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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Ego]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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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2.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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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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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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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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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go] 3장 79화

DUMMY

타란티노는 특별히 고민하지 않은 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떠오른 가능성을 말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타란티노 자신도 진지하게 믿고 있다기보다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의 말이었다.

다만, 그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 그중에서도 칸은 다양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고. 최근까지 대수의 행방을 파악하고자 움직이고 있었기에 더욱 큰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바질은 대수에 관해서 자세히 알기보다는 어디선가 들어본 정보에 지나지 않았다.


“대수라···.”

“네. 대수는 엄청 커다랗다고 했었으니까요. 그렇게 크다면 마차 세 대 분량의 짐을 못 가져가는 게 아닐까요?”


타란티노의 이야기를 들은 칸은 눈을 감고서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칸이 눈을 감자, 타란티노는 자연스럽게 숨을 죽이며 조용해졌다.

칸을 따라다니며 타란티노는 자신도 모르게 칸이 집중하는 모습을 익혀버린 것이다.


“···.”


칸이 검토하는 것은 셋.

마차 세 대를 이용한다면 대수를 움직일 수 있는가. 본래의 계획을 무시하면서 대수를 가져간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어디서 대수와 연관성을 지닌 것인가.

바질 또한 타란티노와 칸의 분위기를 보고선 조용히 차를 마시기만 했다. 그리고, 다시 한 잔의 차를 받은 타란티노와 바질이 찻잔을 비울 무렵. 칸은 눈을 떳다.

눈을 뜬 칸은 아주. 정말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숨을 내쉬며, 찻잔을 들었다.


“어떤가요?”

“어때?”


그 모습에 궁금해진 타란티노와 바질이 동시에 물었다. 칸은 두 사람의 물음에도 얌전히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대답을 미루었다.

결국, 두 사람은 칸이 차를 온전히 즐기기 전까지 궁금증을 키울 수 밖에 없었다.


“그렇구먼.”


차를 온전히 즐긴 칸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무거웠던 입을 열었다. 칸의 목소리에 한참이나 대답을 기다린 두 사람은 완전히 경청의 자세로 다음을 기다렸다.

타란티노의 경우는 완전한 궁금증으로, 바질의 경우에는 대수에 관한 정보와 칸이 오랜 시간을 생각한 일에 관한 궁금증이었다.

각자 다른 생각의 두 사람이 한 마음으로 기다린 칸의 대답.


“그럴지도 모르겠구먼.”


그 대답은 정말 간단했다.


“네?”

“응···?”

“음?”


칸이 오랜 생각을 고민한 끝에 내놓은 대답. 그 대답이,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 단순한 가능성을 나타내는 말뿐이라는 사실에, 타란티노와 바질은 동시에 엉뚱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 엉뚱한 소리의 원인인 칸 또한 두 사람의 모습에 조금 놀란 모습을 보였다.


“그게 끝인가요?”

“음? 그렇다만?”

“아니, 칸 형씨가 오래 생각하길래. 뭔가 특별한 일이 있는 줄 알았는데.”


칸의 모습에 타란티노가 참지 못하고 진의를 물어보자, 칸은 정말 당연하다는 듯이 말 그대로의 의미라 대답했다.

바질은 이번 사건을 통해서 그 누구보다 칸의 실력과 능력을 가까이서 체험했다. 그런 바질 또한 칸이 오래 고민했기에, 엄청난 결론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다만, 두 사람의 생각과 달리 칸은 특별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타란티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런 가정을 내리고 생각한 것이 전부였다.


“특별한 일은 없네만, 광대 청년이 생각지 못한 발상을 들려주어서 그 발상대로 생각한 것이 전부지.”

“그런가요?”

“그렇구먼. 자네 덕분에, 생각 밖으로 밀려있던 대수의 존재를 떠올릴 수 있었네.”


칸이 자기 생각을 전한 뒤에야 타란티노가 수긍했다. 그러나, 지금 칸의 설명만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한 사람.


“저기···.”


바질이었다.


“미안하지만, 대수가 뭔지 알려줄 수 있을까? 뭐···. 짐작 가는 게 있긴 하다만.”


리온과 함께 여행을 다닌 일행. 그중에서도 켈트란 평원에서부터 함께 한 일행. 이 두 가지 조건 중에서 아무 쪽도 해당하지 않는 바질은 두 사람의 대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바질이 이해한 것은 그저, 사라진 마차 세 대와 새로운 무언가가 밀접한 연관이 있고. 그 무언가는 거대하며, 칸이 오래 생각해야 하는 일이란 것이 전부였다.

바질의 반응에 칸은 자세한 설명을 잊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아차, 이거 미안하구먼. 그래도, 자네라면 금방 이해하지 않을까 하네만. 상인들은 정보가 넓고 빠르지 않던가?”

“그래도 설명이 필요하다고 칸 형씨. 이쪽은 형씨처럼 뭐든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나도 그리 많이 아는 것은 아니네만.”


바질 또한 상인이기에 대수 자체는 파악하고 있었다. 다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대수의 가치. 혹은 어째서 대수가 이번 사건에 끼어든 것인가. 이 두 가지였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수는 켈트란 평원에 있는 나무이며, 관광을 목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일부 이야기는 거짓이나 소문이 섞인 경우가 많다.

칸은 바질에게 자신들이 겪었던 일을 중심으로, 대수에 관한 설명을 했다. 켈트란 평원에서 일어났던 사건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 그 뒤로 있다고 예상되는 조직.

그 모든 이야기를 들은 바질은 겨우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칸 형씨랑 그쪽 광대 형씨는 그 조직이 관여해서, 대수를 움직이려고 마차 세 대를 사용했다는 이야기인가?”

“대충 그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구먼. 아직 확답은 할 수 없으니, 단순히 망상이라는 셈이네만.”


타란티노가 간단하게 말한 내용. 그 덕분에 칸은 잊고 있었던 대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켈트란 평원에서 일어났던 일과는 성향이 달랐기 때문에, 칸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일이라 구분 짓고 있었다.

칸의 설명을 들은 바질은 수긍하면서, 동시에 의문이 생겼다. 칸이 말하는 의문의 조직. 그 조직이 대수를 빼돌린 사실에 관해서는 칸과 타란티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인물인 조르단에 관해서는 바질이 자세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조르단 녀석이, 그 조직과 연결되어있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이야기일세.”


지금에서야 범죄자인 조르단이지만, 조르단은 한때 「신속의 바람」에서 오른팔의 위치까지 올랐던 남자다. 그런 조르단의 행보를 대표인 바질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바질이 파악하고 있던 조르단이라는 남자는 일에 관해 지나친 열정을 보이는 남자였다. 그렇기에 종종 문제를 일으키긴 했으나, 그 모든 사건에서 조르단이 누군가의 밑으로 들어선 적은 없었다.

즉, 조르단은 자존심이 높은 성격이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일단 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지. 칸 형씨의 말이니.”

“그러는 게 좋을 걸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니 말이지.”

“그건 그렇네.”


조르단이 누군가의 밑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믿기 어려워하던 바질은 가능성으로 덮어두기로 했다. 대신, 그 가능성의 이야기가 진실일 경우. 조르단은 어디서 조직과 이어진 것인지. 의문은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넘어갔다.

「신속의 바람」의 오른팔. 중형 가게 정도가 되면, 나름의 자본과 힘이 생긴다. 오른팔의 지위라는 것은 그 대부분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으음···.”

“그 녀석, 오른팔이었지···.”


두 사람은 조르단과 조직의 연관성을 찾다가, 조르단의 경력을 떠올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중형 가게의 오른팔. 그 정도의 위치에 오른 남자라면 마음 먹기에 따라서 조직과 연결 고리를 찾는 것 정도는 정말 간단한 일이었다.


“이야기가 돌고 돌았지만, 결국 내 관리 부족이었잖아.”

“뭐, 뭐. 그런 일도 있는 법일세. 앞으로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면 되는 것이구먼.”


이번 일의 원흉이라 할 수 있는 일에 바질 자신이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깨달은 바질은 눈에 띄게 축 늘어진 모습을 보였다. 바질의 심적인 타격은 드물게도 칸이 곤란해하며 바질을 위로할 정도였다.

이번 사건의 순서를 따진다면, 바질의 관리 부족. 그로 인해 적절하지 않은 인물이 오른팔에 올랐다. 그리고 그 오른팔에 오른 남자인 조르단이 외부 조직과 연관되어 불법적인 일을 일으켰다.

이 사실이 외부로 흘러나간다면 바질의 처벌이 늘어날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칸 형씨. 나, 가게 접어야 할까···?”

“아닐세! 젊을 때의 실수는 훗날 성공의 비결인 법이지. 지금 시기를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인 걸세! 그렇지 않나? 광대 청년.”

“네? 아, 그, 그렇네요! 저도 실수만 하지만, 상인은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그렇다고 하는구먼. 자네도 열심히 할 수 있다네!”


늘어진 바질을 세우기 위해 칸과 타란티노가 열심히 설득하자. 설득이 통한 것인지 바질이 차츰 기운을 되찾기 시작했다. 기운을 되찾는 모습에 칸이 내심 안도하고, 타란티노는 갑작스러운 일을 잘 넘긴 것에 안도했다.

세 사람이 엉뚱한 일로 시간 보내기를 잠깐. 본래의 화제로 돌아온 세 사람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조르단 녀석이 외부의 조직. 그것도 대수를 지닌 조직과 어떻게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못해도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겠네.”

“그렇구먼. 대수를 넘긴 상황 자체는 갑작스러워 보이네만. 갑작스러운 이야기에도 원활하게 진행이 되었으니. 이전부터도 비슷한 관계가 아니었겠나?”

“···그 조르단 녀석이 심부름꾼 취급인가.”

“그렇다는건, 대수를 훔친 조직이 예전부터 힐튼에 있었다는 건가요?”


칸과 바질의 이야기를 듣던 타란티노는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칸에게 되물었다. 타란티노가 이야기를 따라오기 힘들 경우를 대비해, 칸이 제안한 방법이었다.

이번 사건은 조르단 측에게 갑작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준비된 마차와 물건은 정확히 떨어진 데 비해, 외부에서 제안한 물건은 예상외. 그로 인해 마차가 부족해진 것이다.

그런데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은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또한, 조르단과 조직의 관계가 오래되었으며. 힐튼에 오래도록 있었다는 것을 포함한 사실이기도 했다.


“그렇겠구먼. 비교적, 항구는 느슨한 듯 보였으니 말이지. 연락책 정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칸 형씨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나···.”


칸이 항구의 문제를 지적하듯 말하자, 바질은 알고 있었다는 모습을 보였다. 주변 상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항구의 경비. 정확히는 불법적인 일에 관해서는 주변 지역에 비해 규제가 느슨하다. 그리고, 그 느슨함은 귀족이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 일종의 무법지대 역할을 한다는 것마저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문제 될 일이 없었기에, 상인들은 그 무법지대를 적절히 이용하며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바질도 알고 있었다.

바질의 모습에 칸은 항구의 관리 담당을 떠올렸다. 귀족이며, 무법지대를 만들어낸 장본인.


“항구의 담당은 세븐즈 가문인데 말이지. 언제 해결할지···. 아니, 그럴 생각이나 있는 건지.”

“그렇구먼. 이번 일을 정리하려 해도, 무법지대가 남아 있다면 비슷한 일이 수도 없이 생기겠구먼.”


항구의 담당, 세븐즈 가문. 리온 일행이 신세를 지고 있는 가문이며, 로이드 세븐즈가 수장인 가문이기도 하다.

세븐즈 가문이 직접 나서서 항구의 불법적인 세력을 밀어내지 않는 이상. 이번 사건은 완전히 끝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하나, 세븐즈 가문이 나선다면 가문의 피해도 절대 적지 않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간단히 풀어본다면, 불법 세력의 폭주. 또한, 지금의 브리드는 불법 세력의 항구로 이용되는 상황이다.

제아무리 칸과 바질이 나서서 사건을 마무리한다고 한들. 나머지 세력이 빈 곳을 메우는 일이 전부가 되는 것이다.


“세븐즈 가문이라···.”


이야기가 잠시 끊어지고, 각자 휴식을 취하는 틈.

그 사이에 칸은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수장으로서는 어린 나이이다만. 훌륭한 수장이 있는 가문이라 할 수 있는구먼.”


칸은 한 모금 마신 찻잔을 내리며, 세븐즈 가문에 관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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