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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풋님의 서재입니다.

마갑을 만드는 천재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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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글

레드풋
작품등록일 :
2024.04.0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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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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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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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3화. 전송진(1)

DUMMY

< 23화. 전송진(1) >





병영의 맞은편, 그곳엔 기사들의 훈련장이 보였다.


“충!!”

“모두 물러나라.”


훈련하던 평기사들과 사격 훈련 후 쉬고 있던 사병들.

궁수들이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비켜주자, 그가 검을 들고 훈련장의 가운데로 나섰다.


“이봐! 자네들!”

“넵!”

“날 향해 그 활을 좀 쏴 보겠나?”

“예?”

“괜찮네. 얼굴 쪽은 말고, 이 하체를 향해 쏴보게.”

“······.”

“명령일세!”

“넵!”


여섯 명의 궁수가 사로에 서서 갑주의 중앙, 성주의 다리를 향해 자세를 잡았다.


뿌드드드드득.


“쏴!”


투두두두둥!


쫘각! 칵! 파각!


“헛!”

“어엇!”

“어째서···.”


성주의 표정엔 비릿하게 웃음이 번진다.

투명한 방패의 막이 온전하게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냈다.


“성능 하나는 확실하군.”

“놀랐습니다.”

“자, 됐으니 물러나 구경들 하시게.”


그가 검을 앞으로 내밀고 정자세를 취한다.

갑주에서 흘러나온 오러가 검과 동화되며 은은한 빛을 뿜어냈다.


“후우읍!”


촥!


번개 같은 검격.

빛의 칼날이 그의 주변을 감싸며 돌았다.

그 빛이 흩어진 후, 땅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오! 오러를 모으기도 좋군.”


검으로 모았던 빛이 한순간 뭉치자


“후흡!”

쿵!


깊은숨과 함께 힘차게 발을 굴렀다.


“돌벽!”

쿠웅!!

콰과과과곽!!


“허!”

“와아.”

“와아아아아아!!”


뿌연 먼지와 함께···, 훈련장의 한가운데엔 커다란 돌벽이 바닥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그가 팔을 뻗어야 닿을 정도 높이.


‘기사의 힘이 이 정도인가?’


난 오러를 품은 기사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

마녀 나샤이데는 내 옆에 서서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멋진 갑주로군.”


성주는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




슈나드는 몇 번이나 돈을 확인하고서야 금화를 마녀 앞으로 내밀었다.


“됐습니다. 확인하시죠.”

“정확하군요.”


나샤이데는 성주와 계약했던 40골드 중 선금으로 받았던 4골드를 제외한 36골드를 주머니에 담았다.


그녀가 작게 주문을 외우자, 손위에 있던 돈주머니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꼭 어딘가 아무도 모르는 공간 속으로 사라진 것만 같았다.


계산이 끝난 것을 확인한 성주가 스메온을 부른다.


이제 우리 차례.


우리는 받았던 세 장의 계약서를 다시 스메온에게 내밀었다.

스메온은 한 번 더 확인하더니, 그걸 성주에게 보였다.


“여기와 여기에 서명하시면 됩니다.”

“좋군. 그리고.”

“네. 말씀하시지요.”

“갑주가 아주 마음에 들어. 훌륭하게 고쳐주었네. 내 고마운 마음을 표할 길이 없으니, 이 땅과 건물엔 추가로 3년간 세금을 면해주도록 하게.”

“예? 3년씩이나요?”

“왜? 안되는가?”

“아. 아닙니다. 별도로 확인서를 작성토록 하지요.”


이로써 계약상 2년의 세금 면제가 5년이 되었다.


모든 보상이 끝나자, 세 장의 땅문서와 한 장의 확인서를 들고 우린 집무관의 접객실을 나올 수 있었다.


건물을 나왔을 때, 우리 뒤를 따라 나온 마녀가 웃으며 말했다.


“놀랐습니다.”

“예?”

“갑주의 상태가 정말 기대 이상이네요. 놀랍도록 완성도가 높더군요.”

“아하하. 여럿이 고생을 좀 했지요.”


그녀의 눈이 방긋 호선을 그린다.


“테르.”

“네.”

“손을···.”


꼭 손금을 보듯, 그녀는 내 작은 손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정말 마력이 많이 올랐군요.”

“그런가요?”

“그래요. 조만간 〖시동〗의 주문을 익힐 수 있겠어요.”


그렇다면야···.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그녀는 미소로 답했다.

다른 이에겐 보이지 않을 어깨 위 풍이를 쓰다듬어 주고선.


“〖시동〗을 배우고 싶죠? 여기선 힘들고, 조만간 마령의 숲으로 찾아와 줄래요?”

“?!”


소녀 나샤이데의 입에선 갑자기 그렁그렁한 데이샤나의 노음이 들렸다.


“그리고 너에게 줄 선물도 있단다.”

“아!”

“그렇다는군요. 대신, 눈이 수북하게 쌓이면! 그리고 원치 않는 손님이 오는군요.”


이라는 말과 함께, 나샤이데는 홀연히 사라졌다.


“헛?”


그 뒤를 따라 등 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바로 문을 열며 등장한 이는 사제 폴란.


“엇? 혹시 나샤이데 님을 못 보셨습니까?”

“···바, 방금 가셨는데요?”

“예? 어···, 어느 방향입니까?”


우리 둘이 어깨를 올리며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하자,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꺼지듯 사라지셨어요.”

“하아! 정말···.”


그러면서 하는 말.


“바르딘.”

“예? 왜 그러시오?”

“갑주의 마법진은 잘 봤습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혹시 성당의 전송진도 수리할 수 있겠습니까?”

“예?”

“그 전송진을 이용해서 우리는 저 먼 전장의 소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진지한 얼굴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




“이쪽입니다.”


수도원은 파르마덴 성의 중앙 광장에서 단지 두 블록 떨어진 중앙로에 위치해 있었다.


성에서 유일하게 화려하고 거대한 대리석 건물.

커다란 문을 넘어 긴 회랑을 지나자, 중앙 예배당엔 거대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 불의 한가운데 신의 성물이 조각되어 빛을 뿜어낸다.


회랑의 끝, 작은 쪽문을 빠져나가자, 수도사들만의 공간이 나왔다.


“이쪽입니다. 따라오시죠.”

“······.”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

우물처럼 깊은 곳을 돌며 내려가자 또 다른 공동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의 중앙 바닥.

군데군데 검게 타버린 커다란 마법진이 보였다.


“허!”


대략 직경이 15m는 될 거대한 크기의 마법진.

한 뼘 정도의 얇고 커다란 마법진이었다.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것도 건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흐음. 그건 잘하셨소.”

“어떻습니까? 고칠 수 있겠습니까?”

“타버린 부분의 교체하는 것이야 뭐가 어렵겠소. 하지만, 마법진을 다시 깨우는 것은 우리로선 불가능한 일이오.”

“그 〖시동〗 부분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복구를 부탁드립니다.”


그가 꺼낸 자루는 두 개.


하나엔 마법진의 타버린 부분을 교체할 자갈 크기의 마력석들, 다른 하나엔 은화가 가득하다. 대략 80실버. 스승님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문밖에 검을 든 수도사들이 보이던데···, 이걸 다 고친 후엔 우릴 어찌할 생각이오?”

“위험은 없습니다. 그들은 이곳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가드일 뿐입니다.”

“우린 이곳의 신자가 아닙니다. 그러니 일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 거 아니요? 저 돈을 받은들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


죽이려면 지금 죽이라는 표정으로 스승님은 팔짱을 낀 채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른 수도사들은 불편한 심기를 얼굴에 드러냈지만, 스승님의 날 선 감정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난 여기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소.”


그만큼 요사이 수도사들이 저지른 비리들이 많다는 방증.

폴란 사제는 짧은 한숨과 함께 조곤조곤 말했다.


“바르딘은 이 마을의 유일한 마석 장인이 아니십니까. 사냥개를 삶는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크흠!”


스승님은 침묵을 유지했다.

안전을 보장하라는 무언의 압박.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작업은 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온몸으로 풍겼다.

이전 갑주를 작업할 때도 50골드를 포기하며 지켰던 기준이었다.


“하아. 좋습니다.”


폴란 사제가 어둠 속을 응시하자, 그 안에서 불쑥 다른 수도사가 튀어나왔다.

간단한 대화가 오가더니, 곧 양피지 하나를 가져왔다.


“다들 모이거라.”


지하에 있던 수도사들이 모두 모였다.

그는 그 양피지 위에 손을 올리고 주문을 외우듯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에선 마력의 기운이 느껴졌다.


〖창조의 신 라디온 님의 영광된 이름으로 행하는 신성한 서약입니다. 신의 종 폴란은 모두를 대표하여 위대하신 신의 이름 아래 눈앞의 이 둘이 비밀을 지키는 한 그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을 확약합니다. 이 맹세는 비밀을 지키는 한 유지될 것이며, 비밀은 오늘 이 방에서 보고, 듣고, 협의한 모든 내용입니다. 이 맹세를 어길 시 저를 포함해 이곳에 있는 모두가 불의 심판을 달게 받을 것입니다.〗


그가 우릴 보며 말했다.


“여기 위에 손을 올리세요.”

“크흠.”


그렇게 스승님과 내 손이 양피지 위에 올라가자


-화르르르.


양피지가 밝게 빛을 뿜어내며 빛의 가루가 되어 흩어져 사라졌다.


그 가루는 일부는 수도사들의 몸으로, 다른 가루는 나와 스승님의 몸에 닿았다.

맨살에 닿은 빛은 꼭 한의원에서 침을 맞은 것처럼 따끔한 통증을 나에게 전했다.


“이젠 괜찮겠습니까?”

“···크험. 좋소.”


스승님은 80실버를 챙기며 말을 이었다.


“제자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폴란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그런 경우라면 서약 전에 말씀하셨어야지요!”

“마석을 재단할 아이요. 그 아이라면 눈을 가리고도 충분히 마석을 잘라줄 수 있을 거요.”

“크흠. 뭐, 그렇다면야···, 알겠습니다.”

“테르! 네가 대장간에 좀 다녀오너라. 릴리와 함께 마석을 다듬는 공구도 가져오너라.”

“네.”


난 코카트리스를 타고 릴리를 데리러 나왔다.

날렵하게 생긴 검은 수도복의 수도사 하나가 내 뒤를 따랐다.




***




난 대장간에서 미스릴로 마감된 마석 공구와 릴리를 태우고 돌아왔다.


릴리는 대장간을 나설 때부터 큰 천으로 눈을 가렸다.

불안한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나를 믿고 따라주었다.


난 릴리를 업고 지하 계단을 내려와 그 마법진이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스승님이 릴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여전히 눈을 가린 채였다.


“릴리야. 괜찮겠니? 마석을 자르는 일이다. 눈을 가린 상태로 해야 한다.”

“···네. 괜찮아요. 하···, 할 수 있어요.”

“폭은 이전에 했던 것의 두 배다. 거칠어도 상관없으니, 빠르게 만들어다오.”

“···네.”


작은 테이블에 자세를 잡아주고 마석과 공구를 쥐여주자, 릴리는 익숙한 듯 기계처럼 손을 움직였다.

마석을 더듬어 거침없이 끌을 대고 망치를 때렸다.


톡톡 딱!


쩡!


그 모습에 폴란은 눈이 커진다.

스승님이 날 찾았다.


“테르!”

“네.”

“괜찮겠느냐?”


묘한 눈빛.


‘괜찮겠느냐?’라는 질문은 정확히는 ‘외웠느냐?’가 맞을 터였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마법진 전체를 머릿속에 그렸다.

몇 개의 패턴은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전체로 본다면 모르는 구간이 많았다.

특히, 중간중간 많은 부분엔 칼에게 배웠던 이 시대의 문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네! 뜯어도 돼요.”

“좋다.”


시커멓게 타버린 구간은 총 세 군데.

마치 과전압에 타버린 컴퓨터 기판처럼 마법진이 검게 죽어있었다.


우린 죽어버린 마석들을 모두 걷어내고 그 잔해들을 바로 옆에 퍼즐을 맞추듯 세워두었다. 그림은 이미 완벽하게 외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었다.


“됐습니다.”

“릴리가 재단한 마력석을 이리 가져오너라.”

“네.”


스승님이 정과 나무망치를 들었다.


탁!

타탁!


꼭 타일공이 바닥의 깨진 타일을 재시공하는 느낌.

스승님의 뭉뚝한 손은 섬세하게 타버린 마력석의 모양을 그대로 재현했다.


우우웅.


조각을 맞출 때마다 은은하게 마력이 울린다.


꼭 맞춘 것처럼 복구되는 마법진.


붓으로 털어낸 자리엔 맞춤처럼, 마법 타일의 모자이크가 깔끔하게 복구되고 있었다.


“···저.”

“?”

“···모두 잘랐습니다.”


눈을 가린 릴리의 앞에는 단무지 썰듯 마력석이 투명한 슬라이드가 되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고생했구나. 먼저 돌아가거라.”

“···네. 고생하세요. 스승님.”

“테르!”

“네!”


팅!


탁!


은화 1개.


“이보시오. 저 아이들, 고생했으니 빵과 고기를 사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저 아이, 시장에서 혼자라면 아마도 매타작을 맞고 은화는 빼앗길 테니.”

“···알겠습니다.”


이번엔 날 따라 폴란 사제가 직접 나섰다.


눈을 가린 릴리는 코카트리스에 태우고 난 장을 보는 상황.

그는 내내 내 뒤를 지켜주었다.


장을 다 본 후, 모든 짐을 코카에 싣고 대장간으로 가려 하자,


“잠깐! 아이만 보내거라. 넌 스승님 옆을 지켜야 한다.”

“예?”

“대신 저 아이는 수도사들이 잘 데려다줄 것이다.”

“···아! 네.”


그가 손짓하자 언제 나타났는지 다른 수도사 하나가 코카트리스를 타고 나타났다.

난 릴리를 잘 다독여 보내고, 수도원으로 향했다.

그는 내 뒤를 따라오다 물었다.


“너, 이름이 테르라고?”

“네. 테르입니다.”

“혹시 말이다.”


그의 시선이 내 앞을 걷고 있는 풍이를 따라 움직인다.


“네 주위에 이상한 것이나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느냐?”

“음···.”


‘아, 이것 때문에 날 따라나섰나?’


나는 생각하는 척 두 눈을 굴렸다.


아마도 사제의 신분으로 치유 마법을 쓸 줄 안다면 마나에 능통할 터.

그의 눈에도 나샤이데 님처럼 풍이가 보일지 몰랐다.


하지만, 굳이 그에게 내가 풍이를 다룬다는 것을 알려야 할 이유는 없었다.


“가끔, 기이한 소용돌이가 주변에 보이곤 했어요.”

“그래. 그뿐이냐?”

“네.”

“크흠. 알겠다. 들어가자.”


역시, 숨기는 쪽이 맞았다.

표정만 봐도 아쉬움 가득한 얼굴.

내가 풍이를 봤다고 하면 날 사제로 만들기 위해 뭔 짓이든 할 것만 같았다.


나는 지하로 내려와 묵묵히 스승님을 도왔다.


그리고 거의 세 시간 정도를 더 고생한 후에야, 마법진의 타고 깨진 부분을 모두 복구할 수 있었다.




***




“끝났습니다. 재가동해 보시지요.”

“고생하셨소.”


폴란 사제와 다섯 명의 수도사가 다섯 방향에서 마법진을 감쌌다.


“저 마법진의 시동은 염원의 술식으로 풀어내겠소. 모두 준비하시오.”

“네!”


수도사들은 여섯 방위로 자리를 잡더니, 마력을 모으는 모습을 보았다.


마치 기도문을 외우듯, 성스러운 화음으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서서히 빛을 발하는 마법진.


우우웅!


사제와 수도사의 손이 닿은 곳을 중심으로 빛무리가 뭉치듯 움직였다.

서서히 그 빛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한다.


“됐군요. 안정적으로 마력을 받고 있소.”

“그럼, 우리 일은 끝난 것이오?”

“맞습니다.”


하지만, 그때 수도사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포··· 폴란 사제님! 마, 마법진이···!!”


다급한 외침에 모두가 마법진을 바라보자


“토···통신이 들어옵니다.”


팟! 팟! 팟!


웅-웅-웅-웅!


공간에 마나가 진동한다.

마법진의 한곳, 빛을 뿜어내는 구간이 빠르게 돌았다.


“어엇!”


그 구간이 돌며 마법진 사이의 문자에 빛을 띄웠다.

빠르게 점멸하는 기호들을 바라보며, 수도사가 소리쳤다.


“기···, 다···, 리···, 고···, 있···.”

“받아 적어!”

“위···, 험, 아···, 방금은 모르겠습니다. 지···, 원···? 어어어?”


문자들이 점점 더 빠르게 점멸했다.


마치 팩스를 꺼뒀다 켰을 때 밀려있던 데이터들이 쏟아져 출력되는 모양과 같았다.


“너···, 너무 빠릅니다.”

“어어억!!”


파바바바바박!!


그 글씨의 점멸이 너무 빨라, 수도사들도 도저히 읽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읽을 수 있어.’


그간 칼 야공에게 배웠던 글자 읽기가 빛을 발했다.


‘갑-주-입-은-야-만-전-사-침-입-전-선-후-퇴-기-사-도-주-다-수-접-전-패-배-상-급-기-사-지-원-요-망-치-료-술-사-부-족-전-장-파-견-절-실-주-교-사-망-방-어-선-재-구-축-도-강···’


엄청난 글자의 파도가 마법진 위로 떠올랐다.


몰려들 듯 마법진이 쏟아내는 글자의 빛.

나는 그 글자의 파도를 사진을 찍듯 기억에 각인했다.

등에선 짜릿하게 소름이 돋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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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화살(2) +8 24.04.06 20,319 464 13쪽
7 7화. 화살(1) +22 24.04.05 21,093 491 20쪽
6 6화. 마녀(2) +20 24.04.04 21,555 518 13쪽
5 5화. 마녀(1) +18 24.04.03 22,459 521 17쪽
4 4화. 도제(3) +12 24.04.02 24,182 518 20쪽
3 3화. 도제(2) +12 24.04.01 24,277 518 13쪽
2 2화. 도제(1) +12 24.04.01 26,550 542 16쪽
1 1화. 달빛 대장간 +28 24.04.01 33,267 60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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