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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던전 안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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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국수먹을래
작품등록일 :
2017.08.08 18:16
최근연재일 :
2017.10.06 20:13
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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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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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0,683

작성
17.09.20 19:00
조회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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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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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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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최방석은 고급 탁자 위에 펼쳐져 있는 종교 관련 서적을 짚었다. 거기에는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자네. 이 사람 본 적 있나?"


김보좌관은 대답했다.


"당연히 없죠."

"그럼 이 사람은?"

"거기에 적힌 사람들 다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믿나? 직접 본 적이 없는 데 말이야."

"역사가 실존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역사? 아하. 일본이 날조하고 중국이 날조하는 그 역사 말인가? 맘 내킬 때마다 실컷 개조하는 그게 근거야?"


최방석은 유쾌한 듯 웃어 보였다. 그리고 술잔을 들어 올렸다. 김보좌관은 잽싸게 다가가 술을 따랐다. 어찌나 조심스러운지 공손함이 손가락 마디마디에 묻어날 정도였다.


"이봐 김보좌관. 내가 말하고 싶은 점도 바로 그 점이야. 하지만 먼저 여기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보지. 이 위인들이 전 세상을 다 구하겠다. 어쩌겠다. 말했을 때 말이야. 과연 우리 한국도 알고 있었을까?"


"......."


"탐험가들도 나중에 알게 된 미지의 대륙에 대해서는? 정글 깊숙이 사는 원주민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을까? 그런데 세상 모두를 구원하겠다고 말하고 있지? 정작 한국인들에 대해 몰랐을 텐데 우리나라는 아주 좋아서 죽지.


요약하자면. 주는 놈은 생각도 못 하고 고려도 안 했을 거란 이야기네. 떡 줄 놈은 생각도 못 하고 우리가 어디에서 뭘 하는지 고려 대상에도 넣지 않았는데 몸이 달아서 안달인 우민들을 보라고. 천국에 가고 싶어서 말이야."


최방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야말로 그렇게 보면 착한 사람이었다. 그는 적어도 한국을 안다.


"자네가 믿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적혀 있어서야. 말하자면 꼬마들이 하는 놀이와 비슷하지. 이 금을 밟으면 죽는다. 그런데 밟으면 죽지 않아. 그런 룰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정했을 뿐이야. 꼬마들 놀이는 재미라도 보장하지. 하지만 우리는 이게 뭔가? 피 같은 돈을 가져다 바치고, 그게 신앙심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나서는 정작 그놈들은 세금도 안 낸다고 . 자네 듣고 있나?"


"예. 받아 적으려고 하는데 수첩을 꺼내도 되겠습니까?"


과연 김보좌관은 아부가 3단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최방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마음에만 새기게."

"금과옥조처럼 받들겠습니다."


"그냥 꼬마에게 말이지 하얀 종이에 적힌 글을 보여주는 거야. 여기에 적혀 있는 대로라고 말이야. 이게 진리니 따르라. 꼬마는 처음에 낯설어 해. 하지만 계속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들도 다 믿는다. 확실하다고 말하면 꼬마는 홀딱 넘어가 버려. 자 보자고. 근거는 아무것도 없어. 현실적으로 조사해 봐도 시궁창이야. 하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홀린 꼬마를 한 명 얻었지. 그 꼬마는 자라면 목숨마저 바칠지도 몰라.


모두가 금기시하며 벌벌 떨고 있는 법칙의 근거는, 그냥 오래전에 적었을 뿐이란 거야. 물론 베스트 셀러라는건 내 인정하네! 구성이 탁월하더군. 하지만 그뿐이야. 자네. 인류가 지구에 머무른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갑자기 화제를 전환하니 보좌관은 어버버 거렸다. 그때 최방석이 다시 탁 치고 들어갔다.


"그리 길지 않아. 지구 나이에 비하면 말이야. 여기에서 중요한 게 있어. 나는 그 기간보다 오래 살거야."


"......."


"앞으로도 말이야. 확실하게 그보다 오래 살 거야."


최방석의 눈은 확신으로 불탔다. 그리고 그가 말한 것은 최방석의 상식으로 불가능하지 않았다. 테러로드는 인간에게 수명을 늘려줄 수 있다. 그런 의사가 평소 거의 없다는 게 문제지만 심복에게만은 예외를 둘 것이다.


"인류가 지금껏 오래 머무른 시간보다 오래 살 거야. 알겠나."


"그렇군요.."


김 보좌관은 그제야 최방석의 말을 알아들었다.


역사. 그건 현대가 증명했다. 얼마든지 날조하고 자국민에게 세뇌시킬수 있다고 말이다. 일본이 그랬고 중국도 그랬다. 증거가 눈앞에 들이대 있었다.


최방석은 왜 아무도 믿지 않을, 꼬마도 콧방귀를 뀔 방송을 자꾸 고집할까? 그건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방송이 아니었다. 그들은 최방석의 인지 안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무시해도 좋을 쓰레기들이었다.


단지 지금의 최방석은 미래를 향해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의 근거를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새빨간 거짓말들로 말이다.


진실은 그가 만든다. 앞으로도 교과서가 편찬된다면 그것은 최방석의 일방적인 소설일 것이다.


김보좌관은 순간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종교 문제도 이해가 간다. 부지를 사놓고 신전을 짓는 것도 말이다.


물론 당장은 사이비라 손가락질받을 것이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면? 200년이. 1000년이 지나면? 그동안 최방석이 놀고만 있을까? 책을 엄청나게 찍어내서 전 세계에 뿌릴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종교가 판쳤던 노하우도 알고 있었다. 유행에 따라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뿌릴 수도 있었고 여러 아이템을 내놓을 수도 있었다.


"종교의 근거가 뭔지 알아? 오래되었다는 것이야. 그리고 많이 믿고 있다는 것이지. 거기에 과학적인 의견이나 증거는 필요 없어. 앞으로...장차. 수많은 인간이 나의 종이 될 것이야. 나의 방패가 되고. 창이 되어서, 나에게 향하는 위협에 몸을 던질 것이지."


"......."


"그것도 스스로 자청해서 말이야. 그들은 울부짖고, 희열에 몸을 떨며 나에게 바치고 바치겠지. 모든 영혼을 말이야. 그들은 자식들도 서슴없이 내게 바칠 거야 열정적으로 말이야. 이봐 그런데 차이가 하나 있어. 종교 서적들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나는 계속 살아 있을 것이네. 그러면서 나를 제외한 모든 믿음을 제거하겠어.


그리고 쌓아 놨던 모든 근거로 성채를 만들 거야. 내가 바로 지구의 유일신이 되는 거야.


천사들? 또 오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이미 볼 장 다 봤는데 또 여기에 올까? 멸망시키려면 이미 다 멸망시켰겠지. 훗날 그들조차 내가 시켜서 한 종 부림이 되는 거야. 그런 거라고. 어때? 내 생각이?"


김보좌관은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저는 사이비 종교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표 때문에요. 그런 곳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부정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사회에 표본이 나와 있어. 무수한 모델들이 이미 증명했다고. 사람들은 대의라면 무조건 복종해. 그리고 비판을 닫지. 사실을 고발할 이들은 적어. 기자 몇 명이 목숨 걸고 취재해봤자 누가 그걸 기억하나? 버젓이. 떳떳이. 이미 다 해왔던 일이야. 그렇게 증명된 사례라네. 내가 바보처럼 공상과학 소설이나 쓸 것 같은가?"


최방석은 피식 웃으면서 술로 목을 축였다.


"지금만 봐도 그래. 친일파의 후손인 내가 대통령이 됐잖은가? 내 할아버지가 애국열사를 몇 명이나 고문하고 목매달았는지 알아?


그런데 저 바보들은 내 재산에 손가락 하나 대지 못했어. 우리 할아버지가 일본 밑에서 조선 여자들 강간할 때 말이야. 아버지와 나도 거기에 있었거든. 그런데 내 표 중에서 여자들도 무지하게 밀어주었지.


내 미래는 이미 결정된 사실이나 마찬가지야. 현재와 과거의 수많은 증명이 내 미래를 다시 증명하고 있다고. 역사는 내가 만든다. 오늘 이전의 역사도 내가 정하는 거야. 신성도 내가 만드는 거고 내 것 만이 진짜야. 다른 믿음은 모두 죄악이다. 씻지 못할 원죄이고 말이야.


성전을 할 필요도 없어. 내 노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모든 거짓 믿음이 사멸해 버릴 테니까. 그러니까 나는 따지고 보면 이제 없어질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자상한 신이지. 적어도 내 이름을 걸고 피를 흘리라고 정강이를 걷어차진 않잖아?


물론 그렇게 종용해도 멍청한 원숭이들이 나를 따르리란 걸 알고 있어. 정말 역겨운 저능아들이지만 어쩌겠나? 나는 나와 비슷하게 생긴 그들 관심이 좋고"


그때 최방석이 한쪽 눈을 찡긋 했다.


“여자들은 어린아이와 유부녀를 떠나 다 섹시하거든.”


“.........."




“나를 따르려면 정의라는 허구를 버려. 사람들은 아닌 척하면서도 히틀러를 좋아해. 그와 관련된 책이 몇 권이나 될 것 같아? 학살하는 자를 좋아하고 때리는 자를 좋아해. 숭상하고 팬이 된다고.

그들은 스스로 짐승처럼 취급받기를 몸이 달아 염원하고 있다고, 그런 의미에서 대중은 솔직해. 적어도 자신의 저열함을 숨기거나 포장하려 하진 않지. 그렇다면 자넨 어떤가?"


김보좌관은 머리를 깊게 숙였다. 그리고 대답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방석이 웃었다. 사람들은 얼마나 오열하며 자신에게 몸과 마음을 바칠까? 자신을 본떠 만든 조형물과 증표를 들고 다닐까? 그가 그들 앞에서 침을 뱉으면 성수가 된다. 그들은 자신을 축복하기 위해 날마다 새벽 기도를 하고 염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엉엉 울겠지. 발치에 엎드려서 말이다.


여자고 남자고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옷을 헤집으면서 속살을 보이고, 격정에 떨며 울어대겠지? 신열에 젖어서.


그 앞에서 굳이 뭔가를 요구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스스로 알아서 가져다가 바칠 테니까.


자식들의 영혼마저 발치에 던져 넣을 것이다.



그걸 실현하는 것에 있어 최방석에게 필요한 것은 고작,




기다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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