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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칰의 이야기

남만야수왕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와사비칰
작품등록일 :
2022.05.11 22:17
최근연재일 :
2022.08.31 08:38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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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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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글자수 :
26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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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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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무진이라는 사내 (2)

DUMMY

일찍이 흑철웅(黑鐵熊) 일가족을 몰살한 북룡폭포 아래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등지고 적당한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무진.


'남은 건 이 방법 밖에 없나.'


객점주에게 복면인의 정체를 듣고 화전민 마을을 찾아 나선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건만. 마치 진법에 당한 것처럼 아무런 성과가 없다.


'나무 뒤에 한 명. 폭포 위에 한 명. 총 두 명이군.'


두 명의 새로운 복면인이 따라다닌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저번에 나타났던 이들에 비해 월등히 실력이 떨어지는 두 사람은 그에게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짐승 무리를 사냥할 때는 물론 운기조식(運氣調息)을 할 때도 그를 습격하기는커녕 호법을 서주었으니 말이다.


'나서지 않는다면 변하는 것도 없다.'


눈을 감고 계속 운기조식을 하는 척 어깨 위로 튀어 오르는 물방울을 세던 무진이 결단을 내린다.


"그만 나와라!"


그의 사자후(獅子吼)에 당당히 폭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두 감시자. 무진과 비슷한 체격의 두 사내는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듯 허공에 두 팔을 들고서 다가오고 있다.


'천축인(天竺人)이라니...마교의 잔당인가?'


중원인과는 다른 피부색과 눈동자로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정사대전 때 마교 무리에 섞여 있던 이들과 겨룰 기회가 없었던 무진. 그의 몹쓸 호기심이 동하였다.


"마교 잔당 놈들이 대체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게냐!"


마교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복면인들의 눈이 살의로 불타오르며 무진의 호승심을 더욱 자극한다.


"우리는 그런 간악한 무리와는 다르다."


"우리는 밀교의 용맹한 전사들이다."


천축인을 만나는 것도 드문데 마교의 무리조차 아니라니. 달리 말하면 뒤탈이 없다는 얘기다. 이들을 노리는 무진의 손가락이 벌써 근질거린다.


"우리의 주인은 네놈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신다."


"얌전히 따라온다면 너에게 해는 없을 것이다."


문답무용(問答無用).


무진이 이에 화답하듯 기운을 실어 도끼를 휘두르자 각자 허리춤에서 곡월도(曲月刀)를 꺼내들고 십(十)자로 교차시켜 이를 간신히 막아낸 두 복면인.


콰득.


도끼에 밀려난 두 곡월도가 되레 복면인들의 어깨를 파고든다.


"마교 놈들이 어디서 허튼 수작을 부리느냐! 애초에 복면을 쓴 놈들에게 들을 말 따위 없다!"


기세를 몰아 도끼로 무자비하게 내리 찍는 무진.


'이게 정녕 사람의 힘인가.'


'이대로는 당한다.'


그의 힘에 굴복하여 바닥에 무릎마저 꿇어버린 두 복면인의 팔이 저려온다. 비장의 수라도 쓰려는 걸까. 서로를 곁눈질 한 뒤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의 눈빛이 사뭇 비장하다.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달라진 적의 기도(氣道)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무진.


갑작스레 두 배로 팽창한 두 복면인의 근육과 피처럼 붉게 물든 눈. 폭발적으로 증가한 내공과 온몸에서 터져나오는 패도적인 기운. 마교의 비술이 틀림없다.


지금껏 사내들을 압도하던 무진의 도끼가 이젠 오히려 밀려난다.


챙.


다시 멀쩡히 두 다리로 선 눈앞의 적들과 마주 선 무진. 좌측의 적에게는 품에 숨겨두었던 작은 손도끼를 날리고 정면의 적에게는 육중한 도끼를 휘둘러 허리춤을 노린다.


끼기긱.


그 앞을 힘겹게 가로막은 곡월도와 도끼 사이에 복면인의 목숨을 건 힘겨루기가 열렸다.


'지원을 불러야 한다.'


날아오는 손도끼를 막았을 뿐인데 이토록 온몸이 떨려오다니. 그 무식한 힘에 다시금 놀란 좌측의 복면인이 이번에는 품에서 금적(金笛)을 꺼내들었다.


삐이익.


북룡산맥에 울려 퍼지는 피리 소리에 삽시간에 상황이 급변한다.


'뭐, 뭐야 이건.'


사방에서 벌 떼처럼 몰려드는 수십 명의 기척에 무진은 비로소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어이, 정신 좀 차려봐."


차가운 물세례에 겨우 정신을 차린 무진. 50여명의 복면인을 상대로 무려 일각을 버텨냈지만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팔다리에 백 관이 넘는 수갑을 차고 낮과 밤이 사라진 차가운 독방 안에 갇혀있는 상태로 언제 산공독(散功毒)에 당한 건지 내공마저 흩어져 있다.


온몸을 뒤덮은 보랏빛 멍 자국으로 보아 몽둥이찜질마저 당한 것이 틀림 없으리라. 극성에 이른 그의 철포금종(鐵袍金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빨리 정신을 회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딱 20명만 덜 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자신의 패배를 곱씹으며 머릿속에서 모의 전투를 펼치는 무진. 그의 망상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한 여성의 음성이 그를 다시 절망적인 현실로 불러들인다. 그의 간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묘령의 여인이다.


"그래도 용케 내장은 안 상했더라. 정신 좀 차린 것 같으니까 이제 제대로 된 대화나 해볼까?"


또 천축인이라니. 무진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천축인을 본 적이 없다. 그 수가 이렇게나 많은 줄 알았다면 몇 명 정도는 손맛을 보기 위해 그냥 베어 넘겼을 것이다.


"이 곳에 온 목적이 뭐지?"


"...봉황만두."


제대로 답해줄 생각이 없는 무진의 농담에 간드러지게 웃으며 그를 똑바로 응시하는 여자.


"나도 좋아하는 만두야. 원한다면 가져다 줄 수도 있는데?"


"그거 참 고맙군. 하지만 사양하도록 하지."


여자는 뇌까지 근육으로 차오른 것 같은 이 사내가 무언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착각이 좀 심한 것 같은데? 지금 넌 무얼 사양할 수 있는 위치가 아냐. 우리는 해를 가할 생각이 없었지만 다짜고짜 도끼부터 휘두른 건 너잖아? 저번에는 기껏 키운 신예(新銳)를 죽이지 않나. 살인을 저질러 놓고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요즘 마교 무리들은 혓바닥이 길군. 그냥 죽여라."


여전히 자신들을 마교의 잔당이라 생각하고 있는 무진을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그녀. 피부색 만으로 지레짐작 하는 게 이쪽 무림인들의 특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마교였으면 너는 이미 사지가 잘린 채 고문을 당하고 있을걸?"


"...그럼 너희는 대체 누구지?"


겉모습과는 다르게 대화가 어느 정도 통하는 모양이다. 그녀는 당당히 자신의 소속을 밝혔다.


"밀교(密敎). 정확히는 밀교의 마지막 지부."


"밀교?"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머금은 그녀의 갈색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는 무진의 눈은 순수한 호기심만으로 가득하다.


'좋은 눈이네.'


여자는 상대방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마 먼 훗날에야 알게 될 것이다. 허나 지금은 경계심을 낮추는 것이 우선이리라.


"너희가 그토록 싫어하는 마교의 전신이라 할 수 있지."


"...그건 아마 마교 놈들도 같은 입장이겠지."


무진의 말에 한동안 침묵하는 그녀의 모습으로 보아 정곡을 짚은 모양이다.


"그래서 바라는 게 뭐지? 계속 매달려 있어야만 하는 일인가?"


"너의 도움이 필요해. 우선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 볼께."


그 뒤로 일각이나 이어진 그녀의 갖가지 설명에 무진은 머리가 아파왔다. 중원유일교(中原唯一敎)가 되고자 하는 마교. 그들에게 공격 당해 수천 명의 신도를 잃고 명맥마저 끊길 위기에 처한 밀교의 비사(秘事)를 갑자기 듣게 된다면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결국 요점은 보름달이 뜰 때 치르는 의식을 도와달라는 거냐?"


"그게 바로 내일이거든. 자세한 얘기는 이따가 다시 해 줄게. 지금은 일단 교주님을 알현하러 가볼까? 족쇄는 풀어 줄 테니까 난동 피우지 말아줘."


'...기회를 봐서 반드시 탈출해주마.'


자신의 이름을 금령이라 밝힌 이 여인의 말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사지가 묶인 채로는 어차피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겨우 50여명의 교인(敎人)에게 이미 제압 당하지 않았던 가. 그 본거지에서는 더욱 손쉽게 제압 당하고 말 것이다. 비록 탈출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철컥.


독방의 철문이 열리자 바깥에서 들어온 횃불의 희미한 불빛에 어둠에 익숙해진 무진의 눈이 조금 시려온다. 이제 감옥에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거론 된 밀교의 주인이자 지존을 만나러 갈 시간이다.


통로로 나오자 눈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거대한 검은 천으로 가린 금령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기묘한 의상이다. 분명 마교 무리의 복장과는 다르다.


'...대체 이 통로를 따라 얼마나 더 걸어야 되는 거지.'


그런 그녀를 따라 이곳저곳 지나가며 방의 구조와 보초를 서고 있는 인원을 외우려 노력하던 무진. 백 번째 방인지 아흔 아홉 번째 방인지 헷갈릴 무렵에 이르러서야 무진의 체구의 두 배가 훌쩍 넘는 거대한 석문 앞에 도착했다.


"교주님께서 계신 곳이니 예의를 갖춰. 난 분명 경고했다?"


그녀의 설명을 듣기 전부터 문 너머로 느껴지는 서늘하고 이질적인 기운에 무진은 전신의 모공에서 식은 땀이 흐른다.


'이건 더 이상 인간의 기운이라고 할 수 없다.'


너무도 강대하고 패도적인 기운을 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을 지경이니 말이다.


"절정 고수를 데려왔습니다."


곧바로 무릎을 꿇고 예를 표하는 금령. 그녀가 기도를 가다듬을 때 느껴진 미묘한 기시감에 무진은 그녀를 이미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다. 티엔에 버금가는 은형술(隱形術)의 달인. 촌장의 집에서 희미하게 느껴졌던 위화감의 주인. 모두 그녀였다.


"본좌의 밤은 길다네. 어서 자리에 앉게나."


소리 없이 열린 문. 긴 탁자 위로 이어지는 진수성찬의 향연. 그 끝에서 방을 삼킬 듯 제단 위에서 타오르고 있는 푸른 불꽃. 그 아래 놓인 단 하나의 옥좌 위에 걸터앉은 창백한 사내가 이들을 부른다.


'이번 임무가 마지막이 되겠군.'


무진은 교주의 얼굴에서 지금껏 피해온 죽음이 미소 짓는 것을 보았다.


작가의말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자후(獅子吼) - 사자의 울음 소리처럼 큰 외침. 충분한 내공을 담으면 음공이 될 수 있다.


문답무용(問答無用) - 묻고 말하는 게 필요 없다.


금적(金笛) - 금피리


산공독(散功毒) - 내공을 흐트러뜨리는 독약.


철포금종(鐵袍金鐘) - 외문기공의 일종. 철포삼과 금종조를 의미한다.


중원유일교(中原唯一敎) - 중원의 유일한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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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대리국을 향한 여정 (2) 22.08.26 35 0 9쪽
59 대리국을 향한 여정 (1) 22.08.23 26 0 9쪽
58 봉소, 대월, 그리고 주술 (3) 22.08.21 27 0 10쪽
57 봉소, 대월, 그리고 주술 (2) 22.08.18 30 0 9쪽
56 봉소, 대월, 그리고 주술 (1) 22.08.17 34 0 9쪽
55 전쟁의 서막 (3) 22.08.15 36 0 9쪽
54 전쟁의 서막 (2) 22.08.09 34 0 9쪽
53 전쟁의 서막 (1) 22.08.07 38 1 9쪽
52 불협화음 (3) 22.08.04 41 1 10쪽
51 불협화음 (2) 22.08.02 33 1 9쪽
50 불협화음 (1) 22.07.31 3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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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북룡폭포에서 벌어진 접전 (2) 22.07.26 40 1 9쪽
47 북룡폭포에서 벌어진 접전 (1) 22.07.24 44 1 9쪽
46 적야 노인의 친정댁 (2) 22.07.21 44 1 10쪽
45 적야 노인의 친정댁 (1) 22.07.19 43 1 9쪽
44 망각행승 (2) 22.07.17 45 1 10쪽
43 망각행승 (1) 22.07.14 57 1 10쪽
42 북란성을 떠난 이들 22.07.12 55 1 10쪽
41 진실을 찾아서 (3) 22.07.10 52 1 10쪽
40 진실을 찾아서 (2) 22.07.07 57 1 10쪽
39 진실을 찾아서 (1) 22.07.06 67 1 9쪽
38 거검문의 진짜 소문주 (2) 22.07.05 7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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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운귀고원(云贵高原)을 오르는 사내 (1) 22.06.19 97 1 9쪽
22 두 번째 시련 - 혼원야수공의 정수 (3) 22.06.19 100 1 9쪽
21 두 번째 시련 - 혼원야수공의 정수 (2) 22.06.19 9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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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무진이라는 사내 (3) 22.06.01 165 3 10쪽
» 무진이라는 사내 (2) 22.06.01 176 2 10쪽
11 무진이라는 사내 (1) 22.05.31 202 3 9쪽
10 첫 번째 시험 - 도채밀림 (刀寨密林) (3) +1 22.05.28 20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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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첫 번째 시험 - 도채밀림 (刀寨密林) 22.05.25 261 3 9쪽
7 비동의 회의 - 억취소악 (憶吹簫樂) +1 22.05.23 301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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