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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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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5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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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0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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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EG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공호는 섬천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형님. 혹시 예전에 저에게 말하신 폰이란 녀석이 이 녀석 아님니까?"

섬천은 폰의 초상화를 공호에게 내밀었다.

"근례 블러드 랜드를 건너려고 한 S급 실력자가 있었습니다. 그 녀석이 요즘 떠들썩 하다던 폰 판타아 드 베니아스 후작입니다. 그런데 폰이란 이름에 옛 형님의 말에 걸려 알아봤습니다. 제로페티아 스쿨 출신, 인간의 제국 후작. 희대의 풍의 마나 천재."

공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맞아. 그런데 얘가 벌써 S급 실력자가 됐다고?"

"예. 1년 만에 S급 실력자가 되어서 시끌벅적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섬천은 잠시 깃펜으로 종이에 뭔가를 써내려갔다. 굳이 위험하게 소리를 내어 말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섬천은 종이를 공호에게 내밀었다. 공호는 내용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역시 형님도 나와 비슷한 생각 했을 줄 알았습니다."

방법은 약간 달랐는데, 효율은 섬천이 짜낸 생각이 확실해 보였다. 그렇기에 고개를 끄덕인 공호였다.

"상황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그러게."


그런 다음부턴 끝.

정말 아무 이야기도 없이 평범했다.


로버트의 분위기와는 달리 공호쪽은 상당히 평화로웠다.


아버지의 행방을 잡아낼 수 있다는 중대한 사항치고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 만큼이나 모든 게 평범했다.

평소처럼 공호는 월묘와 사냥을 나섰고, 섬천은 평소처럼 EG를 정비하면서도 사냥을 한다. 아, 조금 다르긴 하다. 공호의 경우는 상당히 무리해가며 사냥하고 있으니.

하지만 EG에서 무슨 반응을 보였나 안보였나도 크게 신경안 쓰는 듯 보였다.

그에 걱정인 월묘는 물었다.

"... 이대로 괜찮은 거야? 아버지야 로버트가 버티고 있어서 아직 때가 아니여도... EG에서 우리 위치도 알았잖아. 무슨 짓을 하면 어떡해."

공호는 단도를 그어 몬스터의 힘줄을 끊으며 대답했다. 이만치까지 튄 피에 월묘는 본능적으로 움추렸다.


"걱정 하지 마. 작전대로야. 이렇게 생긴 시간에 난 조금이라도 올라서야 해."

그러며 하루를 쉬지않고 주구장창 몬스터나 때려잡는 공호나.

"EG 말입니까? 괜찮습니다. 다 잘 되가고 있습니다. 아, 가기 전에 거기 앞에 날아간 보고서 좀 주워주고 가시지 말입니다."

어디 세어나간 자금과 인력이 있지 않나 종이나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섬천이나.

"괜찮다잉! 괜찮다잉! 저 두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데. 저 두사람은 얌전할 수록 무서운 사람들입니다잉. 그나저나 온 김에 좀 쉬다 가면 안되냐잉? 응? 그냥 간다고잉? 잠깐... 월묘야! 월묘야!"

정말 아무생각 없이 소파에 늘여져 마나나 모으고 있는 진이나.

하나 같이 걱정이란 게 없는 것 같았다.

"아 왜 나만 걱정하는 거야아앗!"


걱정으로 날밤을 세며 진하게 다크셔클이 생긴 월묘는 비명을 질렀다.


#


로버트는 5일 째 감감무소식인 폭매에 짜증을 냈다.

"이런, 젠장! 진짜 아무런 반응이 없어. 이게 뭐 어떻게 된 일이야?"

그 정도로 당하고 EG를 빠져나갔으면 최소한의 반응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정말 아무런 낌세도 없다.

분명 도발은 녀석들이 했다. 로버트는 도발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면 무슨 움직임이라도 있는 것이 정상아닌가?

오히려 너무 평화로워서 로버트는 짜증이 났다. 그는 지구에서도 3일 안에 사냥감을 잡아 집안에 시체로 보관해두는 이다. 그는 경찰도 농락해가면서 언제나 사람을 가축다루듯 도축하던 사이코패스였다.


손에 쉽게 잡힐만한 보석이 뾰족하게 돌변해 손에 박힌다.

공호에 관심을 보이던 그의 집착은 어느세 공호를 무조건 잡고 집착으로 변해있었다. 그에겐 공호는 놓칠 수 없는 최상급 수집물이니까. 근 몇 년간 누구든 마음대로 죽였던 그다.

마음대로 죽여서, 어떤 가죽이고 가졌던 그다.

하지만 경찰도 농락했던 차분함과 냉정함은 어디갔는지, 잔득 흥분한 모습이였다.


'설마 이대로 아예 도망쳐 버리는 건 아니였지?'

이 것이 로버트가 가능성있다고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손안에 있던 보석에 살이 찢긴 마당에 놓쳐버리기 까지 해야 한다니.

진심으로 도망간 공호는 그로서도 찾는 건 불가능이다. 이곳은 개척자의 몸으로 두 시간만 뛰어다니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좁디 좁은 지구가 아닌, 거대한 아스페티아였으니까.


"아아악!"

그는 머리를 부여잡고 인간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침소를 마구 굴렀다. 침까지 질질 흘리는 그의 모습에 곁에 있던 여인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한다.

"아닐거야. 오히려 얌전한 척 해서 나를 이렇게 까지 긴장하게 만들려고 한 걸 거야. 그래, 그런 거였어! 으흐흐. 꽤나 머리를 썻어. 그래. 대어를 낚으려 할 수록 기다림이 필요하지. 상황을 봐야겠어. 아직 쉐이더도 그 쪽에 안 보냈잖아? 아직 모르는 거지."

그는 자기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는 이제 공호를 잡아서 살가죽을 벗기고 싶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그냥 지금 가서 가죽을 벗기고 올까? 아니. 아니야. 작업은 내 공간에서 하는 게 최고지. 더 기다릴 수 있어."

로버트는 침소에 있는 인간 가죽을 쓰다듬으며 즐거운 상상했다.

"잡히면 돼. 잡히면. 좋아. 잡는다면 그 녀석 가죽으로 장갑을 만드는 거야. 언제나 손에 쓸 수 있게. 그리고 절대 죽이지 않겠어. 죽이면 가죽도 같이 사라질 테니까. 회복력은 엄청날 거니까, 그 녀석의 피를 짜내서 목욕도 해야겠어. 일단 첫 얼굴 가죽은 보관해 두는 거야. 그리고 회복된 다음 또 얼굴 가죽을 벗겨서 그땐 팔아야지. 장기하나 끊은 것쯤은 회복하겠지? 으흐흐..."

로버트는 끔찍한 상상을 끝없이 이어갔다. 누가봐도 완전히 맛이 간 인간이었다.


로버트가 15레벨이 되어 각성할 때, 그는 속으로 '모든 걸 내 마음대로 잡아둘 수 있게 해줘' 라는 마음을 품었다.

그랬더니 이 능력이 생겼다. 모든 걸 가둬두고, 모든 걸 장난감처럼 다룰 수 있는 능력.


결계사.


그 신의 장난같은 능력이 왼쪽 눈에 자리잡았다.

그 뒤로 로버트는 몬스터를 결계 가둬 굶겨 죽여도 보고, 결계를 점점 좁혀 몬스터를 압사시켜 죽여본 적도 있었다. 그게 너무도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 능력에 모든 걸 걸었다.

죽지 않을만큼 끼니를 때우고, 죽지않을 만큼 자고. 모든 시간을 몬스터에게 장난치며 보냈다. 생물을 죽여서, 그 가죽을 벗겨 비싸게 팔 수 있는 이 세계가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경찰들과 머리싸움할 필요없이 인간을 죽여 도축할 수 이 세계가 죽도록 마음에 들었다.

'내가 살아남은 5년은 이 걸 위해서야.'

지구에서 살아남을 때도 많은 사람을 죽였다. 하지만 이미 미친 이를 죽이는 건 재미있지 않았다. 살고싶다는 본능적인 비명도 들어보고, 애원도 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붉은 달빛에 미친 이들은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로버트는 누구보다 많이 죽여와서,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다 만난 개척자들과 함께 EG라는 곳을 세우게 됐다. 아니, 로버트는 EG따위엔 관심도 없었다. 그저 EG를 창립하자고 손을 내민 한 존재가 마음에 들었기에 동참했을 뿐이다.

EG라는 이름을 생각한 존재도 손을 내민 그였고, EG를 창립하자는 의견을 처음 생각해낸 이도 그였다.


그. 정체불명의 S급 개척자.


EG가 조금 커지고 나서는 얼굴도 비치지 않았던 그. 프레셔가 EG를 단독으로 치러왔을 때도 그는 아무런 개입하지 않았다. 그후 프레셔가 무슨 짓을 하든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프레셔는 그를 EG에서 내쫒지 않았다.


그는 신비였고, 아무도 그의 존재를 아는 이가 없었다. 심지어 경험자 중에서들조차 그를 아는 이는 없었다. 로버트와 함께 EG에 남은 2명의 지익 중 한 경험자.

로버트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 모두가 그를 궁금해 할때, 로버트는 신비로운 그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로버트의 직감으로는 그는 사이코패스였다. 아주 악성적인.

나쁜놈은 나쁜놈을 알아본다는 말이 이런데서 통용될 줄 몰랐던 로버트다. 하지만 정말로 느꼈다.


로버트는 그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아, 자네가 보고싶군. 요세는 아예 소식이 끊겼어. 원래 그렇다할 소식도 없었지만. 자네에게 공호란 녀석의 살가죽을 보여 주고 싶어. 나와 같은 녀석이면 그 녀석의 살가죽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 난 자네의 반응을 보고 싶어.'


#


발밑에서 치솟아오른 플라즈마에 폰은 소녀와 함께 옆으로 빠르게 회피한다.

"누나. 한번 더 부탁해요."

"응."

후광이 나는 듯한 소녀의 입술이 열리며 새지져귐 같은 맑은 소리가 황야에 울려퍼진다. 소녀의 노래가 시작됨에 따라 그녀의 주위엔 여러 마법적 문양이 떠올랐다. 이젠 세상에서 잊혀진 두루미 요괴의 천부적인 특성이 소녀에게서 발현된다.


노래로 이뤄지는 마법.


옛 레스토는 이것을 '성가'라고 하였다.

만물의 법칙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마법이란 학문을 아름다운 노래로 발동시킨다. 소녀의 노래소리는 모든 만물을 일깨운다.

그녀의 날개가 어깨에서 한 쌍더 피어난다. 그녀는 삼익학(三翼鶴)의 경지를 세상에 드러낸다. 그녀의 노랫소리에 공간은 울렁였고, 폰은 몸에 안정감이 깃드는 생생한 순간을 느꼈다.

노래만으로 발동된 마법은 폰의 체력을 회복시켰고, 아주 조금이지만 요동치던 자연을 잠재웠다.


마법도 놀랍지만, 노래 자체도 폰의 귀를 녹일 정도로 아름다운 음률이었다. 소녀의 얼굴만큼이나 아름다운 노래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가사는 없었지만, 음률만으로도 폰은 천국의 문턱에 발을 붙인 것 같았다.

폰은 입이 심심해 물었다.

"그 노래를 어떻게 그렇게 잘 불러요 누나?"

"... 공호가 도와줬어."

"그 형이 노래도 도와줘요?"

"응. 공호 덕분에."

"거, 신기하네. 그 형 옛날에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야?"


소녀가 노래하니 폰은 정말 수월하게 블러드 랜드를 건넜다.

블러드 랜드를 혼자 건너는 것이 바다를 댓목을 타고 건너는 것이라면, 지금은 돗단배 쯤은 된다. 그녀의 노래는 신성하여 지독한 환경속에서도 정신을 맑게 했고, 그녀의 존재는 생기를 불러 일으켰다.


블러드 랜드의 입구에는 EG로 가는 포탈이 있었다. 폰은 그곳에 다가갈 수록 눈을 의심했다. 곁에 있던 소녀는 손을 꽉 움켜지고 중얼거린다.

"공호..."


"오랜만이야."

그곳에는 공호와 섬천이 서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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