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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적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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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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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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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2,490

작성
15.10.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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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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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3쪽

하남지부가 분쟁을 중재하다

DUMMY

만력 36년(戊申年, 1608 년임) 7 월 5 일 저녁, 하남지부(河南知府)는 아문 내의 한 방에서, 동지(同知)와 추관(推官)을 불러 셋이 회의를 하게 되었다. 지난 5 월 하남성 포정사의 중재에 의하여 황하의 뚝에 관련하거나 관도에 관련하여 연관이 된 부주들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으므로 보수공사는 차질없이 잘 진행이 되고 있었다. 하남성에서 하남부 이외의 부주에서 협조를 해주도록 한 것은 삐틀하게 잘못 쓴 글씨로 적어진 편지 한장을 포정사가 지부, 지주들에게 공개하였기 때문이었다. 먹물을 많이 먹은 관인들의 눈에 편지의 글씨는 이제 겨우 천자문을 배운 아이의 글씨처럼 형편없는 글씨였으며, 틀린 문법도 상당수 있었다. 그래서 글뜻은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그 덕으로 다른 부주에서도 부실공사 없이 잘 진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었다. 먼저 하남지부가 입을 열었다.


"하남부 관도와 황하 제방의 보수를 하고 있는 아행(牙行)들은 벌써 공사를 육 칠 할은 마친 것 같습니다. 성실하게 잘 해준 것 같은데, 어떤 아행들인가요?"


"예, 기택(奇宅)이 배후로 있는 아행이 총괄하여 공사를 책임져서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공사로 이익을 많이 보자는 것보다는 또 다른 생각이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재와 인력을 충실하게 투입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생각이라니요?"


"예전엔 이(二) 할(割)이나 그 이상을 이문(利文)으로 취해야 할 것인데, 일 할 정도만 이문을 얻어갈 요량인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요? 다행이군요."


"지부님, 제 어렸을 적 친구가 적목단에 무술 사범으로 들어가서 단원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안에 정탐조원들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 중 35 명이 지난 달 18일 부로 하남성 각 부주현으로 흩어져 나갔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로 위장을 하고서 소금 등짐을 지고서 돌아다니며 소금을 팔고서 7월 하순까지 돌아다니다가 오기로 하였답니다. 아마도 기택(奇宅)에서도 그런 점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라 짐작 되는군요."


"아, 그래요. 추관의 친구가 적목단에 들어가 있다니 참 잘 되었구료. 이제부터는 그 친구한테서 적목단 소식을 좀 전해 들을 수 있겠구먼."


"추관의 친구라니 어떤 친구인가요?"


"예, 동지님. 그는 저의 고향 친구이며, 저는 문관을 택하였으나, 그 친구는 무관을 택하였고요, 산서(山西) 대동(大同) 어디에서 부천호(副千戶)로 얼마간 있다가, 무슨 일이 있었던지 그만두고 집에 와있는 것을, 때마침 적목단에서 무술사범을 구한다고 하여 소개 하였지요. 그만 일이 잘 되었습니다. 왠만한 일이라면 저와 저녁에 술 한잔 어울리면서 물어보면 말해줄 그런 친한 사이입니다."


"그거 잘 되었소. 그러니까 적목단 소금장수들이 소금을 판다고 하남성을 돌아다니며, 어사님이 지시하신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하는 것을 살피고 있을 것이란 말이지요?"


"예, 지부님, 그렇지 않으면, 정탐조원들을 풀어서, 소금을 판다고 하는 웃기는 일을 뭐하려고 하겠습니까? 그 정탐조원들이란 다름 아닌 무뢰질만 해먹던 놈들인데, 막말로 소금 저울질이나 제대로 할 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으음, 그래 추관은 어떻게 대비를 하였소?"


"대비라니요? 무슨 대비가 필요하겠습니까? 사실대로 조사해서 그대로 알려지면 되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동지? 추관?... 내 말하지는 않았지만, 힘껏 늑장을 부리며 버티던 각 지부, 지주들이 왜 그렇게 갑자기 협조적으로 변하였겠습니까? 포정사 님이 바로 어사님이 보내준 편지를 각 지부지주들에게 보여주니 그 다음 날부터 군소리 한마디 없이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어사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보고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 제가 뭘 잘못한 것인지요?"


"관도 보수나 황하 뚝 보수 공사들이 한참 잘 진행이 되는데도, 사실과 다르게 엉뚱한 말 장난질을 할 놈들이 없을까 그런 걱정이 듭니다."


"지부님, 우리 하남부는 금년에 장마가 질까하여 서두른 지라 이미 황하 뚝들도 공사가 잘되어서 앞으로 적어도 4, 5 년 간은 큰 물이 져도 끄덕 없을 정도입니다. 다른 보수공사들도 착실하게 진척이 되고요. 그러니 이번에 정탐조들이 나간 것은 저의 생각에는 아마도 하남부 아닌 부주에서 일이 어찌 진행되는가 보자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보수공사뿐 아니라 경가장 땅들의 처리문제도 있고요. 그리고 각 아행들이 다들 착실하게 하는 것은 경가장 땅들이 앞으로 도마 위에 올라오면 그 때에 배후에 있는 세가들이 그것을 잘 칼질할 수 있도록 미리 몸가짐을 조신하게 해두겠다는 뜻일 것으로 봅니다."


"아하? 이번에는 동지 말이 맞는 것 같소. 내가 너무 경가장 땅을 가볍게 생각하였음이오. 난 하남부 경가장 땅이 이미 다 밝혀진 후라 그것을 가볍게 생각하였으나, ... 그래요. 대지주 중 소 지주들까지 그 땅들이 어찌 될 것이냐 하는 것이 그들의 관심사일 거요. 그리고 적목단에서도 그것을 눈여겨 보고 있을테고 ..."


"지부님, 이번에 기택에 있는 줄에서 들어온 소식입니다만, 얼마 전에 정가장(呈家莊)에서 적목단 단주에게 대결을 신청하였고, 적목단에서는 그 대결을 승낙하였다는 소식이 있습니다만, 이것은 아무래도 지부님께서 개입하여, 하지 못하게 막아야할 것으로 봅니다."


"예? 뭐라고요? 정가장과 적목단이 대결을 ... ? 아니 무엇 때문에 ... 그걸 기택에선 또 어떻게 그것을 알고 연통을 주었단 말인가요?"


"그래서 제가 정가장에 알아보았더니, 두 단체 사이에 경비단원들끼리 사소한 원한이 있었고, 그것들이 빌미가 되어 자꾸 부딪히니 차라리 단주가 나서고, 정가장의 경비단 단두가 나서서 대결로 모두 풀어내자는 것이었다 합니다만, 실상은 정가장에서도 적목단이 그렇게 대담하고, 강경하게 맞설줄 몰랐다고 합니다. 어떻게 적당히 계기가 주어지면 무마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뜻이었습니다. 아무튼 수뇌급들은 화해를 바라지만, 아래의 눈치가 좀 강경하여 무조건 화해를 말하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것이 두렵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부님께서 두 쪽을 불러다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지 간에 지금부터는 두 단체 간에 무조건 폭력 금지할 것임을 엄하게 지시하셔서, 그것으로 두 단체가 명분 삼아 자제하도록 해야 될 것으로 봅니다."


"으음, 그것은 ... 추관의 제안이 적절하구만. 추관이 길일(吉日)을 잡아서 양 쪽의 사람을 불러서 나와 삼자대면하게 해주시오. 지금 이 시점에 부 내에서 소란이 일어서는 곤란하지요. 더구나 정가장주는 지금 나랏일로 조선국(朝鮮國)에 사신으로 갔어요. 이렇게 나랏일로 장주가 장원을 비우고 있는 참인데, 우리 부에서 정가장에 소란이 끼치는 것을 방치하면 어찌 되겠소? 참 아까 기택에서 얻어낸 소식이라 하였지요. 기택의 줄이 어쩌다 쓸만한 소식을 물어주었구만. 정가장과 기택 사이에 남다른 친분이 있는 모양이요?"


"예, 양쪽을 불러 모으는 것은 그렇게 하겠습니다. 날이 잡히면 따로 말씀 올리겠습니다. 기택과 정가장 사이는 오래 전부터 왕래가 많은 사이일테지요."


"적목단주도 문제이지만, 정가장은 복왕(福王) 전하의 장인이 되는 집이요. 게다가 정가장주는 아직도 경성의 고관들과도 손을 많이 타고 있어요. 내가 나서서 어떻게든 둘 사이에서 대결이 없도록 할 것이오."


"정가장주님은 조선국에 사신으로 가셨다니 무슨 일로 가셨답니까?"


"금년 들어 조선국왕(선조를 말하며, 서기 1608 년 2 월 1 일 급서함)이 죽어서, 새 왕(광해군을 말함)이 뒤를 이었는데, 우리 조정 예부(禮部)에서는 왜 장자(長子 임해군을 말함)가 있는데, 장자가 왕통을 잇지 못했는가 하고, 그 문제를 조사하라는 명을 받고 사신으로 갔다 합니다. 조선국에서 신왕을 왕으로 책봉해달라고 요청하는 책봉사(冊封使)를 보내와서, 캐물으니 대답이 석연치 않았다고 하오. 이제 석 달쯤 지나면 돌아오실텐데, 그 때에는 같이 조선국의 자세한 형편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을 것이오."


"조선국에서는 우리 조정의 뜻을 끝까지 어길려고 작정을 하고 있나봅니다."


"동지도 아다시피 조선국은 지금부터 십오 년 전 조왜전쟁 때부터 장자가 아닌 차자를 세자로 책봉해달라고 졸랐고, 우리 조정에서는 왜 장자를 세자로 세우지 않느냐 하고 세자책봉을 인준하지 않고서 지금까지 온 것이오. 그런데 이제 세자책봉도 안된 자를 왕으로 올려놓구선 우리 조정에 다시 국왕 책봉을 인준해달라 요청한 것이에요. 정가장주은 그 자세한 내막이 궁금하셨나 봅니다."


"정가장주님이 복왕 전하의 장인이신데, 만일 조선국이었다면 복왕께서 태자로 책봉되셨을 판이니 정장주님도 이게 무슨 내막이 있는 것인지 하고 사신행차에 따라나선 것이라 하겠지요."


"조선국까지는 왕복 일만 리 길이라 하니 보통 고생이 아닐터인데..."


"추관, 요즘에 아랫 사람들 월례는 끊이지 않고 있지요?"


"예, 지부님과 동지님이 보살펴 주셔서, 문제없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래의 순검들이나 포쾌들이나 아졸들까지 지금 하는 일을 아주 좋아합니다. 작년에는 사람을 두들기거나, 억지로 은자를 뺏어낸다는 그런 뜻이 좀 있었는데, 요즘은 건설적인 일을 하면서, 일이 잘 되도록 각부(脚夫) 들을 격려하고 때로는 다그치기도 하며, 때로는 같이 어울려 술잔도 기울이고 하는 것들이 마음이 편하다는 말이지요. 내내 그런 일들만 있다면 하는 자도 있답니다."


"동지, 지금 경가장 땅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신청자들의 수와 비교하면 땅이 부족하지는 않나요?"


"하남부 내의 땅이 모두 4500 경인데요, 그것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니, 경가장에서 그야말로 아끼고 아끼던 상질(上質)의 옥답(沃畓)이었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구름같이 몰려들 수 밖에요. 1 무당 두 섬 이상이 소출되는 상급 답이니 즉 값으로 치자면 모두 이백만 량 정도 되는 것이고, 이것은 꼭 돈 문제가 아니라,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욕심을 낼 수 밖에 없는 노른자라 할 것입니다. 이것을 무상으로 나누어 준다고 하니 공짜 물건치고는 격에 맞지 않게 너무 상품(上品)이어서 그것이 이상한 겁니다. 아무튼 한 호(戶)에 50 무씩, 총 9000 호에 땅이 돌아가게 하였으며, 신청자들을 직접 면담하여 선별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어차피 작년에 소작을 붙였던 사람들에게 계속 소작을 하라고 하였으며, 가급적 그 소작인들에게 땅을 나눠주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각 지주들이 이장(里長)과 노인(老人)들을 흔들어서 땅을 어떻게 해볼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될 것입니다. 제 아랫 것들에게도 단단히 경계를 주었습니다. '이번 일이 잘못되면 두말 없이 목을 칠 것이다' 라고 겁을 놓았지요."


"그 땅들이 역시 문제였구먼요. 지금 동지가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오. 아시겠소? 동지가 한 사람, 한 사람, 신청자들을 직접 면담해보고, 세가들이 밀어넣은 가짜들을 색출하여 내란 말이외다. 추관은 적목단의 친구와도 수시로 연락 하구요. 이 일이 잘못되면 어사님이 철퇴를 치실 것이오. 그 때에는 나뿐 아니라 동지나 추관도 함께 할 것이니 추관이 잘해주어야 하겠소."


"지부님, 잘 해서 험한 소리 들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난 작년 9 월인가 그 때에 여기 와서 가만히 서있던 어사님의 표정이 가끔 꿈에 나타납니다. 어떤 감정도 나타나 있지 않는 무심한 표정,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듣고 있던 그 표정 말이오. 이미 고인이 되셨으나 그 분은 부귀도 명예도 버리고 진정으로 명나라를 위하고 만성들을 위하는, 그런 훌륭한 분이었음을 나는 그때에 알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한마디 말도 헛것으로 만들지 않는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소. 이번 일이 잘못되면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 철퇴를 맞을 것이오. 내 말을 아시겠소? 동지 그리고 추관 ... 이 일만 잘되면 우리는 역사에 길이 남을 부모관(父母官)이 될 수 있을 것이오."


"예, 지부님의 뜻을 잘 알겠습니다."


"예, 지부님의 뜻대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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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명(明) 사신(使臣) 조선(朝鮮)에 가다 15.10.08 830 6 15쪽
» 하남지부가 분쟁을 중재하다 15.10.07 647 8 13쪽
82 은(銀) 25만 량과 견(絹) 25만 필의 세폐(歲幣) 15.10.06 793 6 15쪽
81 황태자가 매를 맞은 문제 15.10.05 695 10 13쪽
80 다섯 가지를 통하게 하라 15.10.03 815 8 14쪽
79 오장육부(五臟六腑) 15.10.02 794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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