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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에 간 제우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자모
작품등록일 :
2022.07.14 01:40
최근연재일 :
2022.10.31 07:1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44,826
추천수 :
688
글자수 :
601,931

작성
22.07.24 07:30
조회
460
추천
8
글자
11쪽

020 인의

연중무휴




DUMMY

--객잔 안


식탁 위를 내달리며 그들의 앞에 착지한 제우스에게 흑도의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앞으로 나와 말한다.


"자네가 내 동생의 돈을 뺏어간 놈인가?"

"뺏지는 않고 그가 스스로 내게 주었을 뿐이네!"

"내가 자네와 말장난하려고 이 곳에 온 것이라 생각하나?!"

"아니아니! 이곳에 그대가 온 것은 자의에 의했다기 보다는 내 의도에 맞게 온 것이네!"

"?"

"그대는 이 곳 호북에 위치한 하오문의 지부장 아닌가?"


그렇다 제우스는 무당파를 하산하면서 곽운의 머릿속 기억 저편에 하오문이라는 곳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무림에서 가장 중요한건 생존이고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게 힘과 정보라고 판단했기때문이다. 목숨이 한개인 인간으로 산다는 건 제우스 자신에게 큰 위험요소였다. 그렇기에 상대의 실력이나 배경을 알지 못한 채 싸움에 달려들기엔 정보가 부족했다. 그런 그는 하오문을 아래에 두고자 이 곳에 들리기전 인근 마을을 거쳐다니며 하오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였다.

그 결과 하오문 지부장의 동생이란 놈이 여기저기 들쑤시며 공갈하고 다닌 정황을 파악했다.


대마리 동생을 둔 덕에 호북 지부장은 운 좋게도(?) 이 객잔안에서 제우스를 운명처럼 만나게 된 것이다.

"하하 배짱이 좋군! 알고 접근했나? 그렇다면 더더욱 살려둘 수가 없지."

"흠.."

슬슬 시비를 트는 무리들과 말싸움이 지겨워지기 시작하는 제우스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음 얼마나 때려야 안죽고 고분고분 해질까?'

'흑도의 무리도 많으니 한명 한명 시험 삼아 확인해보는건 어떻소?'

흑도무리를 향한 곽운의 냉혈한 같은 목소리에 제우스가 무언의 동의를 하며 신형을 내지른다.


-퍽!퍽!퍽!

화경의 중턱까지 차오른 제우스였기에 하오문 일당은 그에게 주먹 한번 휘두르지 못한 채 픽픽 쓰러지기 시작한다.

-챙.

단도와 손도끼를 꺼내는 이들.


"후압"

-턱! 빡!

단도로 찔러들어오는 자의 손목을 빠르게 검집으로 내리친 제우스. 이어 달려드는 손도끼를 휘두르는 무사의 도끼질을 가벼운 보법으로 피한 뒤 복무를 걷어차 기절시킨다.


"머,멍청한 놈들 한꺼번에 쳐라!"

"후아아압"

-챙.채쟁!

네명의 장정이 검을 빼들며 제우스에게 달려들며 쇄도한다.

검집안에 검이 든 채 태허도룡검법을 펼친다.

빠른 직선 공격으로 한명을 눕힌 뒤 느리지만 변화가 큰 공격으로 두명의 공세를 가볍게 쳐내고 그들이 밀린 틈을 타 마지막 초식으로 셋을 일격에 기절시킨다.

-쿠웅..

"으으으으... "


마침내 지부장의 곁을 지키는 옅은 흑의를 입은 사내가 앞으로 나온다.

이들 중 가장 강한 사내인 그가 제우스에게 달려들며 검을 뽑는다.

-채앵!

'일류 수준이군!'

흑의 사내가 검을 꺼냈음에도 발검하지 않는 제우스는 상대의 수준을 정확히 짚는다.

-스악!

검을 휘두르는 사내.

-휘익! 퍼억!

경공술을 써 흑의 사내 옆으로 이동하며 검을 가볍게 피한 제우스는 태허도룡장을 사내의 옆구리에 펼친다.

-컥...


비틀거리며 검을 지팡이 삼아 애써 일어나려는 흑의사내에게 제우스는 말한다.

"어허~ 누워있어! 너 뼈 맞았어~"

-툭!

가벼운 발차기로 흑의 사내를 밀어 넘어뜨린다.


-꿀꺽!

일다경이 채 안되는 시간 열명의 하오문 무리를 쓰러뜨린 제우스.

그의 무위에 머리를 잠시 스쳐가는 정보가 있었으니...

곤륜의 도사가 강호에 나와 마교 장로와 당가의 장로를 폐퇴 시켰다는 내용이었다.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 하오문의 지부장은 천천히 입을 연다.


"죄송하게 되었소... 귀하가 누군지 내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소! 내 아우가 당했다는 소식에 잠깐 실성한 모양이오. 그대는 곤륜의 곽운 대협 아니오.."

상대의 빠른 태세전환에 살짝 기분이 풀린 제우스는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의자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와 앉으며 말한다.

-드르르륵


"나에대해 이미 잘 알고있다니 그것 참 이야기가 쉽겠구려!"

"?!"

"내 호북 하오문 지부장에게 특별히 부탁할 일이 있는데 들어주시겠소?"

-후우..

자신을 죽이려는게 아님을 알게된 지부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묻는다.

"어떤 부탁이오??"

"내 정보망이 되어주시오!"

"헙!"

"무림 돌아가는 사정을 내 아직 속속들이 잘 몰라서 답답하오. 궁금한게 있을때마다 인근의 사람들에게 물어 알아낸다는게 여간 번거로워 못해먹겠소!"

'곤륜파 도사치곤 성미가 급하구나!'


"아마 성깔이 드럽구나라고 생각은 하고있겠지만 말이오!"

"아,아니오 곽운 대협 그렇지 않소! 그 정보라는게 그리고 쉽게 얻어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정보의 홍수속에서 허와 실을 구분해내는 작업도 필요하다보니 번거로운게 충분히 이해가 가오!"

"오호 아주 잘 이해하셨소!! 무림 내의 정보망이 되어주겠소?"


"죄송하오!!"


-.....


잠시 흐르는 정적.


"어째서냔 말이오??"

버럭 화를 내는 제우스는 인내심이 밑천을 드러내기 직전이었다. 자신의 소속과 소문도 알고있겠다 적당히 잘 구슬리면 될 줄 알았건만 쉽사리 넘어오지 않기에 무력으로 굴복시켜야하는 고민을 한다.


'이것들을 반 죽여놔?!!'

'내 언젠가 스승님들께 들은 적이 있소. 하오문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채 명맥을 이어왔기에 지금까지 살아 남은 것이라고...'

'그 기억은 내게도 있어! 놈들이 안된다는데 뭐라도 해봐야할 것아니야!'


"호북 내의 정보는 내 문주께 말씀드려 허락을 구해볼 순 있으나 하오문 전역에 걸친 무림 정보는 문주께 직접 아뢰고 허락받아야 가능할께요... 물론 아직까지 그 정도 혜택을 받은 자는 없었소!"

"흠... 별 수 없군!"


-히익!

'호북 지부장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저승으로 떠나겠구나...'


"가 일들 보시오. 없이도 잘 지내왔으니 앞으로도 정보따위 없어도 어찌어찌 되겠지!"

"에?"

"되었으니 일들 보러 가란 소리요."

자신의 목을 칠 줄 알았던 성질 급한 곤륜의 도사가 돌아가라는 말에 행여 마음이 변할까 지부장은 수하들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떠난다.


"후우 쉬운 것 하나 없구만!"

푸념하는 제우스.

사실 하오문 지부장을 두들겨 강제로라도 정보를 취할까 했지만 이들이 '뭔 죄인가' 싶어 모든 걸 내려놨다.


그때! 문가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맞는 말이오!! 힘을 가진 자는 힘이 있어도 인의를 배풀기 어렵지!!"

"?!"

조금 전 객잔 안에서 이 사단이 시작되게끔 원인을 제공한 사내였다.


"그대는?...."

"속여서 미안하오. 곽대협! 내 소개를 하겠소. 하오문의 소문주 이관용이오!"

"허... 다 의도된 연출이었던 것이오?"

"아니오. 소문주인 나를 아는 자는 하오문 내에서도 몇 없소! 방금 전 상황은 나만 연기를 한거였소. 하하하"


떨떠름한 얼굴로 이관용을 바라보는 제우스.

"도대체 왜 그런게요?"

"일삼필옹과 당가의 대장로를 쓰려뜨렸다는 사내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계획이었소."


"나도 나를 모르는데 그대가 본 나는 어떤 사람이요?"

"곽운 대협 그대는 '인'과 '의' 인의를 아는 사람이었소!"

"하하하하하하하"

갑자기 웃는 제우스 그리고 의아해하는 관용.

"?"


"인의라 참으로 재밌군! 내겐 없는 것이라 여겨왔는데...."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이라...'


그런 제우스에게 묻는 소문주 관용.

"나를 왜 도와주었소?"

"점소이의 삯이 깎일까 걱정되었소?"

"뺏은 돈은 그대가 다 가졌어도 됐는데 내 몫은 왜 챙겨준게요?"

"싸움에 휘말리지 않게 내친 건 또 뭐였소?"

"그들을 제압하긴 했으나 어디까지나 '제압'만 한 이유는 또 뭐요?"

"힘으로 굴복시켜 얻을 수도 있었는데 그냥 놔준 것은 무엇 때문이오?"


몰아치는 하오문 소문주의 질문에 그간 곽운의 몸을 차지한 채 자신이 행해 온 길이 자신을 위한 길이었는지 인간을 위한 길이었는지 고민되는 그는 잠시 생각에 빠진다.


골몰하는 제우스의 상념에 끼어들지 않는 곽운.


그는 사실 누구보다도 제우스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신이라 칭하며 인긴이 어떻게 되건 말건 신경도 안쓰며 인간사에 관심도 없던 그.

그런 그가 자신의 몸을 통해 참된 인간의 길을 걸어 인의예지를 깨우치고 진실된 사람의 마음을 얻길 바래서 였다.

그리고 곽운이 본 제우스의 이번 상념은 앞으로의 길을 걷는데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환점이기에 더더욱 조용히 있었다.


'나는 신인가 인간인가?'

'육신은 인간이며, 영혼은 신이다. 그러면 나는 신인가?'

'신의 몸을 가진 자가 인간을 영혼을 가졌다면 그건 신이라 할 수 있는가?'

'아니다! 신이란 신의 몸과 마음을 가져야만 신의 힘을 내고 결정을 할 수있다.'

'고로 나는 인간이다! 신의 영혼만을 가진..'

'내가 가야할 길은 신의 몸을 가진 경지에 이르러서야 신이라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신의 몸을 만들어내도 올림푸스가 아닌 이 곳에서 나는 신이라 불리울 수 있을까?'


일식경이 흐른 시간.

관용은 조용히 제우스의 앞에 앉아 지켜본다.

그러다 제우스가 객잔 안의 적막감을 깨고 박장대소를 한다.


"하하하하! 재밌구나! 인간사라는게!! 한치 앞도 어찌될 지 모른체 살아간다라... 그래 그러면 인간처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야겠구나!!"

"상념이 어느정도 정리되었소?"

"그렇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생각이오?"

"음! 일단 오늘은 그대와 벗을 삼고 술을 마실 생각이오!"

"내가 그대와 벗이 될 생각이 없으면 어쩔 생각이오?"

"허허 그럼 아쉬운데로 혼자라도 마셔야지!"

"허허 내가 공부가 부족해 '의'는 부족하나 '인'은 넉넉해 그대와 벗이 되고 술을 마셔야 겠구려."

잠시 서로를 응시하고 이내 제우스가 말한다.

"관용! 내가 혼자 술을 마신다하니 측은지심을 느꼈나 보군?"

"맞네. 곽운! 벗이 자작하는 모습을 보는 건 슬픈일이지! 하하하"

"점소이!! 여기 동파육 사인분과 죽엽청을 잔뜩 가져다 주시게!!"


주문을 마친 후 관용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

하잘것 없어보이는 자신의 도복과 마찬가지로 주황색의 옷을 걸쳐 입은 관용.

무공의 깊이는 갓 화경에 들어선듯 보인다.

하오문이란 곳은 '무공이 낮은 자들만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며 그를 다시 본다.

평범 할 것같은 얼굴이지만 눈썹이 짙고 턱선이 날렵하여 한번보면 쉽게 잊힐 얼굴은 아니었다.


"자네!"

"?"

"정말 딸이 있나?"

소란중에 그가 감사인사를 할 당시 딸아이의 약값을 운운했던 걸 기억해내는 제우스는 진심어린 호기심에 물어본다.

"어떨 것 같나?"

"하하하 없구만! 있었으면 자랑질 하느라 되묻지도 않았겠지!!"

"장난질이라니! 도사치곤 말이 참 심하구만! 하하하"

잠시 뒤 점소이가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동파육과 죽엽청 한동을 가져온다.

"흐음 언제 맡아도 향긋하구나!"


밤이 깊어가고 세월감이 느껴지는 오래된 객잔 안.

술잔을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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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피로 물든 제갈세가 +2 22.08.04 382 7 11쪽
30 030 뇌전의 기운 22.08.03 402 7 11쪽
29 029 공동묘지 +1 22.08.02 405 7 12쪽
28 028 공동파로 향하다 22.08.01 421 7 12쪽
27 027 비무와 비보 22.07.31 432 7 12쪽
26 026 미인과 구렁이 22.07.30 422 8 12쪽
25 025 의창 제일 기녀, 채련 22.07.29 435 7 11쪽
24 024 가족상봉 22.07.28 437 8 12쪽
23 023 이유 있는 소음 22.07.27 417 7 11쪽
22 022 피로 물든 난주 22.07.26 435 8 12쪽
21 021 헤어짐과 만남 22.07.25 465 7 12쪽
» 020 인의 22.07.24 461 8 11쪽
19 019 둘보다 하나가 좋은 이유 22.07.23 473 8 11쪽
18 018 출정 22.07.23 482 7 8쪽
17 017 대리 성취 22.07.22 485 8 10쪽
16 016 말은 말보다 빠르다 22.07.22 480 8 8쪽
15 015 결자해지 22.07.21 501 8 10쪽
14 014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은 모른다 22.07.21 514 8 9쪽
13 013 아름다운 동행 22.07.20 545 8 8쪽
12 012 동상이몽 22.07.20 550 7 8쪽
11 011 무림을 이해하다 22.07.19 580 9 9쪽
10 010 하나되는 몸 22.07.19 583 7 8쪽
9 009 험난한 강호 22.07.18 579 6 8쪽
8 008 이상한 동행 22.07.18 651 6 8쪽
7 007 위기일발 22.07.17 673 7 9쪽
6 006 검은 머리 짐승 22.07.17 763 8 8쪽
5 005 운수 좋은날 22.07.16 838 7 7쪽
4 004 마교의 준동 그리고 배고픔 22.07.16 923 8 8쪽
3 003 제우스 강림(?) 22.07.15 1,121 9 11쪽
2 002 곤륜의 홍복 22.07.15 1,246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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