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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던전 안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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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국수먹을래
작품등록일 :
2017.08.08 18:16
최근연재일 :
2017.10.06 20:1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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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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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0,683

작성
17.10.0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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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7----

DUMMY

청영과 시타델은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그린 후커가 무슨 콘서트를 열었는지. 뉴비와 지프가 찍은 영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대두된 상태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세진은 사전에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지금 그가 누구냐보다 도 심각한 문제였고 현실이었다.


"천사들이 몰려올 것이다. 느리든 빠르든 오는 것은 확실하다. 백년이 될지 이백년이 될지 모르지만, 계속 오래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너희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지구에 남거나. 결계로 떠나거나."


청영으로 온다면 떠날 수 있었다. 전송석을 통해서 말이다. 시타델에 있다면 남는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언젠가 천사들이 도래할 것이다. 그리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세상은 이미 개판이었다.


지상이 불지옥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제시된 것은 게이트의 존재다. 청영의 전송석들을 이용해서 게이트를 만들어 도피처로 피신한다는 계획은 모두를 들뜨게, 내지는 불안하게 만들었다.


세진은 시타델과 청영의 출입을 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놔두도록 하고,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


쌍민의 집무실.


그는 김정은의 살가죽으로 만든 의자 위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의자의 높이를 한껏 올린 다음에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상태에서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며 말이다.


경매로 나온 이 의자는 돌고 돌아 결국 쌍민의 차지가 되었다.


요즘 형국이 사방에 들불이 옮겨가는 듯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었지만, 정작 그는 평온해 보인다.


삐익!


"뭐야? 바쁘니까 방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폰의 벨이 울리자 쌍민은 인상을 썼다. 하지만 그 인상은 곧 풀렸다. 예기치 않은 방문자 소식 때문이었다.


"태진님이 오셨습니다."


"뭐? 그 사람이 왜?"


용건이 있으니까 왔겠지 않냐는 말과 함께 태진이 들어왔다. 쌍민의 집무실로 밀어닥친 그는 흔들리는 눈빛이었다. 그걸 본 쌍민이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얼굴을 보아하니 인사는 생략해도 좋을듯싶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분이 그렇게 불안해하면 어떻게 해요?"


"여기 남으신다고요?"


"······."


태진은 이상한 말을 해왔다. 쌍민은 내가 여기 남는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런데 태진은 그 눈빛을 알아듣다 말았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


"실례지만 왜 남으시려는 거죠?"


'실례라면 묻지 마 자식아.'


비서가 내온 차를 마시던 둘은 대화를 나누었다. 무슨 의도로 왔는지 이해할 수 없는 쌍민이었지만 어쨌든 대답을 해준 것이다.


"여기가 제 고향이니까요."


"여기에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그 자리에 있으면서 여러 첩보도 받아보실 텐데 말이죠. 그걸 보고 들으면 대체 무슨 생각이 듭니까? 어떤 결론이 나오냐고요. 다른 이들은 몰라도 쌍민님은 아시잖아요?"


"저기..흥분을 가라앉히시고요..."


"왜 남겠다는 겁니까?"


"저만 아니라 시타델 대부분의 군인이 같은 마음입니다. 물론 청영으로 가길 희망하는 자는 가게 해줄 테니 그런 것이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쾅!


"그게 아니고!"


그때 태진이 책상을 내리쳤다. 쌍민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지만, 이윽고 상대의 간절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뭐야? 이 사람?'


"쌍민님이 왜. 대체 왜 굳이 여기에 남으시려는 거냐고요..."


"......."


"제가 이상하게 보일 것이란 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꼭 대답을 꼭 듣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호기심입니다."


"......"


턱을 어루만지던 쌍민은 다시 입을 열었다.


"게이트는 청영내에 있는 생명체들만 피신처로 보낼 수 있다면서요? 그러면 다른 도시들은 어떻게 됩니까?"


"거기에는 이미 다른 주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설득할 수도 없고요. 오히려 우리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요. 그게 아니라고 해도 그들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지면 정말 힘들게 됩니다."


"누군가는 말해요. 고향은 지리적인 곳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고 말이죠. 하지만 시타델의 군인들과 저에게 있어서 여기는 떠날 수 없는 고향입니다. 여기에 대한민국 국민이 있어요. 그들 대부분이 사육되고 있든 아니든, 여기를 완전히 떠나 버리는 것은 한국을 포기한다는 뜻이나 다름없어요."


태진이 반박했다.


"나라는 다시 세우면 됩니다. 거기에 태극기를 달아 놓고요. 정신을 계승하면 됩니다. 아무도 거기에 이의를 달지 않을 거고요. 제가 약속 드리겠습니다."


"국민 대부분이 여기에 있어요. 그들을 남겨둘 거라고요? 저는 떠나려는 존재들을 손가락질할 마음은 없습니다. 자기 삶의 방향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고,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어요. 지금 온 세상이 개판이고 지옥이니까요.


하지만 그냥···. 여기 시타델의 우리들은···. 한국을 버릴 수 없다는 겁니다.


불리하면 고향을 버리고, 위험하니까 버려질 수 있는 게 나라라면···. 그건 애초에 나라가 아니에요."


"쌍민씨. 그게 아니고..."


"위로 올라가면 할머니가 있어요. 아줌마가 있어요. 할아버지가 있어요. 애들도 있을 겁니다. 아래로 내려가도 마찬가지예요. 그들이 어떤 취급을 당하든. 뭐가 옳고 그르든. 나와 여기 군인들은 그들과 같은 언어를 써요. 시스템이 아무리 달콤한 것을 약속하더라도 우린 그들과 같은 시공간에서 연대하면서, 같은 가치관으로 울고 웃고 자랐어요.


나는 무식한 용병이라서 숭고한 개념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을 저버릴 수 없고, 여기 산천초목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잘 알아요. 그걸 저버린다면 몰아닥칠 끔찍한 죄의식이 두렵습니다."


쌍민은 탁자 위에서 깍지를 끼었다.


그는 정말 여러 고생을 하면서 여러 환경에서 굴러 보았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다 만나보았다. 스스로 미친 짓도 했다. 별별 경험을 해보면서 체득한 것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가 가끔···. 뭐가 옳으냐 틀리냐.. 심지어 법이나 도덕도 중요치 않게 되었다.

그냥 세상은 별별 것들을 무제한으로 수용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는 내키면 한없이 자유로운 미친놈이 되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버리려고 해도. 얽매이지 않으려고 해도 도저히 떠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가슴에 남겨져 있어, 그가 인간이라 불릴 수 있고 인간성을 지닌 채 살아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제할 수 없는 가치관들이 있었다.


누군가가 조건 없이 베푸는 한없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 사랑처럼, 버리고 버리려고 우물 밑으로 바가지를 내려도 누군가가 그곳을 가득 채웠던 시원한 물 같은 것들이다.


쌍민은 그것을 나라에서 받았다. 한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받았다고 생각했다. 한국은 좋은 나라가 아닐 수도 있었다. 모순도 많고 틀린 구석이 아주 많아 보이는 쓰레기 같은 나라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자존심 상해하지도 않았다.


나라가 멋지고 위대하기 때문에 그는 한국을 생각하고, 떠날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거기에 나는 결합되어 있다.'


성을 내고 짜증을 부린다고 벗어던질 수 있는 아이덴티티가 아니다. 애초에 그런 성질이나 정의가 아니다.


그러니까 쌍민에게는 이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을 깨달은 태진은 그와의 대화 속에서 좌절했다.


태진은 떠나가야만 한다. 그의 어깨 위에는 많은 책임이 매달려 있었다. 태진은 게이트를 통해 떠나야만 한다. 괴로운 표정의 그는 더듬거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걸로 설득될까?


"저는 능력이 남달랐었습니다. 그래서 유저로서 테러로드들 밑에서 아낌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


"능력도 인정받았고 잘나갔기 때문에 기고만장해졌죠. 콧대가 높아졌었습니다. 그래서 분수에 맞지 않는 짓을 저지른 겁니다. 그래서 저는 벌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로 몸이 이 지경이 되었죠."


링거 거치대를 가리키는 태진의 얼굴은 고통스러웠다. 쌍민은 묵묵히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제 가족은 제 앞에서 유린당했습니다. 철저하게요. 그때 저는 제 분수를 깨달았던 것입니다. 아내와 제수씨는···. 잔인하게 유린당하고 죽임당했고, 제 동생은 세뇌되어 팔렸습니다. 시간이 지나 동생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말이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에게 진실을 알려준다는 게 대체 무슨 도움이 될까 하고 말이에요."


"........."


"테러로드에게 복수 한다고 설치면 어쩌죠? 죽은 아내에 대한 기억이 돌아온다면? 그 기억은 그 자체로 동생을 불구덩이에 몰아넣는 것과 다름없어요. 그래서 저는 고민하다가 결국 혼란에 싸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그런 이야기를 저에게 하는 겁니까?"


쌍민은 머리를 비웠다. 그는 요즘같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고민 하나를 더 얹고 싶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힘들었다. 거기에 기억나지도 않는 과거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리고 이건 태진의 일방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증거도 없는 이야기. 살아오면서 별별 사람을 다 봤다. 그중 하나가 태진이라 치자.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 솔직해 봅시다.대한민국은 없어요. 지금 남아난 나라가 있긴 있습니까? 세상은 이미 망했다고요. 그것도 한참 오래전부터요. 아시잖아요? 현실을 직시하세요."


"....."


"나와 함께 갑시다."


그 대답을 하기 위해 쌍민은 수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비서에게 말한다.


"손님 가신다고 하니까 정중히 배웅해 드려.

중요 인사이시니까. 청영까지 잘 말이야.."


"......."




****




세진은 천연덕스럽게 기어들어 오는 레인을 향해 몇 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난 그래도 네가 좀 도와주는 시늉은 할 줄 알았다."


“그러다가 놈이 내가 이상한 걸 알아차리면 어떡해?”



“..........”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영이 들이닥친 것은 그때다.


짝!


레인은 영이 세진의 뺨을 후려갈기는 것을 보며 팝콘과 함께 이 드라마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지하실로 내려갔다.


괜히 주변에 있다가 무슨 동의를 구한다는 제스처를 취하면 난감했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지하에서 카메라를 통해 초고화질 화면으로 실시간 상황을 전달받았다.


세진은 묵묵히 영이 말하는 설득과 화를 받아들였다.


그가 입을 연 것은 40분이 흐른 뒤였다.


"너는 꼭 게이트를 통과해야만 돼."


"왜? 대체 왜? "


영이 성질을 냈다. 그녀는 신이었고 도피처를 구성하는 핵이 될 것이었다. 초중반의 세계가 유지되려면 그녀의 힘이 필수였다.


지구는 지옥이 될 것이다. 그 때문에 도피처가 필요하다. 모두에게 시간을 줄 수 없겠지만 일부분이라도 시간을 주기 위해서 물건들이 필요했다.


"진정한 신이라면 자신이 없는 세상도 만들어낼 수 있겠지."


과거 누군가가 했던 말이다.


결계의 창조자가 속하지 않는 대가로 공간을 만들어 내면 된다. 그 재료로 강대한 힘을 머금은 심장이 필요했다. 단테의 심장 말이다. 증표도 필요하다. 그 세계를 유지할 존재도 필요하다. 여러 가지 재료들이 다 필요했지만, 영은 빠질 수 없는 구성 요소였다.


영의 안에 있는 진정한 영이 만들어낸 세상을 세진은 보았다. 지금 바깥의 영도 결국 그것을 할수 있을 것이다. 능숙하게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유지하다가···.


"나는 신이 되고 싶어. 세계를 창조하는 신 말이야. 누구나 원한다면 신이 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말이야. 하지만 거기에는 조건이 붙어."


"......."


"인간은 상상으로 세계를 창조하지만, 그 안에 속할 수 없어. 꿈을 꾸고 목표지점을 만들지만, 그 순간 거기에 속할 수 없듯이 말이야. 누구나 신이 될 수 있지만 원하지 않는 까닭은 간단해. 정작 그 신은 자신이 만든 세계에 속할 수 없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도 갈수 없는 거야 간단하지."


영은 침착한 얼굴로 세진의 거짓말을 들었다. 그리고 화를 냈다.


"그러니까 내가 왜 거기에 가야 하냐고. 왜?"


"거기에서 너를 필요로 하니까. 게다가 게이트를 넘어가면 최소한 스포일러가 너를 귀찮게 하진 않을 거야. 거긴 단절된 공간이니까 긴긴 악몽에서 해방되는 거라고. 쾌적한 수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냐?"


"....."


영은 경직된 얼굴로 서 있다가 세진에게 말했다.


"난 너와 함께 하고 싶어. 너는 어때? 너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가 정말로 그곳으로 가길 원해?"


"......"


세진은 영을 사랑했다. 그래서 미친 짓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 미친 짓을 저지르게 한 대상이 그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세진의 선택은 결국 이것이었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그녀에게 들려주었다. 물론 지금 여기 있는 영에게는 극도로 잔혹한 말이었겠지만 말이다.


"나를 사랑해?"


"이미 전에 이야기했잖아. 이런 씨발. 너는 내 말을 귓등으로 듣는 거야?"


영은 진짜 참을 수가 없어 욕을 내뱉었다. 진짜 아무리 욕을 안 하고 살려고 해도 이렇게나 답답한 세상이 그녀를 도와주지 않고 있었다. 그녀라고 좋아서 이렇게 욕을 하는 게 아니었다. 자꾸 상황이 욕을 하게 만들잖아?


"확실한 건 사랑의 관계에도 강자와 약자가 있다는 것이지. 잊지 마. 너는 나의 것이야. 처음에 너를 본 순간부터 말했지만 내 쓰임새로 움직이는 물건이야.


게다가 지금의 너는 나를 미치게 사랑하고 있지. 그런 관계 속에서 내가 강자이고 너는 철저한 약자야. 영. 내 명령을 거부하지 마. 떠나. 여기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


"........."


"내 명령을 거부하면 너라는 물건을 증오하겠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지금의 너는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 알겠어?"


오래전 창살 안에 갇혀 있는 그녀를 보며 세진은 가끔 생각하곤 했다. 그녀가 가엾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도 멍청이는 아니었으니까 얼마나 그녀가 교활하게 눈을 돌리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가 속한 단체가 미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떤 행동이 자신에게 이롭고 어떤 잘못이 해롭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냥..


그냥...어차피 논리적인 감정은 아니었다. 가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답이 다가온다. 그건 때론 상대의 선악을 초월하는 답이다. 그것 앞에 직면하면 가슴 속에서 눈물을 흘린다.


옳고 그름을 떠나 복종하게 된다. 스스로 복종하고 싶게 만든다.


그 답 앞에 섰을 때, 자신이 끝까지 따라갈 수 없게 되리란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순간, 세상의 모든 답을 가진 착각이 든다. 나는 용서 받았고, 순간 어떤 짓을 당해도 용서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그래서 세진은 그녀를 풀어 주었다. 그리고 같이 도망쳤다.


생각해보면 그건 영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녀는 천사들에게 유린당하기 싫었으니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을 모두 이용했을 뿐이었다.


자신도 후회하지 않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모순의 칼날에 찔리기에, 어느 순간부터 논리적인 생각도 멈추었다.


그냥 지금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눈앞의 영이 자신의 요구에 따를 것이란 것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영은 고함을 지르는 대신, 우두커니 서서 눈물을 흘렸다.


생각해 보면 그녀는 돌아가는 상황을 아무것도 모른 채 이용당하고 시달려왔다. 세상 전부가 그녀에게 잔인하고 지독하게 굴었다.


이유도 모른 채 스포일러에게 시달렸다. 낯선 남자가 다가와 넌 내 것이라는 등의 개소리나 지껄여 댔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모든 게 엿 같았다.


지금의 영이 생각하기론 그녀가 무슨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전부가 혹독하게 몰아세웠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조차 해주지 않고 말이다.


세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는 영을 지켜보다가 자리를 떠났다.



남겨진 그녀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소리없이 울고 있다.



레인만이 화면을 통해 눈물을 흘리는 영의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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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2----- +2 17.10.03 549 15 10쪽
66 1----- +4 17.10.02 629 15 11쪽
65 예정된 +2 17.10.02 614 12 10쪽
64 금빛 시계의 주인. +5 17.09.28 669 19 14쪽
63 3---- +2 17.09.28 643 15 9쪽
62 2---- +3 17.09.28 657 14 13쪽
61 1---- +3 17.09.28 603 17 8쪽
60 금빛 시계 +4 17.09.27 684 19 13쪽
59 뉴비의 라이브 +2 17.09.27 637 21 10쪽
58 8---- +5 17.09.27 675 19 10쪽
57 7---- +4 17.09.27 645 20 17쪽
56 6---- +2 17.09.22 819 21 17쪽
55 5---- +2 17.09.22 680 18 12쪽
54 4------ +5 17.09.21 680 25 8쪽
53 3------ +1 17.09.20 695 21 9쪽
52 2------ +2 17.09.20 675 20 10쪽
51 1----- +2 17.09.20 702 23 15쪽
50 라이브 +1 17.09.20 731 20 12쪽
49 언젠가 이 전쟁이 끝나는 날. 그 꽃을 찾겠다. +3 17.09.20 713 21 9쪽
48 8----- +4 17.09.20 701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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