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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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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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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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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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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o] 7장 17화

DUMMY

결계에서 풀려난 마왕은 제힘을 마음껏 사용하기 시작했다.

세상을 탐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 존재.

주변 대지를, 하늘을 지배한 마왕을 상대로 일행은 저마다 무기를 들었다.


“#$%#%$!!”


먼저 움직인 것은 웬디와 세븐즈.

두 사람은 제각각 마법을 날려, 마왕을 떨어뜨리려 했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 건가.”

- “다, 다시 할까요?”

“아니. 저 장벽이 문제다.”

“장벽?”

- “아가씨. 마왕의 주변을 자세히 보시길 바랍니다.”


세븐즈의 정밀한 공격도, 웬디의 강렬한 공격도 막아낸 장벽.

하늘에 떠오른 마왕의 주변에는 불투명한 검은 막이 떠올라 있다.


“#$%!”


공격을 막아낸 마왕은 울음소리와 함께, 팔을 휘둘렀다.


단순한 공격.


그러나 강력한 마력을 담은 움직임은 차원마저 찢어냈다.

이미 그 공격을 리온의 기억으로 읽어낸 일행.

그중에서도 셀리나는 유려하게 손을 흔들었다.


“위험하네요.”

- “방심해선 안 되네.”


찢어진 공간에서 피어나는 한 그루의 매화.

마왕의 공격을 도술로 막아낸 끝에, 그 공격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다들 굉장하네···.”

- “우리도 가자, 아리엘!”

“그럼 이것들부터 먼저 정리하고!”


마왕이 흩뿌린 것 중, 마왕의 혈육을 상대하던 아리엘은 일행의 모습에 감탄했다.

검을 휘두르며 혈육의 움직임을 막고, 하나씩 쓰러뜨리는 가운데.

아리엘은 『믈리넷』을 손에서 돌렸다.


“피어올라라, 『믈리넷』.”


땅에 검을 박아넣는 동시에 외치는 이름.

아리엘이 부른 이름에 반응한 주변 마력은 한순간에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 쿠구구궁.


달려드는 혈육은 마왕이 결계를 부순 후, 더욱 강해졌다.

흘러내리던 진흙에서 제대로 된 육체를 지니게 되었다.

그것들은 한 번 루미아의 식물들을 끊어냈다.

그러나.


“이건 힘들 거야.”

- “응, 완벽해.”


지하에서부터 자라난 굵은 줄기.

그 줄기에 묶인 혈육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조금의 반항조차 불가능한 식물 감옥은 내부에 갖은 가시들이 자라나 있다.

서서히 압력을 가하며 혈육을 옥죄는 가운데, 아리엘은 이미 다른 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아직도 많이 남았네.”


마왕이 흩뿌린 혈육은 그 수만 백이 넘는다.

전장 곳곳에 떠도는 혈육을 바라본 아리엘은 잠시 다리를 확인하더니.


“가자. 루미아.”

- “가자, 가자!”


전장 너머로 달리기 시작했다.

한편, 레나드 일행은 마물 상대로 화려한 불꽃을 선보였다.


“쯧.”

- “아직도 많다.”

- “더 늘려?”

“아니. 아직은 기다려.”


레나드가 배후에 띄운 무기의 수는 열두 개.

전부 다른 총은 제각각의 목표를 노려 불을 뿜었다.

한 발의 탄환에 마물 수십 마리가 쓰러진다.

다만.


‘지나치게 많다.’


마물의 수는 만이 넘는다.

마왕이 오염시킨 대지에서 비롯된 생물. 마물은 지금도 끊임없이 흘러넘치고 있다.

레나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역할을 바꾸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 “···역시, 저쪽인가.”

“그렇지. 저쪽 두 사람이 더 적합해 보이니까.”


화력에서 밀린다.

시선을 돌린 레나드는 전장의 한편.

마왕을 노려, 하늘로 고위력의 마법을 연사하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이래도 부서지지 않는가?”

“안 부서져! 더 세게 할까?”


차분히 상황을 정리하는 세븐즈와 달리, 웬디는 단순히 마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세븐즈와 웬디를 확인한 레나드는 전장 곳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전장에서 자유로이 달리며 검을 휘두르는 아리엘.

마왕을 상대로 다양한 마법을 연사하는 세븐즈와 웬디.

마물을 상대하며, 조심스레 전장을 누비는 패트릭.

일행들은 저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효율적이진 않네.’


셀리나는 일행에게 방해가 될까, 도술을 자유롭게 펼치지 못하고 있다.

세븐즈와 웬디의 힘은 마물과 혈육을 우선하는 데 필요하다.

아리엘의 검술이라면 장벽을 부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갖은 가능성을 떠올린 레나드는 『아르케부스』를 회수했다.


“#$%#$%!!”


그와 동시에.

마왕은 장벽을 퍼트리며, 주변에 충격파를 날렸다.

전장에 단번에 퍼지는 충격파.

모든 일행에게 나아간 충격파는 저마다 대응하기 위해, 무기를 움직이고.


- 쾅.

- 퍼엉.

- 카가가각.


온갖 힘이 맞부딪혔다.


“무슨···.”

“어라? 응? 칼리안?”

“서로 발을 잡아당긴 꼴인가.”


충격파를 막기 위해 내세운 마법이 충돌했다.

게다가, 충격파를 없애려던 도술마저 일그러졌다.


“아직 미숙하네요.”

- “괜찮아, 괜찮네. 잘하고 있어.”


상황을 파악한 레나드는 곧장 『아르케부스』.

체이스를 불렀다.


“이봐.”

- “뭐냐.”

“다른 일행이랑 연결하는 건 안돼?”

- “내 능력을 알고 있을 텐데, 멍청이.”

“알고 있지.”


체이스의 능력은 갖은 총기류와 탄환. 그리고 복합적인 마법이다.

레나드가 말한 제안을 이루기에는 능력에 못미친다.

그러나.


“그럼 베르는?”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이 있다.

용사의 힘을 받은 통로,

정보를 받은 통로를 이용하면 가능성이 있다.

레나드의 물음에 내심 얼굴을 찌푸린 체이스는 곧장 베르에게 물었다.


- “응? 연락?”

- “예, 어머님. 다른 이들과 신속한 대화가 가능할까요.”


영혼 통로가 이어진 이들끼리의 대화.

체이스의 물음에 베르는 대답했다.


- “가능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베르가 직접 이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베르는 조건을 내걸었다.


- “이번만이다? 내가 다른 아이들과 오랫동안 연결되면 안 되거든.”

- “감사합니다, 어머님.”


체이스가 감사를 전한 직후.


- 칭.


베르를 통해 영혼 마법을 받은 이들이 이어졌다.


- “다들 들려?”


머릿속으로 울리는 목소리.

주도권을 잡은 베르는 상황을 간단히 알리고, 조심스레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장에서 움직이는 일행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내어준 것이다.

곧장 상황을 파악한 일행들은 각자의 무기를 통해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물론.


“#$%#$!!”


마왕의 공격은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검은 진흙은 시간이 지나면 굳어지며, 그 형체를 명확히 했다.

어느새 날개가 온전히 굳으며 생겨난 것은 비틀어진 천사의 날개.

이전과 달리 깃털까지 세세한 그것은 휘둘러질 때마다 검은 비를 내렸다.

다만.


- “이쪽에서 막아내지.”

“제가 움직이면 충분해요.”


전투 속에서 신속히 의견을 나눈 일행의 판단도 빨라졌다.

마왕의 공격에 적합한 이가 나서서, 막아낸다.

검은 비는 닿는 모든 것을 녹여냈다.

그 비를 막아낸 것은 매화의 도술.


“처음부터 맞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요.”


매화 가지는 검은 비를 막아냈다.

도술로 만들어진 매화 가지는 검은 비를 맞고도, 조금도 녹아내리지 않았다.

마법과도 다른 현상에 마왕의 공격은 소용없었다.


- “그럼, 아리엘이랑 내가 저걸 떨어뜨릴게!”

“다시 하면 되는 거지?”

- “더 크게 하면 돼!”

“알았어. 간다!”


하늘에 떠오른 마왕을 지상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아리엘.

『믈리넷』을 휘두르자, 이제껏 혈육만 잡아채던 대수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섬의 중앙에서 자라난 대수는 수천 갈래의 가지를 뻗으며 마왕에게 달려들었다.


“#$%!!”


마왕은 가지를 쳐내며, 검은 불을 휘둘러 불태우려 하지만.


- “대수의 생명력을 얕보면 안 되지.”


수천 년을 살아온 존재의 생명력이다.

마왕과 달리, 세상의 섭리에 거스르지 않는 그 힘은 마왕의 불 앞에서도 쉽게 꺼지지 않았다.


- “떨어져라.”


루미아가 휘두른 수천의 가지는 마왕을 옭아매고, 그 몸을 지상으로 내던졌다.


- 콰앙.


지반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

그러나 마왕은 순식간에 충격을 회복하고, 다시 날아오르려 했다.


- “나! 내가 할래!”

- “우리가 할게요!”

“손질에는 자신이 있으니까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패트릭은 양손의 단검을 휘둘렀다.

마왕의 날개를 향해 휘둘러진 대검.

『샐리』가 날개를 잡아 찢고, 『윌리』가 균형을 일그러뜨린다.


“#$%!!”


한순간의 틈을 노려진 마왕은 분노하며 주변 일대를 터뜨렸다.

다만, 그 순간에는 이미 패트릭이 자리를 비운 후다.


- “주, 주인님! 마력을 올릴게요!”

“그래.”


당황스러운 목소리에 이어진 차분한 목소리.

마왕이 비틀거린 몸으로 일행을 노리려던 순간.


- 파직.


그 몸은 날쌔게 날아온 번갯빛에 꿰뚫렸다.

게다가 빛은 하나가 아니다.


“조정은 내 전문이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던 마법마저 누군가 일그러뜨린 것처럼, 마왕을 향해 움직인다.

마왕이 마법을 막아내고자 마법을 세워도, 움직여도 쫓아온다.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집념 어린 공격에는 제아무리 마왕이라도 한층 기세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마왕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커다란 마법구.


- “무식한 힘이네요.”

“칼리안, 누가 무식하다고?!”

- “실언. 강력한 힘이네요.”


넘치기만 하는 웬디의 힘을 겨우 마법의 형태로 빚어낸 힘.

칼리안은 마법을 날리면서도 감탄했다.

태양보다 밝은 새하얀 마법구.

그 마법구는 마왕을 향해서, 어림짐작으로 내쏘아졌다.


- 화아아악.


폭발이 아닌, 섬광.

모든 걸 녹여낸 마법구로 인해 섬은 새하얗게 물들었다.

그 한순간.


“@%#$%!!”


마왕은 제 몸을 지키기 위해 공간을 찢었다.

마법구의 영향을 줄이고, 마왕은 다음 공격을 준비하려 오염된 마력을 끌어올렸다.

마법으로 구성하기 위한 마력은 순식간에 손으로 향하고.


- 탕.


날아온 탄환에 의해 손이 날아갔다.


“기척으로도 보이니까.”

- “흠. 급제점인가.”

- “급제?”


반격에 실패한 마왕은 분노하면서도, 마법구를 피하고자 찢은 공간 너머로 향했다.

일그러진 차원을 만들어낸 그 힘은 어지간한 실력자는 따라 할 수조차 없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더욱 뛰어난 이가 존재한다.


- 살랑.


마왕이 넘은 차원에 불어온 자그마한 바람.

바람에 당황한 마왕이 그 정체를 깨닫는 것보다 먼저.


“얌전히 물러나 주셔야겠어요.”

- “감히 도사님 앞에서 공간을 접어 움직일 생각을 한다니? 혼이 나야겠구나!”


거센 매화의 돌풍이 마왕을 집어삼켰다.

돌풍에 베이며 차원 너머로 밀려난 마왕은 코앞까지 다가온 마법구를 바라보았다.

피하기에는 늦었다.


- 화륵.


닿기도 전에 주변 일대가 녹아내린다.

마왕은 포효하며, 시선을 향했다.

자신에게 있어 가장 증오스러운 힘.

용사의 힘이 강한 존재.


“@#%#!!”

“···.”


리온은 일행의 전투를 바라보고, 눈을 감았다.

마지막.


‘끝, 인가.’


마왕의 마지막이자, 레네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의 끝.

용사의 힘은 마왕의 존재를 용서하지 않는다.

원초의 혼을 뜯는 자신의 힘은 레네의 영혼을 본래의 고리로 되돌린다.


‘다음 생에는···.’


끝을 각오한 리온은 마지막을 보지 않으려 했다.

고리의 끝으로 돌아가지 않는 자신과 세계에 속한 레네.

본래부터 섞일 수 없는 존재다.

그러나.


- “리온!”


베르가 외쳤다.


- “방법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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