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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에 간 제우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07.14 01:40
최근연재일 :
2022.10.31 07:1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44,887
추천수 :
688
글자수 :
601,931

작성
22.08.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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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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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032 공동의 상황

연중무휴




DUMMY

--의창 시내


의창 시내의 대로를 걷는 사내.

사내의 등 뒤로 수레가 따라온다.

의창의 제일 기루라 불리는 낙화루 입구 앞에선 사내는 수레를 조심스레 내려두고 기루 안으로 들어간다.


"손님. 아직 영업시간이 아닙.."

이른 시간부터 술을 마시러온 손님인 줄 알았던 루주는 그를 보고 말을 멈춘다.

"미안하오.."

미안하다는 말 이외에 다른 말도 하지않았다. 다만 고개를 숙인 채 루주를 바라보지 못하는 사내.

사내의 말을 들은 루주는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수아.. 수아는 어딨나요?"

"밖에 있소."

한달음에 달려가는 루주 채련.


기루 안에 있는 사내의 귓가에 루주의 한스러운 울음소리가 들린다.

일식경이나 흘렀을까?


루주가 눈물을 닦아낸 뒤 옷 매무새를 다듬고 안으로 들어온다.

"곽운 대협. 시장하시죠?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녀가 제우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제우스는 조용한 방에 홀로 앉아 눈을 감는다.

'얼굴도 목소리 조차도 모르던 여인이었다. 단지 제갈세가에 대한 악감정에 루주에게 부탁을 받고 길을 나섰다. 세가를 무너트리고 여유롭게 그녀를 구해오겠다는 안일한 생각. 오만하고 자만했다. 그리고 무지했다! 사람을 죽이는건 지금이나 신이었던 그때나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을 살린다는 것... 백명 천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보다 단 한명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 어럽다라는걸. 왜 이재야 알았을까... 가벼워지지 않겠다. 내 행실의 무게를 결코 가볍지 않게 하겠다!'


제우스는 굳건히 다짐한다. 수아라는 이름 두글자가 그의 가슴속 깊이 박혀 자리한다.


정마대전 당시 부모를 잃어 고아가 된 채연을 받아준건 하오문이었다. 거칠고 인정없을 것 같은 그들이었지만 정마대전으로 인해 최대 피해를 본건 정파나 마교도 아닌 그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더욱 끈끈하게 결속시켜준건 바로 정이었다. 서로간의 인과 의로 똘똘 뭉친 그들의 모습에 채련 그녀 역시 감화되어 하오문의 사람이 되길 자원했다. 하오문의 일원이 된 그녀는 예닐곱의 나이에 낙화루에 배치되었다.


의창 제일의 기녀가 되기까지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았을 것 같은 그녀는 부엌에 들어서고 식기류과 재료들을 확인한다. 그녀는 본래 요리솜씨가 매우 좋았음에도 한명의 식솔이라도 더 구해 일감을 주고자 요리하지 않아왔었다.


낯선 이들과 이곳 기루에서 생활하며 지내오기를 수년째에 채련의 버팀목이 되어 줄 비슷한 또래의 여아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 둘은 금새 친해졌다. 자신을 믿고 의지하기도 하며 반대로 자신이 그녀에게 기대기도 하며 자라왔다.

하오문이 자신의 인생이라 생각해온 채련과는 다르게 그녀는 꿈이 있었다. 멋진 사내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평범한 배우자로써의 삶에 충실하겠다는 그저 그런 꿈.

언젠가 채련은 그런 꿈을 가진 수아에게 약속을 한 적이 있다. 너가 꿈을 이루기위해 이곳을 떠나게 되면 내 손수 만든 식사를 푸짐하게 대접하여 먹이고 보낼 것이라고...


수아에게 약속한 음식을 떠나간 그녀를 위해 만드는 것인지 곽운을 위해 만드는 것인지 그녀조차도 모른다. 채련은 오로지 자신이 만들 수있는 최고의 요리를 준비할 뿐이다.


-똑똑.

"곽 대협. 채련입니다."

그녀가 문을 열고 어마어마한 양의 요리들을 들여온다.

"보통이라면... '차린건 없지만'이라고 말하겠지만 손수 정성스럽게 만들어 올려봅니다. 곽운 대협"

말없이 제우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 상이 누구를 위한 상인지를 알고라도 있는듯.


-탁!

일식경이 한참 지난 후에야 제우스가 수저를 내려놓는다.

어렵게 떨어지는 두 입술.

"정말... 강호행을 하면서 먹어본 음식중에 단연 최고였소!"

"감사합니다. 대협.."

그녀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제우스.

"나는 이만 가야겠소."

"벌써 가시려는 겁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무림맹으로 하루빨리 가봐야 할 것 같소."

그녀도 덩달아 일어난다.

"몸 건강히 다녀오십시오."

그에게 다가가 가볍게 안긴다.


자신의 팔을 들어올려 밀어내려던 제우스는 이내 마음을 고치고 그녀의 등과 허리를 어루 만져준다. 그의 손길이 느껴지자 고개를 들며 제우스를 바라보는 채련. 그런 그녀의 시선이 느껴지자 제우스도 고개를 내려 바라본다. 그녀의 하얗고 고운 턱선과 그 밑으로 이어진 목덜미가 검고 긴 잔머리에 언뜻언뜻 가려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둘의 마음이 동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제우스를 배웅하는 그녀를 뒤에 둔 채 의창을 나선다.

이제 이번 여정의 끝이 될 무림맹을 향해.


--무림맹 맹주 집무실


-똑똑똑

"들어오시게"

문을 열자 제갈군사가 들어온다.


"맹주님! 당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당가의 연락이란 소리와 소식을 들고온 군사의 표정을 보자 맹주는 내면의 진심과 체통을 위한 억제심이 상충하며 웃을듯 말듯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어서! 어서말해보시게!!"

"공동파 내의 살아숨쉬는 모든 것을 멸했다는 내용입니다!!"

"크하하하하하!!"

"하하하하"

맹주가 미친 사람처럼 웃자 군사 역시 따라 웃는다.

"흠흠 ,, 음!"

그러다 문득 너무 격없이 웃었나라는 생각과 함께 웃음을 멈추는 맹주.


"드디어 시작되었군!"

"예 맹주님. 공동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나다. 파견나간 일부 인원이 생존해있다는 내용이 있으나 변변치않은 이들인데다가 마교에서 무공비급서를 모아둔 전각까지 모두 불태워 없앴다고 합니다."

"마교의 대장로란 자였지 아마?"

"네 맞습니다! 철혈사자대의 대주로 이번 대업의 선봉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만나서 차라도 한잔하면서 고맙다 말하고 싶군!"

"예 맹주님. 시일내에 자리를 마련해보겠습니다."

"아아 서두를건 없네! 대업을 제쳐두고서라도 보고싶다는 말을 아니니 말임세"

"네 알겠습니다. 맹주님"

"그외에 다른 소식은 없는가 군사?"

"곽운 그자가 의창에 있다합니다."

"호오.. 세가에서는 어떻게 할 참이라지?"

"소가주가 직접 나설 예정이라 합니다. 의창의 기루로 대려가 춘약을 먹일 계획이라합니다."

"흠.."

"저 역시도 그런 '얄팍한 수에 걸릴까'싶긴합니다만 지켜봐야 할 것같습니다."

"뭐 그건 세가에서 알아서 하시겠지."

"예 그리고 이번 청룡단 비무대회에서 우승한 남궁명학에게는 어떤 상을 내릴지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명학이 기량이 또래들 보다 강하긴하다만 여전히 내 성에 차진 않는다네. 어디 쓸만한 환단이라도 구할 수 없는겐가?"

"환단이라면 소림의 대환단을... 말씀하시는 건지요."

"대환단이라면 더 할나위 없겠다만 하하하하"

"맹의 단약창고에 아마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준비 좀 잘 해주시게! 군사. 내 이 대업에 눈이 팔리기는 했다만 그래도 자식 놈 선물을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닌가?"

"네 알겠습니다 맹주님!"

'구파일방을 몰아내는게 우리 제갈세가로서는 최선이긴 하지만 남궁세가의 세가 날이 갈수록 거대해지는게 찝찝하구나..'

오대세가가 결국 무림의 세를 쥐더라도 제갈세가는 여전히 비주류로 떨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제갈형배였다.

"더 전할 내용이 없다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네 맹주님!"


--섬서


화산파에서부터 이틀에 하루를 자가며 감숙으로 들어온 구파일방의 명숙들과 후기지수들.

"대열 정지! 일각여간 휴식을 취한다!!"

화산의 장문인이 멈춰서서 휴식을 명한다.

"후아~ 이제 감숙이로구나! 권해! 여기서 공동까진 얼마나 걸려?"

"빠르게 가면 한나절이야 우리 속도면 반나절 좀 넘게면 도착할 것같아.."

"우와 우리 제법 많이 왔구나!"

"권해. 자네 문파가 있는 공동산은 어떤 곳인가⁷

"공동파는 과거보다 세가 많이 약해지고 입산하는 이들도 점차 줄고 있는 실정이지.."

권해의 기분을 띄워보고자 꺼낸 태열의 물음에 권해는 정신이 반즘 나간 채 누구도 하고싶지 않아하는 본파의 실정에대해 이야기한다.

"하하하, 권해 그건 어느 문파나 다 그러한 상황이지 않는가. 우리가 궁금했던건 공동산이 정말 아름다운 절경을 가진 곳인지 궁금해서 물었다네."

화산에서부터 섬서로 오는 동안 후기지수들끼리 모두 안면이 트게되자 존칭은 생략한 채 편히 이야기한다. 복잡한 심경의 권해를 챙기는 개화.

"이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공동파의 일해 장로는 권해가 가엽기도 하면서 본파의 소식이 없자 애간장이 타들어간다.

"끙..."

"일해 장로. 공동으로부터 온 연락이 없었소?"

"그,그렇소..."

"흠.. 서둘러 가야겠구려. 일몰이 질 시기즘에 도착할 듯 하오."

"모두들 배려 고맙소!"

일해 장로의 감사인사에 모두들 수척한 얼굴을 했지만 별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대열 정비!"

화산 장문인의 외침에 다들 자리에 일어서서 대열을 정비한 뒤 출발한다.


일몰이 지는 시각. 섬서의 공동산 자락아래에 모인 그들.

"원시천존.."

갑자기 도호를 외치는 소림의 장로. 잠시뒤 다른 이들도 하나 둘씩 산에 짙게 낀 혈향을 미세하게 맡는다.

"!!"

"장문인!!!"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권해를 개화를 비롯한 후기지수들이 온몸으로 막아선다.

"놔! 놔주시오!! 저 곳에 내 스승님들과 사제들이 있소!"

눈은 새빨갛게 출혈이 된 채 울부짖으며 자신을 말리는 이들을 때어내듯 몸부림친다.

"이토록 짙은 혈향은...."

장로들은 뒷 말을 삼켰지만 정마대전을 의미 했으리라.

"공동파를 구하러 왔으니 어서 올라가는게 맞는 것 같소!"

다짐한 듯한 화산 장문인의 말에 모두가 무언의 동의를 한 채 천천히 산을 오른다.

올라갈수록 짙게 느껴지는 혈향과 탄내.

그들은 공동파 입구에 도달하고서야 직시한다.

공동파의 부서진 정문과 들어서면 보이는 전각들의 화재로 인한 잔해들. 어떤 건물은 주춧돌만 남겨지기도했다.


"흡... 크읔 흑흑...."

-퍽!퍽!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채 할 수없자 권해는 엎드려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친다.

일해 장로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정신이 나간 채 멍하니 무릎을 꿇고 불에 반쯤 타버린 현판을 응시한다.

모두가 말을 잊은 채 공동파 내부를 둘러본다.


"누,누구냣!"

누군가의 외침에 적막감이 깨진다.

외침의 목소리가 향한 곳으로 향하는 선발대 인원들.

그들이 향한 곳에는 마교도 무리가 기립해있었다.


"우리는 천마신교에서 온 철혈사자대다!"

"마,마교!"

"나는 철혈사자대의 부대주이다. 이곳은 우리가 점거한 땅이니 당장 하산하라!"

"이곳은 공동파의 땅인데 어찌 그대들의 땅이라 하는가?"

부대주의 발언에 노하며 묻는 화산의 장문인.


"공동파의 구역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는가? 현판 조차도 보이지않는데? 크흐흐흐"

"이노오오옴!!"


-챙!

검을 빼들며 마교도 앞에 나서는 일해 장로는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내가! 내가 그 산증인이다. 어디 나도 죽여서 증거를 인멸해보거라! 흐아아압!"

달려드는 일해 장로를 말리도 못한 채 지켜보는 정파 명숙들은 애써 손만을 뻗어 멈추라 외친다.


"멈추시오!"

"안돼애앳!"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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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에 간 제우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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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피로 물든 제갈세가 +2 22.08.04 384 7 11쪽
30 030 뇌전의 기운 22.08.03 403 7 11쪽
29 029 공동묘지 +1 22.08.02 407 7 12쪽
28 028 공동파로 향하다 22.08.01 422 7 12쪽
27 027 비무와 비보 22.07.31 434 7 12쪽
26 026 미인과 구렁이 22.07.30 424 8 12쪽
25 025 의창 제일 기녀, 채련 22.07.29 436 7 11쪽
24 024 가족상봉 22.07.28 438 8 12쪽
23 023 이유 있는 소음 22.07.27 419 7 11쪽
22 022 피로 물든 난주 22.07.26 437 8 12쪽
21 021 헤어짐과 만남 22.07.25 467 7 12쪽
20 020 인의 22.07.24 462 8 11쪽
19 019 둘보다 하나가 좋은 이유 22.07.23 474 8 11쪽
18 018 출정 22.07.23 484 7 8쪽
17 017 대리 성취 22.07.22 487 8 10쪽
16 016 말은 말보다 빠르다 22.07.22 482 8 8쪽
15 015 결자해지 22.07.21 503 8 10쪽
14 014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은 모른다 22.07.21 516 8 9쪽
13 013 아름다운 동행 22.07.20 547 8 8쪽
12 012 동상이몽 22.07.20 551 7 8쪽
11 011 무림을 이해하다 22.07.19 581 9 9쪽
10 010 하나되는 몸 22.07.19 584 7 8쪽
9 009 험난한 강호 22.07.18 581 6 8쪽
8 008 이상한 동행 22.07.18 653 6 8쪽
7 007 위기일발 22.07.17 675 7 9쪽
6 006 검은 머리 짐승 22.07.17 764 8 8쪽
5 005 운수 좋은날 22.07.16 839 7 7쪽
4 004 마교의 준동 그리고 배고픔 22.07.16 925 8 8쪽
3 003 제우스 강림(?) 22.07.15 1,124 9 11쪽
2 002 곤륜의 홍복 22.07.15 1,249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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