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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던전 안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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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국수먹을래
작품등록일 :
2017.08.08 18:16
최근연재일 :
2017.10.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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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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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금빛 시계

DUMMY

세진은 가게에서 후드가 달린 검은 티와 청바지를 샀다. 운동화도 갈아신었다. 그리고 거리를 다시 걸었다. 어떤 곳은 노란 은행잎이 가득 떨어져 있었다. 청소부는 이것을 치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낭만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때 이대로는 몇 퍼센트 부족하다는 세진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하늘에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뭐 많은 양은 아니었다. 스쳐 지나가는 가랑비 정도? 하지만 오래 서 있으면 흠뻑 젖는다. 그는 그렇게 될 때까지 서 있었다.


비 내리는 밤 속의 노란 은행나무들은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들이 늘어선 중앙을 걸으면서 맡는 나무 냄새와 듣는 빗소리도 말이다.


후드를 내려쓴 세진은 빗속을 걸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평범한 개인이고 이 길의 끝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는 태어나길 철저한 혼자로 태어났고, 쭉 그래왔다.


그렇다 해도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은 누구나 가끔 해보는 생각이다. 세진은 평범한 학생을 자신으로 상상했다. 그 학생이 사는 세상에는 전쟁도 혼란도 없었다.


아니 있었다 해도 그 학생은 그것을 느끼며 살아가지 못하리라. 지금 세상의 생명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하루. 그 학생도 그 소중함에 공감할 정도가 된다면, 노란 은행나무 길을 걸으면서 그럴 느끼며 만끽한다면 좋을까. 그 바탕 위에 무엇이 그를 두근거리게 할까?


사랑이기 쉽겠지.


그것을 염두에 두면 얼마나 행복할까? 게다가 그에게는 미지의 미래가 가득 펼쳐져 있었다. 그는 인생의 중앙에서 자신이 선장이 된 항해를 시작도 하지 않은 젊은이인 것이다.


***


여가수.


젊은 여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그녀는 보라색 머리에 보라색 립스틱을 발랐다. 투명한 듯 하얀 피부에 이복구비가 아름다웠지만 우울해 보이는 여자였다. 퇴폐적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위가 아닌 밑바닥을 치는 듯한 요염함을 뽐내고 있었다.


유혹하는 듯이 한 손을 스탠딩 마이크 앞으로 내밀고 야외 공연장에서 노래를 불렀다. 4층 높이의 건물 위에 앉아 있는 세진은 어둠 속에 파묻혀 그런 그녀를 구경했다.


어느 날 당신은 나의 심장을 빼앗아 갔어요.

나는 내 심장을 되찾기 위해 당신 친구랑 잤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나의 심장을 되돌려 주지 않았어요.

당신의 멈추지 않는 사랑이 당신의 가족과 날 뒹굴게 했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심장을 돌려주지 않았어요.



"어디까지 뒹굴까 궁금하긴 하군."


그런 짓 까지 해도 사랑 받았다는 내용이다.


개떡 같은 가사에 깊은 감명을 받은 세진이 그렇게 중얼거리는데, 옆에서 화답이 있었다.


"통역기가 아닌 영어로 저걸 불러서 다행이야. 태반이 알아듣지 못하거든."


그늘 속에서 잘 빠진 몸매를 드러내고 있는 미녀는 바로 영이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치렁치렁하게 허리 뒤까지 기른 상태였다. 세진은 물기 속에 녹아 있는 그녀의 향수 냄새를 맡으면서도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


몇 시간 전에 그녀가 세진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비를 내리게 했다. 그리고 때아닌 비가 세진에게 영이 그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둘은 침묵을 공유하며 여가수의 노래를 들었다. 비닐우산을 든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그녀의 콘서트를 응원하고 있다.


영은 내심 세진에게 어떤 말을 꺼내서 던져야 할까 순서를 고르고 있었다. 그런데 세진이 갑자기 엉뚱한 말을 던졌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갑자기 영의 가슴이 콱 막혀 왔다. 그녀는 입술을 떼었다.


"이봐 지금 갑자기 서너 단계. 아니 수십 단계를 건너 뛴 것 같지 않아?"


그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세진은 일방적인 말을 계속했다.


"확실하게 해두는 건데,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어도 나는 너를 버릴 거야. 마치 쓰레기처럼 말이야. 이건 맹세할 수 있어. "


"내 말 듣고 있어? 안 본 사이에 너 굉장히 우울해진 것 같다. 그거 알아?"


영은 쾌활하게 말하며 그의 얼굴 옆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니까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신호가 없었다. 저어도 이런 대화를 하려면 동물들이 짝짓기하듯이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었다.


예를 들어 이미 결혼할 상대인데 프러포즈를 정식으로 해야 하는 것처럼, 이미 눈이 맞은 상대인데도 졸업식 파티 때 댄스 상대로 지목하거나 파트너 요청을 하는 것처럼. 기념일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는 일방적인 법칙처럼. 파산할 것을 알면서, 절망의 구렁텅이로 직진하는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추측 가능해도 재화로 타진해 보는 여러 절차라는 건, 동사무소 절차보다도 더 고집스럽게 요구된다. 소중한 관계의 파행이라는 것은 별것 아니다. 이런 공동체가 정해놓은 몇 가지 매너를 어기면 그게 파행의 절차다.


이봐 우린 이런 말을 할 단계가 아니라고. 서로 아무런 신호도 주고받지 않았잖아?


그것을 지적하기 전에 세진이 영을 똑바로 보았다. 영은 그의 눈빛에서 진심을 읽었다.


"태진을 사랑해?"


"아니."


"그럼 누구를 사랑하고 있지?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눈빛을 하고 말이야."


영은 여가수 쪽을 잠시 바라보았다. 여가수는 두 손을 앞으로 뻗고 뭔가를 열렬히 구애하듯이 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머리카락이나 화장한 것을 보면 이름으로 바이올렛이 어울릴 것 같은데 그녀의 가수 명은 에메랄드 캐슬이다.


다시 세진을 바라본 영은 대답했다.


"나는 너를 사랑해. 최근에야 그것을 깨달았어."


"......."


"한참동안 너를 보지 못한 사이에 말이야. 너를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야. 나는 깨달은 거야."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우리가 관계를 해도 나는 너를 버릴 거야. 이건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 좋겠어."


세진은 그렇게 되풀이 말하면서도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가끔 영을 죽이고 싶었다는 이야기까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영은 세진이 한 말이 진심 그대로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를 맞으며 아주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이럴 때에 생각은 필요가 없다. 모든 게 그렇다. 특히나 감정.이라고 아예 대놓고 라벨을 붙일 수 있는 것들은 더더욱 말이다. 누구나 비커 안의 물질에 이름만 붙이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하는데, 우리가 그 화학식을 알고 외울 수 있다고 해서 그 물질들을 능력 하에 두는 것은 아니다. 가끔 그 물질들을 이용할 뿐이다.


영은 세진을 좋아하고 있었다. 가끔 생각하곤 했다. 그녀가 이성으로 가까이 둔 사람은 그뿐이니까 이런 감정이 생긴 걸까? 아니면 입장 때문일까? 등등으로 원인을 찾는 일 말이다.


그리고 곧 쓸데없는 생각이란 것을 알아차렸다. 이미 감정이 기울었는데 구실로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것은 시간 낭비였다.


영은 대담하게도 세진의 턱에 자신의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자신의 촉촉한 입술을 가져다 붙였다.


세진은 그녀의 뜨거운 콧김과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떨어질 때 비 때문인지 젖어 있는 두 눈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영은 세진에게 속삭였다.


"상관없어. 네가 버린다고 해도 마찬가지야. 굳이 생각해보고 싶으면 생각해봐. 굳이 그러고 싶다면 말이야. 나는 고작 네 물건에 불과한데, 일방적인 이런 마음을 거절할 만큼 네가 자상한 존재야?"


답은 금방 나왔다.


"아니."


영은 다시 세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댔다가 떼었다. 맛이라도 들렸나 보다.


"그래 너는 그렇게 상냥한 존재가 아니야. 무엇보다 나는 나를 멈출 수 없어. 이건 내 생각과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이야."


세진은 영의 부드러운 볼을 쓰다듬었다. 영은 그의 손길을 느끼는 듯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그다음은 별것 없었다. 영과 세진은 꼭 붙어서 여가수의 노래를 감상했다. 그날 밤은 그뿐이었다.



****


오래 살다 보니 천사 중에서는 별종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세진은 발군이었다. 그는 아주 특이했다. 어렸을 때는 악몽을 자주 꾸며 우울해졌기 때문에 많은 천사가 그를 보살폈다.


처음으로 그를 정식 평가한 천사도 어렸을 때 세진을 달래주었던 존재였다.


"너는 많이 특이하구나. 그리고 강하고."


그는 세진이 잘못될까 봐 걱정을 많이 한 것 같다. 가끔 너무나도 강한 천사가 태어나곤 하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힘에 휘둘리다가 큰 화를 부르기 마련이었다. 그 화는 당사자마저 덮친다.


그래서 그는 세진에게 주입식으로 역할과 직분에 대해 가르쳤다. 세진이 힘을 숨기며 살든 드러내든 그를 제어할 마음의 감옥을 만들어 주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천명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너의 가치를 판가름하며 모든 정당성을 입증한다."


다행히 세진은 그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후로 거쳐 가는 스승들의 말씀대로, 직분과 책임에 대하여 점점 굳어지고, 얽매이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그런 생각은 그의 전부가 된다.


그러던 중 영이 탄생했다.


세진은 경비병으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그 당시 그의 관심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천사들에게 있어 처음 생긴 여동생이자. 진정으로 가치 있는 피조물이자. 아내가 될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영은 미래의 영이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속 대부분을 갇혀 보냈다. 그 새장 안에서 정말로 그녀는 불행한 새처럼 노래를 부르거나 한탄했다. 그 한탄은 자신을 향해 있었다. 정확히는 그녀의 운명에 대해서였다.


그녀는 마치 마녀처럼 세진에게도 말을 걸었다. 여기에서 마녀라고 말한 까닭은 그 당시 세진에게는 그녀의 음성이 유혹적으로 들려왔기 때문이다.


"당신은 정말로 제 불행한 결말을 끝까지 지켜보실 건가요?"


"......."


"당신은 저를 짝사랑 하잖아요?"


"......"


"오랜시간 당신은 저를 곁에서 지켜보았어요. "


"그래서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 그리고 내 사랑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도."


무뚝뚝하게 대꾸한 세진은 다음 경비병과 교대했다.


다음날. 그다음 날. 그녀는 점점 눈에 띄게 수척해 갔다. 그리고 영은 세진이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에 확신을 굳혔다. 그래서 계속 구슬렸는데, 사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그녀의 수작질은 서툴기 그지없었다.


그러니까 세진이 그녀의 탈옥을 도왔을 당시 그녀는 뭔가 착각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세진은 그녀에게 농락된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는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았을 뿐이다. 그리고 직시했다. 그뿐이었다.


영이 탈출하자 천사들의 분노는 당연히 어마어마했다. 그들은 세진에게도 그 분노의 일부를 쏟아부었다. 그러면서도 세진이 설마 본인 근처에 영을 숨겼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건 너무나 멍청한 짓이었으니까 말이다.


수많은 천사가 세진에게 격퇴당했다. 세진을 무릎 꿇린 것은 무력이 아니라 대화였다. 요약해보자면 뭐. 책임과 분수에 대한 이야기였다.


"너는 네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 너의 책임. 그리고 모두의 소망.."


"나는..."


"모든 것에는 자리란게 있어. 너는 능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발언권을 얻을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주장하지 못했어."


어느 별 위에서 세진과 천사들의 논박이 벌어졌다. 결국, 세진은 고개를 숙이고 날개를 뜯겼다.


처음과 달리 저항하지 않았다.


물론 최후의 한 장만은 차마 손댈 수 없었던 천사들은 그를 그대로 방치해 버렸다.


천사에게 있어 마지막 날개는 인격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그걸 제거한다고?


그건 하나의 격을 짐승으로 끌어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행위다. 그런 죄를 짓는 건 천사들 쪽에서도 극구 사양이었다. 그건 세진을 벌 주는 것을 떠나, 행위 자체가 타락이나 마찬가지니까.


게다가 어차피 죽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로 세진은 죽었다.


그리고 도시가 그를 살렸다. 그 후에 기억을 되찾고 영을 다시 바라보게 된 세진은 가끔 영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죽여도 아주 잔인하게 고문하며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녀와는 별개로 자신이 벌인 일이다. 그녀는 그냥 매개체나 마찬가지였을 뿐. 사랑의 대상이었을 뿐.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었다. 그렇다고 이제와 공동체를 위해 그녀를 희생시켜야 할까? 바보 짓 같아 보였다.


과거 어떤 천사가 그에게 물었었다. 왜 그런 짓을 스스로 막지 않았냐고 말이다. 보다 이성적으로. 자제력을 발휘하여 말이다.


그때 세진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나를 멈출 수 없어. 이건 내 생각과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이야 애초에 그런 과정이나 논리가 아니야. 생각이 끼어드는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고."


그러면서도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뛴 점을 인정했다. 하고 싶다고, 능력이 된다고 멋대로 날뛰는 것이 용인 받는다면 그거야말로 역겨웠다.


천사들의 처형을 받아들인 것이나 마찬가지인 세진은 결국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자유로워졌다.



그런데 가끔 생각해보면 자신이 무엇에게서 자유로워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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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1---- +3 17.09.28 602 1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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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8---- +5 17.09.27 674 19 10쪽
57 7---- +4 17.09.27 644 20 17쪽
56 6---- +2 17.09.22 818 21 17쪽
55 5---- +2 17.09.22 679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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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3------ +1 17.09.20 694 21 9쪽
52 2------ +2 17.09.20 674 20 10쪽
51 1----- +2 17.09.20 701 23 15쪽
50 라이브 +1 17.09.20 730 20 12쪽
49 언젠가 이 전쟁이 끝나는 날. 그 꽃을 찾겠다. +3 17.09.20 713 21 9쪽
48 8----- +4 17.09.20 700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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