베로와 프레이르를 따라 나섰다. 그러나 이렇게 즐거워하는 베아트리체와 달리 알베로의 얼굴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낭패감이 떠올라 있었다.

세 사람은 시가지에서 봐두었던 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본래 쿠키란 대단히 고가의 사치품이기 때문에 아라스와 같은 대도시에도 쿠키를 파는 가게는 얼마 되지 않았다. 쿠키에 들어가는 설탕과 고급 우유는 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쿠키를 구하기 위해서 꽤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했고 이를 알고 있었던 프레이르와 알베로는 일부러 쿠키를 사러 갔다 온다는 핑계를 댔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베아트리체가 끼어드는 바람에 다 틀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베아트리체를 따돌린 다음 움직일 수밖에 없겠군.’

이렇게 생각한 프레이르는 먼저 쿠키를 산 다음 그것을 베아트리체와 알베로에게 쥐어주어 돌려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하면 알베로가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그 사이 프레이르는 베아트리체의 간섭 없이 뒷조사를 할 수 있었다. 절대로 베아트리체에게 알타미라 가문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들켜서는 안 되었다.

결심이 선 프레이르는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베아트리체를 설득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바로 그 때, 베아트리체가 물었다.

“그래서... 두 분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거죠?”

베아트리체와 말에 프레이르와 알베로는 그 자리에 우뚝 섰다. 베아트리체는 두 사람을 보며 빙긋 웃었다.

“호호, 걸려들었네요. 혹시나 했더니 정말 무언가를 꾸미고 계시는군요.”

프레이르는 무의식중에 ‘제기랄’이라는 말을 내뱉을 뻔했다. 역시 베아트리체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이 똑똑한 아가씨는 진작부터 프레이르와 알베로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 채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는 시험 삼아 프레이르와 알베로를 떠보았는데 그들은 참으로 보기 좋게 걸려들고 만 것이었다.

“저... 제가 방해한 건가요?”

베아트리체가 조금 서운한 목소리로 프레이르에게 물었다. 그 말에 프레이르는 자신이 무서운 눈으로 베아트리체를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프레이르는 얼른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그는 농담처럼 베아트리체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어떻게 눈치 채셨어요? 제 연기가 그렇게 서툴렀나요?”

프레이르를 감싸던 분위기가 평소처럼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은 베아트리체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애초에 전하께서 갑자기 여행을 가자고 하셨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전하께서는 졸업을 위해 논문을 쓰고 계시잖아요. 이렇게 바쁜 와중에 갑자기 여행을 가자고 말씀하시니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요.”

베아트리체는 프레이르와 알베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뭔가 공적인 임무겠죠? 그렇지 않다면 이 바쁜 때에 이곳까지 올 필요가 없을 테니까요.”

베아트리체는 과연 날카로운 감을 지니고 있었다. 거짓말을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프레이르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맞아요. 아라스에서 간단한 것 몇 가지를 조사하려고요.”

“혹시 중추원 회의에서 나온 의제에 관련된 것인가요?”

베아트리체가 떠보듯이 물었다. 프레이르는 곧바로 이것이 유도심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걸리지 않으리라 단단히 결심한 프레이르가 적당히 둘러댔다.

“하하, 중추원 회의라뇨? 전 그 정도로 거물이 아니에요. 제 임무는 그저 아라스의 상인들의 생활이나 치안 상태를 알아보는 것뿐이에요.”

프레이르의 말에 베아트리체는 잠깐 동안 프레이르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 아름다운 호박빛깔의 눈동자는 말없이 프레이르를 응시하고 있었다. 프레이르는 이 연상의 여인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눈빛에 최대한 결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잠시 후 베아트리체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지워버리듯이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녀는 알베로와 프레이르에게 말했다.

“상인들의 생활을 알아보고 싶다면 제가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알타미라 가문은 레미엔 상인 조합을 후원해주고 있거든요. 레미엔 상인 조합이라면 아라스의 상인 조합 중에서도 가장 큰 조합이니 분명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프레이르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멍청한 변명을 저주했다. 왜 하필 그런 말을 했는지 자신의 혓바닥이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정말 베아트리체를 떼어버릴 수 없었다. 알타미라 후작을 조사하는데 그 딸의 힘을 빌리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프레이르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베아트리체를 데리고 레미엔 상인조합을 방문한다면 조용히 알타미라 후작을 조사하는 것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베아트리체를 뿌리칠 변명을 생각해내지 못한 프레이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베아트리체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베아트리체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수상쩍게 보일 것이 틀림없었다.

“음... 그래 주시면 고맙겠지만... 베아트리체 양에게 소풍을 가자고 말해 놓고, 이제 와서 일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면 제가 너무 나쁜 녀석 같은데요?”

프레이르가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베아트리체를 만류했다. 예상대로 베아트리체는 싱긋 웃으며 간단히 프레이르의 말을 무시했다.

“아까 사주신 드레스의 보답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더 이상 베아트리체를 따돌릴 방법은 없었다. 알베로는 절망적으로 한숨을 내쉬었고, 프레이르는 자신의 실언에 미칠 듯이 분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본심을 숨긴 채 베아트리체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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