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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마갑을 만드는 천재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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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글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4.04.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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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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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1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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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5화. 갑주(6)

DUMMY

< 15화. 갑주(6) >




“음?”


나샤이데는 단박에 나와 풍이의 상황을 이해했다.


“그 책을 보고 싶었나요?”

“···죄송합니다.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서···.”

“물론, 봐도 괜찮아요. 본다고 외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 정말, 봐도 괜찮습니까?”

“물론이죠.”


빙긋 입꼬리에 걸린 그녀의 미소.


난 그게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그저 허겁지겁.

그 아름다운 그림에 현혹되어 책장을 넘겼다.


‘대박···!’


마치 사진을 찍듯.

그곳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을 두 눈에 담았다.

뇌에 각인시켰다. 꿈결처럼, 삽화로 남겼다.


책 전체는 40페이지 정도.


펼친 한 면에는 대충 둘에서 일곱 개까지, 다양한 마법진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작은 것부터 엄청나게 큰 것까지 모양도 다양했다.

마지막 페이지엔 두 펼친 면이 가득 찰 거대한 마법진이 마치 마야 문명의 달력처럼 양면에 걸쳐 채워져 있었다.


“와!”


난 그 접지 부분에 물려있는 부분까지 빠짐없이 확인했다.

그림이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꼼꼼하게 기억했다.


하지만,


‘이런···.’


그림을 외우는 것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마법에 대해선 코털만큼도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오히려, 너무 성급하게 수십 개의 마법진을 봐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첫 일곱 개의 치유 마법은 확실하게 암기할 수 있었지만, 그게 수십 개가 되어버리니 혼선을 불렀다. 되레 암기엔 독이 되었다.


‘모르겠어···.’


눈빛이 흔들렸다.

기억이 섞여버렸다. 비슷한 모양이 너무 많았다.

이미지를 사진처럼 외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장식 문양일 때는 다르다.


반복적인 형태, 맥락이 없다면 암기에 문제가 생긴다.

저해상도의 픽셀이 뭉개지듯, 이미지가 기억 속에서 뭉개진다.

특징을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어쩌지?’


두 바둑 기사가 대국을 복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바둑돌의 맥락과 그 상대와의 전투의 스토리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목적으로 뿌려둔 바둑돌이라면 기억할 수 있을까?

그건 9단의 프로기사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마법진의 내용을 모르니, 이건 QR코드를 보고 외우라는 것과 같았다.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왔다.


‘첫 장만이라도 확실히 외운다.’


나는 스케치북을 뜯어 버리듯 기억을 지웠다.


그래도 사슴 엉덩이에 그려둔 마법진만은 확실하게 기억했다.

마녀의 손동작부터 시작된 획의 순서는 모두 보았다.


그러니, 마법진이 그려지는 모습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그래, 기준이었어!’


기준을 세우니 변화가 보인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알겠다.

그걸 기준으로 두 번째 마법진을 분석했다.


‘보인다.’


기초가 든든하니 쌓기가 가능했다.

사슴의 엉덩이에 있던 마법진이 튼튼한 기초가 되었다.

비교해 분석하고 다른 부분을 찾았다. 그 차이를 살폈다.

비슷한 것과 추가된 것을 나누고 무엇이 달라졌는지부터 확인했다.


그렇게, 2단계를 외우자 3단계로.

하나씩, 하나씩. 징검다리를 거치듯 마법진을 외웠다.

그렇게 7단계까지.

회복, 치유의 마법진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지를 확인했을 때,


‘아!’


깨달았다.

감이 잡혔다.

분명하게 보이는 게 있었다.


‘···패턴이 있어!’


나는 그 마법진의 규격화된 패턴을 알아냈다.


두근두근두근.


심장은 마치 첫사랑을 만난 연인처럼 터질 듯 뛰었다.

머릿속은 피가 회오리치듯 돌았다.

풍이가 꼭 내 뇌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았다.

끝내 깨지 못해 고심하던 게임의 마지막 판을 깨고 있는 것 같은 희열이 느껴졌다.


“와아아아!”


마법진이 쌓이고 겹치고, 분류되고 조합된다.

같은 것과 다른 것, 그 차이의 맥락이 눈에 잡힌다.

시간을 빨리 감은 것처럼, 수없이 많은 이미지들이 한 레이어에 와라락 쏟아졌다.


아아아아아아!


그 순간.


핑-!


멈춰버린 사고.

엄청난 공포와 함께 내가 마지막에 그렸던, 심장의 관상동맥우회술 이미지가 떠올랐다.


“컥!”


푸왁!


난 코피를 쏟으며,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컴퓨터의 퓨즈가 나가듯,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았다.




***




‘자각몽?’


꿈이었다.

퍼즐을 풀고 있었다.


이것이 꿈속이라는 걸 단박에 알았다.


퍼즐은 기이한 사다리꼴.

한쪽이 둥글게 생긴 짧은 부채꼴의 모양이다.

그 모두를 이으면 하나의 커다란 원이 되었다.


‘재밌네.’


수없이 쌓인 사다리꼴의 철로를 연결해 둥글게 철도를 까는 느낌이었다.


‘하하하.’


나는 꼬마가 되어 부지런히 그 기이한 모양의 철로를 깔고 또 깔았다.

그렇게 하나의 철로가 완성되면, 난 그 위에 기차를 올렸다.

화물 객차 위에는 투명한, 청색으로 반짝이는 보석을 실었다.

수정에 빛을 담은 돌이었다.


뿌뿌!!


입으론 경적을 울렸다.

왜인지, 의도치 않은 말이 튀어나왔다.


“마석 기차다!”


꼬마는 기차를 둥근 철로 위에 올려 밀었다.


“하하하하하! 달려라! 달려!”


그 기차는 잘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 탈선하거나 뒤로 튕겼다.

제대로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는 기차는 없었다.


왜지?


‘모두 실패야.’


하지만, 기억나는 것 하나.


사슴!!


엉덩이가 터진 작은 사슴 인형이 눈앞에 있었다.

그 사슴 인형을 고치는 법은 알고 있었다.

아니, 보였다.


꼬마는 이미 마녀의 뾰족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


자신이 기억하는 둥근 철로를 사슴 인형을 중심으로 깔았다.

기억하는 대로 놓는 것이니, 쉼이나 막힘이 없었다.

뚝딱뚝딱 완성한 철로 위로 쓰러진 기차를 다시 세웠다.


‘출발!’


굳이 마석을 실을 이유도 없었다.

기차를 손으로 밀자, 기차는 힘차게 달려간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그 기차가 철로의 한 바퀴를 도는 순간,

사슴 인형은 펄쩍 깨어났다. 진짜 사슴이 되었다.

후다닥 도약하며 철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친 엉덩이는 어느새 말끔하게 고쳐진 뒤였다.


‘와!’


된다.


등 뒤로 산더미처럼 쌓인 퍼즐 철로들.

나는, 꼬마는, 그것들을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자동으로 박수를 쳐댔다.

그리고 떠올렸다.


마법···.


책의 그 마지막 페이지.


펼친 페이지 가득 채워져 있던 엄청난 철로가 확실하게 기억났다.

그 거대한 철로를 완성하기 위해선 이 산만큼이나 쌓인 퍼즐 모두를 사용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하하하하!!’


하지만, 그 순간.

퍼즐의 크기가 제각각으로 변한다.

어떤 것은 크게, 또 어떤 것은 작게.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지는 것도 있었다.


‘이게 왜···.’


각각의 쓰임에 맞춘 퍼즐들은 그 크기도 제각각.

어떤 퍼즐은 너무도 무거워 들어 올리지도 못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난 마법을 배우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그건 내가 이 세상에 환생한 이유이자 바람 같았다.


‘마법사?!’


그건 내가 잘할 수 있는 유일한 작업.

누구보다도 잘할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샤이데!”


이 자각몽에서 빠져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




“헉!”


내가 눈을 떴을 때.


나샤이데, 아니, 노인의 모습을 한 데이샤나가 의자에 앉아 그윽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커어-푸! 커어-푸!”


마녀의 집 한구석에선 바르딘이 배를 내밀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창밖은 청아한 달빛뿐, 시간이 한참은 지난 모양이었다.


“재미있는 꿈을 꾸더구나.”

“보셨나요?”

“아니, 네가 보여주었단다.”


사슴?


난 그녀가 그 사슴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주름 가득한 얼굴로 잔잔하게 웃었다.


“미안하다만 더는 힘들구나. 교대해야겠다. 못다 한 이야기는 내 반쪽과 하려무나.”


그녀는 다시 소녀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 모습에 왜 그녀가 펑퍼짐하고 커다란 로브를 입는지 알았다.


소녀가 물었다.


“깨어났군요. 몸은 괜찮나요?”

“네. 괜찮습니다.”

“그 꿈에선 무엇을 보았나요?”


‘서로 공유를 못하나?’


직접 물어보는 걸 보니, 내 꿈은 노인의 모습이던 데이샤나에게만 보였던 모양이다.


그녀는 잠자코 내 말을 기다렸다.


“저 마법진.”


난 확신을 담아 말했다.


“패턴을 봤습니다.”

“아!”

“비슷한 모양과 같은 모양, 반복되는 모양이 있더군요.”

“그걸 바로 찾았다고요?”

“네. 제가, 한번 보면 외우거든요.”

“!!”


깜짝 놀란 소녀는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러곤 무언가 생각났는지 누군가를 향해 감사해했다.


꼭 기도처럼 보였다.


“자질은 충분하군요. 아니, 차고도 넘쳐요.”

“그게 마법사가 될 수 있는 능력인가요?”

“맞아요. 하지만, 절반만의 능력이죠. 반대쪽의 역량은 한참 부족해요. 거의 그쪽으로는 재능이 없다고 봐야 맞아요.”


이어진 설명.


뇌지컬은 차고 넘치지만, 피지컬은 평범, 아니, 그 이하.


마력을 품고 그것을 직접 다루는 것에는 타고난 재능이 나에겐 없다고 평했다.


“심장에 마력을 쌓을 수 없다면, 이는 아무 소용 없는 자질입니다. 물 없이 농사를 짓는 것과 같아요.”

“···?!”

“장작은 누구나 쌓을 수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 불을 붙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지요.”


단박에 이해했다.


아무리 엔진이 좋아도, 시동을 걸지 못하면, 기름이 없다면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가슴속, 마력이 없는데 주문과 마법식을 외우고 안들 무슨 소용이랴.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우린 오래도록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게 저인가요?”

“후보가 되기엔 충분하죠. 그 자질만으로도 일가를 이룰 거예요.”

“그러면 왜···.”

“우린 그 이상을 해줄, 고결한 현자의 자질을 찾고 있었거든요.”


현자의 자질.


듣자마자 욕심이 생겼다.


“배울 수는 없는 건가요?”

“······.”


소녀의 깊은 고심.

입술을 앙 다문다.


흔들리는 눈으로 소녀가 말했다.


“우린 너무 늙었어요.”

“!”


더는 시간이 없다는 말로 들렸다.


“그럼, 하게 해 주세요.”


망설일 것은 없었다. 난 소녀와 눈을 맞췄다.

꿈속의 기차를 그 엄청난 마법진 위에서 달리게 하고 싶었다.


“좋아요. 해볼 수 있다면 해야죠. 대신 효과가 없다면, 인과의 연은 없는 것입니다.”


그녀는 사슴의 엉덩이에 그렸던 도구들을 챙겼다.

나는 그 행동이 무얼 뜻하는지 단박에 알았다.




***




소녀는 커다란 거울 앞에서 내 가슴, 심장 부근에 타투를 새겼다.

그러면서, 그 타투에 새겨지는 마법진의 이미지를 나에게 설명했다.

난 거울로 심장의 그림을 살폈다.


“이 문양은 〖흡기〗입니다.”


세상에 떠도는 마력을 모으는 패턴이란다.


“그 아래는 〖저장〗”


모은 마력을 축적한다.


“이건 〖침투〗”


저장한 마력을 뿜어내 내 몸의 안으로 흡수시키고


“마지막은 〖고정〗입니다.”


그걸 심장에 붙여낸다.


즉, 〖흡기〗, 〖저장〗, 〖침투〗, 〖고정〗의 네 가지 패턴으로 구성됐다는 말이었다. 그 4개의 패턴이 한 묶음으로 8모둠이 모여 하나의 원을 만들었다.


이 마법진은 8방향에서 기를 모아 중앙으로 뿜어내 심장에 고정했다.


【마나 양생】의 마법진.


“됐어요.”


가슴엔 주먹만 한 크기의 원형의 마법진이 그려졌다.

그러자 미세하지만, 뜨거운 기운이 가슴으로 뭉치는 느낌.

물론 플라시보 효과였겠지만, 두근거리는 가슴은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이 마법진은 마나 양생의 식입니다. 심장에 마나가 흐르는 마맥을 형성해 줄 거예요. 만약 재능이 있다면, 링의 형태로 마나가 심장을 중심으로 돌며 흐르게 됩니다.”


서클을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

기초를 다져주었으니, 이후는 재능의 영역이란다.


“이 마법진을 그린 잉크는 일시적입니다. 영구적이라면 몸이 버텨내질 못해요.”

“얼마나 오래가나요?”

“한···, 삼 년?”


그러니까, 삼 년 안에 난 이 마법진을 이용해서 심장에 마나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마나를 느낄 수 있다면, 아마 모일 겁니다. 그 이후론 굳이 마법진은 필요 없어요.”

“네. 해 볼게요.”


그녀의 눈빛은 안타까움 반, 기대 반.

표정은 꼭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 같았다.

이래선 안 되는 데 하는 자책, 말 못 할 무언가를 표현 못 하는, 걱정 가득한 얼굴이었다.


“부디 숲의 신 실마란의 가호가 당신께 봄의 새싹을 틔워주시길.”


신께 기원을 들여서일까? 아니면 공물이 필요해서였을까?


화아아아악!!


그녀의 몸에선 엄청난 빛의 가루가 불꽃처럼 흘러나왔다.


푸른색 마나의 알갱이가 반딧불이처럼 온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빛 가루 몇 개는 내 가슴의 마법진으로 빨려들 듯 사라졌다.


그녀의 바람은 내 심장을 망치로 때리듯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난 상상 속에서 이미 마법진을 그리는 마법사가 되어있었다.




***




새벽까지 이어진 타투 작업에 지친 나샤이데는 해가 뜨기 직전에야 2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가슴에 꼭 아크 리액터를 새긴 토니 스타크가 된 느낌이었다.


“어이쿠! 일어났느냐? 몸은?”

“괜찮아요.”

“다행이구나. 깜짝 놀랐단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우리는 늦은 아침을 준비해 먹으며 나샤이데가 내려오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해가 중천에 떠서야 푸석한 머리를 흔들며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계약한 작업은 지금 해드리겠습니다.”


30골드짜리 작업.


깨져 사라진 갑주의 방어 마법진을 복구하는 일.

생각보다는 복잡하고 커다란 마법진이었다.

그녀는 그 두 개의 마법진과 하나의 정령진을 양피지에 그리며 나에게 차분하게 설명했다.


“패턴이 보이나요?”

“네.”

“좋아요. 잘 보세요.”


첫 번째 방어의 마법진은 갑주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티탄의 마법진】

그 구조는 〖시동〗, 〖흡기〗, 〖저장〗, 〖압축〗, 〖경화〗, 〖고정〗, 〖흡수(물리)〗.


마법진이 새겨진 갑주를 튼튼하게 만들어 상대의 근접 공격을 버텨내고 그 힘을 흡수하는 마력을 품었다.


두 번째 방어의 마법진은 공격을 튕겨내는 【방탄의 마법진】


〖시동〗, 〖흡기〗, 〖저장〗, 〖압축〗, 〖고정〗, 〖반응〗, 〖반사(물리)〗의 구성으로 원거리 공격을 튕겨내는 마나 실드의 기능이 새겨져 있었다.


“치유의 마법도 알려주세요. 그 사슴 엉덩이에 그렸던 마법진이요.”


그녀는 흔쾌히 나에게 패턴의 구조를 설명했다.


사슴 엉덩이에 그려진 【치유의 마법진】

〖흡기〗, 〖저장〗, 〖청결〗, 〖회복〗, 〖활기〗, 〖치유〗.

상처를 아물게 하고, 살을 돋게 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다.


“테르!”

“네.”

“마법진은 단지 장작일 뿐입니다. 불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그 성능과 효율이 달라지죠.”

“아!”

“그러니, 〖시동〗을 모른다면 소용없을 겁니다. 섣부르게 내보이려 하지 말아요.”

“···네.”


마법진의 시작에 〖시동〗이 있느냐 없느냐로, 이 마법이 액티브 스킬인지, 패시브 스킬인지를 구분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스승님께 묻는다.


“바르딘! 마법진을 새기는 방법은 아시나요?”

“물론입니다. 대신 완성이 된 후에는 오셔서 〖시동〗의 주문을 걸어주셔야 합니다.”

“당연하죠. 거기까지가 이 계약의 완성이니까요. 이것도 받아 가세요.”


마지막으로 준 양피지에 그려진 마법진은 정령석을 이용한 【돌벽】의 권능.

하지만, 정령석이 없으니, 껍데기일 뿐이었다.


나샤이데는 이로써 슈나드와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좋네요. 정령석은 제가 어떻게든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슈나드의 흥정액은 추가로 10골드.

마녀에게 총 40골드를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는 쌈지에 꽁꽁 숨겨 가져왔던 골드 중 4골드를 계약금 조로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가 우리에게 하얀 깃털 하나를 내준다.

은색으로 빛나는 광택의 깃털.


“갑주의 수리가 끝나면 이 깃털을 태워 주세요. 그러면 제가 알고 대장간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대장간이 아니라 성으로 오시지요.”

“그래요?”

“예. 마법진의 시동은 저희가 성에 납품한 이후에 하게 되실 테니까요. 성주님도 그게 온전히 작동하는지 보셔야 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우리를 배웅했다.

내가 알게 된 마법진은 총 넷.


가슴에 새겨진 마나 양생의 마법진, 그리고 치유, 티탄, 방탄의 마법진이다.

정령의 힘을 권능으로 끌어내는 【돌벽】의 마법진도 외우긴 했지만, 그 구조까지는 몰랐다.


여러 패턴과 조합이 아직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다.

난 마법진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머리가 뜨근뜨근해질 지경.


“해가 짧습니다. 어서 돌아가시죠.”

“감사합니다. 나샤이데님.”


우리가 마녀의 집을 나왔을 때.


“오! 슈나드! 이제 끝났는가?!”

“기다리시느라 고···고생하셨습니다. 기사님.”


밖에서 우릴 기다렸던 기사 카일락과 두 궁수 용병의 분위기가 묘하게 바뀐 것을 알았다.


‘뭐지?’


저 어정쩡한 표정엔 무언가 분명 이유가 있었다.

그의 눈은 여전히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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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작은 희망(1) +17 24.04.17 16,179 399 13쪽
18 18화. 시동 +14 24.04.16 16,886 408 16쪽
17 17화. 정령석 +19 24.04.15 17,175 440 15쪽
16 16화. 통수 +9 24.04.14 17,332 408 18쪽
» 15화. 갑주(6) +16 24.04.13 17,478 408 17쪽
14 14화. 갑주(5) +14 24.04.12 17,493 432 18쪽
13 13화. 갑주(4) +23 24.04.11 18,104 416 19쪽
12 12화. 갑주(3) +10 24.04.10 18,965 445 15쪽
11 11화. 갑주(2) +10 24.04.09 18,952 481 14쪽
10 10화. 갑주(1) +21 24.04.08 19,500 464 17쪽
9 9화. 화살(3) +10 24.04.07 19,917 470 16쪽
8 8화. 화살(2) +8 24.04.06 20,522 466 13쪽
7 7화. 화살(1) +22 24.04.05 21,290 496 20쪽
6 6화. 마녀(2) +20 24.04.04 21,749 523 13쪽
5 5화. 마녀(1) +18 24.04.03 22,663 525 17쪽
4 4화. 도제(3) +12 24.04.02 24,393 522 20쪽
3 3화. 도제(2) +12 24.04.01 24,487 523 13쪽
2 2화. 도제(1) +12 24.04.01 26,786 547 16쪽
1 1화. 달빛 대장간 +28 24.04.01 33,555 61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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