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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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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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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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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3장 96화

DUMMY

마법의 사용.

직접적으로 말해, 리온에게 마법의 사용은 간단한 동작에 불과하다. 팔을 올리기 위해 생각을 하는 것. 그것만으로 팔이 움직이듯,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생각하는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평소에 불편함이 크기에 마법의 명칭을 마력을 담아 말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일종의 제어 장치. 그 정도의 것인 셈이다.

즉, 리온이 진심으로 마법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제어 장치인 마력이 담긴 말조차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 이건!”

“마법, 인가?”

“주인님! 위험합니다!”


세븐즈의 동의를 받은 리온은 곧바로 프레이야를 살리기 위해, 이 세상에 남겨두기 위해 다양한 마법을 한순간에 사용했다.

그 모습은 리온의 주위에 갑작스럽게 펼쳐진 흙의 벽과 알 수 없는 마력의 잔광으로 나타났다.

리온 자신과 프레이야를 격리하듯 전조도 없이 나타난 흙벽에, 넋을 놓고 있던 집사장과 하인들은 주인인 세븐즈의 안전을 위해 벽에서 떨어뜨렸다.

세븐즈는 망연하게 흙벽을 보더니, 어느새 벽 너머에 가려진 리온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절대, 실패하지 마라!”


세븐즈에게 있어서 리온의 마법은 최후의 동아줄이나 다름없다. 그런 리온이 실패한다는 것은 이 이상 프레이야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프레이야의 마지막 말과 자신이 떠올린 기억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세븐즈는 리온에게 다짐을 받고자 한 것이다.

벽 너머에서 세븐즈의 목소리를 들은 리온은 잠시. 아주 잠시, 자신의 어릴 적 친구이자 연인을 떠올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의미 없는 망상이었는지, 금방 생각을 날린 리온은 세븐즈의 말에 단순한 대답을 들려줬다.


“실패할 리 없어.”


누군가를 되살리는 일 자체는 리온도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사용하는 마법은 처음이 아니었다.

영혼 마법. 자신이 배우고, 개량하고, 다듬고, 수도 없이 사용한 마법. 그 모든 행동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다.

자신의 연인이자 인류의 영웅인 용사. 레네를 되살려내기 위해서다.

리온 자신의 목적을 떠올린다면, 눈앞에 있는 소녀. 프레이야 정도의 상태는 쉽게 살려낼 수 있어야만 했다.

프레이야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은, 그 이상의 상태인 레네를 살려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기에. 리온에게도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후우.”


숨을 내쉰 리온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단순한 마법이라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간단한 마법이라도 동시에 대량으로 사용하면 나름의 무리가 되는 것이다.

리온은 조금 전까지 흙벽을 세울 마법, 청결의 마법, 외부의 간섭을 막는 결계 마법, 수납 마법에서 필요한 물건의 선별 등. 동시에 다수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지금 또한 프레이야를 향한 치유 마법을 멈추지 않고, 마법의 효과가 끊어지기도 전에 반복해서 사용하는 중이었다.


“육체가 될 그릇은, 연금술로 연성하면 충분하겠네.”


지금 당장 프레이야만을 위한 그릇을 마련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렇다고는 하나, 연금술로 만들어낼 육체는 인간의 것과 극히 유사하다. 이전, 리온이 연금술을 처음 접했을 때 계산 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그릇으로서는 충분했다.

다만.


“···마력이 문제인가.”


문제점을 생각하는 도중에도 인체 연성을 위한 재료를 선별해, 순식간에 연성을 시작한 리온은 다음 문제점을 꼽았다.

연금술로 연성한 육체는 영혼의 그릇으로서는 완전하다. 그러나, 스스로 마력을 만들어낼 수 없는 그릇은 이윽고 스스로 괴멸한다. 괴멸하지 않더라도 활동할 수 없어진다.

이전 계산에서는 이 비효율적인 문제로 인해 한 번 포기한 방법이었다.


“···.”


한 번은 포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프레이야의 영혼에 맞는 그릇을 구하기에는 재료도, 시간도 부족한 상황. 가진 것은 연금술의 지식과 갖은 마법과 마술의 지식이었다.

그렇기에, 리온은 마력 회로를 만들어내기로 했다.


“다행히, 선례는 있으니까.”


마력 회로라는 발상에 도달한 것은 브리드에서 발견한 거점. 그 거점의 숨겨진 복도에 새겨진 마술 각인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술 각인 또한 마술 도구와 마찬가지로, 본래라면 마력을 보충하는 물건이다. 하지만, 리온이 발견한 거점의 복도에 있던 것은 스스로 마력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방식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제아무리 리온이라도 시간이 부족했기에 불가능했다. 다만, 흉내는 낼 수 있었다.


“연성 된 육체 내부에, 마술 각인을 새긴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마나의 변환 효율이 높지 않아. 그렇다면.”


생각과 동시에 연성 된 육체에 마술 각인을 새기며 회로의 구축을 시작한 리온은 다양한 방법으로 회로의 안정화를 노렸다.

리온이 흉내 낸 회로는 마나를 마력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만, 소모한 마나에 비해서 변환된 마력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것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영혼이 들어서기도 전에 육체의 붕괴가 시작되는 상황이었다.

문제점을 순식간에 파악한 리온은 다양한 방법으로 회로를 변환하더니, 하나의 형태에서 회로의 변형을 멈췄다.

공교롭게도, 그 모습은 리온이 복도에서 마주했던 마술 각인과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건.”


마력 회로를 완성한 리온은 안도하는 동시에, 난색을 보였다. 지금의 회로는 안정되어 있고, 효율도 높다. 그러나.


“회로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내부 마력이 필요하다니···. 이건, 오류가 생겼다고 밖엔···.”


효율도 높고, 안정되어 있다.

다만, 마력 회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첫 동작 시에 내부에서 마력을 흘려보낼 필요가 있었다.

마력을 만들기 위해 마력 회로를 만들었는데, 작동을 위해서는 내부의 마력이 필요한 모순이 생긴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설계적인 부분의 문제였다.

리온은 마력 회로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마법의 집중을 끌어올렸다. 리온이라면, 시간만 주어진다면 더욱 완벽한 마력 회로의 완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간만 주어진다면, 이다.


“스···, 스으···, ···, ···.”

“···! 이런!”


리온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마력 회로의 완전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 프레이야의 목숨이 버티기 힘들어진 지금의 상황에서는 시간이 한없이 부족했다.

아무리 리온이라고 해도, 완전히 죽은 후에는 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치유 마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프레이야의 목숨을 조금이나마 늘렸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한순간에 바스러질 목숨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까지 잠시도 멈추지 않았던 치유 마법이 아무런 효과도 없이 마나로 환원되었다. 치유 마법을 받아들일 정도의 체력조차 없는 것이다.

프레이야의 상태를 확인한 리온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며 영혼 마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회로 자체는 완성되어 있어. 시작은···. 내 영혼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면. 충분히 작동하겠지.”


리온의 영혼 마법은 다양한 사용법이 있지만, 본질은 영혼의 형태를 뒤바꾸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온은 자신의 영혼을 조각낸 뒤. 일부의 파편을 프레이야의 영혼과 함께 연성 된 육체로 이동, 자신의 영혼 파편으로 회로를 작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신의 영혼은 이미 영혼 마법으로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지금에 와서 조각낸다고 쉽게 죽지는 않을 터다.

리온은 아주 잠깐의 눈 깜빡임으로 각오를 마치고, 영혼 마법을 사용했다.


“『---』.”


영혼 마법.

다른 모든 마법을 비교적 간단히 사용하는 리온이라 해도, 영혼 마법만큼은 쉽게 사용할 수 없었다. 사용할 때마다 자신의 영혼이 일그러진다는 것도 원인이며, 극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원인이다.

그런 마법을 사용한 리온은 우선 프레이야의 영혼을 포착했다. 자신의 마법으로 프레이야의 영혼을 두른다. 이것으로 육체가 사망해도, 일시적으로 영혼은 지상에 머무르게 된다.

남은 것은 영혼을 연성 된 육체로 옮기는 것.


- 멍청이.


“···! 너, 대체 뭘!”


그건, 리온이 프레이야의 영혼을 그릇의 역할인 연성 된 육체에 옮기는 순간 일어났다.

리온의 허리춤에서 가만히.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던 존재가, 급작스럽게 존재감을 뿜어낸 것이다. 그와 동시에 리온의 마법에 영향을 미쳤다.

리온이 알아채고 반응하기까지 극히 찰나. 빛이 깜빡이는 것보다 빠른 시간에 존재감을 드러낸 존재는 자신의 용무가 끝나자, 헛깨비와도 같이 사라졌다.

이미 리온이 반응하려던 순간에는 모든 것이 끝난 후였다.


“너···.”


프레이야의 영혼은 리온의 마법으로 연성 된 육체에 옮겨졌다. 연성 된 육체는 영혼을 받아들이고, 일반적인 사람인 마냥 마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리온이 노리고, 리온 자신이 하려던 일. 그러나 리온은 프레이야의 새로운 육체를 노려보더니. 자신의 허리춤에 걸린 검을 노려봤다.


“무슨 짓을 한 거지?”


마법이 끝난 순간. 리온은 프레이야의 상태를 확인했다. 죽기 직전의 육체는 영혼이 빠져나간 충격으로 인해 완전히 그릇의 역할이 깨졌다. 하지만, 영혼은 리온이 영혼 마법으로 보존한 만큼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다.

온전한 이동. 프레이야의 새 육체에도 정상적으로 마력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영혼이 육체에 완전히 정착하기만 한다면 프레이야는 멀쩡히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황은 리온이 이루고자 행동한 결과이며, 본래라면 바람직한 결과였다. 그러나. 리온은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혼 마법을 사용한 것은 자신이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혼은 그대로···. 반동은, 아직···.”


어째서 자신의 영혼이 멀쩡한 상태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리온은 영혼 마법으로 프레이야의 영혼을 새 육체에 옮기려 했다. 그 과정에서 영혼이 육체에 담길 수 있도록, 자신의 영혼 일부를 이용해 마력 회로를 작동하려 했다. 육체가 영혼을 담으려면 계속해서 마력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리온의 영혼이 멀쩡하다는 사실은 본래 프레이야의 영혼 옮기기가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리온의 눈앞에 있는 프레이야의 새 육체는 온전히. 완전히 멀쩡한 상태로 숨을 쉬며, 마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자신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에 리온은 하나의 가능성을 떠올린 것이다. 자신이 마법을 사용한 순간. 그 순간에 관여한 존재. 『칼라드볼그』가 무언가를 행했다.

그것만이 유일한 가능성이었다.


“너, 대체. 뭘 마음대로···!? 크, 커헉.”


리온은 자신의 허리춤에서 침묵을 유지하는 존재를 향해 불만과 불평을 내뱉다가, 갑작스럽게 피를 뱉었다.

마법의 반동. 본래 마법이라는 것은 사용하는 사람의 실력이 부족하면 발동하지 않는다. 육체가 자신의 몸으로 버틸 수 없는 힘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주 가끔. 목숨의 끝에 따른 이들은 그 한계를 넘기도 한다.

자신의 몸 일부를 대가로 사용할 수 없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 일종의 생을 향한 집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행동을, 리온은 자신의 의지로 사용할 수 있었다.

영혼 마법이 대표적인 것이다. 인간이라는 종의 한계로 불가능한 마법을, 리온이라는 특수성과 자신의 영혼을 대가로 사용하는 것.

영혼의 조각을 사용하는 일은 없었지만, 영혼 마법 자체가 리온의 영혼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리온은 이전까지 상당한 양의 마력을 사용했다. 몸의 한계는 진작 넘어, 휴식을 갈구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라 할 수 있었다.


- 와르르.


자신의 몸이 강제적으로 수면에 빠지려는 것을 의지로 붙잡은 리온은 흙벽을 무너뜨리고, 너머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리온을 바라보는 세븐즈에게 향했다. 그 발걸음은 위태로워서, 당장에라도 넘어질 듯했다.

세븐즈는 물론 주변의 하인들 또한 리온의 모습에는 놀란 듯했지만, 그 이상으로 프레이야와 완전히 같은 모습의 존재. 새 육체로 이동한 프레이야의 모습에 더욱 놀란 듯했다.

리온은 그들에게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세븐즈를 향해 짧은 말만을 남겼다.


“성공했어. ···일어나면, 다시. 설명, 할···. 게.”


세븐즈는 프레이야를 보느라 리온의 말에 반응할 수 없었다. 뒤늦은 반응을 할 무렵에는 리온의 몸은 이미 의지로만 정신을 붙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바닥을 향해 쓰러지는 도중이었다.

쓰러지는 리온의 모습에 세븐즈는 반사적으로 리온의 몸을 잡아들고는, 리온과 마찬가지로 자게. 그러나, 확실히 중얼거렸다.


“···고맙다. 결코, 잊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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