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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님의 서재입니다.

여우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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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글자
작품등록일 :
2015.03.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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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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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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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EG

영혼을 갈아넣었습니다.




DUMMY

섬천은 책상에 턱을 괸 채 한 참을 신음을 흘렸다.

집무실 책상에는 지도, 그것도 EG의 본진이 있는 마혈파풍산(魔血破風山脈)의 지도가 놓여 있였다.

이 산맥은 월묘가 살던 헤이콘에서 한참을 더 가야 했다. 인간의 제국과 요괴의 제국, 두 어느 제국의 손길이 닿지 안을 만큼 들어가면 위험지역이 시작된다. 금역, 블러드 렌드의 시작이다.

그곳에선 A급 실력자들이 의뢰를 위해서나 잡을만한 몬스터들이 무더기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마두산 같이 우린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돌맹이 처럼 널린 것이다.

'완전 웰컴 투 헬 이지.'

블러드 렌드는 깊숙히 들어 갈수록 무지막지한 몬스터가 나오기로 유명하다. 와닿게 말하자면, 무려 5 종족의 카이센이 지역을 놓고 분쟁한다고 알려져 있다.

몬스터의 수준도 코모션 트라이앵글과는 차원이 다른 극악한 놈들이 득실된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그 곳의 자연환경이였다. 걸리기만 하면 모든 피를 빨아먹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는 거머리가 비내리듯 떨어지는 지역이 있고, 또 어떤 곳은 땅에서 용암보다 뜨거운 플라즈마가 뿜어져 나온다.

'진짜 문제는...'

마혈파풍산맥이 저곳들 중 가장 무서운 곳이라는 거다. 이름부터가 다른 곳가 비교해 쓸데없이 길다.

기본 대기 온도가 약 5000도를 넘는 듯 하고, 그곳의 부는 바람은 마치 A급 실력자의 칼날과 같아서 가끔은 산도 베어버린다고 한다. 문제는 대기 온도가 상당히 높아 엄청난 상승기류다.

'그 상승기류덕에 그 일대는 당연 저기압이고...'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분다. 바람이 피똥싸게 분다는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저학년도 아는 이 간단한 법칙이 섬천을 괴롭힌다.

'또 마혈파풍산맥의 몬스터는 저런 환경에서 잘도 살아남는 미친놈들이지.'

배경적으로는 지옥도도 그런 지옥도가 없다. B급 실력자는 얼씬도 못할 그런 곳이란 말이다. 게다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카이센까지.

섬천은 눈을 부비며 한숨을 쉬었다.

"하.. 이런 미친 곳에 도대체 어떻게 자리잡은 거냔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약 일억 오천만명의 개척자가 그곳에 주둔한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그 미친 땅에 한 두명도 아니고 수억명을 우겨넣을 수 있는 거란 말인가.

섬천은 진에게 물었다.

"너는 뭔가 좀 감이 잡힘니까?"

"깊이 생각할게 뭐 있냐잉. 세상은 넓고 상식밖의 녀석들은 많은 데잉. 개척자니 땅을 개척해서 들어갔겠지잉."

녀석의 말 그대로다. EG는 그 절망적인 땅을 개척하여 들어가버린 것이다.

"이거... S급 개척자 작품입니까?"

"S급의 능력 아니면 저곳을 쉽게 들락거릴 방도를 마련할 수 있을 리 없잖아잉. 거기 있던 카이센도 S급 개척자가 때려 잡은 것 같던데잉..."

"너는 들어가 본 적 있습니까?"

"예전에. 딱 한 번 있었다잉. 마혈파풍산맥 근처 갈 것도 없이, 통로는 위험지역 들어가기 전에 있었아잉. 포탈형태로 되어 있는데, 그 포탈속으로 걸어들어가면 EG의 땅이 나온다잉."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만약 급격히 쳐들어오면 어쩌려고 포탈 같은 것을 쳐 놓습니까?"

"그거 EG 측에서 마음대로 닫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잉. 애초에 포탈을 들어가도, 개척자의 문양이 없으면 통과가 되지도 않고잉."

어떤 S급의 능력인줄은 몰라도 해괴한 능력이다.

"포탈 넘어 안은 어떤 상태 입니까."

"평범하던데잉? 그냥 평범한 지역 같았다잉. 내가 알기로는 그 안쪽은 또 결계가 쳐져 있다잉. 그래서 마혈파풍산맥처럼 환경이 막장스럽지 않고잉. 다만 조금씩 과학기술이 복구되어 가던데잉. 이미 그 안은 하나의 사회를 거하게 이뤘다잉. 막장에 치달은 육체등급 사회라서 문제지잉. 월묘가 데리고 있던 아이들중엔 거기에서 B급 개척자에게 찍혀서 도망쳐 나온 얘도 있었다잉."

섬천은 은치의 머리를 한 번 쓸었다. 은빛 털이 시원스레 결을 지며 쓸린다.

"자, 이쪽도 준비해야겠습니다."

섬천의 뒤에서 귀신같이 한 레스토가 나타난다.

"예. 주군."

"그들을 불러주십시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사라졌다.

그렇게 싫다고 강짜부리던 놈들이 저렇게 변했다. 역시 사람은 굴리고 봐야하는 일이다.

'D급 개척자를 정당히 이쪽으로 빼놔야지. 공호 형에겐 따로 부탁해 놔야 겠어. '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섬천의 집무실로 B급 개척자 3명이 들어왔다.

슥슥, 집무실 안에는 펜촉이 종이 긁는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섬천은 두꺼운 서류를 검토하며 그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을 걸었다.

"음... 멕스, 쉔, 강민호. 맞습니까? 각자 3부대, 29부대, 70부대 소속이고."

그들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우리 이름을.."

폭매는 잔당까지 모두 합하면 그 인원이 수천명을 아우루는 거대 조직이다. 조직의 가장 높은 자가 아래사람 이름까지 하나하나 외워두는 일은 별로없다.

"뭐, 가장 위에있는 사람이 아랫사람 이름도 모르면서 부려먹는 건 어긋난 일이니까 말입니다. 특별히 당신들이 개척자라서 라기 보단, 오늘 들어온 35명까지 합하여 3964명의 이름 전부 알고 있습니다. 물론 얼굴도 말입니다."

스스슥. 섬천의 펜질이 멈춘다. 방안에 침묵이 흐른다. 끼릭, 하는 소리와 함께 섬천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말하자면, 세 분 다 지구에선 제 형이었겠습니다. 특히 한국인인 강민호씨는 언젠가 마주쳤을 수도 있었겠죠. 세 분다 어제 폭매에 들어오신 걸로 압니다."

"네."

섬천은 태연스레 물었다.

"어떠십니까. 우리 진의 대우는 마음에 들으셨습니까? 폭매에 신입 대우는 그 소녀가 합니다. 그, 가입할 때 가입신청서 내 준 빨간머리 소녀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예쁘죠?"

"네, 아리따우셨습니다."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입니다."

섬천의 눈이 스산한 빛이 번뜩인다. 소년의 각막에 예기가 올라선다. 그들이 그 기운에 반응하기도 전에 섬천이 검을 뽑아 셋 중 중간에 위치하는 강민호의 목에 겨누웠다.

"무슨.."

멕스와 쉔은 황급히 무기를 꺼내려 했으나, 서늘한 기운과 함께 어느세 두명의 목에 차가운 금속 감촉이 느껴졌다.

"자, 목 돌리지맙시다잉. 식물인간되고 싶지 않으면 말입니다잉."

등 뒤로 정감가는 어설픈 사투리 어투의 목소리가 찔러온다. 그들이 볼 수 있는 건 잠시 옆으로 흩날리는 푸른 머리칼 뿐이었다.

섬천이 검으로 강민호의 턱을 올리며 물었다.

"안녕하십니까. EG에서 오신 형님들. 우리 말하기 전에 규칙 부터 알려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EG에서 온게.."

"첫 째! 질문은 제가 합니다. 형님들은 질문에 대한 대답만 합니다."

진이 쿠나이를 더욱 밀어넣었다.

"둘 째. 뒤돌아보면 죽습니다.

본능적으로 반응하려는 그들에게 섬천의 바람이 다가간다.

"마지막. 마음에 안들면 죽습니다."

째깍, 째깍. 시간이 느려져만 간다. 숨쉬는 것마저 어려우리만큼 침묵은 방 전체를 지긋이 찍어누른다. 섬천은 시간차를 두고 살기를 풍기며 말한다.

"여기서 죽는 다면 부활해도 죽습니다."

섬천은 검을 거두고 사뿐히 걸어가 강민호의 새하얀 칼을 검집에서 뽑아본다. 깨끗하고 정결한 것을 귀하게 여기는 섬천이 탄성을 내지른다. 섬천은 내심 새로운 검을 장만해야겠다는 욕심이 든다.

"어째서 여기에 왔습니까?"

"지시를 받았다. 단지 그 뿐이다."

"당신에게 지시를 내릴 정도면 A급 개척자 정도 되었겠습니다."

"말해 줄 수 없다."

슥, 한줄기의 바람이 그의 목을 스쳐간다. 아슬아슬하게 베인 목에서 살짝 피가 흘러내린다.

"말 해야 될 텐데 말입니다."

강민호가 숨을 크가 들이 쉬었다. 따가운 공기가 코를 타고 페로 넘어간다.

"S급 개척자가 움직이지 않은 이상, 당신들이 여긴 빠져나가진 못 합니다."

섬천의 검끝에 바람이 걸린다.

'젠장. 보고와는 다르잖아..'

EG의 간부가 알려준 것은, 폭매에 심어둔 개척자가 돌아오지 않으니 조사하라는 것이었다. 허나, 강민호가 폭매에 오면서 들은 것은 예외의 소문이었다.

'소년 셋이 폭매를 쳐부쉈다는 소문.'

파블로드에게 소년 셋에게 공격받았단 정보는 들었다. 그러나 그 뒤로 파블로드와 EG는 연락이 두절되고 파블로드는 자취를 감추었다.

그 소문을 EG에 보고했더니, 긴급 발령이 다시 떨어졌다. 때와 시기가 미묘하게 이상하는 것이다. 마치 새로운 세력이라도 생긴 듯. 그러하여 EG는 우선 간을 보기 위해 B급 개척자 3명을 슬쩍 보냈건만...

'간파당했다.'

저 소년은 처음부터 대략 상황을 파악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덧에 먹이기 걸리기를 기다리는 노련한 사냥꾼처럼, 그의 행보는 정갈했다.

"살고 싶습니까?"

"...."

아무런 대답이 없다. 소년은 미약한 웃음을 머금었다.

"참 궁금합니다. B급 개척자나 되는 분들이 뭐가 그리 아쉬워서 EG에 끌려 다니는지. 돈이 아쉬워, 힘이 약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마치 약점 잡힌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섬천이 인벤토리에서 꺼낸 마스크 더스트를 그들의 볼에 슬쩍 뿌렸다. 스르륵, 사리지는 문양들.

"가족이라던가. 아니면, 그저 EG 밖이 무서워서 입니까?"

EG는 힘의 논리가 꽉 잡고 있다. B급 개척자라도, A급 개척자에겐 그저 노예다. 맘에 안들면 밟아버리면 되니까.

만약 A급 개척자가 B급 개척자의 가족이나 친분있는 자를 교묘하게 붙잡으면 어떻게 될까. 볼 것도 없이 그는 완벽한 노예가 되어 버리고 만다.

"당신의 가족이 편히 쉴 곳과, 보호받을 수 있는 곳. 그리고 당신들이 체계적으로 강해지고, 돈을 벌 수 있는 곳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가족을 이곳으로 빼내 줄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어떻게 믿고, 또 어떻게 할 수 있단 거지?"

"그야.. 우리에겐 S급 개척자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들의 눈이 거침없이 흔들렸다. 오늘 밤은 꽤나 길어질 듯 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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