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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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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연재수 :
3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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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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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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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o] 7장 6화

DUMMY

- “적이다.”

“적?”


리온이 건물에 들어간 후. 교감을 나누던 레나드는 갑작스러운 체이스의 이야기에 고개를 기울였다.

고개를 기울이길 잠시, 레나드 또한 주변의 기척을 읽고 얼굴을 찌푸렸다.

두 사람의 감지 범위는 홍매관 너머까지. 대략 라셴 전체를 둘러볼 정도의 범위다.


“많네.”


레나드는 감지한 기척에 한숨을 내쉬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셴 전체를 아우르는 감지 범위. 그 감지 범위에 나타난 살기와 적의. 정확히 자신들을 향하는 적의는 점차 주변으로 모이고 있다.

가장 가까운 적의가 라셴의 중간 즈음. 점차 늘어나는 적의에 레나드는 혀를 내두르며, 적을 맞이하기 위해 저격하기 좋은 장소를 찾았다.


“레나드? 뭐 해?”


홍매관의 숙소에는 지금, 아리엘과 루미아. 칸과 타란티노가 있다.

루미아는 전투를 준비하는 레나드의 모습에 흥미를 내보였다. 루미아는 전투를 좋아하진 않지만, 자기 자신의 무예를 갈고닦을 기회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건 아리엘도 마찬가지다.


“···아하! 적이구나. 아리엘! 이리 와봐!”

“응? 왜 그래?”


루미아의 적의 감지는 레나드나 체이스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넓은 축에 속한다.

홍매관 주변으로 몰려드는 적의에 민감히 반응한 루미아는 곧바로 아리엘을 불렀다. 반면, 칸은 레나드와 체이스. 루미아와 아리엘의 반응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조용할 날이 없는 모양이구먼.”


칸이 합류하기도 전에 일어난 전투. 그 뒤처리를 맡은 칸은 이번에도 뒤처리를 맡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일행은 저마다 적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마쳤다. 레나드와 체이스는 저격을. 루미아와 아리엘은 검을 들었다.

적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순간. 가장 먼저 적을 맞이한 건.


- 탕.


체이스다.


“굼벵이 녀석.”

“이번 건 아슬아슬했어.”

“변명은 집어치워라.”


홍매관의 숙소. 그 근처로 얼굴을 내민 순간 쏘아진 체이스의 탄환은 적의 모습이 전부 보이기도 전에 꿰뚫었다.

체이스의 탄환으로 시작된 전투.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에 루미아는 얼굴에 웃음을 머금었고, 아리엘은 의문을 떠올렸다.


“저기, 루미아. 저 사람들이 적인 건 확실해···?”

“응. 저것 봐.”


아리엘의 걱정은 적이 확실하지 않은 민간인이 휘말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루미아가 가리킨 방향에는 그 정답이 있다.

체이스가 최초로 꿰뚫은 적. 그 시체가 쓰러진 방향에는 인간이 없다.


“으으. 그렇네···.”

“그렇지?”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괴물과 사람의 어중간한 존재.

사람이라는 존재를 능욕하려는 듯 기괴하게 만들어진 생명체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울 정도다.

아리엘은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루미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적인 시민이 저런 모습을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아리엘은 저런 존재에 짐작 가는 조직이 있다.


- 탕.


아리엘과 루미아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레나드와 체이스는 벌써 몇십에 달하는 적을 쓰러뜨렸다.

그들은 적의를 지니고 다가오긴 했으나, 탄환 한 발에 쓰러질 정도로 연약하다.

그에 레나드는 탄환을 쏘고. 체이스는 쏘면서도 불만을 내뱉었다.


“너무 약하군.”

“간단하게 쓰러뜨릴 수 있으니까, 좋다고 넘어가자.”

“쯧.”


저마다 다른 지점에서 기괴한 존재를 쓰러뜨리는 두 사람은 차분히. 작업을 수행하는 듯 총을 쏘았다.

두 사람이 탄환을 쏠 때마다 어디선가는 시체가 늘어간다. 이미 단순한 작업에 불과한 행동의 반복.

간단히 조준하고, 탄환을 쏘던 레나드는 잠시 조준하던 총을 거뒀다.


“으음.”


자신의 등 뒤에서 나타난 기척. 그것도 갑작스레 나타난 기척을 레나드는 태연히 맞이했다.


“콥스. 왜?”

“나, 도울까?”


콥스. 얼마 전 레나드가 구하려 한 인공 생명체이자, 지금은 체이스와 함께 레나드와 이어진 존재다.

레나드의 뒤편에서 적을 내려다보며 단검을 쥔 콥스는 가볍게 고개를 기울였다.

그 행동은 다른 인물들을 흉내를 낸 것일 뿐. 콥스는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음. 아직은 괜찮아.”


레나드는 콥스의 행동에 잠시 고민하고, 간단히 대답을 떠올렸다.

콥스는 아직 자아가 불안정하다. 순수함에 가까운 상태이며, 자발적인 행동은 드물다.

게다가 적들은 그리 강하지도 않다. 레나드는 콥스의 제안을 고맙게 여기면서도, 지금은 거절해두기로 했다.


“조금 상황을 지켜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부를게.”

“응. 나, 들어가 있을게.”

“고마워.”


콥스는 레나드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레나드의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본체의 자아가 레나드와 체이스. 둘 사이에 연결된 영혼 통로에 있는 이상. 콥스는 죽지 않는다.

레나드는 잠시 어깨를 으쓱이고, 다시 『아르케부스』를 조준하고 쏘기 시작했다.


“아! 아리엘도 잘하는데?”


저격하는 이들과 달리, 아리엘과 루미아 측은 가벼운 마음으로 적을 대했다.

인간이 아닌 존재. 또한, 자신들에게 적의를 보이는 존재다. 쓰러뜨려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에 아리엘과 루미아. 두 사람은 자연스레 검무를 펼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것들은 어디서 온 걸까?”


눈앞에 적을 베어 넘긴 루미아는 문득 의문을 떠올렸다.

인간이 아닌 존재. 이종과 인간이 뒤섞인 모습은 한 조직밖에 없다.

일행이 카타스트로피를 무너뜨린 걸 떠올린 루미아는 더욱 고개를 기울였다. 몰려드는 숫자는 절대 작지 않다.

제아무리 약하다고 한들, 숫자는 무기가 된다.


“마지막 전력이 아닐까?”

“그런가?”


아리엘은 루미아와 마찬가지로 적을 베며 중얼거렸다.

거점. 그중에서도 본 거점으로 보인 곳을 무너뜨렸다. 조직의 자금줄이자 물자 책인 흑암 상단은 이미 홍매 상단에 잡아먹혔다.

남은 일부의 조직원들이 나선다고 한들. 상황은 카타스트로피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어라.”

“응?”


차분히 검을 휘두르던 루미아. 그리고 아리엘은 묘한 기척에 얼굴을 찌푸렸다.

아인과 비슷한 기척. 하지만, 전혀 다르다. 급조한 아인의 기척보다 더욱 짙은 감각. 그에 얼굴을 찌푸린 두 사람은 시선을 돌렸다.

정면이 아닌 배후. 숙소의 뒤 부근에서 흘러든 기척은 절묘하게 두 사람에게만 향하고 있다.


“아리엘, 알겠어?”

“응. 이거 부르고 있는 거지?”

“그런 모양이야.”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리엘과 루미아를 부르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두 사람은 잠시 주변 상황을 둘러보고,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입구 부근은 레나드와 체이스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단순한 움직임의 적과 달리. 두 사람을 부른 인물은 멀쩡한 사고가 가능하다.

어쩌면 이번 일의 범인일지도 모른다.


“그럼, 초대에 응해볼까?”


아리엘은 루미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숙소의 뒤편. 넓은 마당으로 향했다.


“···저쪽에도 손님, 이쪽에도 손님인가?”

“쯧. 침입자에 불과하다.”


레나드와 체이스. 두 사람은 루미아와 아리엘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동시에 외부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의지가 없는 듯. 멍한 걸음으로 오는 적들과 달리. 감지한 기척은 당당하게 쳐들어오고 있다.

게다가 그중 하나는.


- 콰앙.


주변 건물을 부수며 다가오고 있다.

자기주장이 심히 심한 적을 바라보며 레나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 상대를 해야 한단 말이지.”

“못하겠나?”

“아니. 조금 피곤해져서.”

“나약한 놈.”


적의 기척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정면에서 기척을 뽐내며 다가오는 기척은 하나. 그와 달리, 숨어서 들어오려는 기척이 하나.

두 개의 기척을 파악한 레나드는 이미 『칼라드볼그』의 조준을 끝냈다.

정면이 레나드. 측면을 체이스가 조준한 상황에서, 레나드는 문득.


‘여기 쉬려고 온 게 아니었나?’


일행이 라셴으로 온 결정적인 이유. 베르의 말을 떠올렸다.

그와 함께, 레나드는 심히 자연스레 방아쇠를 당겼다.


- 탕.

- 타앙.


말 한마디 없는 동시 공격.

레나드와 체이스는 조금의 차이도 없이, 완벽히 같은 순간에 탄환을 날렸다.

정면으로 날아간 탄환은 건물 너머에 있을 적에게. 측면으로 날아간 탄환은 기괴한 적들 사이에 숨은 적에게.

각각 날아간 두 발은 적에게 꽂히듯 날아가고.


- 캉.

- 서걱.


막혔다.

정면의 탄환은 튕겨 나갔다. 반면, 측면의 탄환은 베였다.


“쉽게 끝날 것 같진 않네.”

“할 일을 할 뿐이다.”

“그렇긴 하지.”


레나드는 체이스의 말에 힘없이 웃으며, 정면을 바라봤다.

정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은 아이. 그 모습을 바라본 레나드는 역시나 하는 탄식을 내뱉었다.

어디선가 익숙해진 기척의 정체는 발하크 대사막에서 마주한 적.


“쓰러뜨려.”

“아···. 그렇게 오는 건가.”


미아다.

반면, 체이스는 측면에서 자신의 탄환을 베어 버린 인물을 노려봤다.

기괴한 생물과 함께 탄환을 베어 버린 탓에, 적의 모습은 훤히 드러났다. 단검과 한 손 검을 섞어 든 적은 체이스의 시선을 마주했다.


“키히힛. 안녕?”

“쯧. 버러지가.”


자신의 탄환을 베어냈을 뿐만 아니라, 여유롭게 자신을 마주하고 있다.

그 사실에 얼굴을 찌푸린 체이스는 곧장 다음 탄환을 장전했다. 이어진 탄환은 마법이 섞인 공격.

조준을 끝마친 체이스는 적의 얼굴을 향해 탄환을 날렸다.


“키히히히!”


자신을 향하는 탄환에 웃음을 내뱉은 적은 피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온전히 자신에게 다가온 순간.


“나!”


상체를 뒤로 꺾은, 기괴한 자세로 탄환을 피했다.


“디베르, 야!”


기괴한 웃음과 기묘한 자세.

체이스는 여유롭게 자신의 공격을 피한 적. 디베르에게 얼굴을 찌푸렸다.


“죽여주마.”

“키히히! 그거 좋은데!”


한껏 얼굴을 찌푸린 체이스와 대비되는 디베르의 맑은 웃음.

두 사람은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은 체, 전투를 시작했다.


“저쪽은 상당히 집중하는 모양인데.”

“적. 쓰러뜨려.”

“아, 그렇지. 응. 정답이야.”


반면, 레나드와 미아의 전투는 대치 상황에서 그리 움직이지 않았다.

레나드가 『아르케부스』를 겨누고만 있는 탓이며, 미아가 말을 되뇌며 조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탓이다.

레나드는 내심 대치 상황이 유지되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다른 쪽이 무난하게 이겨주면 되니까.’


처음부터 쓸데없는 싸움을 할 생각이 없는 레나드는 『칼라드볼그』를 겨눈 채 움직이지 않았다.

대치 상황이 오래 이어지자, 다음 행동을 보인 건 미아다.


“으.”


외마디 목소리를 흘리더니.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인 미아는 다시 레나드를 바라봤다.


“적. 쓰러뜨리면 돼.”


무언가 각오한 듯 보이는 모습.

이미 움직이려는 듯 몸에 힘을 넣은 모습에, 레나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대로 안 되는구나.”

“미아는 적 쓰러뜨려.”


미아가 움직이기도 전. 『아르케부스』를 겨누고 있던 레나드가 먼저 움직였다.

그저 손가락을 당길 뿐인 행동.

그와 동시에.


- 콰앙.

- 탕.


폭발음이 두 개.

미아의 주변과 레나드의 격발음이 연이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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