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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적목단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대체역사

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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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60
추천수 :
1,266
글자수 :
68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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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2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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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3쪽

첫번째 월례회의

DUMMY

무술사범 조무웅이 적목단에 와서 단원들에게 무술을 지도한 지가 벌써 한 달 너머 되었다. 그동안 조 사범은 적목단원들에게 순번을 정하여 장원에 들려서 무술 수련을 정기적으로 받도록 하였다. 조 사범에 대한 단원들의 평가는 좋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것은 조 사범이 국경수비대의 부천호(副千戶)를 역임한 경험을 이야기로 전해듣고서 갖게된 결과였다. 부천호라면 정천호를 보좌하는 부장(副將)으로 높은 품계였으며 천여 명의 군병을 다루어본 경력자였으니, 적목단원 이삼백 명을 다루는 것은 큰 일이 아니었다. 조무웅에게 무슨 사연이 없었다면 적목단에서 영입하기에는 너무 그림자가 큰 편이라 할 것이다.


조 사범은 매일 훈련을 받으러온 단원들 수십 여 명을 데리고 기본기부터 자세하게 가르쳤으며, 때때로 군대에서 겼었던 소규모 접전 전투를 설명해 줌으로써 집단전투가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있었다. 군병들의 집단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군끼리의 신뢰였다. 동료에게 자기의 등을 맡기고 적과 칼을 맞댈 수 있느냐에 따라 전선이 만들어지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조 사범이 여러가지 단체행동을 시켜보고 평가하여 단원들 중에서 갑수 급과 방수 급 인물을 골라서 빈자리를 채웠다는 점이 소득이었다. 그러나 조수급은 채울만한 재목이 없었으므로 비워두게 된다. 이렇게 하여 조 사범의 입단으로 얻어진 성과는 무기 사용법 수련 뿐이 아니라 적목단원들에게 조직 속에 자리를 정해주는, 마치 군대에 신병입대한 것과 같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유 총관과 조 사범은 날마다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적목단에 있는 여러가지의 난맥상을 고쳐나가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또 지난 두 달 동안 제남을 다녀온 단원들의 숫자도 벌써 이십 여 명이 되었으며, 제남 흑응회의 하는 일을 보고듣고 온 것이 단원들에게 소문이 퍼져서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 제남의 흑응회처럼 월례회의를 정례화하여 매월 1 회씩 열기로 하였으며, 오늘이 그 첫번째 회의였던 것이다.


8 월 1 일 신시(申時) 무렵에 적목장의 빈청에서는 월례 회의를 하게 되었다. 물론 회의 내용을 다 기록하여 남기기로 한 것 역시 제남을 본 딴 것이었다. 회의의 참석자는 오늘도 북망산을 헤메다가 소득없이 돌아온 적목단주와 유총관, 조 사범과 각 방의 갑수 이상 인원들의 대표자들을 합하여 총 33 명 이었다. 유총관이 먼저 운을 떼었다.


"오늘은 우리 적목단이 회의를 매월 첫날에 정기적으로 열기로 한 그 첫 번째 회의가 됩니다. 적목단이 출범한 지도 벌써 반 년 이상이 되었으며, 이제는 낙양의 모든 만성들에게도 우리 적목단이 보호비를 받는 것이 당연시 되어감을 느끼며, 이제 적목단의 위상도 안정이 됨을 봅니다. 이렇게 된 것은 단주님의 훌륭하신 영도와 경가장 전투에서 목숨을 내걸고 전쟁을 치룬 우리 단원들의 공로라 할 것입니다. 저는 불민하나 총관을 맡아서 어떻게 하면 적목단의 앞날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할까 생각을 하였으며, 우리 적목단이 갖고있는 약점을 보완하여야만 하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오늘은 작심하고 개선해야할 점을 말씀드립니다. 여기 계신 단주님에게도 또 갑수 이상 여러 단원들에게 미리 말씀을 못 드리고 이자리에서 처음을 말씀을 드리지만, 그래서 좀 낯설지만, 저의 충심을 받아주시기를 바라면서 말씀 올립니다."


"유 총관님 잠깐만, 제가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회의를 할 때에는 모두 적목단의 밀인재를 지키기로 맹세를 한번 합시다. 그 다음에 유총관께서 하실 말씀을 들어보기로 하지요. 따라 하세요."


"나 진원성은 적목단의 밀인재를 지키겠습니다."


모두들 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 ㅁ ㅁ ㅁ은 적목단의 밀인재를 지키겠습니다."


"예, 먼저 우리 단의 재정현황을 보고합니다. 적목단이 지금 보호비로 거두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약 이만 량 전후가 될 것입니다. 그것을 섣달과 정월을 제하고 열로 나눠서 매달 이천 량씩 거두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 단원들 월례 즉 년례 계산으로 본다면 연간 일만사천 량 정도이며, 장원의 유지비 등으로 삼천 량 정도 지출될 것이며, 년간 삼천 량 정도가 저축이 되는 편입니다. 금년에는 무뢰들이 없어서 전투나 사고가 거의 없어서 인명보상비는 이익을 보는 셈이지만, 내년부터는 광세사 태감이 달려들어서 얼마간 세금을 뜯길거라 생각해봅니다. 한마디로 우선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우리 단에 아무런 비축이 없으며, 이 말은 바로 적목단에 어떤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으로 바로 적목단은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제 저는 이것을 개선해야 하리라 생각한 것입니다."


"......"


"요즈음 제남 흑응회와 우리 단을 비교하여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요. 우리 적목단이 흑응회에 비하면, 수입 여건은 훨씬 우월하고 년 간 수입금액은 거의 두 배 정도인데, 단원들 공동의 미래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흑응회에 비교할 것조차 없는 형편입니다. 저는 단주님에게 이와같은 단의 형편을 타파하기 위하여 과감하게 단원들의 년례를 삼할 정도 삭감하기로 제안합니다. 물론 이것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단주이자 주군이신 대형의 결단을 기다리는 것 밖에는 없겠지요."


"......"


"년례 삭감을 하게 되면 우리 단은 매년 약 삼천 량 정도를 훗날을 위해 비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적목단의 미래를 만들어줄 것이고, 그래서 단원들은 그것을 바라보며, 기운을 낼 것입니다."


"......"


"우리 적목단은 사실 이렇게 회의하는 것이 좀 어색합니다. 처음에 단주님으로부터 적목단이 시작되었으며, 우리 모두는 적목단을 떠나서 단주님을 주군으로 모시기로 맹세를 하였기에, 회의하는 것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단주님이 이렇게 하라고 하면 그대로 하는 것일 뿐이지요. 그러나 단주님께서는 단원들의 자유재량을 최대한 허용하겠다고 하여 이리 되어왔지만, 이제는 제가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단주님께서 죽으라고 하면 전 아무 때나 죽을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럴 맘으로 주군으로 모시기로 하였는데, 지금 이렇게 질질 끌어가면서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단주님 하락을 해 주십시오."


"단주로써 한마디를 하겠습니다. 총관이 말한 대로 그대로 하시오. 단 그 전에 단원들 중에 따르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당례를 섭섭하지 않게 주어 내 보내시오. 그 전에 모든 단원들을 정탐조들 중에 몇몇이 나누어 면담을 하여서 각 사람의 개인사정을 조사하여, 피치못할 사정으로 년례 삭감이 어려운 사람들은 없는지 파악하여 총관에게 보고하고, 그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별도로 무상으로 은자를 지원해 주시오. 그러니까 년례를 삭감하는 것은 단원들의 미래를 위해 비축하자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당장 단원들을 곤경에 떠미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오."


"단주님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주군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한가지만 더 말하자면, 적목단은 단원들 모두가 단을 위하여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오. 사적인 이득을 버리고, 서로 단을 위하여 좋은 의견을 말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그 의견이 하찮은 것이고, 채택하지 못할 조잡한 것이어도, 자꾸 그렇게 단을 위해 생각을 하게되면 결국은 좋은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 다른 사람 눈치 보지말고 엉터리 의견이라도 모두들 말을 많이 하길 바랍니다. 회의 중에 말한 것이 단을 위한 마음이라면 틀린 말도 책임을 묻지 않고, 모두들 서로 관용을 베풀어주어야 합니다. 알겠습니까?"


'짝 짝 짝 ..., 짝짝, 짝짝, 짝짝 ... 짝짝짝짝짝짝짝......'


사방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처음에는 한 두 사람이 한 두 번씩 치는 것이었지만, 점점 소리가 커지게 되었다. 그것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단을 위해서라면 남이 저지른 실수를 관용해 주기로 맘을 먹겠다는 뜻이었으며, 또 단을 위해서라면 자기의 실수 역시 남들이 관용해 주기를 부탁하는 그런 의미의 박수였다.


또 단원들은 그 동안 적목단에 속하여 생활해왔으면서도 과연 적목단이 앞으로 계속 운영이 잘될까 하는 의구심을 가슴 한쪽에 남겨두고 있었다. 월례를 당장에 많이 받는 것은 좋지만 이게 얼마나 지속될까? 오래된 무뢰배들의 떠돌이 체질이 짧은 시기에 모두 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파정삼수가 아니라도 여자를 맞아들여 장가를 들고 가정을 꾸며도 된다는 확신을 갖어도 될 때가 왔음을 무의식 중에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흑응회에서 벌어진 세 쌍의 합동결혼은 적목단원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가장 처음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한 유래타는 직할조의 갑수 자격으로 참석을 하고 있었으며, '흑응회에서 상하 간에 서로 의견을 마음껏 말하고, 그것을 들어주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데, 이곳 낙양에서는 왜 안될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 의문이 해소되는 것을 느꼈다.


"이제 유 총관이 그림에 나온 것들을 모두들에게 설명을 좀 해 주셔야겠어요."


"예, 단주님 감사합니다. 사범님이 단에 오신 후로 저는 사범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단주님이 전수해준 창술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사범님의 말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에... 여기 모이신 갑수님들의 얼굴은 모두 낯이 익었습니다. 오히여 단주님이 더 낯설은 얼굴입니다. 그동안 총관님에게서 단주님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따로 단주님에게 드릴 말씀도 있지만, ... 지금은 창술 이야기 부터 합니다. 단주님이 가르치신 창술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되어 효과를 볼 수 있는 그런 창술입니다. 즉 아주 강한 한 사람을 상대할 때에 세 사람이 뭉쳐서 한사람의 목숨을 버리고 상대를 처리할 때에만 효과가 있는 그런 창술입니다. 제가 살펴보니 저 자신도 창술이라면 좀 한가닥을 한다는 사람이지만, 그 창술에 걸리면 죽을 수 밖에 없더군요. 참 대단한 창술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 창술은 계속 적목단의 내부에 비장으로 갖추고 있어야할 가치있는 창술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


"사범님의 지적은 정확한 것입니다. ......"


"많은 경우에 단원들은 대단히 강한 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고 그런 수많은 적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그렇게 강한 상대는 아마도 평생에 서 너 번 만난다 생각하면 맞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창술은 용도가 맞지 않으므로 쓸 수가 없지요. 그래서 제가 단주님의 창술을 백 번 정도를 기준으로 맞추어 짝을 번갈아가면서 훈련하여 적목단의 단원 중 누구와 짝이 되어도 사용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였고요, 어쩌면 이것은 적목단원이라는 증표로 쓸 수도 있을 것이지요. 저는 단원들에게 일반적으로 군대에서 많이 사용하는 창술인 양가창술(楊家槍術)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집단으로 접전을 할 때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창술만을 한해서 말씀드린 것이고, 군대에서 가르치는 것은 거리가 멀 때에는 포를 사용하고 가까워지면 활을 쓰며, 접전을 할 때에는 칼이나 창을 쓰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사범님께서 알아서 재량 껏 잘 가르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포(砲)나 화창(火槍)은 민간에는 금물(禁物)이니 말할 것도 없고요, 저는 단원들에게 활 대신에 쇠뇌(連弩)를 사용하는 것을 가르치기로 하였습니다. 그것이 훈련 기간이 짧아도 쉽게 기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 좋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수금조는 무술을 익히지 않고 수금만 전담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지요?"


"예, 보호비 수금하는 일이 쉬운 일 같지만 마냥 쉽지는 않답니다. 뭐 대체적으로 고분고분 하지만, 개중에 까칠한 축들도 있고요, 그렇다고 시비를 자주 일으켜 싸울 수도 없고요, 그래서 가급적 수금직이 전문적으로 수금 일을 하도록 하였고 정 필요시에 정탐조가 돕도록 하였습니다. 수금직과 장원직을 뺀 나머지는 모두 무술을 배우고 유사 시에 전쟁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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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오위(吳偉) 세상에 태어난 보람을 느끼다 15.10.29 835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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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내년부터 미곡 판매 사업을 시작하라 15.10.24 869 5 12쪽
97 조무웅을 적목단주로 임명하다 15.10.24 768 6 13쪽
96 조 사범의 과거(過去) 15.10.22 735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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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월례회의 15.10.21 830 9 13쪽
93 마음으로 하라 15.10.20 837 6 17쪽
92 오행상극(五行相剋)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15.10.19 1,018 6 18쪽
91 유학은 이기설(理氣說)로 종교가 되다 15.10.17 700 4 16쪽
90 단법(丹法)의 유래(由來) 15.10.16 882 6 16쪽
89 흑룡은 은하수와 흑룡강이 되었다 15.10.15 561 5 15쪽
88 보이지 않는 전쟁 15.10.15 570 6 14쪽
87 사람은 하늘이다 15.10.14 584 5 15쪽
86 으뜸이 되는 가르침 15.10.14 1,03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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