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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조회수 :
103,956
추천수 :
1,266
글자수 :
682,490

작성
15.10.05 09:15
조회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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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3쪽

황태자가 매를 맞은 문제

DUMMY

"참 내가 북경에 갔었을 때에 환관 병필태감의 심부름을 하는 왕준서라는 동생을 만났는데, 준서의 주인은 병장국을 맡고 있다고 그랬었는데, 병장국이 바로 병부가 아닌가요? 참 왕 동생을 한번 찾아가서 만나보기는 해야할텐데 ... 잘 지내고 있는지?"


"병장국(兵仗局)은 황제의 지시를 받아, 나라에서 사용하는 모든 무기들을 만들거나 관리하는 곳입니다. 특히 북경 근처에는 경성을 지키기 위해 항상 많은 군대가 주둔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칼, 창, 활, 화살 또 대포와 같은 무기들은 평시에는 병장국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해지면 그것을 병부를 통해서 군병들에게 내주고 있어요. 황제는 병장국을 환관 중에 가장 높은 병필태감에게 관리를 맡긴 것이지요. 음... 진랑이 황제의 보좌하는 관제를 몰라서 그러시는군요. 간단하게 설명을 하지요. 자직은 황태자에게 이런 내용은 말하지 않았지요."


"......"


"황제가 어떤 것을 결정할 때에 그것을 보좌하는 관제는 우선 내각(內閣)이 있답니다. 그리고 내각 외에도 몇 개의 관제가 있지요. 내각에는 제일 높은 사람을 내각수보(內閣首輔)라고 합니다. 육부는 실제로 결정된 일을 시행하는 곳이지요. 또 황성 내에서 황제를 가까이 모시는 환관들로 십여 개의 조직을 만들어 황궁의 일을 나누어 맡게 하였으며, 그 중에 하나가 병장국입니다. 또 동창(東廠)이라는 감찰기관이 있으며, 그곳의 관리자인 제독(提督)도 병필태감이랍니다. 그리고 환관 조직에는 환관들을 관리하는 사례감(司禮監)이 있고요, 사례감에는 모두 여섯 명의 병필태감이 있는데, 그들 중에서 가장 높은 직위자를 사례태감이라고 부르고요, 동창제독이 사례태감을 겸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흑응회에서는 백호대가 병부에 해당이 되겠네요. 부용 그렇지요?"


"그렇기는 합니다만, 흑응회의 조직을 나라의 조직과 비교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라는 세금을 걷어서 유지가 되지만, 흑응회는 방회(= 현대로 보자면 상법 상의 회사라는 뜻)로써 산물과 통물을 해서 이익을 보아야 하는 상인 조직이니까요. 그러나 육부에서 나온 그런 기능들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는 하지요. 만약에 흑응회가 엄청 커져서 나라의 규모가 된다면 육부의 조직을 가져와서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지요."


"으음, 옳은 말씀이오. 참 내가 이런 시강을 받을 수 있음은 참 다행한 일이요. 몰랐던 많은 일들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오. 부용, 나라의 규모라고 하면 어느 정도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오?"


"이 문제는 나라 즉 국가시강에서 해야할 내용인데요, 말이 나왔으니 말씀드립니다. 나라의 규모는 크고 작은 여러가지의 경우가 있겠으나, 세금이 은자 백만 량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정도 재정이 되어야 신하를 거느리고, 군병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 적목단이나 흑응회가 해마다 계속 백만 량 정도를 벌고 쓴다면 나라의 규모가 되었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 하남성이나 산동성이 거두는 세액이 년간 백만 량이 되려나 아마 그럴 것입니다. 이천 년쯤 옛날로 돌아가면 지금의 현 정도 되는 아주 작은 나라들도 많았습니다."


"으음 백만 량이라니 참 엄청난 금액이군요."


"진랑, 어떤 조직이든 크기와는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하나가 있습니다. 즉 모든 조직에선 의사결정을 할 때에 보통 세 명에서 열 명 이내의 사람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의논을 하는데, 그것을 의사결정체라고 부릅니다. 황제도 마지막 결정을 확인만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면 조직은 옳은 길로 가는 것이지만, 틀린 결정을 내리면 조직은 바로 나락(奈落)의 길로 떨어지지요. 지금의 흑응회라면, 회주와 총관과 총서기, 육영대장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의사결정체가 결정을 하지못하고 의견 대립만 계속되면 진랑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진랑께서 한번 답해보세요."


"결정을 못하고 시간만 보내면 큰일일텐데... 그러니까 나에게 답을 해보라는 것이지요. 으음..., 아, 참 어렵네요. 부용 지금 이 시강이 옛날에 황제가 될 태자에게 했었던 것이라면서요?"


"예, 송나라 때에 있었던 시강(侍講) 내용에 제가 좀 가감(加減)을 한 것입니다. 당시 황태자는 나이가 스물다섯 쯤이었으나 영민하지는 않았었다고요. 자직은 시강 중에 그런 소회를 느꼈다고 기록을 남기기도 했지요. 제가 방금 물었던 문제는 당시 송나라가 만난 문제이기도 했지요. 그래서 바로 황태자에게 물어서 태자가 꼭 대답을 만들어내도록 할 문제라고 씌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태자가 대답한 내용도 책에 다 적혀있었습니다. 물론 의사결정체라는 말 대신에 송나라에는 대신(大臣)들이 모여있는 중서성(中書省)이라고 지금 명나라의 내각 같은 것이 있었지요."


"태자가 빨리 옳은 답을 만들었나요? 아니면 ..."


"자직의 책에서는 태자가 답을 못만들어서 주위에서 매를 많이 맞았고, 태자가 울었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날 시강(侍講)이 끝난 후 조자직은 살그머니 딴 사람을 통해서 답을 가르쳐주고, 태자는 다음 날에 옳은 대답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어 넘어가게 됩니다."


"신하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이것이 문제군요? 황제가 중서성의 대신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대신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끝없이 대치하면서 결론을 낼 수 없다면..."


"황제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요?"


"만일 이것이 권술로 생사대결을 펼치는 거라면 어느 한 쪽이 딸리지 않고, 팽팽하게 대결이 이어져간다면, 권술 대결에서는 기력이 소진될 때까지 그래서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시간을 두고 기다릴 수 밖에 없을텐데, 말 싸움이라면...,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릴텐데... 아 그렇다. 누군가가 자기가 틀린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즉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어거지를 부리는 것이다. 아니지, 둘 중의 하나가 아니고 양쪽 모두 억지를 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테니..., 아하, ... 그렇다. 양쪽 모두 든든한 세력을 업고 있어서 억지 부릴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력이 둘로 갈라져서 서로 자기의 이익을 위해 억지를 부릴 때에는 설사 황제라도 어찌할 수가 없겠구나... 그럴 수도 있겠구나..."


"......"


"만일에 흑응회에서 어떤 문제가 생겨서 회의를 하다가 회주와 마 대장이 함께 주장하는 것이 있고, 그 반대편에는 총관과 총서기가 함께 주장하고 있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아 참 이 문제는 쉽지 않겠구나."


"진랑이 말씀하는 것을 듣자니, 답을 만들지는 못하였어도 문제가 무엇인지는 깨우쳤다고 생각이 듭니다. 진랑은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하여 보세요."


"그런 경우가 닥치면, 난 대립하는 양쪽의 대신들을 동시에 관직을 뺏고 감옥에 가두겠소. 그리고 다시 다른 대신들을 임명하여 답을 구하겠소."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다른 신하들이 벼슬을 사양하고 물러설 수도 있으니 아예 판을 거두게 될지 모르는 위험한 방법입니다. 역사를 보자면 영명(英明)한 황제들 앞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대신들이 황제의 우유부단(優柔不斷)한 성격을 알고서 그런 일을 벌인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자직은 사람을 시켜서 태자에게 이런 답을 알려 주었답니다. '그럴 때에는 신분을 감추고 저자거리에 나가서 어리석은 만성들에게 물어본 후에 그대로 하시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이렇게요."


"아니, 그것은 답이 아닌 것 같은데요. 어리석은 만성들이 문제가 뭔지도 모를텐데, 그렇지 않나요?"


"결국 학식이 많은 대신들이 답을 못찾은 것인데, 그렇다면 학식이나 그 어떤 것으로도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니, 이것은 황제가 바로 권력으로 답을 만들어야 할 그런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 때에는 과감하게 황제가 밀어부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는 그런 결론이지요. 또 무지몽매(無知蒙昧)한 만성들은 학식이 많은 대신들이 모르는 문제에서는 오히려 쉽게 답을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무지한 만성들이 잘 아는 ... 그렇군요. 황제는 때로는 권력을 강하게 행사해야만 한다는 그런 말이군요."


"송나라 때에는 북방의 금나라가 강하게 쳐내려와서 처음에는 개봉에 도읍을 하였다가, 정강의 변(靖康之辱變)을 당한 후에 남쪽의 임안부(臨安府 = 현재 운남성 동남부)로 도읍을 옮기고 쫓겨간답니다. 얼마나 한심하냐면요, 당시 나라를 지키는데 뛰어난 악비(岳飛)라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주전파(主戰派) 악비 장군은 금나라의 남침(南侵)을 막아내고 있었지요. 금나라는 악비를 죽여준다면 금나라와 화친을 하겠다고 하며, 남송의 황제와 재상을 설득합니다. 그 때의 강화파(講和派) 재상 진회(秦檜)가 나서서 결국 누명을 씌워서 악비 장군을 죽이고, 금나라와 화친을 합니다."


"......"


"진랑, 말할듯 입모양을 만들면서도 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나요?"


"이해가 잘 안되네요. 화친을 하자고 하면서, 상대방의 주전파 신하를 죽여달라고 한다는 말을... 상대방에게 죽음을 요구한다면 그것이 어찌 화친을 하겠다는 뜻이라 할 수 있는지요? 이해가 안됩니다. 그렇지 않나요?"


"악비장군은 금나라 군대에게 뼈아픈 패배를 연속으로 안겨주었으며, 그로써 금나라 군대는 악비장군에게 한이 맺힌 것이지요. 또 악비가 살아있는 한은 이길 수가 없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지요. 당시 송나라의 재상이나 황제는 그런 금나라의 요구를 인정하였나 봅니다. 참 어리석지요."


"그러니까 적목단의 일이라 가정하면, 정가장에서 적목단에게 화해하자고 하면서 그 조건으로 파정삼수(破呈三手)를 죽이라는 것인데, 유총관이 단주인 나에게 그렇게 하자고 하였으며, 단주인 내가 그것을 받아서 파정삼수를 죽이고 정가장과 화해를 하였다는 것이지요? 아!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그게 무슨 화햅니까? 안그래요? 그게 무슨 화해냐구요? 자기 스스로 자기의 팔을 자르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나요?"


"그것은 화해라는 이름으로 항복을 한 것이지요. 이것은 국가시강의 송나라 편에서 이야기 되어야할 것이지만 이렇게 말이 나왔으니 좀 더 말하기로 합니다. 진랑, 이 문제는 간단하게 보면 명백하게 화해라는 미명(美名)으로 포장된 항복입니다만, 그 진행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교묘한 단계를 연결하여서, 주전파와 강화파가 서로 싸우고 그 와중에 주전파들이 분열되어 약화되며, 강화파가 점점 득세하면서, 마지막에는 악비장군을 죽이는 데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초기에는 악비 장군에게 사소한 전쟁에서의 실수 예컨데 경계병이 실수를 하여 군량미가 약간 손실되었던 것를 문책하는 것으로 시작을 하고요, 이 정도는 전장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작은 잘못이라 악비장군도 선뜻 인정을 하게 되는 것이지만,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지요. 악비장군이 사소한 잘못을 인정하자, 그것을 빌미로 악비장군을 옹호하던 주전파 아랫사람들 몇이 징계를 받고 옥에 갇히거나 파직을 당하며, 결국 주전파의 하부 지지세를 먼저 흔듭니다."


"......"


"그리고 조금 벌어진 틈세를 계속 공격하여 마침내 주전파는 서로 신뢰를 잃고 강화파의 계략에 따라 하나 둘 모두 사라지는 것입니다. 주장이 옳더라도 술수가 부족하면 주장은 관철되지 못합니다. 이것은 강화파가 만들어내는 아주 치밀한 계략의 결말입니다. 물론 이 와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제가 있었습니다. 우유부단한 황제의 하는 역할은 양쪽의 의견을 듣고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 뿐이었습니다. 주전파는 순진하게도 황제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며 기다리다가, 황제의 행동을 모두 예견하고 있던 강화파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서 모두 잡히고 말았습니다. 떳떳하지 못한 때문에 강화파는 암수를 만들어냈으며, 주전파는 떳떳하였기에 계략을 쓸 생각도, 또한 정적(政敵)인 강화파가 쓸 암수를 경계할 생각조차 못하였던 것입니다."


"강화파가 틀렸고 주전파가 맞다는 말입니까?"


"목표에서의 옳고 그름은 차치(且置)하더라도 수단에서는 옳고 그름이 있어야 합니다. 송나라가 금나라와 전쟁을 하든 화친을 하든 그것은 황제의 결정에 따라야 하며, 황제는 하늘의 뜻을 먼저 물어야 하겠지요. 이것이 순서입니다. 그런데 순서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어떤 결정이든 계략의 결과로 만들어져서는 안된다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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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하남지부가 분쟁을 중재하다 15.10.07 647 8 13쪽
82 은(銀) 25만 량과 견(絹) 25만 필의 세폐(歲幣) 15.10.06 794 6 15쪽
» 황태자가 매를 맞은 문제 15.10.05 696 10 13쪽
80 다섯 가지를 통하게 하라 15.10.03 815 8 14쪽
79 오장육부(五臟六腑) 15.10.02 794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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