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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99,780
추천수 :
2,582
글자수 :
751,747

작성
15.10.09 23:31
조회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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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9쪽

월묘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두마산맥의 두마산이 어디입니까?"

"어쩌려고 거길 간답니까. 거긴 금지구역인데. 가면 죽습니다.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몸을 좀 사리시는 게."

섬천의 물음에 두마산맥의 마을 촌장은 똥을 씹은 표정으로 툴툴거렸다. 대략 350명 정도 모여 사는 소규모 마을. 씁쓸함이 감도는 마을이었다.

"괜찮으니 말해주십시오. 두마산 깊숙한 곳 폭포가 있다던데, 그곳에 전설의 영약이 있다는 것이 진짜입니까?"

"아.. 그놈의 전설의 영약. 그거 찾으러 갔다가 요절이 난 젊은이들이 한둘이 아니오."

섬천의 뒤에 있던 폭매의 조장이 용병패를 내밀었다.

"A급 용병입니다."

A급 용병패에 그는 넙죽 바닥에 엎드렸다.

"어휴, 나리. 아무리 A급 용병셔도... 어휴. 아닙니다. 혹여나 원망은 마시오. 저 산을 두어번 넘는 산이 두마산입니다. 그 산의 중심에 폭포가 있습니다."

그의 의심도 정도가 지나치니 역으로 의혹이 생겼다. 뭐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리 꺼린단 말인가.

"영약에 대해 알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말도 마십시오. 요즘은 찾아오는 사람이 없지만, 몇백 년 전 만 하더라도 영약의 소문을 듣고 별의별 용병이 다 모였습니다. 저의 할아버지의 말을 들어보면, 다 몰살당했습니다. 그... 검은 안개인가 하는 것이 나타나자마자 A급 실력자고 B급 실력자고 한 번에 쓸려나갔습니다. 그 뒤로 십 년 동안 요괴의 제국은 여기를 제한구역으로 삼았습니다. 정확히는 폭포가 있는 두마산의 중심을요."

"그 정도 일이면 역사서에 적힐 정도로 유명한 일 아닌가요? 유명하면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았을 텐데.."

월묘의 질문에 섬천이 대답했다.

"이 방대한 아스페티아의 역사 속 참변이 일어난 장소까지 일일이 레스토가 기억할 가능성도 적거니와, 그게 몬스터의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올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국 측도 역사서에 적어서 널리 퍼트릴 목적은 없는 거로 보입니다. 물론 감입니다만.."

섬천은 고개를 숙였다.

이거야 원, 가는 곳마다 발에 뭔가 체이니. 또 무슨 게 있을지 감도 안 잡힌다.

"무엇이 있든, 검은 안개를 보면 도망쳐 주세요."

촌장의 굳건한 말에 공호는 조용히 먼 산을 바라보았다.


두마산의 계곡은 예부터 특이한 몬스터가 있기로 유명하다. 비비 꼬아진 뿔에 깍아진 듯한 머리, 붉은 숨결을 뿜는 코와 우뚝 선 우왁스런 두 다리가 돋보이는 이 몬스터.

이 계곡에 레스토가 쉽사리 출입하기 못하는 또 다른 이유다. 놈의 이름은 우린각(牛燐角).

에메랄드빛 폭포가 흐르고 보석과 같은 광택의 비닐을 지닌 물고기가 넘실거리는 계곡이 절경 중에 절경이건만, 관광객이 하나 없다. 이곳에 서식하는 우린각의 업적 .

주변의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완벽히 보존돼 있다.

S급 실력자가 나서면 우린각를 멸족시킬 수 있으나, S급 실력자가 죽치고 않아 우린각을 잡을 이유는 없다. 아니, 애초에 S급 실력자가 이런 변방에 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위험하면 괜히 다치지 말고 돌아가자. 응?"

월묘가 기대에 빛나는 표정으로 공호의 손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뭐랄까, 이유 없이 부담스러워지는 동생이다. 뭔가에 대한 반응이 과한 편이라 가끔 피곤해질 때가 있다. 과한 리액션을 항시 가지고 있달까.

"이번에는 반드시.."

"쳐야죠. 눈이 고쳐진다는데 말입니다."

아마 섬천이 찾아낸 것이지. 정보를 있는 데로 긁어모아 여기까지 알아냈을 것이다. 이것 때문에 정보를 담당하는 부대를 강화켰을 정도라니. 섬천의 입장에선 당연히 입만 아픈 이야기지만, 여기에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본질적으로 가족에게 중심이 맞혀져 있다. 전력을 세운다고 이걸 무시하면, 총에 총알이 무겁다고 빼는 것과 같다.

"쳐야합니다잉."

섬천과 진이 서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 뒤로 폭매의 한 무리가 위풍당당하게 쏟아져 나왔다.

"저분들은 왜?"

"꼴등 부대입니다, 꼴등 부대. 하도 호흡을 못 맞추길레 이참에 우린각이나 같이 잡아보라고 불렀습니다. 물론 마무리는 개척자인 우리가 합니다."

섬천의 말에 얼굴이 팅팅 부어오른 청년이 어색하게 뒤통수를 긁적였다. 예전 화려했던 얼굴은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호빵 못지않게 부어올라 눈코입이 파묻힐 정도다.

"헤헤. 안녕하십니까."

공호 일행은 월묘를 제외하고 전부 세자리수 레벨에 도달했다. 그 동안 서로 얼굴 보는 일도 별로 없었다.

이 긴 시간동안, 가장 변한 게 있다면 월묘다. 그녀는 이제 몬스터를 죽이는데 크게 거부감을 표하지 않았다. 전혀 모르는 어떤 생물보다는, 우선순위가 제대로 가슴에 틀어박혀 가족을 먼저로 쳤다. 그럼에도 여전히 쓸데없는 살생은 용서하지 않았다. 실수로 레스토 하나 죽여서, 하루 종일 설교받은 적도 있지 않은가. 그것도 나중에 그 놈이 나쁜 놈이었다는 게 밝혀지고 나서야 설교가 끝났다.

결국 따지자면 이전과 변함없는 위험한 시간을 보낸 건 마찬가지다.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 아마 폭포 속에 우리가 찾는 몬스터가 있을 겁니다. 계곡의 폭포 근처에는 우린각이 집중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저놈들 하나하나가 A급 실력자에 가까운 놈들입니다. 더 위험한 건 저놈들 동족의식이 있어 위험하면 뭉친다고 합니다."

공호는 조용히 앞으로 나선다. 섬천은 공호를 기대어 봤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압도적'을 보여줄까.

까드드득.

공호의 손에 얼음이 피어난다. 서리 깃든 얼음은 공호를 빙글 돌다가, 맹렬하게 쏘아져 나간다. 푹, 고기 썰리는 소리가 들리며 우린각의 목에 틀어박히는 얼음. 완벽한 즉사다.

'뭔가 임펙트가 약한데?'

그렇게 생각할 때었다.

놈들이 놀라며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그 순간.

콰앙!

틀어박히는 육중한 아이스 스피어. 산 전체가 술렁거린다. 푸드덕, 새들이 날아가고 충격에 레스토들은 비틀거린다. 모래와 돌들이 마구 튀어 올라 시야를 더럽혔다.


-세포포인트가 상승합니다.


남는 녀석은 3, 4 놈. 월묘의 축복 없이도 여기까지는 원활했다.

"나머지는 알아서 써."

줄줄이 폭매까지 끌고 온 섬천에게 필요한 만큼은 남겨줬다. 진은 침을 삼켰다.

"이럴 때 보면, 마나고 뭐고 특수마나 갖고 싶다잉. 저거 사냥에 쓰니 사기잖아잉!"

일반마나가 방출을 하지 않는 이상, 거대한 학살을 하며 사냥을 할 순 없다. 순순히 하나하나 때려잡아야 하는 일반마나의 슬픔. 일대일에는 일반마나가 유리할지 몰라도, 이럴 때는 정말 부러웠다.

공호와 월묘는 폭포 안으로 들어갔다. 섬천은 한숨을 쉬며 명을 내렸다.

"우린각을 제압하십시오. 조건은 조장은 나서지 않고 명령만 하는 겁니다."


#


월묘는 공호를 따라 폭포 안쪽으로 들어왔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동굴을 울렸다.

"으스스한데?"

촤아악!

박쥐떼가 무리 지어 공호를 스쳐 지나갔다. 피를 빠는 흡혈박쥐인가 본지, 월묘를 물어뜯으러 다가왔다. 공호가 박쥐떼에게 눈을 돌린다.

쩌저적, 공중에서 젖던 날갯짓 그대로 급속냉동된 박쥐떼들. 월묘는 공호 뒤에 몸을 숨기며 박쥐 때가 물러날 때까지 꼼짝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출구가 있다.'

녀석들은 흡혈박쥐들. 저녁에는 밖을 돌아다니며 흡혈을 하고, 아침에는 동굴 안에서 햇볕을 피하는 녀석들이다. 녀석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출구가 있어야 하는 건 필수불가결이다.

공호가 들어온 입구는 두꺼운 폭포로 막혀있고 당연히 다른 통로가 있다는 소리다.

'점점 이 안에 몬스터의 존재가 신빙성 있어진다.'

두마산의 전설에 따르면, 폭포 안쪽에 사는 신묘한 몬스터는 물을 싫어해 동굴밖으로 나오지 못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금 안 맞는 이야기가 생기는데, 동굴 안쪽에는 먹이가 없기 때문에 그 몬스터는 뭐를 먹고 사는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기 따름이다.

입구의 폭포는 꽤나 강력해서 작은 동물들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폭포 밖에서 우린각이 '나 잡아 먹어라'하고 매번 폭포 안으로 들어갈 일도 없는 노릇.

공호는 기감을 펼쳤다. 잡히는 건 없었다. 알 수 있는 거라곤, 이 동굴은 앞으로 3km 이상 이어져 있고 딱히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이다.

"가자."

공호는 이번 일을 소중한 기회로도 삼았다. 약자와 하는 다수와의 싸움이 아닌, 강자와의 1대 1 매치일 가능성이 크다. 그 몬스터가 얼마나 강한가에 따라서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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