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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마갑을 만드는 천재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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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4.04.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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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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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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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8화. 기묘한 동거(1)

DUMMY

< 28화. 기묘한 동거(1) >




레빈은 쓰디쓴 차를 호로록 마시며 말했다.


“···그리고, 언제나 기록은 유실되고, 기억은 망각되지.”


천 년 전, 대전쟁이 있었다는 이야기.

내가 알고 있는 드워프들의 멸망과도 연결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있었다.’와 ‘어떻게 싸웠다.’는 다른 기록.


승자의 기록은 언제나 포장되기 마련이고, 남겼어야 할 패배의 기록이 사라졌단다. 실패한 수많은 전투의 기록이 지워졌단다.


몇 번의 왕조까지 바뀌었으니···.


“놈들이 그녀를 친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난 가만히 그의 말을 들으며 레빈이 새롭게 보였다.

떠돌이 용병이라고 하기엔 놀라운 실력과 통찰.

거기에 지금의 이야기는 그가 평범한 용병은 아니라는 느낌이다.


“마탑에서 그냥 나오신 건 아니로군요?”

“하하하. 역시, 테르는 눈치가 있구나. 나도 특별한 임무가 있단다.”

“그럼, 왜···.”


그가 자신의 로브 자락 구석에 그려진 늑대 캐릭터를 보며 웃었다.


“아. 왜 이 무식한 ‘늑대단’ 놈들이랑 같이 다니냐고? 그야 당연히 혼자 다니면 심심하니까 그랬지. 생각 외로 여정이 편하단다. 아무도 건들질 않거든. 나같이 샌님처럼 생긴 놈은 특히 말이다···.”

“···그, 그렇긴 하겠네요.”


레빈의 첫 인상은 유약해 보이는 귀공자 스타일.


마법사임을 티 내지 않는다면 소매치기나 건달이 건들고 싶기 딱 좋은 관상이었다. 머슬 떡대들과 함께라면 여행이 편했으리라.


톰 아저씨는 차 맛이 쓴지, 한 모금 맛보곤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후우. 난 머리가 복잡해서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군요. 그러면, 지금 서쪽은 사달이 단단히 났다는 게 아니오? 그리고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도 그녀가 깨어나면, 이 숲, 전체를 깨울 겁니다.”

“예? 숲을 깨운다니요?”

“이 숲이 마령의 숲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숲을 깨우면 자고 있던 정령과 마수들이 살아납니다. 숲이 자신을 지키려고 나서는 거지요. 그리되면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가 없어요.”

“허면 왜···.”

“숲은 깨우는 순간, 돌이킬 수가 없게 됩니다. 산 아래 사람들도 위험해지겠죠. 그러니, 마녀도 숲을 깨우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침입한 라이칸스로프가 열댓 마리였다면 몰라도, 저렇게 수백 마리가 은밀하게 찾아올 줄은 그녀도 예상하지 못했지 싶네요.”

“그렇군요. 후~! 난 저놈들이나 정리해야겠소. 어찌 되었든 누군가는 치워야 할 테니.”

“저도 도울게요.”

“아니, 테르 넌 여기 있거라. 마녀님 옆을 지켜주렴.”


톰 아저씨는 어깨를 털곤 밖으로 나갔다.


마녀의 차를 반이나 남긴 모습.

레빈은 그 차를 얼른 자신의 잔에 따라선 다시 향을 음미했다.

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크흠.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나도 이것만 마시고 나가 톰을 도우마.”

“알겠습니다. 부탁드려요.”


난 2층으로 올라가 조심스럽게 [치유의 마법진] 안쪽을 살폈다.

그녀에게 다가가 상태를 지켜봤다.


여섯 겹, 마법진의 안쪽으로 들어가자, 피부가 따끔따끔할 정도로 마력의 기운이 높아졌다. 포근하고도 화한 느낌. 꼭 박카스로 목욕을 하는 기분이었다.


이 치유의 기운이 그녀를 회복시키고 있음은 나도 느낄 수 있었다.


‘나샤이데···.’


나는 그녀의 드러난 몸에 새겨진 정교한 마법진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그 빼곡한 마법진 사이로, 오래된 흉터들은 날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




“후욱, 후욱, 으어차!”


톰은 거친 숨을 뱉으며 라이칸스로프를 끌어와 시체 더미 위로 던졌다.

죽은 라이칸스로프는 총 187마리.


호수에 빠져 죽은 놈들이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략 2백은 공격을 온 듯했다. 검은색 거친 털 위로 제대로 된 갑주를 입었다.


“레빈! 이놈 좀 보시오.”


톰이 레빈에게 시체 하나를 가리켰다.

그런 라이칸 중 특별하게도 강철 갑주로 무장한 놈.


“갑주로군요···.”

“보시오. 여기도 한 놈 더 있소.”


그런 놈이 둘.

레빈과 톰은 그 시체를 꼼꼼하게 살폈다.


나도 잠시, 마녀의 집을 나와 그 시체들을 구경했다.

레빈에게 물었다.


“꼭 기사처럼 입었네요.”

“그래. 인간의 것이다. 아마도 노획물이겠지.”

“장비를 보니, 둘은 백인장 같네요.”

“아마도! 라이칸이 이정도 장비라니, 놀랄 일이구나.”


레빈의 설명이 이어졌다.


야만족은 들판에 살고, 라이칸은 숲에 산다고.

그 둘을 가르고 막은 것은 인간이 세운 방벽.


“방벽으로 막혔다면, 그 둘이 어떻게 소통해요?”

“방법이 있지.”

“?”

“땅고블린들은 그 둘 사이 깊은 땅속, 동굴에 산단다.”

“아!!”


땅고블린.

마녀의 책에서 봤다.

작고 흉측한 생물.


산고블린이 검은 털이 수북한 긴팔원숭인 반면, 이놈들은 털 없는 일본원숭이 느낌이다. 그 반지 버리러 가는 영화가 생각났다.


레빈의 설명은 저 먼 서쪽, 파타르 평야와 그곳과 연결된 마수트 산맥 사이, 인간이 세운 방벽 아래, 땅고블린들이 뚫어놓은 깊은 동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동굴로 서로 왕래하지는 못했을 거다. 일단 덩치가 맞지 않지. 그놈들 체구는 정말 작거든. 또 변경백이 주기적으로 토벌하기도 하고.”


작은 원숭이 굴로 저 덩치 큰 야만족이나 라이칸스로프가 들어갈 수는 없다는 말.


“그래도 서로 연락하고, 소통했다는 말이네요.”

“그렇겠지. 그러니 방벽을 넘자마자 라이칸들을 불러 이렇게 복장을 입혀서 보낸 게 아니겠니.”


레빈은 야만족이 방벽을 분명히 넘었다 확신하는 듯.


‘이백 마리의 라이칸이 요인 암살을 위해 산맥을 넘었다라···.’


그의 말로는 개발바닥인 놈들이 이렇게 정교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도 실상 불가할 거라는 의견.


야만족도, 라이칸스로프도 중요 부위만 가린 거적때기나 입고 돌아다니는 족속이었지만, 이렇게 인간에게 빼앗은 장비를 완벽하게 착용하고 공격을 왔다는 것은 실로 놀랄 일이라고.


“난 그렇게 확신한다.”

“정말, 야만족 놈들과 공조가 확실한 거겠네요.”

“힘의 차이가 극명하니, 야만족에게 복종을 강요당했을 수도 있고···.”


난 궁금해서 물었다.


“왜 야만족이 직접 오지 않았죠?”

“멀기도 하고, 또 여긴 춥잖니.”

“아!”


그렇다면···. 또 뭐가 문제일까?


“라이칸이 또 오지 말라는 법도 없잖아요.”

“음···, 그렇지! 또 온다라···.”


레빈의 눈이 한껏 가늘어졌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란 생각!


레빈의 표정을 보니 나도 덜컥 겁부터 난다.

톰 아저씨는 물론, 얼굴이 흑색이 되었다.


“이거···, 잘못하다간 또 당할 수도 있겠구나. 대비를 해야겠다.”


마녀가 누워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공격을 또 당한다면···.


“후음.”


이 집을 지킬 수 있을 거로는 보이지 않았다.

톰 아저씨가 레빈에게 묻는다.


“마녀를 데리고 산을 내려가 도망쳐야 할까요?”

“치료 중인 마녀를 옮기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때 든 생각은 하나.


“저, 레빈.”

“음?”

“전, 방어의 마법진도 그릴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걸 그러려면 마석 가루가 많이 필요하잖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구나.”


레빈은 턱을 손으로 감싸고 생각에 잠겼다.


집을 두를 만큼의 거대한 마법진을 그린다면···, 그만큼 마석 가루가 필요할 터였다.

그는 뭔가가 생각났는지.


“그래. 방어의 마법진을 그릴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 마침 좋은 재료가 있으니, 그걸로 해보자.”


재료는 마수의 피.

밖에는 널린 게 라이칸스로프의 시체였다.

시체를 쌓아둔 앞엔 피 웅덩이가.

재료는 넘쳐났다.


시체의 둔덕 앞에는 은은하게 마력이 담긴 피가 아직 얼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었다.




***




내가 아는 것은 벨라드 성주 흉갑에 그렸던 보호의 마법진.

얇은 막이 형성되며 화살을 막아주던 방탄진이다.


“그걸 외우고 있다고?”

“네.”


레빈의 눈이 동그래진다.


난 눈밭 위에 내가 기억하는 방탄진을 쓱쓱 발로 그려 보았다.

구조는 〖시동〗, 〖흡기〗, 〖저장〗, 〖압축〗, 〖고정〗, 〖반응〗, 〖반사〗


레빈은 놀란 눈으로 그 마법진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그걸로는 부족하겠다. 내가 더 단단한 마법진을 알려주마.”


마법진에 몇 가지 구성을 추가했다.

추가된 패턴은 〖경화〗, 〖확장〗, 〖유지〗, 〖안정〗


“거기에 〖흡기〗는 이중으로 그리면 어떠냐?”

“네?!”


처음 보는 원리다.

〖흡기〗의 패턴이 밖으로 빠져나온 두 겹의 병렬 구조, 마력 흡수가 밖으로 열려있는 모양이었다.

꼭 코로나바이러스처럼, 둥그런 마법진에 〖흡기〗의 안테나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와!”


이걸 완성하면 유리 벽처럼 거대한 방어막을 진짜로 펼치는 것이 기능하다고.


“마탑이 사용하는 방어진이란다. 실전성은 입증된 마법이지.”

“네. 외웠어요.”

“하하하. 너는 정말로 재능이 있구나.”

“그럼, 시작할게요.”


고민할 시간도 아깝다.

어서 저 마법진을 그려보고 싶었다.


난 마녀의 창고에서 커다란 물조리개를 가져와 라이칸의 피 웅덩이에 그 조리개를 담갔다.

꼬꼬가 날 따른다.


“꽈아아!”

“괜찮아. 꼬꼬. 나 혼자 할 수 있어.”

“꽈아아!!”

“알았어. 그럼, 네가 도와 줄래?”

“꽈아!”


난 꼬꼬를 탄 채, 물조리개에 피를 담고 눈밭을 달렸다.

크게 원을 그리는 작업.

하얀 화폭에 붉고 굵은 획이 그림처럼 그어졌다.

내 전생을 통틀어 가장 큰 그림이었다.


파바바박.


운동장에 피구 라인을 긋는 것처럼,

꼬꼬는 눈밭을 신난 강아지처럼 뛰었다.


난 꼬꼬와 함께 눈밭을 달리며 부지런히 마법진을 그렸다.

하얗게 눈 덮인 분지엔 붉은 물감이, 거대한 그림이 차츰 만들어졌다.


“허허허. 저놈 좀 보세요.”

“허어! 무슨 마법진을···.”


분지의 중앙, 호수 전체를 감싸야 하는 엄청난 크기.

얼마나 큰지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꼬꼬와 달리며 감으로 그 모양을 맞췄다.


다행히 이백에 가까운 라이칸의 피는 그 마법진을 그리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헉헉헉. 레빈!”

“?”

“그런데, 이렇게 큰 마법진을 어떻게 시동하죠?”

“그건 걱정 말아라. 마녀가 집을 이곳에 지은 이유가 있단다. 여긴 마나의 농도가 엄청나게 높거든.”

“그래요?”

“워낙에 자리가 좋으니, 조금만 마력을 돌려도 쉽게 활성화될 거란다.”


마령의 숲이 지닌 마력이 한곳으로 모이는 정점.

〖흡기〗의 기능이 활성화되면 작은 마력으로도 마법진을 구동할 수 있다고.


웅덩이에서 피를 퍼오길 몇십 번.

나는 호수를 감쌀 정도의 엄청난 마법진을 부지런히 완성했다.

다 그린 후엔 마녀의 집 버드나무 위에 올라 그 장대한 모습을 확인했다.


“됐어요! 끝이요!”

“이 복잡한 걸 한 번에 보고 그리다니! 너도 참 대단하구나.”

“그래도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어요. 어서 시동해주세요.”

“대신, 명심하거라. 이건, 한번 시동이 걸리면 해제할 수 없단다. 우린 이 안에 갇히게 되지.”

“어쩔 수 없죠. 나샤이데 님이 깨어나실 때까지는 그렇게라도 하고 기다려 봐야죠.”

“알겠다.”


그 순간.


푸드드드드득!

-까우, 까우, 까우, 까우-


숲을 깨우며 새들이 날아올랐다.


공간 전체가 얼어붙는 듯,

차가운 살기가 능선 위에서 칼춤을 추듯.

무언의 살기가 엄습해왔다.


내 주위를 놀던 풍이가 놀라 뭘 봤는지 소용돌이를 치며 날아올랐다.


그때 들린 거대한 외침.


“오우우우우우우우~~!”


긴 하울링이 공간을 섬뜩하게 채웠다.

전투를 알리는 라이칸들의 신호였다.




***




깜짝 놀란 난 톰 아저씨부터 불렀다.


“아저씨! 아저씨! 집안으로요!”

“알았다!!”


레빈은 가부좌를 틀고 정문 앞에 앉았다.


“시동을 걸겠다!”

“네!”


커다랗게 그린 마법진엔 〖시동〗의 주문을.

그의 손이 빠르게 인장을 그린다.

눈발이 날리며 빛무리가 튀겼다.

풍이가 그런 것처럼 그의 머리가 하늘로 흩날린다.


휘이잉잉!

우우우웅!


능선 위로 속속 나타나는 그림자.


“저놈들, 빠···. 빨라요!!”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레빈.

그도 보았다.


거칠게 등장한 검은 실루엣들을.

능선을 무수히 넘는다.

수많은 그림자가 나무 사이를 스쳤다.


“크와아아앙!”


놈들을 독려하는 대장의 외침.

분지가 쩌렁쩌렁 울렸다.

거친 숨소리.

레빈의 눈이 가늘게 가라앉았다.


“후읍!”


드드드드드


거대한 마법진이 깨어났다.

피로 그렸던 획엔 푸른 빛무리가 끓어올랐다.

마법진이 활성화되며 뿌옇고 투명한 벽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컹! 커엉!!”


저 멀리.


수십, 아니 수백의 라이칸스로프들.

파도처럼 몰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다급하게 네 발로 달렸다.


“콰아악!!”


피 냄새에 광분했는지 모두가 붉은 눈.

놈들의 입엔 조잡한 무기를 물었다.

네 발을 빠르게 교차하며 우릴 향해 뛰고 있었다.


“빨리요!”

“알고 있다! 거의 됐어!”


하얗게 눈을 튀기며 다가오는 질주.

눈 깜짝할 사이, 벌써 코앞이다.


“빨리!”

“으아아아앗!!”


그의 두 손이 바닥을 찍었다.


-쩡!!!!


꼭 호수의 얼음이 깨지는 소리.

거대한 마법진이 진동했다.


호수를 감싸는 방어막이 바닥에서부터 얼음이 얼 듯 올라왔다.

순식간에 완성되었다.

투명한 벽이 반구형으로 세워졌다.


달려오던 라이칸들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 벽에 달려들었다.


쿵! 쿠쿵!

“깨갱!”

“끼애애앵!”

“캬아악!!”

“크악!”


머릴 처박은 선두는 코피를 뿜으며 튕겨 나갔다.

벽 앞, 삽시간에 불어난 숫자는 거의 오백은 될 듯 보였다.

서로 밟고 뭉개며 쌓이다가 거친 소리와 함께 풀려 내려섰다.

아래로 수십의 라이칸은 미동이 없었다.

밟혀 죽은 놈들이었다.


“후아아아!!”

“헉헉헉!!”

“레빈. 괜찮아요?”

“후우. 정말로 십 년 감수했다.”


거대하고 둥근 마법진의 바깥쪽.


분노에 찬 수백의 라이칸스로프들


우리를 뚫을 듯 바라보며 흥분해 서성거렸다.

놈들은 끊임없이 방어막을 돌며 우리를 노려보았다.


“크르르르르!!”

“아우우우우우!!”

“컹~! 커겅! 컹!”


우리는 놈들과 방어의 막이라는 벽을 사이에 두게 되었다.




***




방어진의 밖,


놈들이 처음 한 행동은 그 밑의 눈밭을 삼삼오오 모여 땅을 팠다.


“저저저··· 저놈들, 땅을 파는데요?”

“괜찮을까요?”


나와 톰 아저씨가 걱정 가득한 시선으로 밖을 주시하고 있을 때,


“흐음~! 진짜 향이 좋군!”


레빈은 느긋하게 차를 끓여와 잔에 코를 박고 차향을 음미하며 나타났다.

우리가 멀뚱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괜찮을 겁니다. 이 방어진은 반구가 아니라 원구형입니다.”

“예?!”


톰 아저씨는 많이 불안한 표정.


“참 강심장이시네요. 저런 놈들이 코앞에 있는데···.”

“하하하. 테르가 그린 마법진을 믿으니까요.”

“저 마법진이 그렇게 강력한 겁니까?”

“톰. 제가 보증하죠. 라이칸의 무력으로는 절대 깨지지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다행이오만···. 그래도 저 마법진이 언제까지나 버티진 않을 거 아니오···.”


이어진 설명은 그 구동의 원리.

저 마법진의 경우 〖흡기〗의 출력이 〖유지〗를 상회한단다.

이백에 가까운 마수의 피, 거기에 강력하게 마력을 수혈해 주는 이곳의 지리적 위치, 땅속에 흐르는 특별한 마맥의 영향까지.

그 모두가 저 방어막을 유지하는 동력이었다.


“그러니까, 그 말씀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장담컨대, 저 마법 방어막은 더 튼튼해진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곳에 갇혔고,

저놈들은 저 밖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었다.

놈들과 우리 사이, 투명한 벽이 공간을 갈랐다.


우린 서로를 마주 보며,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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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갑주(1) +21 24.04.08 19,542 464 17쪽
9 9화. 화살(3) +10 24.04.07 19,959 470 16쪽
8 8화. 화살(2) +8 24.04.06 20,566 467 13쪽
7 7화. 화살(1) +22 24.04.05 21,343 498 20쪽
6 6화. 마녀(2) +20 24.04.04 21,815 525 13쪽
5 5화. 마녀(1) +18 24.04.03 22,727 527 17쪽
4 4화. 도제(3) +12 24.04.02 24,465 524 20쪽
3 3화. 도제(2) +12 24.04.01 24,560 525 13쪽
2 2화. 도제(1) +12 24.04.01 26,862 548 16쪽
1 1화. 달빛 대장간 +28 24.04.01 33,649 61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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