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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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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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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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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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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7장 16화

DUMMY

마왕의 힘은 주변 일대를 날려버렸다.

한순간에 방출된 힘은 섬의 건물과 지대를 날려버렸다.

섬의 중앙 부근이 완전한 평지가 된 후, 일행은 저마다 리온의 곁으로 모였다.


“저게 마왕이군.”


차분히 상황을 살피는 건 세븐즈.

그 곁에 선 프레이야는 두려워하면서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스승님! 도우러 왔습니다.”

“아가씨, 조금 진정하시길 바랍니다.”


의욕 넘치는 건 웬디.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한 웬디를 집사인 칼리안이 막아섰다.


“으음, 저 외에도 많았네요?”

“그래도 도울래!”

“저도, 도울게요.”


조심스레 상황을 지켜보는 패트릭.

그 곁에 선 의욕 넘치는 샐리와 조심스러운 채 의욕을 보이는 윌리.

저마다 리온을 돕기 위해 각자의 위치를 벗어나 달려왔다.


- “자, 리온. 다 너를 돕기 위해 온 이들이야.”


베르는 주변에 선 일행.

전원 리온을 돕기 위해 선 이들을 바라보며, 자랑스레 말했다.

그 모습을 본 리온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 “응! 그럼 무리하지 않고 지켜보는 거다?”


마왕의 상대로 전력이 부족할 일은 없다.

결정적인 힘. 용사의 힘은 자신이 베르를 통해 건네주면 된다.

한숨을 내쉰 리온을 대신해, 전장에 선 일행은 저마다 마왕을 바라봤다.


“아리엘. 우리가 먼저 가볼까?”

“가자!”


전투의 시작을 알린 것은 아리엘과 루미아.

한순간에 『믈리넷』을 쥔 아리엘은 달렸다.

마왕과 일행의 거리는 어느새 섬의 입구에서 중앙까지 밀려난 상황.

그 사이를 채우는 건 마왕의 혈육이다.


“루미아. 간다.”

- “언제든지!”


마왕이 결계를 부수는 동안 퍼트린 혈육.

그것들은 마물보다 강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유했다.

검으로는 베어낼 수 없다.

그렇기에, 아리엘은 외쳤다.


“피어올라라, 『믈리넷』.”


『믈리넷』이 지닌 힘.

대수로서의 힘과 검술의 힘. 그 두 가지를 엮은 지금의 루미아.

즉, 『믈리넷』은 갖은 식물을 다룰 수 있다.

섬의 지반을 지탱하던 나무를 성장시킨 아리엘은 검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 콰직.


땅을 찢고 나온 굵은 나무가, 마왕의 혈육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나무와 가지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기괴한 모양의 혈육을 잡아챈다.

혈육이 제아무리 나무를 끊어내더라도, 끝이 없는 성장에 혈육이 먼저 지치기 시작했다.


“$%&#!!”


혈육과 감각을 공유한 마왕은 제 손발이 당하자 분노했다.

리온이 펼친 결계는 용사의 힘. 쉽게 깨지는 게 아니다.

마왕은 결계 내부에 갇혀 있다.


- 울컥.


결계에서 탈출할 시간.

그 시간을 벌기 위해 움직인 마왕은 발치에 물든 오염된 마력을 사용했다.

진흙처럼 바뀐 땅에서 흘러나오는 건 마물.


“크르아!!”

“르아아!!”

“그르으!”


그 수를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가, 결계를 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변 전장을 둘러싼 마물은 언 듯 보더라도 만을 넘는다.

끝없이 마물이 흘러나오는 모습에, 일행 중 두 사람이 동시에 발을 내디뎠다.


“차례가 온 모양이군.”

“아가씨, 저희 차례입니다.”


동시에 발을 내뻗은 이는 둘.

자신감 넘친 발걸음의 세븐즈와 단정한 발걸음의 칼리안이다.

두 사람은 잠시 시선을 마주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씨.”

“프레이야.”


부름에 움직인 웬디와 프레이야는 자리에 섰다.

그리고, 웬디는 어딘가 활발함이 넘치는 모습으로 세븐즈와 비슷하게 앞으로 나섰다.


“···그쪽이었나.”

“응? 나?”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세븐즈는 한숨을 내쉬며 정신을 다잡고, 프레이야에게 손을 내뻗었다.

프레이야가 그 손을 잡자. 세븐즈의 손에는 어느새 오랜 고목으로 보이는 지팡이가 나타났다.


“그럼, 먼저 움직이도록 하지.”


웬디에게 선언한 직후.

세븐즈는 외쳤다.


“마음껏 내쏟아라, 『모바』.”


그 외침을 들은 『모바』.

프레이야는 자신의 힘을 내쏟기 시작했다.

마술 도구와 마법 도구가 얽힌 힘을 아무렇게나 내쏟은 탓에, 목표는 사방으로 퍼진다.

그러나.


‘주인인 내가 제어하면 될 뿐.’


세븐즈가 지팡이를 들어 보이자, 중구난방으로 뻗은 마법들이 전부 한 방향으로 꺾였다.

커다란 마법은 아니다. 오히려 세밀한 마법은 다가오려는 마물을 꿰뚫기 시작했다.


“아, 늦었어!”

- “아가씨. 천천히 해도 됩니다.”

“그래?”


그 모습에 탄식한 웬디의 손에는 어느새 두꺼운 마도서가 들려 있다.

마도서는 웬디의 손을 떠나, 혼자서 공중에 떠올랐다.

공중에 떠오른 마도서를 향해 손을 내뻗은 웬디는 외쳤다.


“폭발해, 『이블비아』!”


웬디 자신의 몸에 흐르는 모든 마력을 내쏟는다.

그저, 마도서를 향해 흘리는 마력은 어쭙잖은 대마법사가 여럿 모이더라도 미치지 못할 정도다.

그 모든 마력을 받아들인 마도서는 천천히 움직였다.


- 촤라라락.


거칠게 종이가 넘어가더니, 마도서 주변으로 떠오른 마법의 수는 열.

다만, 그 열 개의 마법은 심상치 않은 마력을 담은 채. 전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것들이 마물과 마주한 순간.


- 콰아아앙.


섬이 뒤흔들릴 정도로 커다란 충격이 나타났다.


“됐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가.”

- “별달리 할 말이 없군요.”


기뻐하는 웬디와 달리, 세븐즈는 어깨를 으쓱였다.

웬디와 세븐즈 일행이 마물을 상대하기 시작하자 나머지 일행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 파직.


마왕이 결계를 부수려 하는 사이.

어느새 마물과 혈육의 전장을 넘은 이들이 있었다.


“직접 날려버리고 싶어서 말이지.”


평소에는 태평한 듯 보이는 레나드는 지금, 드물게도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마왕을 상대하기 위해 양손에 하나씩 든 것은 총.

조준을 마친 레나드는 외쳤다.


“불태워라, 『아르케부스』.”


레나드의 외침과 동시에 열기를 품기 시작한 『아르케부스』.

그러나 레나드는 한 번 더 외쳤다.


“늘어나라, 『벡터』.”


레나드의 외침과 동시에 그 배후에서 수십 개의 총이 나타났다.

종류는 제각각. 그것들이 노리는 거 하나.

마왕이다.


- 콰앙.


총은 일제히 불을 뿜어냈다.

결계 너머의 마왕은 반사적으로 탄환을 막고자 마법을 휘둘렀으나.


“가만히 볼 생각은 없답니다.”

- “나도 열심히 할 거야!”

- “저도 도울 거예요!”


기척도 없이, 전장의 빈틈을 노린 패트릭이 어느새 두 개의 검을 들고 마왕을 노렸다.

제각각 길이와 크기가 다른 검은 마왕을 향해 휘둘러졌다.


“찢어발겨라, 『샐리』.”


먼저 휘둘러진 것은 긴 검.

뾰족한 날이 몇 개나 나 있는 검은 마왕의 검은 액체를 베어내고, 갈랐다.

그 흔적은 금방 다른 액체가 덮으려 움직였다.

하지만, 회복되지 않는다.


“흐트러뜨려라, 『윌리』.”


이어진 검은 짧은 검.

단출하게 생긴 검은 한번 베어낸 흔적에 작은 검상을 남겼다.

그저 그뿐이지만, 마왕은 한순간 휘청였다.

그리고 그덕에.


- 콰가가강.


빈틈이 났다.

마왕이 막아내려 만든 마법은 순식간에 무너져, 레나드가 쏜 탄환에 꿰뚫렸다.


“$%#$$%^!!”


고통과 분노.

경악으로 인한 소음에 마왕은 주변 땅을 밟고 굴렀다.

발치에서 순식간에 자란 검은 가시가 패트릭과 레나드를 노려 나아갔다.

눈 깜빡하는 찰나. 두 사람이 가시에 찔리기 직전.


- 사락.


매화꽃 하나가 흩날렸다.


“저도 있답니다?”

- “음. 전장에서 적을 잊으면 안 되는 일이지.”


가시가 두 사람을 꿰뚫는 순간, 매화꽃은 가시에 앉았다.

그 직후 가시가 꿰뚫은 것은 하나.

매화꽃 덩어리다.


“경계를 뒤흔들어요, 『몰타』.”


셀리나의 목소리와 함께 흔들리는 것은 미약한 바람.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은 매화꽃을 퍼트렸다.

전장 곳곳으로 흐르는 매화꽃은 어느새, 그 뿌리를 내리더니 하나의 나무로 자라났다.


“$%^%#!!”


전장 전체가 셀리나의 환상 속에 물들었다.

그 사실을 본능으로 알아낸 마왕은 더욱 힘을 끌어내, 결계를 내리쳤다.

벌써 백 번에 달하는 충격. 그 충격에도 끄떡하지 않던 결계는 서서히.


- 쩌적.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리온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눈앞에서 일어난 모습에 감탄했다.


“···가능하겠네.”

- “그렇지?”


개개인은 불안하다.

하지만, 일행이 서로 힘을 합쳐서 움직이니 불안하지 않다.

오래전 영웅 파티가 마왕과 싸웠을 때 이상으로 안정적인 전투를 보였다.


“하아.”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

마왕의 상대는 일행으로 충분하다.

그 사실을 깨닫고 한숨을 내쉰 리온은 일행을 위해, 마지막 힘을 끌어올렸다.


“베르, 알고 있어?”

- “···응. 이 이후로 리온, 네가 가지고 있는 용사로서의 힘은 완전히 사라질 거야.”


힘을 담아두는 그릇이 깨졌다.

힘을 이어주던 존재와의 연결도 끊어졌다.

리온은 베르의 확신에 고개를 끄덕이고,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올렸다.


용사로서의 힘.

자신이 지닌 용사의 업을, 끝내 이루기 위해.


“{완전 전개 – 닉스}”


리온이 부른 이름은 『칼라드볼그』가 아니다.

세계 밖의 존재.

그 힘을 이어받은 리온 자신의 힘.

영혼에서 비롯한 힘을 끌어낸 리온의 주변으로 서서히, 빛이 모였다.


- 띠잉.


울리는 건 『칼라드볼그』가 아닌, 리온 자신.

그 영혼에서 울린 소리를 들은 리온은 외쳤다.


“원초의 혼을 물어뜯어라.”


마왕의 본질.

리온이 그 영혼을 향한 적의를 드러내자, 세계 밖의 힘은 제 모습을 바꿨다.

단 하나의 목적만을 이루기 위해.


- “지금부터 이을게.”

“부탁해.”


리온이 끌어낸 힘을 베르가 이어받았다.

영혼 마법을 한 번이라도 받은 존재라면 베르와 이어질 수 있다.

짧은 시간 사이 모든 정보를 전한 베르는 리온의 힘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 콰직.

- 콰직.

- 파지직.


“#$%#$%!!”


마왕이 용사의 결계를 뚫었다.

여태 흘러나오던 마왕의 마력이, 한층 높은 밀도로 뿜어지기 시작했다.

마물의 수도, 질도 올라간 상황에. 그 혈육마저 루미아의 나무를 벗어났다.


“본모습을 드러내는 건가.”


마지막 족쇄를 벗어낸 마왕은 모습이 흘러내렸다.

다시 한번 쌓은 그 모습은 날개 달린 인간.

그러나, 추악하게 뒤틀린 날개와 말라빠진 그 몸은 신성하기 이전에 추악하다.


“#$%#!!”


괴성을 내지른 마왕은 날갯짓을 통해 하늘로 올랐다.

전장을 내려다본 마왕은 일행을 둘러보고, 괴성과 함께. 손을 뻗었다.

마왕이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 “다 됐어!”


직후, 베르의 선언.

이어진 소리는 하나.


- 퍼퍼펑.


날아오른 마왕을 향해 내쏘아진 수백의 마법이다.


“아싸! 전부 맞췄다!”

- “아가씨, 제가 맞춘 겁니다.”


말괄량이 아가씨와 정갈한 집사에게는 그저 표적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건.


- 파지직.


“쯧. 이 힘을 조금 더 일찍 지닐 수 있었다면···.”

- “주인님···.”

“됐다. 지금은 전장에 집중하도록 하지.”

- “네, 최선을 다할게요!”


치밀한 도련님과 맹한 하인에게도 마찬가지다.


“#$%#!!”


날아오른 직후에 폭발한 마법에 마왕은 분노하며 주변에 갖은 조형을 세웠다.

하늘을 떠오르며, 자신을 지키는 혈육.

그마저도 비틀린 생물들이다.


- “지금부터가 제대로 된 전쟁이란 말이지?”

“응! 확실히 쓰러뜨리자!”


지상에서는 아리엘과 루미아가 혈육을 상대하고.


“쯧.”

- “느리다. 더 빨리 조준.”

- “저쪽에도 있어.”


마물을 상대로는 레나드와 체이스와 콥스.

그리고.


“생각보다 많네요.”

- “할 수 있어!”

- “히, 힘들면 조금 쉬어요.”


패트릭과 샐리와 윌리가 상대하고 있다.

전장을 유지하는 것은 주변에 심긴 매화 나무들.


“아직은 이 정도에 만족해야 하겠네요.”

- “기다리는 거지. 최고의 순간에, 치는 거야. 대도사님이 있지 않나?”


마왕의 영향이 섬을 벗어나지 않도록.

용사의 힘을 받아 도술을 펼친 셀리나와 블론드는 각 일행을 돕고 있었다.


“···다들, 부탁해.”


전장을 지켜보는 리온은 그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부탁할 수밖에 없다.

일행이 승리하기를.


- “괜찮아, 할 수 있어 리온.”


베르의 확신 어린 목소리와 함께.

일행과 마왕의 전투는 더욱 격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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