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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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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최근연재일 :
2016.02.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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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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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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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EG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완전히 꽁꽁 숨었나 봅니다."

강민호가 손을 씻는 공호에게 말하였다. 흘러가는 냇물이 소리없이 연홍빛으로 퍼져나간다. 적빛 냇물이 로브를 눌러 쓴 공호의 얼굴을 투영한다.

공호는 두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얼굴이 뜨겁다. 밤새 130명의 A급을 잡아다 하나하나 패대기 쳤다. 보이는 족족 탈탈 털어 공호가 지치기기 까지 했다. 그런데 어디에 있는지 결계사는 잡힐 기미도 안보인다.

"저... 활동은 자제하심이 좋아 보입니다. 요 하루 사이에 EG의 분위기가 싸하게 변했습니다."

A급만을 잡아죽이는 연쇄살인범의 출현. 이 정도면 국가 비상사태다. A급은 EG의 공개적 우두머리급이니까. 정신적 지주나 되는 이들이 팩팩 죽어나간다면 국가에서는 이를 막으려고 어떻게든 하겠지.

"A급 개척자들이 한 장소에 몰려 떨어지려고도 안 합니다. 로버트 쪽의 A급들은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고요."

공호는 손으로 물을 떠 올렸다. 공장의 페수에 오면된 물이 거무튀튀하게 물결진다.


손 위의 냇물이 순식간에 뾰족하게 냉각한다. 찰나의 순간 쏘아져 나간 얼음을 어디선가 나타난 검이 가로질러간다. 단면에 조금의 요철도 없이 두 조각으로 나뉜 얼음.

공호는 손을 털며 고개를 들었다.

쩌저저저적.

냇물 전체가 빙결한다. 연산으로 제어하지 않은 급냉각에 사방에서 정신없이 수증기가 올라왔다. 수천 조각들로 나뉜 얼음이 공중에 붕 떠오른다.

"초대합니다."

흰 가면.아무것도, 마치 계란귀신을 보는 듯한 이목구비가 없는 흰 가면을 쓰고 있는 개척자가 있었다. 어디서 구했는지는 몰라도 현대식의 정장을 갖춰입고 있는 그.


"허어."

공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강민호를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앞을 주목했다.

"배, 백무단(白無團)! 결계사 로버트가 직접 키워낸 A급 개척자 집단입니다. 홀로 A급 5명 몫은 한다는 그 저승사자 부대 입니다... 얼굴조차 기밀이라는..."

공호는 구미가 돌았다. 놈에게 떠올렸던 모든 얼음을 쏘아보냈다. 흰 가면은 검을 늘여뜨리고 달렸다. 그는 수많은 얼음이 밀려오는 데도 망설임없이 앞으로 달린다. 어지간한 담력아니면 엄두도 못낼 짓에 강민호는 거칠게 숨을 들이쉰다.

그는 팔 다리 허리를 모두 이용해 팔을 휘둘렀다. 마치 그의 자세는 물속을 헤엄치는 붕어와 같았다. 꼬리를 마구 흔들어 정신없는 물속을 가르지른다. 그는 공호의 얼음을 베어간다. 얼음속에서 검빛이 물결친다. 어중간한 힘이면 흠집도 못낼 얼음을 반으로 갈라가며 헤엄치듯 다가온다.


휙.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흰가면의 검이 공호의 목을 향해있다.

"초대합니다."

검끝에 꿰어 있는 흰 쪽지를 강민호가 조심스레 빼었다.

"그럼."

그가 고개를 숙이며 왼손을 굽히며 서양식 인사를 하였다. 가면 위로 그의 부드러운 금발이 번들거린다.

공호는 쪽지를 폈다.


- 정확히 10시간 후에 EG 포탈 앞에서 쪽지를 건네준 바로 그자가 마중 나갈거다. 나를 열심히 찾는 것 같은데.. 글쎄? 직접찾는 것보다 안내받는게 더 빠를 것 같은데. -로버트-

(추신: 이 쪽지를 펴고 10초가 지나면 터질수도?)


쪽지를 읽은 강민호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감이 안좋았다. 공호는 재빨리 쪽지를 얼음에 태워 저 하늘 멀리 올려보냈다.

콰아앙!

하늘이 울렸다. 대기를 불살라지를 듯 엄청난 크기의 화염구가 하늘에서 울부짖었다. 이 일대에 있던 있던 개척자 모두가 목격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폭발이 웅장한 빛을 쏟는다 아무리 공호여도 손목까진 버려야했을 폭발이었다.

만약 저런게 지상에서 터졌더라면? 특히 공장히 밀집해있는 여기서 터졌더라면?

강민호가 말했다.

"저거 완전 상또라이 아닙니까?"


#


공호의 후각는 보통 개척자의 비해 이상하리 만큼 발달 돼 있었다. 똑같은 육감 스텟의 효과라도 공호의 후각만은 그 효율이 두드러졌다.

'여우요괴가 되고 나서 부터 였지.'

공호의 후각은 3000M 밖의 생선비릿내를 맡을 수 있을 정도. 지구였다면, 학교에서 공부하며 집의 메뉴가 뭔지 때려 맞출 수 있는 수준이었다.

공호는 흰 가면의 개척자에게 아주 미약하지만, 괴상한 냄새를 맞을 수 있었다. 그 냄새를 숨기기 위에 몇 이고 위에 향수를 덧칠 했다만, 공호의 코는 속일 수 없었다.


"프레셔와 로버트의 사이가 어떤지 알고 있어?"

강민호는 흠칫 놀라며 눈썹을 살짝 떨었다.

"좋은 사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프레셔도 마지 못해 로버트를 대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의 말에 공호는 머리를 굴렸다.

"프레셔는 분명 마약을 없에려고 한다 했지?"

"네."

"그럼 오늘 본 A급 말고도 마약은 더 어디로 가지? 프레셔가 못 부러뜨릴 정도면 시장이 엄청 날 텐데?

"돈이 있으면 누구나 다 합니다. 저도 언제 누군가에게 권유받았죠. 가끔 밖에서 온 여유있는 D급은 마약에 찌들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권유를 한 이가 누군지는 모르고?"

"같이 일하던 동기였습니다. 포탈을 타고 EG밖에 나가면 마약을 살 수 있다고.."

포탈 밖에서? 그렇단 말은 EG 내에서 거래될 정도가 아니란 말이다. 마약은 돈 덩어리다. 국가를 흐릴 수 있고, 장기든 쓸개든 다 빼서 얻으려는 게 마약이다.


'거대한 돈 덩어리다. 그것도 능동적으로 굴러가는. 이거 못 잡으면 EG도 크게 휘둘릴 규모다.'

생각해보면 됀다. 벌써 A급 개척자들 부터가 마약에 찌들어 있다. EG를 이룬다 할 수 있는 전력이 물들어 버린 것이다. 마약을 잡지 못한 단체는 망한다. 그것이 어디든 간에.

"EG 밖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세력이겠지?"

"네, 가끔은 제국에도 팔아먹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프레셔도 모르는 단체가 말입니다. 이미 거대해져 버려 제국도 우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거대한 자금이 어디로 갈까?

지금 EG는 D급 개척자의 노동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엔 EG도 독립된 단체다. 살아남으려면 거래가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돈이 있어야한다. 약탈만으론 안 되는 게 있으니까.


계속 불안감이 공호를 스쳐갔다.

"그들이 파는 마약이 뭔줄 알아?"

"네, 아편 비슷한 겁니다. 다만, 어떤 식물의 뿌리 즙에서 추출되는 겁니다. 원액을 잘 말리면 마약이 되죠. 그 식물의 이름은 기억이나지 않는다만... 네, 재배가 어려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진공상태에서 광합성으로만 자라는 특수한 놈이거든요. 그래서 EG 내에서 퍼지기 전에는 제국의 대백과사전에나 있는 마약이었어요."

진공상태면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과학기술이 없는 이곳에서 그런 환경을 만들기는 어렵다. 풍의 마나를 다루는 이를 모시거나, 마법사를 고용해야 하는 일.

이 모든 상황과 맞물이는 게 있었다. 흰가면, 그와의 아주 짧은 대치만에 얻어낸 작은 정보. 그러나 엄청난 정보를 얻어내었다.


"아까. 아까 분명 내가 그 흰 가면에게 이상한 냄새를 맡았어."

"무슨 냄새요?"

"마약."

"에? 그들이 마약을 할리는 없을 텐데. 그들은 로버트의 직속이기도 하지만, 프레셔가 직접 관리하려 드는 부대인데.. 프레셔가 마약을 막는 만큼, 그들만큼은 마약을 할 리가 없을 텐데."

"그냥 마약이 아냐. 내 짐작이 맞다면 마약의 원액. 아까 A급에게 맞았던 것과는 조금 더 두꺼운 냄새였어. 향수속에 묻혀있긴 하지만 알 수는 있었어. 분명 그건 마약의 원액을 거야."

강민호는 한꺼번에 몰려오는 정보의 조각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여러 조각들이 한꺼번에 맞춰진다.


'어째서 EG에서 마약을 못 잡았나?'

EG자체를 이루는 가장 강력한 자금이 마약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어째서 세력은 비밀리에 묻혀 아무도 알 수 없었나?'

그 정도로 강력한 권력을 지닌 집단이었으니까. 예를들면 EG 그 본연 자체 같이.

'프레셔는 어째서 마약을 못 잡았나?'

모르니까? 자기 배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짐작을 하고 있을 진 몰라도, 어떻게 하는 지는 전혀 모른다.

"만약 이게 진짜라면 EG는 지금 나락으로 가고 있겠습니다."

공호의 이상한 감이 경고를 울렸다. 아버지. 이 일에 미묘하게 아버지가 관련되어 있을 거라고 떠올린다. 아니, 정확히는 결계사 로버트에게 아버지가 이끌려 떠오른다.

공호는 슬쩍 손을 저었다. 강민호는 그 손짓을 예리하게 놓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휙, 바람처럼 사라지는 강민호.

공호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자리에 앉아 주변의 마나를 끌어들였다. 공호는 공장 뒤편에서 기척이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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