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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시아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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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r
작품등록일 :
2011.11.13 22:52
최근연재일 :
2014.12.15 00:37
연재수 :
146 회
조회수 :
272,740
추천수 :
2,587
글자수 :
788,474

작성
11.06.02 20:02
조회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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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6쪽

로라시아 연대기 - 24.생 마르통 대학살(5)

DUMMY

카린은 오늘 계속해서 사람들을 놀래켰다. 아까는 갑자기 상의를 벗으며 나체를 보여주더니 이제 와서는 마일러 교수가 자신의 동생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동생이라고는 해도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지만...”

프레이르와 샤를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며 카린이 덧붙였다. 그러나 그렇게 변명한다고 해서 놀라움이 줄어드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카린과 마일러 교수가 남매 사이였다니...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일이었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가만히 생각해보자 프레이르는 두 사람이 남매라는 말이 나름대로 그럴 듯하다고 여겨졌다. 두 사람을 가족으로 묶지 않은 채 이토록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을 엮을 수는 없었다. 몇 번이고 강조했지만 여마법사와 젊은 신학도는 도무지 머릿 속에 그려지지 않는 조합이었다. 신에 대한 존경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마법사라는 족속과 신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광신적인 신학도는 서로 상극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카린의 말에 따르면 카린은 샤를 이상으로 나이가 많았다. 그녀는 그 긴 세월 동안 전쟁에 참여한 적도 있었고, 대륙 곳곳을 여행하면서 온갖 험한 일을 겪었다. 그녀는 필연적으로 수많은 친구들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해왔을 터였다. 그런 그녀가 이토록 필사적으로 누군가를 구하려 한다면 그 사람은 그녀와 대단히 가까운 사람일 수밖에 없었다. 프레이르는 여태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해 궁금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자신의 머리가 한스러워졌다.

“아아악! 나도 코라처럼 곰대가리 됐군!”

프레이르가 별안간 머리를 감싸 쥐며 소리쳤다. 이 뜬금없는 행동에 샤를과 카린은 깜짝 놀라 프레이르 쪽을 돌아보았다.

“으으... 벌써 이렇게 머리가 망가지면 안 되는데... 난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프레이르는 궁시렁거리며 자신의 머리를 박박 긁었다.

프레이르의 말에 카린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프레이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이 바보 같은 혼잣말에 할 말을 잃은 것 같았다.

프레이르는 카린이 멍청한 표정을 짓자 빙그레 웃었다. 카린이 대화의 주도권을 잃자 프레이르는 자신의 외투를 들어 그녀의 어깨에 얹어주었다. 카린의 하얀 나체를 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채 그는 그녀에게 몸을 가릴 것을 건넸다. 프레이르답지 않게 너무나도 신사적인 이 행동에 카린은 얼굴을 조금 붉히며 프레이르의 겉옷을 둘러 몸을 가렸다.

프레이르는 카린이 옷을 입자 다시 그녀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녀를 똑바로 보게 될 수 있게 된 그는 카린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어떻게 그 건방진 교수가 카린의 동생인 거예요?”

프레이르의 질문에 카린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옷깃을 꽉 쥐었다.

“긴 이야기가 될 텐데...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될 테니까...”

카린이 머뭇거리며 얼버무리려했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물러설 프레이르가 아니었다. 그는 카린 쪽으로 몸을 굽히며 친절하게 말했다.

“전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니 괜찮아요. 말해주세요.”

프레이르가 쉽게 물러나려하지 않자 카린은 샤를 쪽을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샤를은 프레이르의 편이었다. 샤를은 등 뒤로 손을 내저어 보인 다음 카린에게 솔직하게 말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카린은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단단히 쥐고 있던 옷깃을 여미었다.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자신과 마일러 교수의 인생 이야기를 털어 놓기 시작했다. 이제 모든 것을 솔직히 밝히려는 모양인지 그녀의 얼굴에 결연한 표정이 떠올랐다.


“내 어머니는 에우로텐의 한 시골에 사는 평범한 농부의 딸이었지. 어느 날 어머니는 우연히 여행을 하고 있던 청년과 만나게 되었어.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 청년은 인간이 아니라 마법사의 혈통이었지. 아마도 본인은 몰랐겠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함께 도시로 도망을 쳤지. 그리고 에우로텐의 한 항구도시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나야.”

카린은 담담하게 자신이 태어난 과정을 이야기하지 시작했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은 샤를조차도 들은 적이 없었던 그녀만의 개인적인 이야기였다.

“얼마 뒤 아버지는 귀족의 마차에 치여 죽고, 어머니는 혼자서 나를 기르게 되었지. 너무나 가난해서 날 먹이기 힘들었던 어머니는 내가 8살 때 나를 한 귀족에게 팔아 넘겼어.”

카린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앞으로 말하고자 하는 기억을 떠올리자 그녀는 동요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에게로 고정된 프레이르의 눈길에 곧바로 자신의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나를 사들인 백작은...... 어린 아이에게 나쁜 짓을 하던 사람이었어. 그는 어린 아이들을 사 들여...... 그러니까......”

카린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니까...... 나를 데리고......”

프레이르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눈치 챘다. 동시에 그의 마음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프레이르는 코라로부터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귀족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들은 가난한 부모로부터 예쁜 아이들(대체로 남자, 여자 아이 가리지 않고)을 사들여 성노리개로 삼는다고 했다. 10살도 되지 않은 어린 아이를 그런 대상으로 삼는다니... 상상만 하더라도 역겨운 일이었다. 실제로 레인가드에도 그런 취향을 지닌 귀족들이 몇몇 알려져 있었는데 그 백작이라는 작자 역시 그런 부류인 듯싶었다.

프레이르는 카린이 이 가녀린 몸으로 그 모든 고통을 감내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그런 정신병자 같은 귀족 아래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는가?

카린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아픈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 태도였다. 그녀는 그대로 눈을 꽉 감은 채 분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곳에서 난 정말이지 죽고 싶은 심정이었어. 차라리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는 편이 그곳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지금도 그 개 같은 백작 가문에서 있었던 일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만약 지금 그 백작과 그 아들을 만난다면 반드시 산 채로 내장을 끄집어내 불태워 버릴 거야.”

카린이 무시무시하게 말하며 백작 가문에 대한 증오심을 표출했다. 프레이르는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빨간 핏빛을 띠는 것을 보고 흠칫했지만 그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만약 그 백작을 만난다면 프레이르 자신이 대신 불태워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카린의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결국 난 15살이 되던 해에 그곳에서 도망쳤어. 그리고 난 곧바로 어머니를 찾아갔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를 따라 이사를 간 뒤였지. 결국 난 절망적인 심정으로 배를 얻어 타 레인가드로 건너왔어. 전쟁으로 황폐해진 에우로텐에 비해 레인가드는 먹을 곳도, 살 집도 넘쳐난다는 소문에 홀린 거였지. 하지만 레인가드로 건너 온 나는 의지할 곳 하나 없었어. 절망감에 빠져 있던 상황에서 난 수녀원에 들어가 그곳에서 잡일을 하며 살아갔어. 그곳에서 그렇게 5년을 보내면서 살다 우연히 한 마법사를 만나게 되었지. 그리고 그때, 난 처음으로 내가 인간이 아니라 마법사의 종족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카린이 말했다.

“그 뒤는 샤를 당신도 잘 알거야. 난 국가 마법사가 되었고, 당신과 함께 살아갔지. 전쟁에도 나가기도 하면서 말이야. 그러던 중 난 우연히 내 어머니의 소식을 듣게 되었어. 내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과 함께 말이지. 그때가 바로 레아첼이 죽은 시점이었어.”

카린의 말에 샤를은 무언가가 머릿속을 번뜩하고 스쳐지나갔다. 그는 자신이 짐작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물었다.

“혹시... 자네가 그 때 나를 떠나가면서 꼭 해야만 한다고 말했던 일이?”

카린은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날 그 찢어죽일 백작에게 팔아넘긴 어머니라지만 그래도 하나뿐인 핏줄을 외면할 순 없더군. 난 에우로텐에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지. 천신만고 끝에 어머니를 만났을 때 어머니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어. 알고 보니 어머니는 재혼했던 것이 아니라 어떤 귀족의 정부로서 노리개 생활을 했었던 거야. 자신의 정부가 폐병에 걸리자 그 귀족은 어머니를 죽도록 내버려둔 상태였어. 정부에게 버림받은 어머니는 침상 위에서 내게 아직 10살도 되지 않은 로버트를 맡긴 뒤 그 비참한 인생을 끝마쳤지.”

카린은 잠시 뜸을 들인 뒤 천천히 말했다.

“난 로버트와 함께 그 귀족이라는 작자를 찾아갔지만 그 놈은 우리를 성 안에 들여보내주지도 않았어. 나와 로버트는 그 놈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그대로 쫓겨났어. 어쩔 수 없이 난 로버트를 교회에 맡긴 뒤 내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돈을 모으는 대로 교회에 기부하며 로버트의 양육비를 대는 삶을 계속했지. 나를 따라 여행을 다녀 부랑자가 되는 것보다 교회에서 공부를 해서 쓸만한 사람이 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지금으로서는 후회막급인 선택이었지만...”

카린이 말했다.

“에우로텐에 국가 마법사로 지원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니블헤임과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내가 죽기라도 한다면 로버트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국가마법사가 될 수도 없었어. 그래서 난 대륙을 항해하는 상인들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의 일을 도와주는 일을 하면서 세월을 보냈지...”

카린은 이렇게 말하며 쓸쓸히 웃었다. 그 모습에 프레이르는 마음 한 구석이 짠해지는 것을 느꼈다. 늘 아이처럼 철없이 구는 카린이 이렇게 힘든 세월을 살아왔을 줄 그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토록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으면서 카린은 그렇게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어왔었단 말인가? 저 가녀린 몸으로 그 누구한테도 의지하지 않은 채 홀로?

“그렇게 20년을 보낸 건가?”

샤를은 조금 목이 멘 목소리로 카린에게 물었다. 그는 여전히 카린에게 등을 돌린 상태였지만 그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 역시 카린의 개인적인 인생사를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자신의 소중한 친구가 이토록 어려운 삶을 살아왔다는 것에 대해 샤를은 가슴이 먹먹해진 모양이었다. 프레이르는 샤를이 고개를 돌리지 않는 이유는 지금 고개를 돌려 카린을 바라보면 자신의 결심이 약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했다.

“그렇지.”

이제는 아까 백작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보다 훨씬 진정된 카린이 무겁게 말했다.

“왜 내게로 오지 않았나?”

샤를이 말했다.

“왜 내게 와서 도와 달라 말하지 않았나?”

샤를이 안타까워하며 물었다. 그 순간 프레이르는 카린의 눈가에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지금껏 보여주었던 것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슬픔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순간적으로 보여준 이 슬픈 감정은 백작 때문에 겪었던 고통스런 세월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절망감을 내포하고 있었다.

프레이르는 눈을 비비고 다시 카린의 붉은 눈동자를 응시했다. 그러나 카린이 아까 보여줬던 그 슬픈 표정은 이미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진 뒤였다.

말없이 샤를을 응시하던 카린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녀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런 카린의 모습을 보면서 프레이르는 카린이 샤를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이유는 설사 신부님의 앞이라고 해도 말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을 털어놓을 것처럼 말하던 카린의 입을 다물게 만들 정도의 비밀이 결코 가벼울 리 없었다.

“...이게 바로 내 이야기야.”

카린이 착잡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후련하다는 듯이 말했다.

“어때?”

카린이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프레이르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말한 프레이르였지만 카린의 이야기는 전혀 즐겁게 흘려들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한 여인이 그 일생 동안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을 수 있는지 그녀는 자신의 인생으로서 증명해 주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쏟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프레이르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카린은 빙그레 웃었다. 그 서글픈 미소에 프레이르는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카린은 샤를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샤를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그래서... 지금 난 샤를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어. 내 동생을 살려줘.”

카린은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그녀는 신에게 간절히 간구하는 수녀의 모습으로 샤를에게 말했다.

“그 아이를 감옥에 가두든, 외딴 섬에 감금하든 괜찮아. 제발 에우로텐으로 추방시키지만 말아줘. 에우로텐으로 추방된다면 로버트는 반드시 죽을 거야.”

카린이 말했다.

“푸아티에에서의 약속을 기억하고, 내 유일한 혈육을 구해줘. 부탁이야.”

카린의 부탁에 샤를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제아무리 냉혹한 샤를이라 하더라도 카린은 그가 프레이르 다음으로 아끼고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샤를은 항상 카린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로 생각했고, 또 그렇게 대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카린에게 목숨을 빚진 적이 있으며 그녀를 반드시 구해주겠다고 약속한 적도 있었다. 그런 카린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자비를 구하자 샤를은 마음 속 깊이 갈등할 수밖에 없었다. 프레이르는 심장이 무쇠로 되어 있지 않은 이상 샤를조차도 지금은 흔들릴 것이라 확신했다.

“샤를!”

카린이 필사적으로 부르짖었다.

카린의 외침에 샤를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는 카린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했다.

“안 돼.”

샤를의 냉정한 말에 카린은 꿇고 있었던 무릎에서 힘이 풀려버린 듯이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녀는 마치 무너지듯이 두 손을 땅에 짚었다. 그녀의 가녀린 어깨가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약속한 것은 자네의 목숨이지 자네 동생의 목숨이 아니네. 난 자네의 혈육을 지켜주겠다고 약속을 한 적이 없네.”

샤를이 마치 회계사처럼 냉정하게 말했다. 프레이르는 카린이 그 자리에서 기절할 것같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한 채 몸을 덜덜 떠는 것을 보고 눈을 돌렸다.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애처로워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샤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자네와 다른 약속을 맺을 수는 있겠지.”

샤를의 말에 프레이르와 카린은 눈을 번쩍 떴다. 두 사람은 너나할 것 없이 동시에 샤를에게로 눈을 돌렸다. 어느 샌가 샤를은 그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국가마법사가 되어 나의 혈육인 프레이르를 지켜주겠나?”

샤를이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카린의 얼굴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샤를은 여전히 부드럽게 웃으며 카린에게 제안했다.

“자네가 내 혈육인 프레이르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면 나도 자네의 혈육인 로버트 마일러를 지켜주겠네.”

샤를은 이렇게 말하며 천천히 카린에게 다가와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기품 있는 미소를 지으며 카린의 눈물 어린 볼가를 쓰다듬었다.

“나의 목숨을 걸고 약속하지.”

샤를의 제안에 카린은 그동안 참고 있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정말이야?”

그녀가 흐느끼며 물었다. 샤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카린을 껴안았다. 그녀는 샤를의 품 안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그 작은 몸에서 이렇게 많은 눈물을 쏟아낼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샤를의 품 안에서 울었다. 샤를은 그런 카린을 소중하게 안은 채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한참을 그렇게 울던 카린은 이윽고 샤를에게서 몸을 뗐다. 그리고 그녀는 눈물로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분부만 내리도록 해. 폐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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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울티밋퓨전
    작성일
    11.06.03 01:28
    No. 1

    신에게 간절히 간구하는->무엇을 간절히 바라는 거죠?

    어느 샌가->어느샌가

    건필!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5 유정
    작성일
    11.06.03 01:46
    No. 2

    아 이렇게 카린을 넣는 군요 흐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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