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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아닙니다. 거짓말일지도.

메칼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니
작품등록일 :
2016.01.05 01:02
최근연재일 :
2019.03.13 00:57
연재수 :
1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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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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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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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07.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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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자물쇠 없는 문(4)

거짓말이야. 아닐 수도 있고.




DUMMY

휘어진 칼날이 바람개비처럼 돌았다. 갑자기 동료들이 풀 넘어가듯 쓰러지는 것을 본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바로 앞사람의 목이 툭 꺾어졌다. 덜 잘린 머리가 거꾸로 매달려 대롱거렸다. 아직 멈추지 않은 심장이 강하게 수축하자 목의 단면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목이 잘린 용병은 사방으로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바로 뒤에 서 있던 자가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며 뒷걸음쳤다. 동료의 시체 너머에서 피를 뒤집어 쓴 산디아가 천천히 걸어왔다.

칼자루가 고리에 가깝게 휘어진 이국적인 칼이 그녀의 손에서 흔들거렸다.

쓰러지지 않은 용병의 수는 대략 20여 명이었다. 설혹 상대가 세라의 신자라고 해도 이 숫자가 도망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본능의 경고를 무시하고 상식에 집착한 몇 명이 산디아에게 달려들었다.

날 길이가 짧은데다 여자의 팔이다. 설혹 세라의 신자라고 해도 위력은 장검에 훨씬 못 미칠 테고 한 번만 방어할 수 있다면 다른 동료들이 그 순간을 노린다. 산디아의 칼 앞에서 어쩌면 용병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확실히 그녀의 첫 번째 공격을 가장 앞에 있던 용병이 막아냈다. 칼과 칼이 맞부딪쳐 쩡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으나, 그녀에게는 칼이 두 개다. 막아내지 못한 칼이 용병의 겨드랑이 사이로 들어갔다. 도로 나올 때는 근육과 인대를 자르고 상대의 뺨에 긴 상처를 남겼다.

부상당한 용병의 왼편으로 재빨리 돌아간 그녀가 다음 사람에게 달라붙었다.

산디아의 칼은 날이 짧은 대신 두껍고 무게중심이 칼날에 집중되어 있었다. 두 칼의 크기나 모양이 미묘하게 달라서 처음 부딪치면 속도도 무게도 좀처럼 감 잡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지팡이의 끝처럼 휘어진 칼자루를 이용해 재빨리 칼날의 각도를 바꾼다든가 두 개의 칼로 눈속임을 쓰는 변칙적인 공격에 능숙했다.

힘은 평범하다. 칼을 맞댄 순간 용병들은 그녀가 세라의 신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짧은 시간 그 사실에 안심했다가 이어지는 낯선 공격에 당황하고, 바로 그때 몸 어디엔가 번쩍거리는 고통이 내리꽂혔다.

세 명까지 쓰러뜨리고 나자 달려들었던 자들이 주춤거렸고 눈치만 보던 나머지는 그녀를 멀찍이 피해 달렸다. 거기에 지붕위에서 페리가 펄쩍 뛰어내리자 커다란 칼을 든 그의 모습에 용병들은 아예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괴물이 셋.

용병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메칼로가 있는 쪽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흩어진 그들이 도망가는 방향은 쉬프레사 쪽이었지만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죽거나 다친 사람이 대략 40명, 페리의 힘 때문에 기절한 사람이 30여명이었다. 그러나 남은 50여명의 용병들이 쉬프레사에서 계약을 이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혹은 이제야 달려간다고 해도 그 숫자로 도시를 지킬 수는 없었다. 병력의 차이도 차이지만, 50명이 감당하기에 쉬프레사는 넓었다.

무엇보다 용병이다. 돈에 움직이는 그들이 이만한 피해를 입고도 신의를 지키지는 않았다.

“두목, 어젯밤에 너무 논 거 아냐? 아니면 요새 감이 떨어졌나.”

다리를 약간 절룩이며 오는 메칼로를 보고 페리가 놀려댔다. 메칼로가 입술 한쪽을 당기고 찡그리듯 웃었다.

다리 어딘가에 상처가 있겠지만 그곳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몸은 적들의 피에 붉게 젖어 있었다. 흡사······.

문득 머릿속으로 떠오른 장면에 제이나가 입술을 깨물었다. 무갑의 기사다. 화첩의 헬리온 클라우스를 그린 모습 그대로였다.

“덕분에 좋은 구경 했어, 아가씨.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다니까.”

단 한 번 수에즈 각인자의 능력을 사용한 것 외에는 내내 놀았던 페리가 제이나에게 말했다.

제이나도 결과는 마음에 들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용병들을 막은 것은 메칼로라면 기대한 바였다. 설마 세 명으로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지만 아베디스 루신에게 말을 들을 때부터 실패할 거라고는 여기지 않았다. 중요한 소득은 다른 것이었다. 제이나의 시선이 쾌활하게 떠드는 페리에게 닿았다.

‘먼 곳에서 은폐하고 있다가 적들이 가까이 온 후에야 단 한 번 능력을 썼어. 각인자의 능력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 거리와 횟수에 제약이 있다는 뜻이다.’

같은 신의 축복을 받아도 신자들의 능력은 모두 다르게 발현한다. 세라의 신자가 대표적인 예였다. 어떤 사람은 힘을, 어떤 사람은 속도를, 어떤 사람은 회복력을. 얼핏 같은 신의 축복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많았다.

수에즈도 마찬가지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각인자들의 능력을 떠올려 보면 번개의 힘을 이용한다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별로 없었다. 낙뢰가 떨어지듯 먼 곳에 내리꽂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드시 접촉해야만 능력이 통하는 사람도 있었다.

‘메칼로의 각인자도 마찬가지겠지.’

제이나는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는 메칼로를 힐끗 보았다.

아베디스 루신에게는 부정적으로 보고했지만 그가 메칼로의 각인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아직 남아있었다. 그의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각인자의 것이 아니었지만, 어쩌면 마음을 읽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운 걸지도 모른다. 혹은 읽을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된 것일 수도 있다.

왕실에 종사하는 메칼로의 각인자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기 위해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했다. 마음을 읽는 방식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이것저것 질문을 한 다음 진실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데, 반드시 질문이 필요해서 하는 건지 능력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건지는 누구도 몰랐다.

능력의 발현에 조건이 따른다면 감추는 것이 당연했다. 드러날수록 불리하니까.

메칼로가 용병들에게 포위되어 있을 때 산디아는 그가 조합을 찾아내 깨뜨린다고 말했었다. 어떻게 그런 것을 할 수 있는가 의심했지만 제이나는 그 직후 생각했다. 메칼로의 각인자라면 가능하다.

누가 누구와 합을 맞추고 있으며 누가 그 중 지휘자이고 더 강하거나 약한지. 그들 중 누구를 공격해야 가장 효율적인지.

‘정말로 메칼로의 각인자일까······.’

그녀의 머리가 복잡한 동안 메칼로와 산디아는 기절해 있는 용병들한테서 옷을 뺏어 입고 마차로 갔다. 메칼로는 남자니까 괜찮을지 몰라도 산디아까지 아무생각 없이 옷을 훌훌 벗어 갈아입는 걸 보고 제이나는 놀랐다. 더 놀라운 것은 운동으로 단련되었어도 우락부락하지 않고 아름다운 벗은 몸에 페리나 메칼로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그녀를 여자로 보지 않는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욕정의 대상이 아니라 한 명의 동료로서 인정받고 있다. 제이나는 그것을 민감하게 알아차렸다.

‘테리아 인이기 때문이겠지?’

아르반에서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결코 얻을 수 없는 신뢰다. 수많은 기사를 배출한 카타르 가에서 태어나 남자와 똑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은 수련을 통과해도 여자는 기사가 될 수 없었다.

무력에서 부족한 것은 인정한다. 여성의 체력은 남성과 기본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기사의 덕목이 무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요, 무력에 있어서도 그녀보다 약한 기사가 없지 않았다. 그래도 안 된다.

제이나가 칼을 잡을 수 있게 된 것도 그녀의 고집과 아버지의 애정 덕분이었다. 여자의 손에 굳은살이 박이면 팔자가 사납다며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은 것을, 아버지와 작당해서 몰래 배운 결과물이다. 그 결과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무기를 다룰 수 있게 되었으나 의미 없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도, 쓸모가 있는 것도 그녀의 화려한 외모와 몸이었다. 결국 제이나도 무기는 내려놓고 외모를 가꾸었다. 분명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패배감이 얼룩져 있었다.

그것이 산디아를 보자 되살아났다. 그녀는 제이나가 바랐던 자신의 모습이었다.

마차를 타고 알마스트로 돌아가는 내내 그녀는 산디아의 차분하고 꼿꼿한 옆모습을 힐끗거렸다.

산디아는 그런 제이나에게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이번 일은 대충 해결되었지만 다음에는 아베디스 루신이 무슨 명령을 내릴지 모른다. 그것도 그렇고, 오늘 일을 토비아스에게 알리면 그가 할 불평은 모두 산디아 몫이었다.

아베디스가 무슨 일을 요구하든 메칼로 혼자 해결하라고 한 말을 보기 좋게 무시한 데다, 세 명이서 120명을 상대하려니 가진 재주를 다 내보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바로 옆에서 제이나가 모두 관찰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니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메칼로가 그녀의 관찰을 묵인한 점이다.

테리아 인들의 정조관념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훨씬 개방적이고 가벼웠다. 물론 클레타의 경우는 문란한 것에 가까웠지만 그 나라도 수도를 중심으로 한 큰 도시뿐이지 지방으로 가면 아르반이나 마찬가지로 보수적이었다.

그에 비해 테리아는 남녀가 내외하는 일이 없고 남자든 여자든 결혼 전까지 자유로웠다. 메칼로 역시 테리아 인답게 창녀든 꼬리치는 여자든 별로 가리지 않고 아무나 안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하룻밤 상대일 뿐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없었다.

사실 산디아가 보기에는 결벽적일 정도로 관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가까웠다. 말 그대로 잠자리 상대, 거기까지였다. 그러나 제이나의 경우는 달랐다.

그녀 역시 시간으로만 따지면 아직 오래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를 대하는 메칼로의 태도도, 약점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거리낌 없이 누설하는 것도, 분명히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과 달랐다.

그녀와의 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관계인지 그 이상인지는 아직 모른다. 산디아의 눈에는 경계가 애매했다. 본인에게 직접 물어볼까 생각했지만 메칼로가 여성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러니 본인도 자신의 정확한 마음을 알지는 모를 일이다.

메칼로는 테리아로 돌아가면 헬리온 클라우스의 아들이자 유일한 후계자였다. 산디아는 그런 메칼로에게 충성을 맹세한 기사였으며 그와 함께 그의 가족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아르반 모후의 시녀이자 아베디스 루신과 어떤 관계일지 모르는 그녀를 메칼로의 여자로 인정하고 함께 보호해야 하는가. 산디아의 고민은 거기에 있었다.

‘역시 토비아스에게 물어봐야겠어.’

그녀는 한숨 쉬고 싶은 것을 참으며 생각했다.

토비아스에게 잔소리 들을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작가의말

세 편이 밀려있는 상태입니다. 후후....늘어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4

  • 작성자
    Personacon 머핀시체
    작성일
    16.07.13 00:14
    No. 1

    후후... 아직도 지각이 습관화... 후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6.07.13 23:44
    No. 2

    흑....지각연재를 벗어날 수가 없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파이보스
    작성일
    16.07.13 01:50
    No. 3

    ㅎㅎ그래도 재밌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6.07.13 23:44
    No. 4

    아우아우.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Rainin
    작성일
    16.07.13 05:47
    No. 5

    좀 먼치킨이다 싶은 판타지들은 120명 중 한 두 명만 '의도적으로' 살려보내는 식의 전개를 하지요. 레이스만 나왔다 하면 30줄씩 써대거나, 칼 한 번 뽑고 휘두르는데 30줄 이상 낭비하지 않는 이 작품에서는, 과연, 말도 안 되는 전과지만 말 되는 것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6.07.13 23:45
    No. 6

    전 좀 길게 쓰고 싶은데 그게 안 되어서....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양하나
    작성일
    16.07.13 07:03
    No. 7

    70% 정도에
    "결국 산디아도 무기는 내려놓고 외모를 가꾸었다."
    산디아가 아니라 제이나겠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6.07.13 23:46
    No. 8

    옙! 댓글 보고 바로 고쳤어요. 알려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혼운
    작성일
    16.07.13 07:11
    No. 9

    오늘도재미있게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6.07.13 23:47
    No. 10

    혼운님 오늘도 어서오세욤. 이글이글한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연두초록
    작성일
    16.07.13 10:16
    No. 11

    각인자라도 능력이 다 다르고 발현조건도 다 다르다니 노출 안될수록 효용가치가 크니
    결국 목격자 는 완전제거해야... 헉.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6.07.13 23:47
    No. 12

    앗....하긴 뭐..그런 각인자도 있을지 몰라요. ㄷ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6.07.13 15:00
    No. 13

    불한당같이 굴다가도 무력에 대해서는 머리가 좋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마니
    작성일
    16.07.13 23:48
    No. 14

    얘네들이 아무래도 전투특화민족인 것 같습니다. >_<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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