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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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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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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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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Ego] 7장 18화 (完)

DUMMY

베르의 외침과 동시에 마법구가 마왕에게 떨어졌다.

새하얀 마법구의 효과는 단순하다.

그저, 압도적인 온도로 녹여 내릴 뿐.


“#$%%!!”


마지막 순간 마왕이 펼친 얇은 막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패트릭과 윌리의 독 또한, 마왕의 내부에서 그 힘을 발휘했다.

섬이 완전히 물들 정도의 광량.

그러나.


“#$%!”


마왕은 쓰러지지 않았다.

몸을 구성하는 검은 진흙이 흘러내리고, 몸을 구성하던 내부가 드러난 상황에서도 마왕은 움직였다.

포효를 내지른 마왕은 몸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일행은 마무리를 지으려 했으나.


“잠깐.”


리온의 한 마디에 움직임을 멈췄다.

섬 일부분이 완전히 사라질 정도의 위력. 그런 일격을 받고도, 마왕은 회복하고 있다.

마왕을 마무리 짓기에는 최적의 상황.

다만, 리온은 베르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레네를 되살릴 수 있어.’


방법은 있다.

베르가 최후의 방법이라고 알린 수.


- “···리온. 정말 할 거야? 내가 말하기는 했지만, 너무 위험해.”


불안정한 방법이자 위험한 방법이다.

자칫 마왕이 둘이 될수도 있는 방법.

그러나 이미 리온은 각오를 끝냈다.


“갈게.”


일행에게 간단히 명령한 리온은 천천히, 마왕의 곁으로 향했다.

지금은 마왕인 상대. 그 어딘가에는 레네의 몸과 영혼이 있다.

그런 상대를 앞둔 리온은 잠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


- 꽈악.


날뛰려는 마왕을 잡은 것은 거대한 가지와 매화 줄기.

셀리나와 아리엘의 도움으로 천천히 몸의 감각을 떠올린 리온은 마지막으로, 숨을 내쉬었다.


“···.”

“#$%.”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이 될 순간.

리온은 각오를 다지고, 마법을 사용했다.


- 화악.


사용한 마법은 하나.

영혼 마법이다.

대상은 둘.


마왕.

그리고.

리온 자신.


한순간에 의식이 옅어진 리온의 몸은 그대로 쓰러져, 주변 일행이 받들었다.

육체는 무너져 내리듯 쓰러졌으나, 리온의 영혼은 이미 몸을 떠났다.

그리고.


- 우웅.


리온이 든 『칼라드볼그』만이 자그맣게, 진동했을 뿐이다.


-+-


아무것도 없는 공간.

그러나 모든 것으로 가득한 공간.

그 기묘한 공간에서 리온은 자신을 인지했다.


“···온 건가.”


영혼 마법은 본래 마법이 아니다.

세계의 섭리이며, 신의 위업인 그것을 마법으로 떨어뜨린 게 영혼 마법이다.

리온은 자신을 대상으로 영혼 마법을 사용한 적이 없다.

그러나 자신이 선 공간이 어디인지는 곧바로 알아차렸다.


“백(白)의 공간.”


세계의 섭리가 흐르는 곳.

신의 힘이 움직이는 공간은 언젠가 리온이 『칼라드볼그』의 내부로 향했을 때와 닮았다.

그 덕에 움직이는 법을 이해한 리온은 손쉽게 몸을 움직였다.

지금은 몸이 아닌 영혼. 영혼은 허공을 날아, 리온이 찾는 목표로 움직였다.


- 꿀렁.


형체조차 없는 무언가를 발견한 리온은 단번에 달려들었다.


“이게···.”


검은 무언가는 끊임없이 움직여, 같은 모습을 유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게 마왕의 영혼이다.

마왕을 영혼을 향해 달려든 리온은, 리온의 영혼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이제, 찾을 뿐인가.’


마왕의 영혼 내부는 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공간.

말 그대로 모든 것이 검은 공간에서 천천히 움직인 리온은 레네를 찾기 시작했다.


‘영혼을 잇기만 하면, 되찾을 수 있어.’


이제껏 몇 번이나 한 행동이다.

영혼 계약을 통해 영혼을 되찾는다.

그 방법을 떠올리고, 어둠을 나아간 리온은 밝은 빛을 찾았다.


“응?”


밝은 빛은 태연하게 리온을 바라봤다.

형체조차 모호한 그 영혼은 잠시 리온을 바라보더니.


“에릭! 아, 지금은 리온이라고 불러야 했던가?”


티없이 밝은 모습으로 웃었다.

얼굴조차 없는 모습이지만, 웃음이 전해지는 분위기.

리온은 여전한 레네의 모습에 안도하며 다가갔다.

영혼을 이으면 레네의 영혼은 확실한 형태를 얻는다.


“레네. 계약하자.”

“계약?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레네는 리온에게 설명을 들었다.

자신은 지금 마왕에게 잠식당한 상태이며, 리온과의 계약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또한, 영혼 계약은 레네에게 불로의 상태를 만든다는 것까지.

모든 설명을 다 한 리온은 레네의 반응을 기다렸다.


“리온?”


차분하지만, 냉정한 음색.

리온은 레네의 물음을 예상했다.

레네는 주변 인물의 손해에 민감했으니까.


“리온은 어떻게 되는 건데?”


영혼 마법을 사용한 대가.

리온이 영혼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던 건, 레네에게 사용한 횟수가 한계다.

그 이상은 영혼의 소멸. 그런 상황에서 리온은 마왕과 자신에게 영혼 마법을 사용했다.

대가를 초월한 사용으로 리온의 영혼은 흔적도 없이 소멸한다.


“···.”


리온이 대답하지 못하자, 레네는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다. 전장도 함께 넘나들며, 생사고비도 넘긴 상황이다.

누구보다 가까운 이들이기에 상황을 쉽게 짐작했다.


“리온. 내가 혼자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할 수 있어.”

“진심으로? 내가 리온이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다고?”

“···할 수 있어.”


같은 대답을 반복하는 리온의 모습에 레네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리온. 리온은 왜 나를 살리려고 한 거야?”

“···.”


레네의 물음에 리온은 답하지 못했다.

자신이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레네가 없는 세상을 리온이 버티질 못했기에, 노력했다.

무리했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었다.

대답을 예상한 레네는 화제를 바꿨다.


“돌아갈 방법은 없어?”


하지만, 이미 돌아갈 방법은 없다.

리온은 영혼 마법을 무리해 사용한 대가로, 영혼이 소멸한다.

유일하게 살 수 있는 레네는 혼자서 사는 걸 선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다.


“으음···.”

“···미안해.”

“아니! 괜찮아. 리온은 열심히 노력한 거잖아? 그럼 어쩔 수 없지.”


마왕을 세상에 풀어둘 수는 없다.

그러나 마왕을 쓰러뜨리면, 계약하지 않은 레네의 영혼은 소멸에 휩쓸린다.

리온 또한 계약의 대가로 소멸한다.


“그대로, 리온. 우리가 세상을 구한 거야.”


이후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이해한 레네는 밝은 말을 내뱉었다.


“한 번도 아니라, 두 번이나!”

“···그렇네.”

“그렇지? 우린 세계의 영웅으로 기록될 거야. 응! 엄청나네!”


마왕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리온이 영혼 마법을 사용하며 흐트러트린 마왕의 영혼은 이미 소멸 중이다.

남은 시간 여유가 없는 상황에, 리온은 마지막으로 내뱉었다.


“미안해, 레네.”

“응?”


갑작스러운 사과에 레네가 이해하는 것보다 먼저.

리온이 움직였다.


“『계약체결』.”


한 마디.

레네는 그 말을 이해한 순간, 화를 냈다.

리온이 한 행동은 단순히, 자신을 레네와 이은 것이다.

그 결과.


“···어째서!”


레네는 살게 된다.

마왕의 영혼이 사라지는 순간, 리온을 통해 세상과 연결고리가 생긴 레네의 영혼은 휩쓸리지 않는다.

반면, 리온은 영혼 마법의 대가로 인해 영혼이 소멸한다.

이는 변하지 않는 결과다.


“리온!!”


마왕의 혼이 사라지며, 혼의 내부에서는 소멸의 바람이 불었다.

끝을 달리한 마왕의 영혼은 세상 밖으로 밀려난다.

그때, 레네는 세상과의 연결고리로 밀려나지 않았다. 레네가 아무리 발버둥을 치더라도, 연결고리는 견고하다.

다만, 리온은 다르다.


“안녕, 레네.”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진 리온의 영혼은 소멸의 바람에 휩쓸려 나갔다.

자신을 유지할 수조차 없는 상황. 게다가, 영혼 마법의 과도한 사용으로 영혼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리온은 흩어지는 영혼과 의식 사이로, 세상 밖으로 향하는 레네를 바라보았다.


‘목적은 이뤘네.’


처음부터 리온은 자신의 목숨보다 레네를 우선할 생각이었다.

리온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세상 밖으로 밀려났다.


-+-


“역시 무리했네.”


의식을 되찾은 리온은 멍하니, 눈앞의 광경을 바라봤다.

목소리의 주인은 베르. 그러나 리온은 베르라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그 이상으로, 주변 광경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넋을 놓았다.


“어라? 아, 리온은 아직 여기 오는 게 처음이었던가?”


베르의 목소리는 넓은 공간에 울려 퍼진다.

다만, 리온의 시야에 비치는 것은 밝은 빛뿐.

공간에 떠오른 빛은 세 가지 형태로 존재했다.


“으음, 어떻게 하지?”


가장 밝은 새하얀 빛은 베르의 목소리가 울린다.

상황을 천천히 받아들이기 시작한 리온은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미약한 빛 조각.

그렇다면.


‘영혼 상태인가?’


리온의 영혼은 당장이라도 꺼질 듯 미약한 빛을 발했다.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리온은 곧이어 의문을 떠올렸다.

어떻게 자신이 살아 있는가.


“아! 그건 간단해.”


마치 리온의 의문을 알았다는 듯, 베르는 빛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그에 대한 답을 베르가 말하기 직전.


“넌 살아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베르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

이질적인 목소리에 리온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쯧.”

“풋!”

“웃지 마라.”

“미안, 미안. 그래도 웃기지 않아?”

“전혀 웃기지 않는다.”


베르와 익숙한 듯 말을 나누는 모습에 리온은 의문을 떠올렸다.

남자의 목소리는 자신이 죽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리온은 죽더라도 고리에 들어서지 않는다.

그건 리온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래. 넌 저 세계의 존재가 아니니. 그건 알아차린 모양이군.”

“응, 응. 리온은 지금까지 용사 중에 가장 유능한걸.”

“그래도 실패작임은 다름없다.”


새하얀 빛은 베르. 그보다 작은 푸른 빛은 남자.

다만, 그 이상의 정보가 없는 리온은 더욱 의문을 떠올렸다.

두 사람의 대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그에 리온이 입을 열려고 한때.


“두 사람 모두. 저 아이가 고개를 기울이고 있어요?”


세 가지 빛 중. 가장 작은 빛이 반짝였다.


“네가 할 말은 아닌데?”

“그렇군. 넌 그대로 입을 다물고 있어라.”


어째서인지 베르와 남자. 두 사람은 작은 빛에 냉정했다.

조그마한 적의마저 보이는 상황에 리온은 당황하면서도, 작은 빛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아, 작은 아이마저 나를 미워하기 시작하잖아.”

“쯧.”

“혀 찼구나! 혀 찬 거지!?”


작은 빛은 베르와 푸른 빛을 향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가장 작은 빛은 묘하게도, 검은빛을 띠었다.


“으음. 리온. 일단 설명부터 할게?”


베르의 설명은 간단했다.

자신은 리온이 있던 세상의 신이고, 다른 이들도 신이 되기 전의 존재.

푸른 빛은 베르와 협력인 관계이지만, 검은빛은 오묘한 관계.

또한.


“내 진명은 베르가 아닌, 베르단디야.”


베르의 진명.


“···그래서, 내가 살아 있는 이유는 뭐지?”


설명을 들은 리온은 얼굴을 찌푸렸다.

베르의 이야기를 아무리 들어도, 자신이 살아 있는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푸른 빛이 알렸다.


“네가 섭리에 따라 본래 힘을 찾을지, 단순한 존재로 돌아갈지. 그걸 묻기 위해서다.”

“···본래 힘?”

“응. 리온은 내 세상의 존재가 아니라고 했었잖아?”


자신의 세상. 그리 말한 베르는 설명했다.

리온은 본래 푸른 빛 일부였으며, 신의 힘을 지닌 존재다.


“즉, 신이 될지. 인간으로 돌아갈지 묻는 건가?”

“그런 거야.”


신의 일부인 자신으로 돌아갈 것인지, 리온이라는 이름을 지닌 개인이 될 것인지.

그런 물음이다.


“뭐···?”


베르의 이야기를 들은 리온은 무심코 되물었다.

대답은 간단하니까.


“나는 나야.”

“···쯧. 개인의 자아가 지나치게 강대해졌어.”

“그런가? 나는 너랑 비슷한 것 같은데?”

“그렇네. 베르단디 의견에 찬성!”


대답에 이어진 목소리에 리온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리온의 대답도 들었다.

그 이후의 행방을 물은 리온은 나름의 각오를 마쳤다.

개인으로서 죽는다고 생각했기에.

그러나.


“응. 그럼, 열심히 살아야 해?”

“뭐? 진심이야?”


베르는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리온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물론! ···안녕!”


그에 리온이 무언가 묻기도 전에, 의식은 사라졌다.

어느새 빛만 남은 공간에서 베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그쪽의 장난은 언제까지 할 거야?”

“응? 응? 내 장난? 장난이라니?”


베르의 물음에 검은빛은 빛을 반짝였다.

그 모습에 다시 고개를 내저은 베르는 화제를 돌렸다.


“저 아이는 이제 리온으로서 살아갈 거야. 그걸로 충분하지?”

“실패작이다. 애초에 관심 밖이다.”

“그래? 그런 것치고 아쉬워 보이는데.”

“쯧. 저깟 생물의 정보를 흡수한다고 한들, 내 존재치는 그대로다.”

“응, 응. 알았어.”


푸른 빛이 불만스레 반짝이며 사라지자, 베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을 베르는 시선을 돌려, 검은빛을 바라봤다.


“너도 계속 할거지?”

“응? 아, 마왕이라 부르는 아이?”


검은빛은 제 몸의 일부를 떼어, 흔들어 보였다.

검은빛이 일그러지며 다시 빛나는 모습은 기묘하기 짝이 없다.


“당연히!”

“하아.”


한숨을 내쉰 베르는 의식을 천천히, 자신의 빛 내부로.

자신이 만든 세계로 돌리기 시작했다.


-+-


흐릿한 의식 너머.

리온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하나.


‘무거워···.’


가슴께가 지나치게 무겁다.

동시에.


“리온 씨!!”

“리온···!!”

“리오온!!”


시끄럽다.

얼굴을 찌푸린 리온은 귀를 막으며, 일어났다.


“리온!?”

“리온 씨!?”


갑작스레 리온이 일어나자, 주변은 놀랐다.

주변 반응에 의문을 느낀 리온이 상황을 파악하기를 잠시.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리온!!”


레네가 리온에게 달려들었다.

기껏 일어난 리온은 레네의 돌진에 다시 바닥에 누웠다.

다만, 그 충격으로 인해 리온은 겨우 생각해냈다.


‘살아난건가···.’


흐릿한 의식이 선명해지자, 점차 많은 것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자신이 거대한 존재의 일부라는 것. 그러나 그 일부가 되기를 포기한 것.

그리고.


‘『칼라드볼그』도 없어졌네.’


몸속에서 느껴지던 이질적인 힘이 완전히 사라졌다.

게다가 마력도 전혀 없다.

리온은 이전과 달리, 일반인 이하의 몸을 느끼며 허탈히 웃었다.


“리, 리온? 괜찮아!?”


힘없이 웃은 리온의 웃음에 괜히 레네가 놀라자.

그 모습이 더욱 웃긴 리온은 크게 웃기 시작했다.

지금, 리온이 느끼는 감정은 단 하나.


“어, 어쩌지! 아직 문제가 있나 봐!”


기쁨이다.

품에는 레네가 있다.

멀쩡한 모습으로, 엉뚱한 걱정을 하는 레네가 제 품에 있다.


“루미아! 어떻게 해!?”

“으음?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야?”

“스승님!!”

“아버님! 정신 차리십시오!!”


주변 일행들이 모이며 상황이 혼란해지는 가운데.

리온은 겨우 얻은 행복을 느끼며, 그저 웃었다.

자신의 힘은 모두 잃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레네가 돌아왔다.


‘그걸로 충분해.’


오히려 과분할 정도의 일이다.

리온은 내심 베르와 이름 모를 푸른 빛에게 감사를 전했다.


“레네.”

“응? 응? 괜찮아, 리온?!”


한참이나 당황한 레네는 리온의 부름에 당황하며 반응했다.

그 모습에 다시 웃음을 머금은 리온은 진정하고, 말했다.


“나랑 결혼하자.”

“···응?!”


한순간.

주변 소음이 사라졌다.

완전한 무음 공간 속에서, 미약한 소리가 하나.

정말 부끄러운 듯, 지극히 미약한 소리가 흘렀다.


“······응.”


갑작스러운 제안에 갑작스러운 대답.

그러나 두 사람에겐 그걸로 충분했다.

지금의 행복을 누려야 하니까.


“으음, 경사가 아니던가!”

“저희 홍매관에 오신다면, 일주일 정도는 전세가 가능하답니다.”


셀리나와 블론드 부부의 말로 시작된 일행의 축하는 순식간에 퍼졌다.

일행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축하하는 가운데.

그 중심에 선 레네와 리온은 손을 마주 잡고.

그저 서로가 있음을 온기로 느꼈다.


- 부웅.


멀리서 울리는 경적.

레나드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맞이하러 왔네.”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섬의 외각.

그곳에는 뒤늦게 섬에 오른 칸과 타란티노가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양손을 흔들었다.

일행은 저마다 리온과 레네를 축하하며, 선박으로 향했다.


“리온.”


기쁜 걸음에 빨리 움직인 일행과 달리, 천천히 걸은 리온과 레네.

두 사람은 먼저 앞서는 일행을 바라보며 천천히 대화를 나눴다.


“우리가 지켜낸 평화야.”

“그렇네.”

“아, 마지막은 저 사람들도 함께했구나?”

“그렇지. 그래도, 중요한 순간에는 레네가 결정적이었어.”

“그래? ···아! 리온. 그때 내 말 무시했었지?”

“···미안.”

“엄청나게 화내고 싶어. 그래도, 잘 된 거야?”

“그런 것 같네.”

“그래? 그러면 나중에 이야기해 줘. 그리고 리온의 여행 이야기도! 다양한 일을 했을 것 같은데?”

“전부 말하려면 오래 걸릴걸?”

“그게 뭘!”


한 걸음.

단 한걸음 앞선 레네는 리온을 돌아보며, 환히 웃었다.


“앞으로 쭉 같이 있을 건데. 그치?”

“···그렇네.”

“응! 시간은 충분하니까! 천천히라도 이야기해 줘. 알았지?”

“알았어. 그래도, 내가 설명 못 하는 건 알지?”

“당연히 알지! 그러니까 자세히 말해 줘야 해.”

“더 걸리겠네.”

“이히히.”


그 후로도 한참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천천히, 섬의 외각에 도달했다.

이미 일행이 모두 오른 선박을 올려다본 두 사람은 서로 마주하더니.


“갈까.”

“응.”


동시에 배에 올랐다.


작가의말

 해당 작품은 제가 처음으로 쓴 소설이기에 더욱 정이 많은 듯 합니다. 그런 작품의 끝을 맞이하게 되어 여러모로 다양한 감상이 듭니다.

 머릿속에 담아만 두던 생각을 작품으로 풀어낼 수 있어 정말 재밌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작품은 여러모로 부족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훗날 돌아올 작품은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소설을 읽어주신 다양한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 작품은 보다 성장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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