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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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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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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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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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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go] 3장 92화

DUMMY

『대폭발』.


리온이 사용한 마법의 명칭은 마법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그대로 붙인 마법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두 명 이상의 마법사가 협력하거나 한 사람의 마법사가 긴 시간의 준비를 통해 발동할 수 있다고 알려진 마법인 만큼, 위력 또한 평범한 마법과는 일선을 긋는 마법이다.

그런 마법을 마력을 담은 목소리로 한 번 제창한 것만으로 사용한 리온은 마법이 발동하기 직전의 불과 몇 초 사이에 추가적인 마법을 사용했다.

그 속도는 가히 신속. 소리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 마법은 상대하던 아인조차 인지하기도 전에 세계의 인과관계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순간에 다양한 마법을 사용한 현상이지만 주변에서 보이는 모습은 그저.


- 퍼어엉.


단 한 차례의 장렬한 폭발이었다.

폭발의 충격으로 세븐즈 저택의 절반 이상이 반파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그 충격은 아래층에 있던 식당에까지 전해졌다. 식당에는 리온이 펼친 결계가 있다고는 하나, 흔들림의 충격은 인지할 수 있다.

나아가서, 식당의 벽과 천장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 그 덕분에 투명한 결계 내부에 있던 하인들은 갑작스럽게 사라진 저택의 모습에 망현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정말 놀랐는걸. 죽는 줄 알았어.”


폭발의 중심에 휩싸였던 인물. 아인은 어떤 조화를 부린 것인지 저택이 날아가고 불붙는 와중에도 별다른 상처 하나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완전히 무사할 수는 없었는지 아인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리온은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었다는 막연한 짜증과 역시나 아무런 타격이 되지 못했다는 감상을 품었다. 상대하는 아인의 마법이 어떤 종류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상당수의 물리와 마법의 영향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온은 아인이 나타날 것을 예상하였기에 모습이 보이는 순간 바람의 마법을 다시 사용했다.


“별로 통하지는 않지만···. 기분이 나빠지는걸. 키메라 씨.”


보이지 않는 바람의 칼날이 아인을 헤집는 와중에도 아인은 태연하게 리온을 향해 말을 걸었다.

리온과 아인이 있는 장소는 집무실이었던 장소로, 지금은 리온의 마법으로 인해 바닥을 제외한 전부가 날아간 상태였다.

다만, 프레이야는 리온의 뒤쪽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자료 또한 순간적으로 펼친 결계 마법을 거쳐 리온의 마법 속으로 수납한 상태다.

주변의 참상을 확인한 아인은 조금 불쾌한 듯 얼굴을 찌푸리며 리온을 노려보았다.


“이번에는 얌전히 물러가야겠네. 생각보다 거친 모습이라 놀랐어. 역시, 키메라. 아니, 잡종이라서 그런가?”


명확한 분노가 섞인 비아냥을 내뱉은 아인은 리온을 바라보더니, 귀찮다는 듯 리온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리온은 아인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까지 경계하며, 아인을 붙잡기 위한 마법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아인의 마법으로 대부분의 물리와 마법이 무시되는 상황이니 그를 붙잡기도 까다로운 것이다.

아인이 리온에게 흥미를 잃고, 저택의 주변을 확인할 때. 리온은 마법을 선별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뒤에서 들린 소리에 리온의 집중은 한순간 깨졌다.


“크···. 콜록.”

“저기, 잡종 씨. 그쪽의 누나를 살리려면 나를 놓아줘야 할걸? 뭐, 지금부터 살리려고 해도 늦었으려나.”


지금껏 정신을 잃고 있던 프레이야의 미약한 앓는 소리에 리온 또한 아인과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프레이야의 상처는 아인이 다른 하인을 공격한 것에 비해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지금도 시시각각 프레이야의 피는 멈출 줄 모르고 있었고, 그 외에도 장기 등의 몸 상태가 점차 악화하는 중이었다. 지금의 기침 소리 또한 내부에 고인 피가 흐른 것으로, 아인이 충고한 것처럼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몇 분 이내로 프레이야는 생을 마감하게 되리라.

리온은 한순간 프레이야를 신경 쓰느라 자신도 모르게 뒤쪽으로 시선이 향할 뻔했다.

그 순간.


“그럼, 나는 갈게 잡종 씨. 대부분의 일 처리는 끝났으니까.”


아인을 향한 리온의 집중이 조금이나마 흩어진 순간을 놓치지 않은 아인은 자신의 묘한 마법을 사용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백일몽과도 같이 사라진 아인의 모습에 리온은 특별히 쫓지는 않았다.

그저, 다소의 짜증을 담아 목소리를 키웠을 뿐이었다.


“레나드!”


식당에서 하인들을 지키고 있을 일행이자, 기척을 통한 추적은 리온보다도 뛰어난 동료. 그 동료의 이름을 부른 리온은 제 일이 끝났다는 듯이 아인의 대한 흥미를 지워버렸다. 그리고는 프레이야의 치료에 전념했다.

반면, 리온에게 이름이 불린 레나드는 그 한 마디에 곧장 리온의 의도를 파악하고 식당을 벗어났다. 식당이라고는 하나 벽이 없었기에 나오기는 편했다.

레나드는 조금 전까지 집무실에 있던 리온과 프레이야. 불청객인 아인의 기척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아인이 눈앞에서 사라진 지금에서도 레나드는 확실하게 아인의 위치를 꿰뚫고 있었다.


“이쪽은 맡겨라!”


아인의 기척을 통해 위치를 파악한 레나드는 등에 내걸었던 총을 돌리고, 곧장 주변의 잔해를 타고 건물 너머로 뛰어갔다.

한순간에 저택 부지에서 멀어지는 레나드의 모습에 하인들은 놀란 모습이었지만, 리온이 한눈에 봐도 위급해 보이는 프레이야를 안고 오자 다들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리, 리온 님···. 이, 이건 대체···.”


리온의 모습에 한걸음 나선 것은 집사장이었다. 그러나, 그 또한 리온에게 안겨 심상치 않은 모습의 프레이야를 본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

집사장의 물음에 리온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식당에 놓인 식탁에 프레이야를 눕혔다. 프레이야를 눕히기 전까지도 치유 마법을 반복하던 리온의 얼굴에는 미처 다 숨기지 못한 짜증이 엿보이고 있었다.

프레이야의 상황과 저택의 상황. 이 두 가지로 인해 당황한 집사장은 리온에게 묻고자 했으나, 리온 또한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듯한 모습에 당장 묻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집사장은 묻는 것을 바꾸기로 했다.


“어떻게 도우면 되겠습니까?”


집사장은 리온의 표정으로부터 리온 스스로는 프레이야를 완전히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자신들이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고자 했다.

프레이야는 주인인 세븐즈와 소꿉친구이다. 하지만, 집사장은 단순히 그런 이유로만 프레이야를 살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다. 프레이야와 세븐즈 두 사람이 어릴 적부터 곁을 지켜온 집사장에게는 두 사람이 자신의 자식이나 다름없었다.

리온은 자신의 전문이 아닌, 단순히 익히기만 했을 뿐인 치유 마법을 프레이야에게 반복하면서도 집사장의 질문에 생각하기 시작했다.

프레이야의 상처는 조금이라도 치유 마법을 늦추면 금방 벌어진다. 그러나, 치유 마법을 사용하더라도 리온의 치유 마법으로는 온전히 치료할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단순히 생명 연장 정도의 의미밖에 없는 상황에, 리온은 프레이야를 살릴 방법을 고심했다.

그러던 중. 리온과 집사장은 알지 못했지만, 주변의 하인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그 술렁임은 프레이야의 상황에 놀란 것도, 저택의 상황에 놀란 것도 아니었다.

하인들의 술렁거림을 리온과 집사장이 깨닫는 것보다 먼저. 원인이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주장했다.


“이, 이건 무슨 상황이지?”


당황. 황당. 의문.

그 이외에도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목소리의 주인은 리온 또한 최근 들어서 많이 본 인물이었다. 집사장은 목소리를 들은 직후, 놀란 것과 동시에 얼굴 한가득 죄악감을 내비쳤다.

아직은 멀리 있는 탓인지 식당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듯한 인물은 당황하면서도 주변에 있는 하인들에게 물었다.


“저택은, 어떻게 된 건가.”


침착을 뒤집어쓴 목소리였지만, 미처 숨기지 못한 동요가 드러났다. 저택은 리온의 마법으로 인해 반 이상이 부서진 상태로, 남은 반마저도 상당 부분이 불에 타고 있었다.

저택 전체를 둘러본 인물은 천천히. 무거운 발걸음으로 하인들이 모인 식당으로 향했다. 하인들은 목소리의 주인이 다가오는 것에 곤란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주인이기에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목소리의 주인이 식당으로 도착한 직후.


“···프레이야?”


하인들의 너머. 집사장의 너머. 리온의 너머에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아주 작게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내보였던 당황 등의 감정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은 하인들은 전원 고개를 숙였다.

주변 하인들의 행동에도 목소리의 주인은 리온의 너머에 있는 소녀에게만 시선을 고정한 체. 마치 숨 쉬는 방법도 잊은 것처럼 열중했다.

그렇게 잠깐. 아니, 혹은 오래. 프레이야를 보던 주인은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프레이야."


이번에는 확실하게.

확연하게 울린 목소리는 내뱉은 자신에게도 들렸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들은 주인은 그제야 움직였다.

비틀거리며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리온의 곁까지 도착한 주인은 리온 조차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식탁에 놓여 쓰러진 소녀. 프레이야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다시 한번.


“프레이야···.”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린 주인은 소녀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눈을 세게 감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상황을 거쳐 눈앞의 소녀가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예상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수만, 수억 이상의 예상이 머릿속을 뒤덮을 때. 그의 머릿속에서 단 하나의 의문만이 떠올랐다.


“어떻게 된 거지?”


낮은 목소리.

하인들은 자신들의 주인에게서 처음 듣는 낮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자신들 생각 이상으로 공포했다. 그 공포는 단순히 혼난다는 상황에서 오는 공포가 아닌, 화를 내는 그 자신이 느낄 슬픔에서 오는 공포였다.


“어째서···. 왜? 그대가 있지 않았나. 아틀렌.”


깊고도 깊은 어둠. 질척거리면서도 깊은 어둠이 느껴지는 목소리에 집사장은 감히 입을 열 수 없었다.

세븐즈는. 아니, 로이드는 귀족 중에서도 어린 나이에 수장을 맡게 되었다. 그 이유는 세븐즈 가문에서 유일한 혈족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도맡게 된 수장.

그 이유로는, 10년 전의 전쟁이 원인이라 할 수 있었다.


“리온. 그대 또한 있었지 않나.”


10년 전의 전쟁.

그 전쟁에서 세븐즈 가문의 대부분은 전사했다. 일부는 전사로서, 일부는 마술 도구를 이용한 마술사로서, 일부는 단순히 짐을 옮기는 이로써. 다양하게 활약한 세븐즈 가문의 인물들은 전쟁에 휘말렸다.

그렇게 남은 것이 로이드. 당시, 7살의 나이로 수장이 된 소년이다.


“프레이야는. 프레이야는, 친구다. 단 한 명뿐인, 소중한 친우란 말이다! 아틀렌···!”


주변의 귀족들 또한 전쟁의 피해를 메우느라 인연이 있는 귀족들조차 세븐즈 가문을 도울 수는 없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잃고, 책임이 막중한 수장이 된 세븐즈는 울 수 있는 시간조차 없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이는, 어릴 적부터 친분이 있던 소녀 프레이야 단 한 사람뿐. 비슷한 나잇대의 친한 소녀는 소년에게 다시 일어나게 하기에 충분할 이유였다.

그런, 자신의 이유이자. 지금에는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 더없이 소중한 이가. 세븐즈의 눈앞에서 죽은 듯이 쓰러져 있었다.


“---!”


세븐즈 자신의 눈앞에서 쓰러진 소녀의 모습에, 이성을 잃기 직전의 세븐즈가 무언가를 외치는 것보다 앞서서.


“---살릴 수 있어.”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리온의 목소리가 공연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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