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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화26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이렇게 천마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장연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08 11:58
최근연재일 :
2024.06.27 22:2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58,344
추천수 :
1,966
글자수 :
262,810

작성
24.06.11 19:25
조회
723
추천
29
글자
13쪽

맹(盟), 맹(盲), 그리고 맹(儚)

DUMMY

남궁세가의 파멸.


그 충격적인 소식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중원 전역에 퍼졌다.


세가의 흥망성쇠는 무림에 있어 특별한 것이 못 되었다. 무(武)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해하기 위한 것이니, 무를 빌어 일어난 이들은 그만큼 무로 인해 무너지기도 쉬웠다.


하지만 남궁세가라면.


그토록 쉬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이 세가임에도, 강호 전체에 이름을 떨치는 것을 넘어 자타공인 그 세가들의 정점에 오른 존재라면.


수백 년간 군림해온 정당한 안휘의 지배자이자, 소림과 무당과 더불어 무림 그 자체의 상징이라면.


그만한 존재가 하루, 단 하루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 자체는 물론, 후폭풍만으로도 난세를 창조할 수 있는 사건이다. 그렇기에.


하남성 숭산.


소림의 본진.


산문 앞을 지키듯 세워진 어느 전각 한 채.


혜검당(慧劍堂)이라 이름 지어진 완전중립지대.


그 자그마한 일 층짜리 전각에.


강호 전체에 퍼져있던, 무림을 떠받치는 기둥 되는 자들이··· 지금, 한 자리에 집결했다.


‘리 아저씨.’


장교진인, 장리.


원탁의 동편 한가운데. 구파일방의 상석 자리에 있던 그는, 제 오른편에 앉은 자가 보낸 전음을 들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시나 몰라. 나한테도 좀 알려줘. 응?’


리는 시선을 옮겼다. 팔짱을 낀 채 의자 속에 푹 파고들다시피 기대앉은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백향.


화산파를 대표하여, 장문인을 대신해 이 자리에 앉은 자였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는 한 문파를 대표하긴커녕 무인이긴 한 건지 의심되는 행색이었다.


곱게 빗질한 장발에 눈 끝자락을 빨갛게 분칠한 얼굴. 옥 귀걸이에 반지 등 웬만한 기녀 이상으로 치장하지 않은 데가 없었다.


거기에 펑퍼짐한 무복 탓에 체형까지 불분명하니, 벌써 이립(而立, 30세) 가까이 되는 사내임에도 생긴 꼴만 보면 약관 언저리의 처녀나 다름없었다.


낮은 목소리만 빼면 말씨나 행동거지도 여식 같아, 입을 열기 전까진 누구 하나 성별을 착각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엄연한 무인이었고.


화산제일검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화경의 강자였다.


‘하긴, 쟤들 떠드는 꼴 보는 거 나도 아주 지루해 죽겠다니까. 어떻게, 내가 기강 좀 잡아봐?’


다른 사람 같았다면 무도하단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겠지. 하릅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짖나보다 하고 넘어갔으리라.


그러나 리는 다만, ‘가만히 있어라’ 하고 짧게 훈계하기를 택했다.


향이 작정하고 날뛰면 리 자신조차 승패를 장담할 수 없었다.


단순히 내공 수준이 높은 정도면 모를까, 그는 대단히 치밀했다. 오죽하면 저 화려한 치장이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고자 일부러 하는 위장이다’ 하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퍼져있을까.


‘그치만 아저씨, 솔직히 아저씨가 봐도 지금 판 엄청 괴상하잖아.’


좀이 쑤신 듯, 향은 한 차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아무도 저 남궁 동생한테 말을 안 걸어. 오늘 우리 여기 모인 이유가 쟤 때문인데도.’


그의 시선을 따라가니, 리의 시야에 원탁 서편 한가운데에 앉은 남궁경의 모습이 들어왔다.


남궁세가를 상징하는 하늘색 무복 대신 하얀 삼베옷을 차려입은 채, 경은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제 자리에 석상처럼 굳어있었다.


향의 말대로, 그 모습은 대단히 괴상했다. 경은 마치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란과 완전히 이격되어 있는 듯 보였다.


리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먼저 이쪽, 구파일방 측.


소림의 본진에서 벌어지는 모임임에도, 정작 소림의 자리는 없었다. 애당초 그들은 그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절대중립을 고수했다.


오대세가와 구파일방. 같은 정파이기에 드러내놓고 대립하진 않아도, 수면 아래에서는 치밀한 견제가 끊임없이 벌어졌다.


그렇기에 유사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세가 및 문파 간 대화의 장이 필요했고, 무림이란 것이 성립된 이래 그 역할은 줄곧 소림이 맡고 있었다.


화산파의 경우, 명확한 뜻을 내비치고 있었다.


장문인 대신 제일검 한 명만이, 그것도 사실상 개인 자격으로 이 자리에 왔다. 이유는 몰라도 이번 사태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지.


백향 자신도 그 뜻을 알고 몸소 걸음한 것이리라. 한 문파의 최고 전력을 보냈으니 그것으로 충분한 게 아니냐, 그리 추궁을 피할 수 있을 테니.


아미파는 다만 유감을 표할 뿐 별말이 없었다. 곤륜파는 대단히 낯부끄러워했다. 중원의 방패를 자칭하는 그들 처지에서 이번 사태는 도통 면이 서질 않는 일이겠지.


그리고···.


‘종, 점, 청, 형. 이 찌꺼기들은 참으로 변함이 없구나.’


목청 높여 시끄럽게 떠드는 주제에 말의 내용은 비어있다. 네 문파의 장문인들을 바라보는 리의 시선은 차가웠다.


특히 형산의 경우가 가장 심했다. 그 사교 무리를 반드시 척살해야 한다느니 뭐니 열심히 지껄였으나, 그 외침은 너무나도 공허했다.


구파의 말석을 겨우 지키는 신세였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었다.


‘뭐, 아예 모습조차 안 비춘 거지새끼들보단 나을까.’


개방은 결석했다.


안휘를 점령한 사교 무리는 미천한 이들을 끌어모아 결성되었다고 알려졌다. 방주는 이들을 어찌 대해야 할지 저울질하는 데 여념 없을 테지.


기대조차 안 했다. 리에게 있어 개방은 제대로 된 조직조차 아니었으니.


시선을 옮겼다. 이번엔 원탁의 서편, 오대세가 쪽을 살펴보니···.


‘쯧.’


속으로 혀를 찼다.


실질적으로 남은 네 개의 세가. 그 가주들 전원 이쪽을 경계하고 있었다.


제갈 측은 심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호북은 안휘 바로 옆에 붙어있으니, 그 사교 무리의 다음 목표가 자신들이 될까 걱정하는 것이리라.


그나마 조용히 숙고하는 태도가 저기 요란하게 구는 찌꺼기 넷보단 나았으나, 리는 가주의 염려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황보는 언제나 그랬듯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머릿속이 근육으로 가득 찬 족속다운 태도였다. 팽가는 그나마 점잖은 편이었다. 그리고 당가는···.


“······.”


사천당가 가주 당혜영.


불혹을 갓 넘긴 그 여걸은, 리가 혜검당에 들어선 이래로 줄곧 이쪽을 감시하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경계심. 그로 가득 찬 그녀의 의념은 차마 마주보기 부담스러울 지경이었다.


애당초 사변이 벌어지기 직전, 구파는 세가의 견제를 목적으로 맹을 창설하고자 했다.


각자도생하던 아홉 문파가 하나의 이름 아래 뭉친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세가에 충분한 위협이었다.


결혼 동맹 정도가 한계인 세가와 달리, 문파 간 연맹은 강령에 따라 얼마든지 그 결속력을 높일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이론상 그렇다 하는 이야기였으나, 절대 방치해선 안 되는 움직임이었다.


그 상황에서 오대세가의 으뜸에 서서 핵심축을 맡던 남궁이 멸문되었다···.


정파 내 힘의 균형은 자연스럽게 구파를 향해 기울었다. 한 세가의 가주로서, 그 구파의 중심인 무당의 장문인을 경계하는 것 또한 당연하겠지.


-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차례 전반적인 상황을 살핀 리는 짐짓 고심하는 척 가장했다.


그러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처음, 이 전각에 들어설 때부터.


황보의 가주가 찌끄레기들 넷과 어울려 열변을 토하며, 방 안을 한창 소란으로 어지럽히던 그 순간.


“괜찮냐.”


리는 문득, 남궁경에게 그리 말을 걸었다.


무당파의 장문인. 소림의 ‘방장’과 더불어 ‘장교진인’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타 문파와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직위.


그만한 직위에 어울리지 않는 평이한 말투.


그리고··· 지금껏 모두들 애써 시야 밖에 뒀던 남궁경의 존재를 확인시켜준 그 한마디에.


마치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혜검당 내부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위로의 말씀은 필요 없습니다.”


침묵 속을 가로지르는 경의 목소리. 그것만으로도 공기가 무거워졌으나.


“그게 아니야.”


그로도 부족한지, 리는 바윗덩이를 하나 더 얹어주었다.


“너를 두고서, 이 무심한 인간들이, 네 가문의 파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꼴이 괜찮느냐는 말이다.”


무도하다.


신랄하다.


차갑게 식은 공기는 끝내 얼어붙을 지경이 된다.


이쯤 되자 누군가 리를 제지하려고 했다. ‘이보시오’ 하고 운을 떼고자 했다.


허나.


“아니오.”


경은 그보다 앞서 답했다.


“나는 남궁의 가주이자 한 명의 협객이기에 앞서, 아버지의 아들이오.”


평정이란 둑 안에 비탄과 분노를 담아두고서.


“부모의 죽음 앞에, 그 어떤 자식도 괜찮을 순 없소.”


경은 다만, 더없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리에게 답했다.


“그렇지.”


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마땅하지.”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대들은 이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어.”


이어서 공기를 휘어잡았다.


“그러니 상주를 앞에 두고 그리들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겠지.”


휘어잡은 공기를, 뒤흔들었다.


“그 후안무치한 태도들을, 이리 무례를 무릅쓰고 직접 짚어드려야만 아시겠소?”


이 자리에 모인 세가와 문파의 대표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자 돌아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건 상주께서 직접 하실 말씀일진대.”


당가 가주 당혜영. 그녀는 리가 휘어잡은 공기를 그에게서 앗아가려 했다.


“그걸 가로채는 진인께서도,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십니다.”


“아, 잘 말씀하셨소. 그러니 내 되묻지 않을 수 없군.”


그 시도를, 리는 가벼이 피해냈다.


“내 분명 그걸 모를 리 없는데도 이리 말하는 이유가 뭘까.”


아니.


“무당파의 장문인, 장교진인이란 이름 아래 선언하니.”


그 시도를, 리는 정면으로 깨부쉈다.


“무당파는 남궁세가의 재건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오, 안휘의 탈환이 이루어질 때까지 재물과 인력의 무조건적인 후원을 약속하는 바이다.”


경악이 퍼져나갔다.


“본디 우리 무당을 포함한 구파는 오대세가의 견제를 위해 맹을 창설하려고 했지. 이곳에 있는 여러분들은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오.”


그러나 리는 그치지 않았다.


“헌데, 가슴에 손들 얹고 떠올려보시오. 우리가 스스로를 정파라 칭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그칠 생각이 없었다.


“올바름(正)을 추구한다. 서로를 끌어당겨(引) 생각을 논하고(議) 힘을 합한다(協).”


그리하여 어질고(仁), 의롭고(義), 호협한(俠) 뜻을 이뤄낸다.


“그것이 우리가 걷는 길이 백도(白道)인 이유이며,”


그 길의 끝에 다다르기 위해 택한 것이 무(武)임이 아닌가.


“지금까지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던 사사로운 은원은 잊을 때요. 근원을 모르는 악의, 우리 모두를 가리지 않고 침범하려 드는 악의 손아귀가 드리우고 있는데.”


어찌 파와 가를 나누며 다툼을 거듭해야 하는가.


“그러니 모두를 대신하여 감히 선언하겠소.”


리는 끝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휘를 집어삼킨 사교의 무리는 남궁을 무너뜨리고 수많은 이들의 명을 거두어갔다.”


그와 동시에,


“호협한 자들을 짓밟고, 그 죽음을 모욕하는 추악한 행보에 진노를 금할 수 없으니, 명명컨대 그 사교의 무리를 마교(魔交)라 하며.”


무언의 기파가 대지 위에 퍼져나갔다.


“그 마교의 우두머리를 무림 공적 제일호(第一號), 천마(天魔)라 칭하겠다.”


순간, 태극의 환영이 광배처럼 그의 뒤편에 드리웠으며.


“이에 천하의 안녕을 위해 이 자리에 모인 동도(同道)들에게 말하고자 하니.”


챙, 검이 뽑히는 듯한 환청이 울렸고.


“오늘, 이 자리. 바로 이 순간부터 무당(武當)은 생사결(生死決)에 돌입할 것이오.”


그 순간.


“남궁의 가주 경을, 마교와 맞서고자 하는 맹(盟)의 수장으로 하여.”


리는 맞은 편의 경을 가리켰다.


“이 대지에 잃어버린 협을 다시금 되찾으리라.”


그를 향한 손은, 곧 악수를 청하는 모양새로 변하였다.


떨어진 거리 탓에 그를 마주 잡을 순 없었다. 다만, 경은.


“감사합니다.”


그렇게 고개를 숙였고.


“최선을 다하여, 여러분 앞에 앞장서기에 부끄러움 없는 자가 되겠습니다.”


리를 향하여, 자신 또한 손을 내밀었다.


상황은 순식간에 결정되었다.


아무도 그에 대해 반박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 모인 아홉 문파와 다섯 세가는, 이 일을 기점으로 하여 소위 ‘마교’와의 전쟁을 위해 하나 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났다.


설령 그것을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에 상관없이.


그것을 후인들은 무림맹(武林盟)이라 불렀다.


작가의말

盟: 맹세 맹

盲: 눈멀 맹

儚: 어두울 맹

기다려주신 독자 여러분께 지각한 것에 대해 죄송하단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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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순조(順潮) ※24/06/20(목) 수정※ +3 24.06.16 489 23 14쪽
40 순례(巡禮) ※23/06/20(목) 수정※ +3 24.06.15 646 23 11쪽
39 순복(馴服) +4 24.06.14 735 27 13쪽
38 교(交), 교(敎), 그리고 교(矯) +2 24.06.12 745 33 13쪽
» 맹(盟), 맹(盲), 그리고 맹(儚) 24.06.11 724 29 13쪽
36 "그대는 그저,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길을 나아가주게." +3 24.06.10 732 33 11쪽
35 “···이리하여 나의 고난이 시작되었고.” 24.06.09 758 31 13쪽
34 “옛날 옛날, 한 옛날에.” +1 24.06.08 750 28 11쪽
33 회한의 종막, 혹은 재탄 24.06.07 786 31 11쪽
32 퇴락한 꿈 +1 24.06.06 814 28 13쪽
31 대물림 24.06.05 819 30 12쪽
30 하늘에서 내려온(天) 악마처럼(魔). +1 24.06.04 864 38 11쪽
29 비로소, 파(破) +2 24.06.03 860 34 12쪽
28 몰(歿)할 때까지 몰(沒) 24.06.02 866 30 13쪽
27 악(惡)이 벼려낸 악(鍔) +1 24.06.01 862 30 12쪽
26 회(徊)를 딛고서 회(䝇) +3 24.05.31 888 32 11쪽
25 해(害), 이어서 해(邂) +1 24.05.30 900 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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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절(切), 더불어 절(折) +2 24.05.27 995 30 14쪽
21 전(前), 혹은 전(戰) +1 24.05.26 1,035 29 12쪽
20 신(神), 혹은 신(信) +2 24.05.25 1,105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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