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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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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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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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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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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 포탈은 왜 닫습니까. 더 이상 절 수치스럽게 하지 마세요."

"아니, 아니. 널 모욕할려는 게 아냐. 네 레벨이 정말 118이라고?"

속이 타올라 더 이상 말하는 것도 어려운지 공호는 고개만 끄덕인다. 론 에릭은 그 긍정에 대해 1가지씩의 장단점을 꺼내 본다.

단점부터 말하자면 이 녀석의 레벨이 더 최악이였단 사실이었다. 3년이 지나도록 118에 머물려 있었단 사실이 공호를 자타공인 쓰레기로 만든다.

하지만 장점은 단점을 묻어버릴 정도로 거대했다.

공호의 스텟은 레벨에 비해서 비할 수 없이 높았다.

'이 녀석... 설마 이런 스텟이었을 줄이야... 그냥 보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3년을 어디다 버리고 왔는진 몰라도, 만약 그 3년을 버린 덕분에 저런 스텟이 생긴거라면...'


진정한 괴물의 탄생이다.


심지어 천하의 프레셔 조차 저 레벨에서는 중급 A급 실력자 정도나 이길 수 있는 애송이였다.

'이 녀석은 아직 복권이였어. 그것도 그냥 복권이 아니라 플레티넘쯤하는 복권. 성장가능성을 갸늠할 수가 없어.'

그가 모르는 것이 있었는데, 특수 각성한 개척자는 각성된 능력에 따로 스텟을 찍어줄 필요없이 성장한다. 그러나 일반 각성을 하여 얻은 초능력에는 스텟을 찍어 줘야지만 능력이 올라간다.

공호가 '특수 마나 제어력'과 '특수 마나 친화도' 스텟이 있듯이, 모든 초능력을 관리하는 스텟은 '위력'과 '제어'가 있어 2가지나 된다.

그렇기에 그들은 상당수의 스텟을 초능력에 투자해야 했다.

육체능력에 투자하는 스텟의 양이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 지옥에서 그렇게 괴물같이 날뛰던 녀석이 그렇게 허접할리 없지. 내 생각이 짧았다.'


"... 네가 그 정도 능력을 쌓은 이상, 거기서 끝이라는 생각이 도저히 안든다. 로버트에게 네가 잡혔을 때 한 눈파는 게 아니였어. 로버트가 널 장난삼아 풀어준 걸로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게 아닐 수도 있나보다. 너 결계에서 어떻게 빠져나왔어?"

로버트의 행실이 너무 잔인하여 잠시 눈을 돌렸다. 그 사이에 공호는 사라져 있었고 론 에릭은 로버트가 공호를 장난감으로 여겨 놓아준줄만 알았다. 하지만...

"뚫었습니다."

"역시. 네 특기는 그 스텟만이 아닌 것 같군. 공호야, 자꾸 미안할 짓을 해서 미안한데 말이야.."

"미안하면 미안할 짓을 하지 마세요."

공호는 그에게 날카롭게 대꾸한다.

짜증이 났다.


EG에 가서 별 짓을 다하며 아버지를 찾을 단서를 잡아내었다. 그런데 그게 하필 경험자와 관련해 있었고, 그 경험자는 특급으로 미친 놈이었다.

그 미친놈에게 잡힌 뒤 힘이 부족함을 알고 이를 갈며 탈출했다. 속에서 오르는 불구덩이를 억지로 식히며 참고 있었는데, 옛 생명의 은인이 와서 염장을 지른다. 그렇지 않아도 약함을 저주하며 치욕스러운데, 한 번 더 밟아 놓고는 EG로 돌아갈 길을 열어줬다. 그래도 아버지를 찾기 위해 참고 포탈로 걸어갔다.

정말 꾹꾹 눌러 참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확 포탈이 잠겼다. 이 정도면 농략이다. 그 인내력 최강의 공호가 짜증을 낸다. 생명의 은인이고 뭐고 이젠 웬수다.


'녀석이 진짜 실력을 봐야겠어.'

론 에릭이 말했다.

"모든 능력 다 쏫아 부어서 덤비지 않으면 나 너 안보내 줄 거야."

"아, 진짜!"

뚝, 공호의 절제력이 부러진다.


하늘 위에서 직경 1km의 얼음덩어리 6개가 운석이되어 내려 꽂히기 시작하였다.


#


여러 산이 솟아올라 있는 얼음벌판 속에 한 소년과 한 청년이 퍼질러 누워 있었다. 청년은 끙끙대며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는데, 위쪽에 쓰러져 있는 소년을 보며 버럭버럭 고함을 질렀다.

"아이고, 내 다리! 야 이 미친놈아! 어떤 능력인지 보자고 했더니, 저런 얼음메테오를 날려대는 새끼가 어디있어!"

"아저씨가 전력 내 보라며!"

소년은 오랜만에 고함이란 걸 질러 본다. 깝깝했던 찰나 있는 힘을 다해 얼음을 땅바닥에 내다 꽂으니 속이 시원해졌다.

"그렇다고 황무지를 북극처럼 바꿔 놓는 정신나간 짓은 또 뭐야! 도대체 마지막엔 무슨 생각으로 한 5km는 돼 보이는 걸 떨구냐!"

"아저씨가아아! 전력 내 보라며!"

공호는 속이 후련하도록 소리를 질렀다. 크면서도 듣기좋은 미성이 얼음벌판을 한 차례 울렸다. 흑미호가 된 이례 이렇게 방정맞은 짓은 처음이었다.


아버지가 관련된 일이라고 했을 때 부터 속이 터질 것 같았고, 그 일에 넘볼 수 없을 것 같이 강한 로버트가 있어서 속이 제대로 꼬여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론 에릭이 제대로 염장질하며 협박을 하니 그간 쌓였던 모든 게 펑 터져버렸다. 진심으로 죽이겠다는 마음으로 음의 마나를 있는 데로 쏟아부어 이런 짓을 벌렸다. 그러고 나니 속이 너무도 시원해졌다.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는데 속이 시원한 이 현상을 뭐라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마 이런 모습의 공호를 보는 건 론 에릭이 최초일 것이다.


"내가, 어? 그냥 같이 튀자고 할 때 냅다 뛸 것이지 미친 놈처럼 덤벼들어! 너 구하다가 골로 갈 뻔 했잖아! 저런 무식한 건 포탈에 들어 가지도 않어!"

"내가 어떻게 그걸 알아! 어? 아저씨가 덤비라며! 중학교 3학년 짜리 갖다가 왜 시비를 걸어 할짓없는 백수 아저씨야!"

"배, 백수? 나 국정원 소속이었어!"

"이름 바꾸겠다고 프랑에서 임무수행하다가 미국으로 튀어서 직업 없었잖아! 결국 백수지 뭐야!"

"뭐? 그러면 너는 초등학생 때부터 숲에만 틀어박혀서 아무것도 안했다며!"

"성적은 좋았거든!"

"야 너! 아까부터 은근슬쩍 반말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성적은 취업할 때 아무런 도움이 안... 하. 우리 뭐하냐, 지금."

잠시 침묵이 돌았다.

"됐다. 너무 유치해지고 있어. 그냥 반말해라."

"... 어."

"거, 참. 빠르네."

급격히 온도가 내려가니 바람이 자주분다. 얼음가루가 섞인 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뒤덮는다.

"춥다. 좀 녹여줘."

"어."

공호를 중심으로 얼음이 녹아간다. 이 얼음들도 결국 공기에 음의 마나가 첨가되며 얼어붙은 거였기에, 녹으면 마나와 공기로 돌아간다.

얼음을 다 녹이자 굉장한 진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광대한 충격에 땅은 이리저리 파여 있었고 지각충돌이라도 한 것 처럼 산이 솟아올라 있었다. 처음에 평평했던 황무지라고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웠다.


"넌 그 능력이면 그렇게 쉽게 당하지 않을 텐데. 음의 마나인가 뭔가 그게 완전 사기구만."

"아저씨는 로버트와 상성이 좋잖아. 그런데 난 아니야. 난 그 놈하고 상성이 안좋아. 결국 음의 마나로 얼음 만들어서 질량으로 밀어 붙이는 거잖아. 같은 속도에서 100kg도 안 돼는 사람하고 수천 톤의 얼음덩어리하고 데미지 자체가 다르지. 이런 거 한 번 쓸려면 공중에서 얼음을 얼려야 하는데, 로버트가 결계속에 가둬 놓으니 음의 마나가 결계를 빠져 나가질 못했어."

"하긴. 걔가 결계 다중으로 쳐 놓으면 이 메테오로도 뚫기 힘들겠네. 나야 어디있든지 포탈에 손을 넣으면 바로 칠 수 있는데..."

"아저씨, 자랑하지마."

"..."

공호는 이 일대에 있던 얼음을 완벽히 흡수했다. 그 둘은 S급 육체의 회복력으로 벌써 몸이 다 나았을 텐데 얌전히 누워 있었다.

"아저씨."

"어?"

"나 진짜 갈거야."

"안 됀다니까. 내가 살살 구슬려서 어떻게든 한 번 빼 볼게."

"그땐 늦어. 알잖아 아저씨. 로버트 그 미친 놈이 어떤 놈인거."

"EG를 무너뜨리면 너도 손해를 볼 수도 있어. 현제 가장 안전하고 큰 개척자의 주거지가 EG야. 언젠가 네 가족들도 여기가 유일한 살길인줄 찾아 올 게 분명해."

공호는 그만 일어섰다.

"알아. 어차피 지금은 로버트 못 이겨. 더 냉정하게 생각해야 겠어. 더 치밀해야 겠어. 아버지가 조급해서 분에 못 이기면 로버트에게 지는 거야. 나는 반드시 아버지를 찾아야 돼. 그러니까 더 이상 흥분하진 않을 거야."


그런 마음이 있었다. 장남이란 묘한 부담감에 동생들 앞에서는 더 강한 척을 했다. 아파도 표내지 않았고,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믿음을 심어주도록 움직였다.

그런데 막상 아버지라는 분을 찾으려 한다니, 동생들을 찾는 것과는 달리 느낌이 달랐다. 나보다 강하고 믿음직한 의지할 곳을 찾는 것 갔았다. 동생들은 보호자로서 찾았지만, 아버지는 길을 읽어버린 아들로서 찾았다.


"맞아. 난 아저씨가 생각하는 데로 3년을 완벽히 버렸어. 그래서 그 안에 일어났던 일들과 경험자가 알고 있는 지식이 나에게 없어. 아저씨. 거래하자. 내게 도움이 되는 모든 걸 알려줘. 그러면 내가 EG에 아무 문제없이 로버트 죽일거야."

"내가 16살 꼬꼬마 아이한테 살인청부 맡길 사람으로 보이니?"

"응."

"잘 아네. 3년 동안 있던 거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자. 양복부터 맞춰야겠네."


#


"폰."

후광에서 빛이 나는 듯한 아리따운 소녀가 머리를 묶으며 소년을 불렀다. 머리카락을 묶으며 훤히 드러난 목덜미에, 거짓말 안하고 뒤에 있던 남자 셋이 입에 머금고 있던 맥주를 줄줄 센다. 폰은 슬쩍 바람을 일으켜 그들의 얼굴에 탁자에 있던 파전을 세개를 날려보냈다.

"뭘 봐! 뭘!"

폰은 그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소녀 쪽을 향해서는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

"네, 누나."

"이 분들 누구셔?"

"아, 공호형 찾으려고 EG측에서 빼온 녀석들이에요. 요즘 EG에서 이상하게 개척자들이 많이 빠져나오던데, EG 안 분위기가 상당히 안좋데요. EG 바깥에 나가면 더 좋은 곳이 있다는 소문도 도는 듯 하고요. 소문에는 EG에 새로운 S급 개척자가 나타났다네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요."


소녀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였다.

"공호를 찾는데 도와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소녀는 반갑단 의미로 손을 내밀었다. 넔 놓고 있던 셋은 정신이 번쩍드며 서로에게 눈치를 줬다. 치열한 경쟁 끝에 가운데 있던 청년이 소녀와 악수를 하였다. 얼굴에 파전에 들어있던 문어다리가 흘러내리는 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악수를 하는 청년.

"자, 이제 가야죠."

"EG 지금 바로 가는 거야?"

"네, 전 개척자가 아니니 포탈을 못타요. 그래서 블러드 랜드를 뚫고 들어가야 돼요."

폰은 소녀를 보며 말했다.

"거기 진짜 위험해요. 공호형 찾으러 거기 까지 갈거에요? 그냥 저 혼자 다녀와도 되는데..."

"민폐끼쳐셔 미안해. 그런데 난 꼭 가고 싶어. 정 안되면 난 따로 포탈을 타고..."

"알았어요. 누나도 특기가 마법이잖아요. 그걸로 가는 동안 나 보조해주면 큰 문제 없을 거에요."

폰과 그녀는 자리를 일어섰다.


"아마도 EG에 가서도 '로버트'라는 남자와 만나게 될 것 같아요. 그가 없으면 EG에 있는 결계를 부셔야 하거든요. 그러면 바로 전쟁이죠."

소녀는 등 뒤에 날개를 펼쳤다. 성스러운 빛이 흘러나오는 날개에 세 남자는 황홀경에 들며 입술을 깨물었다.

파앗.

폰과 소녀는 날았다. 그 자리엔 잔잔히 빛나는 깃털 몇개만 떨어져 내렸다.


폰은 문득 물었다.

"그런데 누나. 도대체 왜 공호형을 찾는 거에요? 이번엔 어물쩡 넘기지 말고 말해줘요."

소녀는 말했다.

"어물쩡 안 넘겼어. 공호가 나를 초대했어. 이게 다야. 그러니까 가는 거야."

폰은 이해되지 않는단 표정을 지었다.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해?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뭐, 나와는 상관없겠지.


작가의말

응, 상관있어.


드디어 제목이 제 역활을 하겠군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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