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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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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최근연재일 :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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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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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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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Ego] 3장 93화

DUMMY

리온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단번에 의도를 파악한 레나드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체, 아인을 쫓아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아인의 기척은 집무실에서 감지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레나드가 아인의 위치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게다가, 레나드 자신이 휴식을 취하지 않고 브리드를 한참이나 둘러본 덕분에 도시 전체의 지도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상태나 다름없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레나드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인의 뒷모습을 발견한 것은 어느 의미로 당연한 결과였다.


“저기 있네.”


레나드는 아인을 발견한 직후. 자신의 손에 들린 총을 향해 마력을 불어넣었다. 레나드가 지닌 총은 리온이 영혼 마법을 응용해 만든 마술 도구. 어쩌면, 그 이상의 마법 도구라 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레나드의 극히 적은 마력을 도화선 삼아, 총은 총알이 되는 마법과 동시에 발사하기 위한 마법 두 가지를 금방 준비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초 미만. 극히 짧은 시간에 발사 준비를 마친 레나드는 아인의 등을 향해. 아니, 아인의 모습보다 더욱 앞을 향해 총구를 겨냥했다.

그 모습에 레나드의 앞을 달리던 아인은 갑작스레 뒤를 돌더니, 웃음을 지어 보였다.


“너도 잡종 씨랑 똑같이 나를 찾을 수 있나 보네?”


뒤를 돌아본 아인은 다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공중에 뜬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레나드는 특별히 놀라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총의 방아쇠에 걸친 손가락을 당길 뿐이었다.


- 탕.


레나드가 발사한 곳은 아인이 보이는 방향보다 나아간 곳. 그곳은 레나드가 아인의 기척을 느끼고 있는 장소였으며, 레나드의 눈앞에서 즐거운 듯 웃고 있는 환영의 본체가 있는 장소였다.

총에서 발사된 마법이 레나드의 의도대로 곧장 본체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총에서 발사된 마법은 무언가에 맞는 기색 없이 달리던 지붕의 벽돌만을 부쉈다.

레나드는 달리던 다리를 멈추지 않으면서, 다시 한번 총에 마력을 넣었다.


“빗나갔나.”

“아~ 아. 아쉽지만 나를 맞추는 건 불가능해.”


아인의 도발에도 레나드는 묵묵히 총에 마력을 담으며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이번에도 불과 1초 미만의 시간으로 준비된 마법을 총으로 겨냥한 레나드는 기척을 감지한 방향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 탕.


“으음, 저기. 나, 말해줬는데?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고.”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레나드의 마법은 곧장 건물 옥상의 벽돌을 부수는 것에 그쳤다. 그 모습에 아인은 실망했다는 듯 표정을 바꾼 체 비아냥이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하지만, 레나드는 아인의 말을 무시하며 다시 한번 마력을 담기 시작했다.


“뭐, 말을 듣지 않겠다면 상관없어. 그쪽은 잡종씨보다 재미 없어 보이니까.”


자신의 말에도 반응 없이 여전히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레나드의 모습에 아인은 레나드를 향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아인은 지금껏 레나드와 놀기 위해 만들었던 환영을 지우고, 자신 스스로는 모습을 완전히 감춘 체로 건물의 옥상과 옥상을 뛰어넘으며 달리고 있었다.

아인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은 상태였지만, 레나드는 아인의 기척을 통해 위치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다.

쫓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레나드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 상태. 그렇기에 레나드는 아인을 쫓는 상황에서 더 나아갈 수 없었다.

레나드 자신도 지금의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판단한 순간. 레나드는 조금 전부터 총에 마력을 주입하던 행동을 잠시 멈췄다. 그리고, 잠시 멈춰선 채로 숨을 고르더니.


“후우···.”


자신의 총에 담던 마력의 양을 늘리기 시작했다.

마력의 양을 늘리는 것은 본래, 좋은 대안은 아니다. 마법을 발동하기 위한 마력은 마술의 경우 일정한 수치로 정해져 있다. 마법의 경우는 사용하는 본인이 조정을 할 수 있지만, 마술식으로 정해진 마술의 경우는 규정된 마력만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나, 레나드가 지닌 총은 마술 도구이지만. 마술 도구가 아니었다.


- 탕.


한 발의 발포음.

총 내부에 새겨진 마술식에 따라 생성된 마법은 총신을 지나며, 총구가 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본래라면 한 번의 발동에 하나의 마법. 레나드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연한 감각에 레나드는 지금의 행동을 취했다.

그렇게 발사된 마법은 곧장, 나아가더니.


“···늘었어?”

“이건 놀았어!”


- 쾅. 쾅. 콰강.


한 발의 마법이 나아가던 중에 세 발의 마법으로 늘어났다.

그 모습에는 과연 발사한 장본인인 레나드도 놀랐다. 목표이던 아인은 자신의 예상을 벗어난 결과에 다시 한번 흥미를 느낀 듯 불필요한 환상을 만들어 웃었다.

세 발의 마법. 레나드가 파악한 기척을 향해 나아간 세 발의 마법은 조금 전보다는 확실하게 아인을 노리고 있었다.

나아간 마법은 아인의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 혹은 그 앞. 또는 그 옆을 근소한 차이로 빗겨나가며 아인을 놓치고 있었다.

레나드가 아인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는 있지만, 마법이 날아가는 시간 동안 아인이 마법을 보고 회피하기에 단 번에 맞출 수는 없었던 것이다.


“조금 전보다는 재밌어졌네!”


아인은 기묘한 방법으로 자신을 노리는 레나드에게 재미있다는 흥미를 내보였다. 레나드가 아인을 노리고, 아인은 레나드의 공격을 회피하기를 조금. 어느덧 레나드와 아인은 브리드의 성벽 부근까지 달리고 있었다.

아인의 노림수는 성벽 밖으로 나가는 것. 브리드 너머에는 숲이 있었고, 레나드가 자세히 알지 못하는 장소였다. 그런 곳으로 향하며 레나드가 단신으로 아인을 쫓기에는 위험이 컸다.

레나드 또한 아인의 노림수를 예상하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조금 전과 비교해 아인을 쫓는 것이 수월해지기는 했으나, 아직 명확한 공격다운 공격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아인이 성벽을 넘어간다면, 레나드는 아인을 놓칠 수밖에 없다.


“칫!”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찬 레나드는 짜증을 표현하듯 총에 담는 마력을 조금 전에 비교해 더욱 늘렸다. 총에 마력 담기를 여럿, 어느새 자신의 마력 한계를 파악한 레나드는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마력.

즉, 레나드가 지금 당장 쏟을 수 있는 최대의 마력을 담기 시작했다. 과연 그 모습에는 즐겁게 레나드를 관찰하던 아인도 방심할 수 없었는지, 표정이 미묘하게 틀어졌다.

레나드에게서 흘러간 마력은 총에 쌓이기 시작했다. 쌓이고, 쌓이고, 한참이나 쌓인 마력으로 인해 총에서 어렴풋한 빛이 보이기 시작할 즈음.


“어라···. 그걸 상대하면 많이 늦어질 것 같은데?”


아인이 레나드의 총을 보고는 그런 감상을 남겼다.


“그러니, 다음에 보여줘. 그럼, 나는 간다?”


일방적으로 레나드에게 명령하듯 고한 아인은 자신이 말한 것처럼 순식간에 모습을 지워버렸다.

아인의 환상이 지워진 상황에도 레나드는 당황하지 않고, 아인의 기척을 쫓았다. 기척의 위치는 모습이 지워진 상태에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 기척이, 없어?”


불과 조금 전까지 자신의 기척 감지에 확실한 존재감을 남기고 있던 아인의 기척이, 지금은 아주 사소한 존재감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상태였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한 상황에 레나드는 한순간 당황하고는 달리던 다리를 멈췄다.


“···그런가. 그 마법인가?”


레나드는 아인의 기척이 갑작스럽게 없어진 것으로 저택에서 선보인 마법이 원인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아인의 기척이 사라진 원인 중 일부는 그 마법이 정답이었다.

레나드는 보다 집중한 상태로 아인의 기척을 찾았으나, 저택과는 달리 지금은 집중한 상태로도 기척을 찾을 수 없었다.

망연하게 총에 담긴 마력을 떠올린 레나드는 목표를 잃은 마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인은 놓쳤다. 놓친 것은, 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다만, 공격을 위해 쌓은 마력은 이미 마법이 되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아.”


불만을 한가득 담은 말을 내뱉은 레나드는 총의 마력을 어떻게든 처리하기 위해, 총의 구조를 살피기 시작했다.

마력을 미세하게 넣거나, 더욱 넣거나. 내부에 담긴 술식을 건드리려고 하거나. 나름의 방법을 총동원한 끝에, 레나드는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아인이 달리던 속도를 조금 전과 같다고 예상하면, 이미 아인은 브리드 너머로 나갔으리라. 아인에 대해서 레나드는 이미 포기하고, 리온을 향해 전심 전령으로 사과할 각오를 다졌다.

그렇게 말하는 레나드 자신도 폭주하기 직전의 총은 스스로의 손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상황에 다소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레나드가 당황해 하늘을 향해 마법을 발사하려던 순간.


- 【기동】.


아무런 전조도 없이.

총에서 기묘한 기척이 전해져 왔다. 레나드는 경험한 기척에 리온이 자신에게 연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리온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레나드가 입을 여는 것보다 먼저.


- “멍청한 녀석. 저것도 찾지 못하는 건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가 레나드의 머릿속에서 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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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Ego] 6장 20화 21.11.25 29 1 12쪽
284 [Ego] 6장 19화 21.11.24 28 1 12쪽
283 [Ego] 6장 18화 21.11.23 28 1 12쪽
282 [Ego] 6장 17화 21.11.22 29 1 12쪽
281 [Ego] 6장 16화 21.11.19 30 1 12쪽
280 [Ego] 6장 15화 21.11.18 35 1 12쪽
279 [Ego] 6장 14화 21.11.17 29 1 12쪽
278 [Ego] 6장 13화 21.11.16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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