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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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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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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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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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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9쪽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두 달 전.

주요 UC 계열 대학의 졸업식은 6월 중순 일제히 시작된다.

UCLA의 각 단과대학 졸업식 역시 마찬가지다.


찰칵. 찰칵.


사진사가 열심히 졸업생들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TV·영화 학부 졸업생들이 UCLA 캠퍼스 파월 도서관 앞에 모여 졸업을 자축했다.

졸업생들 가운데, 낸시 카트와이트와 류지호 사단이라고 불리던 친구들도 끼어있다.

정작 그 자리에 캡틴 류지호는 없었다.


“허전하네.”

“지호가 없어서? 벌써 3년인가?”

“두 달 후에 제대한다고 하니, 곧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캡틴이 돌아오면 우리 모두 고향이나 일할 곳으로 뿔뿔이 흩어지겠지.”


쉐인 에이커는 영화계가 아닌 TV 분야로 직장을 구했다.

쉘라와 낸시 역시 영화 대신 방송을 선택했다.

그들은 할리우드가 아닌 지역방송국의 일자리를 얻었다.

졸업식을 마치면 쉘라는 뉴욕으로, 쉐인은 중부로 그리고 낸시는 고향인 루이지애나로 갈 예정이다.

LA에 가족이 살고 있는 더스틴 린의 경우는 영화로의 진로가 확고했다.

진작부터 할리우드 영화감독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 시기 미국에서는 약 2,000여 개의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과 약 12,000여 개의 지역 라디오 방송국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은 크게 언론 대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지역거점 방송사와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소규모 방송사로 나뉜다.

쉘라는 ABC 방송국의 인턴으로 가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은 지역 방송국에서 경력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실상 같은 업종에서 종사한다고 해도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후우.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는 지호를 찾아가지 않은 건 너무 하긴 했어.‘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것도 벅차 6,000마일(약 1만Km) 떨어진 서울까지 날아갈 수 없었다.


‘변명일지도....’


어쩌면 뜨겁게 달아올랐던 사랑의 열이 식어버리고, 지독하게 앓았던 열병이 나아버렸을지도.

어느 누구도 왜 사랑에 빠지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지 모른다.

어떨 때는 그냥 이유 없이 누군가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 사람은 강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애착과 사랑은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한때는 깊이 사랑에 빠진 적이 있었을 텐데, 그게 언제 또 왜 그랬는지 모호해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

낸시 역시 그랬다.

적어도 류지호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1년은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전공수업을 듣기 시작하고 진로 문제가 온통 자신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어느 샌가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며 사무치는 시간보다 공부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근심과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입을 모아 낸시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질 것을 조언했다.


- 그 남자는 너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야. 진정 사랑했다면, 무책임하게 자신의 조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을 거야.

- 남자 친구가 부자라고? 그렇다면 넌 그 남자의 꼭두각시 인형이 될지도 몰라. 넌 너의 인생을 살아야 헤.


고향 친구들과 가족들, 심지어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조차도 애인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낸시는 고향을 방문해 부모님에게 남자친구 문제를 털어놓았다.


“뉴욕주에서 일을 하는 남자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여자는 데이트부터가 힘들고, 사랑을 오래 유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란다. 둘이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누구 한 사람이 일을 포기하거나 터전을 옮겨야 해.“

“딸아, 네 마음속의 불안정한 기분이 계속된다면 그것은 헤어질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단다.”


당연히 부모님들은 사회로 진출하며 헤어지는 연인들을 많이 보았다.

낸시의 부모님은 냉정하게 현실을 진단했다.


“만약 너와 그 청년의 관계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두 사람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사람을 찾을 수 있게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말해주겠다. 네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고민을 함께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지금 서로가 관계에 진지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겠지.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고려해봐야 할 것 같구나.”

“지호는 날 사랑해. 그건... 확신할 수 있어. 지호가 나와 떨어지고 싶지 않다면 자신이 소유하고 있거나 네트워크 안의 일자리를 얻어줄 거야.”

“그가 너를 위해 뭐든 해 준다면 그건 너의 인생이 아니잖니? 남자친구의 인생이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한 행동일 지라도?”

“넌 한 남자의 일부가 되고 싶은 거니? 아니면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존재가 되고 싶은 거니?”

“꼭 지호와 연인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내가 그의 부속품이 되는 건 아니잖아.”

“네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빨리 너의 감정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뭔가 해볼 수 있는 시간도 오는 것이란다.”

“당차고 주체적인 내 딸은 어디 간 거니? 나와 네 엄마는 그 청년이 부자든 가난하든 상관없단다. 오로지 네가 행복할 수 있는가만 중요해. 우리에게 물어봐 준 건 고맙지만, 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렴. 과연 사랑하는 관계를 지속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말이다.”


다시 UCLA로 돌아온 후로 낸시는 졸업준비로 인해 잠시 그 문제를 잊었다.

아니다.

회피하려고 했을지도 몰랐다.


‘이별 통보를 어떻게 할까?’


헤어짐은 언제나 어렵다.

그 이별이 옳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해도.

적어도 이별 통보는 해주는 것이 그래도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다.

헤어지자고 먼저 말하는 것.

낸시는 류지호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다.

특히 상처받을 것 같아 두렵다.

그리고 알게 됐다.

사랑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는다는 것을.


“만약 이별 통보하는 도중에 울어버리거나 하면 어떻게 하지? 미리 연습이라도 해두어야 할까?”


직접 류지호를 대면하고, 헤어지자고 말해야 하는 낸시에게 근심이 생겼다.


❉ ❉ ❉


군 제대 후 류지호는 여기저기 인사를 다니느라 보름의 시간을 썼다.

따로 한국의 사업체를 돌진 않았다.

군생활 틈틈이 한국의 사업을 챙겼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관여할 것이 없었다.

제대 하고 한 달 가까이 지나자 비로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두 사람 다 여전하네요.”

“다시 볼 수 있어 기쁩니다. 보스.”

“건강해 보여 안심입니다.”


티노 곤잘레스와 말릭 해리스가 경호원으로 다시 합류했다.

두 사람은 류지호가 군에 가 있는 동안 Pinkerton Corp. LA에 소속되어 일을 했다.

류지호의 복귀와 함께 본래 업무로 돌아왔다.


“Don, 학교부터 갈 필요는 없어요.”

“앞으로 지낼 주택이 UCLA와 가깝습니다.”


3년 전 군입대를 앞두고 콘도를 구입했었다.

영주권 유지 문제 때문이다.

최근 그 콘도를 팔았다.

UCLA 동쪽 타운에 류지호가 지낼 주택을 구입했다.


“......?”


류지호 일행이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동네로 들어섰다.

차고가 있는 아담한 2층짜리 단독주택에 도착했다.

넓은 마당이 있는 주택은 아니다.

한국인 보기에는 영화에서나 나오는 그런 주택이겠지만, 웨스트우드 지역에서는 그다지 비싼 가격의 주택도 아니다.

단독주택은 관리하기 번거로운 면이 많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방문할 가족들을 고려해 주택을 구입했다.

집을 새로 구하면서 전에 쓰던 가구와 집기들이 최신 트렌드 제품으로 교체됐다.

마치 낡은 과거는 모두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듯이.

번잡스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류지호의 취향을 반영한 인테리어와 가구들이 인상적이다.

실내는 단순하고 간결한 맛을 살렸다.

단 하나.


“Don... 바닥은 타일 말고 우드로 교체해 줘요.”

“네.”

“카펫도 다 걷어내세요. 현관에 신발장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집에서만큼은 신발을 벗고 생활하고 싶어요.”

“머드룸을 현관 쪽으로 옮기는 공사를 할까요?”

“그냥 신발장과 실내화를 보관할 가구를 놓는 것으로 하죠.”

“알겠습니다. 보스.”


한국의 현관에 신발장이나 우산 등을 넣어둘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머드룸(mudroom)이라는 공간이 따로 있다.

과거 서구권에서는 진흙 묻은 신발을 벗어두거나 비에 젖은 옷을 벗어두는 공간이 따로 있었는데, 주로 뒤뜰로 나가는 통로, 가라지(garage)로 연결된 복도 등에 머드룸이 위치해 있다.

한국인들의 시각에서는 처음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머드룸은 더럽혀지거나 젖은 옷과 신발 따위를 벗어두는 개념이다.

신발을 보관하는 신발장은 대체로 집 안에 개인 옷장 안에 둔다.

영화에서처럼 미국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침대에까지 신발을 신고 눕진 않는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살면서 여전히 적응이 잘 안 되는 것이 집안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는 부분이다.

류지호는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김에 집에서 만큼은 신발을 벗고 생활하고 싶었다.


“차량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전에 익스플로러 타봤으니까 이번에는 타호 한 번 타 볼까요?”

“UCLA 수업을 듣기 전까지 준비하겠습니다. 당장은 티노, 말릭과 함께 다니십시오.”


미국의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있는 호수 이름에서 따온 타호(Tahoe)는 쉐비(Chevy)에서 1992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대형 SUV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외형과 육중함이 일품이다.


“모레까지 휴식을 취하고, 화요일부터 외출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저녁이나 먹으러 갑시다.”


3년여 만에 돌아온 웨스트우드다.

도시는 3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달라진 것은 류지호다.

입안의 혀처럼 구는 도널드 제이콥만 봐도 알 수 있다.

데본 테럴의 후임으로 채용된 후로 류지호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어느 새 비서실장이 되어 있다.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CIA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도널드 제이콥이다.

그런 그도 류지호에게 깍듯한데 다른 이들은 오죽할까.

특별히 짐을 푸느라 번잡스럽지 않았다.

거의 모든 것이 다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

류지호는 시차 적응도 할 겸 새로 구입한 주택에서 이틀을 쉬었다.

복귀 사흘 만에 움직였다.

3년의 공백을 지우기 위해 할리우드 인맥들에게 복귀 인사를 하러 뻔질나게 돌아다녔다.

안타깝지만 류지호는 연인 낸시나 친구들과 곧바로 재회할 수 없었다.

더스틴 린을 제외하고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이다.


✻ ✻ ✻


3년 전에는 UCLA 캠퍼스와 조금 멀리 떨어진 위치에 GARAM Ventures 사무실이 있었다.

류지호의 복귀에 맞춰 사무실을 이전한 모양이다.

주택도 그렇고 뭔가 많은 변화가 있었다.

UCLA 메디컬센터에서 두 블록 떨어진 건물 앞에 류지호의 차량이 멈췄다.


“여기가 사무실이란 말입니까?”


겉모습만 봐서는 도저히 사무실 건물이 아니다.

전에 피자가게나 레스토랑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법 평수가 넓은 2층 건물에 JHO Company 글자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다.

선팅 된 1층 유리창에는 GARAM Ventures가 2층 유리창에는 JHO Pictures 글자가 새겨져 있다.


“전에 1층이 레스토랑이었던 것은 기억 하십니까?”

“먹을 만한 메뉴가 없었죠.”


음식 맛도 별로인데다가 서비스도 엉망이었다.

곧 망하겠거니 했다.

아니나 다를까 류지호가 군복무 중에 망한 모양이다.


“이곳이 지주회사 역할을 할 헤드쿼터인가 보군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지주회사 설립이 아직은 불법이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지주회사가 일반적이다.

지난겨울에 매튜와 모리스 두 CEO가 한국을 방문했었다.

미국 사업의 개편에 대해 류지호와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누고 돌아갔다.

류지호의 미국 사업은 매 년 M&A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체제의 개편이 요구되었다.

좀 더 기민하고 효율적인 지배체제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 일환으로 캐롤코 픽처스를 류지호의 개인 프로덕션으로 독립시키고, GARAM Ventures와 합병시켜서 JHO Company Holdings라는 이름의 지주회사를 만들었다.

지주회사 JHO Company (Holdings)는 그 밑으로 중간지주회사 Tri-Stella Entertainment, ParaMax, Garam Invset, Hues & Rhythm Studios, Pinkerton Corp.을 거느리면서 자체적으로 영화제작업과 벤처캐피탈까지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다.

참고로 ‘company’는 회사 또는 일행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영어단어다.

그런데 어원을 보면 꽤 재미있었다.

접두사인 ‘com’은 라틴어로 ’with’나 ‘together’와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고, ‘Pan’은 ‘빵’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company’는 빵을 함께 먹는 사이 혹은 무리라는 의미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식구‘라고 볼 수 있다.

류지호는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모든 이들이 빵을 나눠 먹는 사이가 되길 원했다.

아직 기업집단 즉 그룹이라고 부르기는 손색이 있지만.

지주회사는 영어로 ‘Holding Company‘이기도 하고.

암튼 여의도 가온GP투자신탁이 한국 사업의 관제탑 역할을 하듯이 지주회사 JHO company가 미국 사업의 헤드쿼터 역할을 할 예정이다.


“들어가시죠.”


도널드의 안내를 받아 류지호가 성큼성큼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1층의 GARAM Ventures를 들르지 않았다.

곧장 2층으로 향했다.

열렬한 환영은 없었다.

JHO Pictures의 피터 웰스 사장 홀로 반갑게 맞이할 뿐.


“드디어 복귀하셨군요.”

“잘 지냈죠?”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보스!”

“그 동안 피터가 잘 해준 덕분이죠.”


피터 웰스가 함께 영화사 직원들을 인사시켜주었다.

JHO Pictures는 26명이 근무하는 작은 영화사다.

한국의 WaW 픽처스 규모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본래 캐롤코 픽처스는 세 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제법 큰 영화사였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에 인수합병 되면서 중요 자산을 제외하고 전부 처분되었고, 영화제작 시스템 역시 흡수되었다.

프로덕션 기능만 따로 떼어내 JHO Pictures로 명맥을 잊게 됐다.

참고로 ‘Carolco‘ 상표권과 필름 라이브러리는 JHO Pictures가 아닌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소유했다.

다만 타임리 코믹스의 <퍼니셔>, <스파이더맨>과 <터미네이터> 기타 몇 개의 판권만은 류지호의 요청으로 JHO company가 소유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보스의 집무실은 안쪽입니다.”


안쪽 깊숙이 자리한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며 JHO Pictures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류지호는 누가누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직원이 늘어나니까 일일이 이름 기억하기도 곤란하네......’


류지호와 도널드 제이콥이 JHO Pictures 사무실과 구분이 되어 있는 공간에 도착했다.

이사회 의장(Chairman) 집무실 프론트 데스크 앞에 처음 보는 이들이 도열해 있다.

도널드 제이콥이 백인, 흑인, 동양인이 섞여 있는 젊은 남녀를 류지호에게 소개했다.


“여기 세 명은 올 초에 채용한 비서실 직원들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데이비드 브레이텐바크입니다. 데이빗이라고 부르십시오.”


남아공 출신이면서 광고·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백인 남자다.


“제니퍼 허드슨이에요. 잘 부탁드려요.”


금테 안경을 쓴 약간 통통한 흑인 여성이다.

음반회사에서 홍보·마케팅 업무를 보다가 류지호의 비서실로 합류했다.

크고 동그란 눈으로 인해 순박한 첫인상을 풍겼다.


“처음 뵙겠습니다. 데니스 정입니다. 한국이름은 정명훈입니다.”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G&P의 투자팀에서 근무하다가 채용된 교포2세 금융전문가다.

류지호가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나눴다.


“앞으로 잘 해봅시다.”

“네. 보스!”


여의도 가온GP투자회사에 마련되어 있는 의장 집무실처럼 창밖의 풍경이 멋지진 않지만, 빈티지와 모던의 적당한 경계를 이룬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외장재로만 쓰이는 벽돌이 거실 한쪽 벽에 적용되어서 근사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하얀색 혹은 크림색으로 차갑고 밋밋해 보였던 사무실에 벽돌 벽이 포인트를 주고, 모던한 가구들과 함께 딱딱한 느낌의 사무실 분위기를 붉은 벽돌이 상쇄시켜주며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삼십 분 후에 Don과 데이브는 나와 회의 좀 해요.”


잠시 자신이 쓸 집무실을 둘러보던 류지호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컴퓨터부터 켰다.

류지호는 애당초 경영에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현재 학생이다.

졸업 후에는 영화감독 겸 프로듀서가 될 예정이기도 했고.

경영에 직접 참여할 짬이 날 수가 없다.

때문에 이사회의장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앞으로 경영평가와 그에 따른 인사권을 주로 행사하게 된다.

이사회의장과 CEO가 분리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영권 충돌이나 의사결정 속도의 지체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오너인 이사회의장과 전문경영인 사이에서 견제 및 협업 그리고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각자의 장점이 발휘될 수가 있다.


“제니퍼.”

- 네. 보스.”

“배턴루지행 항공권 예매 부탁해요.”

- 날짜와 시각은?”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 예.”


낸시가 루이지애나 주도 배턴루지의 지역방송사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그녀를 보기 위해 류지호가 날아가야 했다.


✻ ✻ ✻


낸시를 만나러 가는 길에 마음이 설레고 기대감에 부풀만도 하건만.

류지호의 마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했다.

낸시와의 이별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연애를 처음 시작하면 뭐든 좋다.

어딜 가도 좋고, 무얼 먹어도 좋고, 이거 해도 좋고, 아무것도 안 해도 좋다.

호르몬 버프 때문인지 상대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와 맞춰감이 있다.

상대방이 흠잡을 것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연인과의 관계는 완벽하게 느껴진다.

이론적으로, 경험적으로도 류지호가 알 듯, 이 시기는 금방 마무리된다.

모든 게 좋았던 시절은 가버리고, 어느새 연인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다.


‘낸시가 루이지애나에서 생활하는 것이 문제야.’


삶의 목적과 방향이 두 사람은 달랐다.

류지호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세계적인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를 꿈꾸고 있다.

낸시는 UCLA에서 재능의 한계를 느꼈다.

어릴 때부터 품었던 꿈을 접었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 루이지애나의 지역방송국에서 일하며 가족들과 평범하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했다.

두 사람은 연인에게 자신의 삶을 맞추거나 변경할 수가 없었다.

여느 연인이었다면 삶의 목적이 변할 수도 있고 다시 생각해 볼 시간도 충분했겠지만.

사실 류지호가 살아갈 세상과 낸시의 삶은 거리상으로나 감정상으로 한국에서 미국만큼 멀리 그 거리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영화 <귀여운 여인>의 대사를 들먹이는 순간 예상된 결말일지도 모른다.

그 같은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는 현실에 없기에.


‘....흠.’


류지호는 지난 3년 남짓 낸시와의 관계를 떠올려보았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오래 될수록 두 사람은 연인관계에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전화통화도 하고, 편지도 주고받고, 낸시가 한국에 올 것까지 약속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무정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그저 서로 국제전화를 하고 편지를 보내는 정도가 최고의 노력이라 할 정도로 되어버렸다.

각자에게 몰두해야 할 일이 생길 때면, 그런 것조차 챙기지 못하기도 했다.

그런 현실인식이 있은 후로.

류지호는 예전과 같은 노력을 다시 해볼 것인지 혹은 이 관계를 그냥 정리하는 것이 옳은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노력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관계가 그 만큼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3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헌데 낸시 없이 지내는 것에서 어떤 위화감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다시 잘 해 볼 가능성을 열어둘까?’


참 어려운 문제다.

이별할 때는 확실해야 한다.

재결합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별이 아주 말끔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픽.


류지호는 내심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연애를 한 번도 안 해본 것도 아니고, 여자와 처음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온갖 생각이 다 드는 걸 보니. 사랑과 이별이란 행위에 저절로 감정이 널뛰는 모양이네.’


그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의 헤어짐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누가 이별을 먼저 통보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사랑했던 상대를 잃는 일 자체로도 한없이 마음이 시린 법이다.

이별은 한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닌, 길고 긴 과정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특히 미움과 증오의 감정을 품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새로운 사랑을 만나 이전 사랑을 덮어버리거나, 혹은 마침내 이별의 아픔을 다 털어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누군가는 이별을 겪고 있는 중일 터.

그렇기 때문에 연애하는 법만큼 헤어지는 방법 역시 중요한 것 같다. 이전 삶처럼 류지호는 잠수를 타거나, 상대도 하기 싫어 의도적으로 잔인하게 굴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류지호가 이별 단어에 폭풍우에 휘말린 뗏목처럼 감정이 요동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나치게 감상적인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너무 냉정한 것도 좋지 않다.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허. 갑자기 마이키 잭슨의 ‘빌리 진’이 떠오르는 이유는 뭐지?”


갑자기 유명인에게 따라오는 여자문제가 신경 쓰였다.


‘내가 이런 문제까지 떠올리게 되다니...’


이전 삶에는 꿈에서조차 상상할 수 없는 입장이다.


“낸시가 상처 받지 않도록 잘 해야겠지.”


3년 만에 마주하는 두 사람이다.

겨우라고 부를 수 없는 시간이다.

서로 너무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으니까.

외모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낸시는 대학 때 풋풋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스트레스로 힘겨워 하는 사회초년생 모습을 보였다.

어울리는 사람도, 꿈도, 관심사조차도 달라져버린 두 사람.

공유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함께했던 시간과 추억일 뿐.

서로를 배려해 헤어짐에 대해 많은 말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었다.

놓아주어야 할 때가 온 것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이었으니까.

낸시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한 달만 일찍 참여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

“우리가 아침마다 조깅을 하며 마주친 것이 운명이 아니었던 걸까?”

“.....”

“우연이었을까?”


류지호가 대답 대신 되물었다.


“예정되어 있지 않았을까?”

“사랑의 운명을 믿어?”

“반 반. 사랑은 서로가 노력하며 만들어 가는 것일지도....”

“너와 사귀면서 좋았어. 네 덕분에 마치 어떤 일이든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거든. 뭐랄까 인생이 가치 있다는 생각 말이야.”


류지호가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내가 뭘 특별히 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런데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어.”

“.....?”

“어느 날 아침에 네 마음이 갑자기 바뀔까봐 너무 불안했어.”

“내가 남자친구로 잘못했네. 그런 것도 알지 못했다니....”


두 사람은 너무 담담했다.

뭔가 이별의 장면치고는 심심하다고 해야 할까.


“헤어지면 후회할까? 수도 없이 답을 구하려고 고민하고 자문했어. 물론 이별을 통보하는 건 쉽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어. 그리고 네가 상처를 받는다면 마치 내가 나쁜 사람 혹은 죄인이 된 기분이 들까봐 두려웠고.”


류지호는 입을 다물고 묵묵히 낸시의 말을 들어주었다.

공연히 낯간지러운 말을 보태봐야 분위기만 어색해질 뿐이다.


“기대와 현실 사이.... 그래서 사랑은 환상인가 봐.”


우연으로 만나서 운명이 되기도 하고, 운명적으로 만났지만 우연이 되어버리는 인연도 있은 법.

운명적인 사랑이든, 우연한 인연으로 맺어진 상대에게 모든 사랑을 바쳐 운명으로 만들든지....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지는 날이 찾아온다.

그것이 오늘 같은 이별일 수 있고, 죽음일 수도 있다.

누구도 이별할 것을 생각하고 사랑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별한 후의 삶을 상상하지도 않는다.

상상하다 보면 절대 이별하기 싫을 수도 있고.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고민거리나 불평거리를 애인에게 털어놓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 존재가 자신의 삶에 갑자기 없어진다.

그 허전함과 상실감 또한 이별 후에 따라오는 별책부록이다.


“생각해보니까, 헤어진다고 나쁘고 힘든 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솔로가 되면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고, 자기 계발에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아.”

“낸시.”

“응?”

“애쓰지 않아도 돼.”

“......”

“우린 연인관계를 끝냈지만, 여전히 친구야. 넌 나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네게 쓰고, 더 많이 아껴 줄 진짜 운명적인 남자를 만나게 될 거야. 네게 근사한 남자친구가 나타나면 내가 제일 먼저 축하해 줄게. 너도 그래 줄 거지?”

“글쎄. 나보다 더 예쁘면 질투할 거 같은데?”


픽.


류지호가 웃었다.

덩달아 낸시의 표정도 풀어졌다.

저만치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있던 티노 곤잘레스가 손목시계를 가리켰다.

낸시가 류지호의 시선이 향한 곳을 돌아봤다.

여전히 그의 전 남자친구는 바쁜 사람이다.


“비행기 시간 다 되었나 봐.”

“Jay, 가자. 공항까지 바래다줄게.”


어쩌면 두 사람의 마지막 식사일지도 모른다.

류지호와 낸시가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잘 지내.”


류지호가 낸시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짧았지만, 뜨겁게 사랑했던 여자.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고 하더니.

사업과 영화 그리고 성공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그녀는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이별을 하고 보니, 새삼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뉴올리언스에 관광을 오거나, 루이지애나 어딘가에서 영화촬영을 올 일이 있을까.

아마도 이곳에 올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혹시 플로리다를 방문할 일이 있으면 베턴루지에 들를 수 있게 일정을 조정 해볼게.”

“지호가 온다면 내가 휴가를 내서라도 뉴올리언즈를 구경시켜 줄게.”


기약 없는 약속이다.

류지호도 알고, 낸시도 안다.

지금은 이런 약속이라도 해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진짜로 헤어져야 할 시간.

작별 키스는 없다.


“갈게.”

“잘 가.”


이별은 짧을수록 좋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대를 만날 수 있기를....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놓치지 않기를...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 남은 낸시에게.

그리고 LA로 떠나는 류지호 그 자신에게 새로운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연인과 헤어질 때 자주 사용하는 변명.


‘서로를 위해 헤어지자.’


다행히 두 사람은 그런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사랑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처해있는 현실이 바뀐 것이다.

연애가 실패했다고 해서 류지호나 낸시의 삶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연인관계를 통해서 또 대인관계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한다.

연애를 통해 사랑을 배우고 인생을 고민하게 한다.

이별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는 법을 배운다.

배운 점, 성장한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진짜 사랑이 나타났을 때 전보다 더욱 성숙한 자세로 열렬히 사랑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별에 대해 너무 마음 아파할 필요는 없다.

헤어진 연인들은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만날 자격이 있다.

사랑에 완성이란 없다.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새로운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사랑을 찾기 위해 행동할 수도 있으며,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때까지 인내할 수도 있다.

사랑도 노하우가 축적되는 것이라면, 류지호는 낸시를 통해 긍정적인 노하우를 쌓았다.

이전 삶부터 이어진 경험들을 바탕으로 운명적인 상대가 나타났을 때 더욱 열렬히 사랑하고 더 상대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사랑을 만들어 가면 된다.


작가의말

습작에서 다소 궁상맞다고 한 의견이 있어서 조금 압축했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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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99 용갈장군
    작성일
    22.07.05 10:39
    No. 1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는 대사가 마음을 울렸는데...
    이제 60이 넘은 나이에 다시 생각해보니 "사람이 변한"거였네요.
    이제는 잊혀져간 숱한 많은 인연들을 다시금 반추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2.07.05 19:27
    No. 2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북두천군
    작성일
    22.07.06 00:58
    No. 3

    오 이사회 의장! 살짝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듯 하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한땅꼬마
    작성일
    22.07.07 00:44
    No. 4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qwww
    작성일
    22.09.21 16:55
    No. 5

    두 사람이 거리가 문제라고 하는데 그냥 서로 사랑이 식어서 헤어지기위한 핑계 거리가 필요한거지. 관계 유지를 위한 고난을 극복하기위해 쏟아부을 에너지가 없고 노력을 들이기 귀찮아진거죠.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82 다론
    작성일
    23.03.11 21:35
    No. 6

    머여 해어진거 아니였나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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