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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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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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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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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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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예전의 내가 아닙니다.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

“그렇습니까?”


류지호의 시큰둥한 태도에 케일 미첼은 슬쩍 부아가 치밀었다.

하지만 금방 신색을 고쳤다.

인종과 가문을 다 떠나서 사회적인 지위는 류지호가 자신보다 훨씬 상위에 있다.

그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정했다면, 그의 마음을 훔칠 줄 알아야 한다.

케일 미첼은 아버지로부터 그렇게 배웠다.


“MovieMark는 내년 안에 남미로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미국의 다른 주로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도시의 다운타운은 이미 메이저 체인들이 다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필요가 있더군.”

“...흠. 그렇군요. 유럽 역시 메이저 극장체인의 인수합병이 활발하다고 듣긴 했습니다.”

“미스터 류도 한국에서 극장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들었어.”

“한국은 아직 외국자본이 극장업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법으로 막아놨거든요.”

“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어. 극장 사업과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 도움이 될 만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맞는 말이다.

앙숙이라도 서로 거래할 것이 있다면 감정을 내려놓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다.

류지호는 영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영화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전혀 경험이 없는 복합상영관 사업에 진출하려고 한다.

MovieMark는 흥행영화를, 류지호는 극장체인의 노하우를.

서로에게 손해 볼 거래가 아니다.


“뉴욕에 언제까지 머물 예정입니까?”

“연말까지 지낼 생각이야.”

“지금 당장 날짜를 정할 순 없어요. 일정을 확인해 보고 주중에 연락을 줄게요.”

“네가 편할 대로.”


케일 미첼이 류지호와 악수를 나누고 떠나갔다.


“저 놈이 정신을 차렸나?”

“뭐라고?”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매튜가 물었다.

제임스·캐서린 부부도 매튜와 함께 왔다.


“앤서니의 똘마니.... 케일 미첼 말이야.”


캐서린의 면전에서 오빠를 대놓고 흉볼 수 없어 얼버무렸다.


“저 자식이 또 무슨 말을 했기에?”

“복합상영관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눠보자네.”

“지가 뭐라고?”


매튜 그레이엄은 친한 사람들한테만 자상할 뿐, 절대 겸손한 사람이 아니다.

상속가문 자손 특유의 오만한 기질이 있다.

미첼 가문 정도는 동부 그레이엄 가문의 집사 수준밖에 안 된다.


“면 대 면으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눠보면 알겠지.”


제임스·캐서린 부부가 대견한 표정으로 류지호를 바라보았다.


“왜 엄마 미소를 짓고.... 계세요?”


부부는 대답대신 류지호의 어깨를 토닥거리고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 ❉ ❉


[엔터테인먼트 복합기업 JHO Company(트라이-스텔라)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지호 류는 남한 제2의 항구도시 인천에서 철강노동자 아버지와 주부 어머니 사이에서 1971년에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수련하고 독학으로 영화를 배웠는데, 고등학교를 자퇴하기 전에는 학내 페스티벌에서 TV프로그램을 제작해 공연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에는 성적이 우수해 명문대 입학이 기대되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학교를 떠났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스몰 비즈니스를 시작했는데, 결혼식 비디오를 촬영해 판매하는 사업이었다. 주변 사람들 말로는 지호 류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천재성을 보였던 것 같다. 십대 시절에 이미 3대 국제단편영화제 클레르몽-페랑 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국제영화제 수상경력을 쌓았다. 다수의 각국 영화사들이 판권을 구입해 극장 상영을 하고 비디오로도 출시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으며 ParaMax 등에서 감독 데뷔 제의를 받았다. 결국 UCLA 재학 중 ParaMax로부터 돈을 받아 <Life Goes On>이라는 영화를 제작했다. 그 영화로 학생 아카데미 금메달 및 아카데미 단편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괜히 지호 류 앞에 ‘천재’ ‘신동’이란 수식어가 붙는 것이 아니다. 그의 친구들은 그런 놀라운 능력을 가진 지호 류를 ‘더 캡틴’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본인의 작품을 연출하는 틈틈이 다양한 학생단편영화에서 스태프로 참여하며 UCLA TV·영화학부의 스타로 등극했다. 찍는 영화마다 장르와 스토리의 한계를 뛰어넘었으며 다채로운 영화를 선보이며 각종 단편영화제에 단골 초청작이 됐다. 지호 류는 십대 시절부터 컴퓨터 그래픽의 가능성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라이-스텔라 픽처스를 수중에 넣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터미네이터 : 심판의 날>을 확보하는 것이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할리우드의 중견 VFX 업체를 인수해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략)]

- The New York Times.


[할리우드의 베테랑 프로듀서이자 현재 트라이-스텔라를 책임지고 있는 모리스 메타보이는 지호 류와 세 번째 만남의 자리에서 겉으로는 굉장한 야심가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그에게서 전제군주시대의 황제와 같은 기질을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해가 바뀔 때마다 트라이-스텔라는 빅6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고 있지만, 지호 류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비록 경영에는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다섯 편의 영화선택권리라는 아이디어는 트라이-스텔라에 대한 완벽한 통제력을 갖는 묘수로 작용하고 있고, 그가 선택한 영화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전문경영인들의 분발을 촉발시킨다고 평가했다. 젊은 나이지만 당장의 큰 경제적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사업을 지켜나가기는 쉽지 않다. 지호 류는 이십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질과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향후 거물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 USA Today


[지호 류는 뉴욕과 LA에 투자회사도 소유하고 있는데, 특히나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 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T, INTEG, SanCisco, UOL, QualTech, PS 등 첨단기술주를 꾸준히 사들이며 보유 주식의 가치평가로만 Young & Rich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을 정도다. 뉴욕 사교계에서 ‘리틀 버펫‘이라고 불릴 정도로 탁월한 투자감각을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팅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많아 그와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자의 전언에 의하면 빠른 시일 안에 현대적인 개념의 벤처캐피탈 투자모델을 보게 될 것 같다고. 지호 류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미서부지역에서 봉사와 자선활동에도 진심이다. LA지역 빈곤가정을 위한 1,500만 달러 재단설립을 비롯해 소외아동을 위한 청소년센터, 다인종 커뮤니티들의 화합과 공존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에 일찍 눈을 떴다. 공동체에 대한 공감 능력과 불우한 이웃을 위한 기부는 21세기 경제를 이끌어가는 사업가에게 필수적인 덕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상한 머리와 함께 다방면의 뛰어난 재능과 감각을 가진 지호 류의 다음 행보에 많은 이들이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준비된 21세기 사업가이기 때문에.]

- The Wall Street Journal.


며칠 간격을 두고 미국의 주요 일간지에서 류지호와 관련한 기사를 쏟아냈다.

류지호는 젊은 부자들의 모임인 카본에 다녀온 후로도 여러 파티에 참석했는데, 틈틈이 미국의 5대 일간지, 영화잡지, TV 등의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LA폭동에서 받은 화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기에 LA타임스는 보이콧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ABC에만 출연하지 않으면 대놓고 척을 지는 것 같아서 NBC와 CBS 모두 출연을 고사했다.

대신 CNN TV쇼에 출연했다.

다른 방송들이 토크쇼 형식인 것에 비해 류지호가 출연한 Larry King Live는 인터뷰에 가깝게 진행되기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 당신을 잘 아는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마치 심리학자로서의 기질이 강하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내 성향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중요한 자리에서도 답변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하느라 한 번씩 멈추곤 하는데....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말에서 논리정연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어야 하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려면 뜬구름 잡는 말 몇 마디로는 통하지 않는다.”

- 어떤 이들은 당신이 내성적이며 부끄럼을 많이 타는 성격인지 단순히 겸손한 태도를 매사 보이는 것인지 헛갈려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과 관련해서는 동물적인 리더십과 확신을 가지고 임한다고도 한다. 어떤 말이 맞는 것인가?

“나는 작게는 영화 크루의 리더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리더는 머릿속에 의사결정구조를 미리 가지고 있어서 우물쭈물 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결정을 할지 분명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격과는 무관하게.”

- 친구들이 당신을 ‘캡틴’이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별 의미는 없다. 우리끼리 영화를 찍을 때 장난삼아 부르는 호칭일 뿐. 디렉터라고 불릴 때가 행복하지만 뭐라 불리든 그들은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크루였다.”

- 당신에게 다양한 닉네임이 있다. 가령 ‘리틀 버펫‘이라든가 ’child prodigy‘라든가.

“나는 이미 술을 마실 나이가 됐다. 더 이상 소년이라 불릴 수 없다. 버펫씨와 만나본 적도 없고, 나는 작은 투자를 하는 개인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투자비결을 묻는다. 미안하지만 나는 투자전문가가 아니다.”

-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만으로 포브스나 포춘이 선정하는 부자명단에 들 수 있을 텐데.....?

“사람들은 나를 자꾸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나는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살지 않았다.”

- 본인은 상당히 평범한 사람이고 강조한다. 물론 겉으로 보면 그런 면도 있어 보인다.

“나는 메탈리카와 너바나, U2 또 마이키 잭슨을 좋아하고 할리우드 장르영화를 즐겨 보는 전형적인 20대 청년이다. 물론 대학도 졸업해야 하고.”

-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평가나 당신이 이룬 업적을 보면 단순히 평범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

“나는 아직까지 이룬 것이 없다. 과정 중에 있을 뿐이다. 이 과정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중간이 넘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떤가. 다시 일어서서 또 걸으면 된다. 지금의 내 위치는 나를 규정하지 못한다.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내가 어디에 위치할지를 내 스스로 정하고 싶을 뿐이다.”


- CNN Larry King Live 중에서 -


류지호는 흔히 미국의 5대 일간지라고 불리는 USA투데이,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포스트 등과 인터뷰를 했다.

TV 출연은 CNN과 신디케이션의 대담 프로그램 두 곳에만 출연했다.

‘The Orbrah Winfrey Show‘에서도 섭외가 왔지만, 정중하게 고사했다.

오브라 윈프리 쇼까지 출연하면 학교생활은 완전히 물 건너 갈 것 같아서다.

이미 너무나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지만.

한국의 미국 주재 방송사 특파원들과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생 민방인 SBC 뉴스에서 월가의 큰손인 것처럼 과장되어 나갔다.

한국의 모신문에서는 류지호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회장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운이 좋아 벼락부자가 된 한국계 청년 사업가.

그것이 한국의 일반 국민들이 받아들인 류지호에 대한 이미지다.


“헤이. upstart~"


한국에서의 반응을 전해들은 매튜가 류지호를 만날 때마다 놀려댔다.

upstart의 사전적 의미는 벼락부자다.

갑자기 돈이 많아져 중요한 사람 행세를 하는 자.

갖고 있는 부에 상응하는 매너를 갖추지 못한, 돈만 많은 사람.

딱 졸부를 이르는 말이다.


“아무리 놀려봐야 난 기분 안 나쁜데?”

“욕이야 욕. 왜 아무렇지도 않은데?”

“벼락부자 맞잖아.”

“그걸 인정해버리면 나와 직원들은 뭐가 돼?”

“뭐가 되긴. 졸부의 똘마니들이 되는 거지.”


류지호의 말에 비서실 직원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헤이, 리치 맨. 이제 인터뷰는 더 없는 거야?”


류지호가 짐짓 짜증을 부렸다.


“아, 몰라. 이놈에 나라는 웬 신문이고 잡지고 방송사가 많은 거야?”

“그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잘 팔아먹고 있단다. 동생아.”

“솔직히 내가 이렇게 대대적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어.”


류지호가 울상을 지어보였다.

매스컴에 노출될 때 있는 그대로 전달이 되면 모르겠는데, 솔직하고 진솔한 발언이 미묘하게 뉘앙스가 변해서 전달 될 때가 있다.

‘리틀 버펫’ 별명에 반감(질투심)을 가진 이들(월가 트레이더들)도 의외로 많아서 좋은 내용의 기사를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이들도 더러 있다.

매튜가 또 다시 놀렸다.


“으이구. 별명 부자!”

“그러게 말이야. 레온 부룩하이머가 부적이라고 인터뷰를 해서 말이지.”


류지호는 Don Simpson/Leon Bruckheimer Films이 제작하는 <위험한 아이들> 연출을 거절했다.

다만 투자와 배급을 트라이-스텔라 픽처스가 담당할 예정이다.

레온 부룩하이머는 더 할리우드 리포트와 인터뷰에서 류지호를 언급했다.


“내겐 행운의 부적이 있지요.”


내년에 연이어 개봉하는 영화의 흥행을 자신하며 언급한 말이다.


“그게 뭡니까?”

“페가수스의 주인, 뉴욕에서는 럭키 보이라고 불리고 있다죠.”


페가수스의 주인, 영화 신동(천재), 럭키 보이, 미라클 가이, 업스타에 이어 럭키 참이라는 별명이 생긴 류지호다.

제나 그레이스가 웃음을 참으며 류지호를 위로했다.


“charm에는 매력이란 뜻도 있어요.”

“남자에게는 안 쓰잖아요.”


도널드 제이콥이 점잖게 충고했다.


“받아들이십시오. 보스.”

“내 동생아. 넌 예전의 파커가의 행운아가 아니란다. 앤서니 댈리와 같은 레벨이야.”

“에이~ 그건 아니다.”


앤서니 댈리(Anthony Daly)는 워너-타임 엔터테인먼트의 공동 CEO다.

매튜가 류지호의 위상을 메이저 중에 메이저 워너-타임 최고경영자에 빗대어 말한 것이다.

도널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할리우드 파워랭킹 100위 안에는 너끈히 듭니다.”

“Don는 언제나 평가가 너무 짜.”

“바른말 했구만, 뭘.“


매튜가 류지호의 등을 떠밀면서 말했다.


“자, 리치 맨! 이제 갈 시간이다.”

“형은 진짜 안 갈 거야?”


매튜가 진저리를 쳤다.


“노인네들만 득실대는 그런 파티는 질색이야.”


류지호는 매디슨 애비뉴에 위치한 루즈벨트 호텔 연회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매튜가 왜 질색했는지 알 수 있었다.

파티 참석자들 대부분이 윌리엄 연배의 노인들이다.

어린 축에 드는 참석자의 나이가 50대 중후반일 정도로 노년층이 주된 초청자들이다.

오늘 파티의 테마를 떠올리면 당연한 거다.

1924년 문을 연 루즈벨트 호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추억하는 자리였기에.

물론 3년 간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개장할 테지만.

오늘 모인 노인들에게는 과거의 추억이 서려있던 장소가 사라진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


또 하나 이 파티를 우습게 볼 수 없는 것이 노인들의 신분 때문이다.

류지호가 신문, 잡지, TV뉴스에나 보던 인물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이렇게 대단한 이들을 모을 수 있는 파티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그 때문인지 루즈벨트 호텔 인근 몇 블록에 NYPD가 깔리고 사설 경호원들이 곳곳에서 사람들을 감시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한국에서 온 류지호라고 합니다.”


류지호가 열심히 윌리엄을 쫒아 다니며 노인들에게 인사했다.

50대 중반 이상 연령대 사이에 20대 중반 청년이 끼어있는 것이 위화감이 들만도 했다.

류지호는 전혀 거리낌 없이 행동했다.

오마하의 현인도 미디어계의 기인이라 불리는 에드윈 터너(Edwin Turner)도 그저 윌리엄 파커의 친한 친구일 뿐.


“네가 리틀 버펫이라고 불린다고?”


류지호가 처음으로 에드워드 버펫(Edward Buffett)을 만났다.


“제가 감히 어떻게 어르신과 비교가 될 수 있겠어요. 호사가들이 지들끼리 뒤에서 수군거리는 말일뿐이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투자의 귀재 에드워드 버펫은 2000년부터 자선재단과 함께 점심식사 경매 이벤트를 벌이게 된다.

류지호는 공짜로 에드워드 버펫과 대화를 나누는 호사를 누렸다.

그것도 처음 만남에서.


“네가 투자한 기업들이 제법 흥미가 동하더구나.”


그럴 리가 없다.

에드워드 버펫은 ‘IT 기피증’이 있는 양반이다.

첨단정보통신 사업을 어떻게 가치평가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끝끝내 IT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다가 2010년대 중반에 가서야 후계자격 인물들의 설득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미래 비전에 대해 나름 고민을 하고 있어요.”

“장기투자를 선호한다고?”

“주식을 사둔 기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제 즐거움 중에 하나에요.”


류지호는 에드워드 버펫이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한 마리를 기르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란다. 트라이-스텔라 픽처스를 지금의 위치로 올린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해. 나도 네 회사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느냐?”

“아직 많이 부족해요. 장기간 사육해야 하는데 모이를 무엇을 주어야 할지 지낼 곳은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데 모아놨다가 서로 싸우지는 않을지. 썩 괜찮은 농장이 갖춰지면 그때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거위로 생기는 이익을 나누어야겠죠.”


외부 투자를 받을 의향이 없음을 빙빙 돌려서 말하는 류지호다.


“그래도 남들보다 제가 행복한 것은 키울 거위라도 있다는 거겠죠.”

“하하하. 그래. 맞는 말이다. 이 아슬아슬한 시기에 말이지.”


류지호는 돈 주고도 못 듣는 에드워드 버펫의 가르침을 몇 분간 들을 수 있었다.

소위 버펫식의 ‘가치 투자‘다.

사실 에드워드 버펫의 투자방식은 공격적이라기보다는 방어적이다.

또한 ‘똘똘한 우량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령 배당주 같은 것들.

사업 내용을 본인이 잘 이해할 수 있으면서 경영이 투명한 기업 10~20여 개를 골라 집중 투자한다.

또한 저평가된 우량 종목을 사놓은 뒤 오를 때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고 장기 보유하는 것도 잘 알려진 그의 투자 전략이다.

그런 에드워드 버펫에게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매우 안정적인 투자처다.

이미 워너-타임을 비롯해 LOG 컴퍼니와 ABC 방송국 주식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에드워드 버펫으로부터 약간의 가르침을 받고 돌아서는데, 백발에 콧수염이 인상적인 깡마른 노인이 시비를 걸었다.


“네가 록캐슬 인수합병을 반대한 트라이-스텔라의 그 녀석이구나?”


사실 화가 난 목소리와 표정은 아니었다.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것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다.

CNN이란 미디어를 통해 기존 방송기득권에 도전장을 내밀어 멋지게 성공한 TBS(Turner Broadcasting System)의 회장 에드윈 터너(Edwin Turner)다.

에드윈 터너는 스포츠 채널부터 카툰 네트워크, 클래식 영화 채널까지 보유한 방송 재벌이다.

미국 내에 2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농경지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최고의 땅 부자다.


“록캐슬은 트라이-스텔라의 좋은 파트너입니다. 그들의 창의력과 제작능력을 양보할 수 없었어요. 터너씨는 록캐슬이 없어도 되지만, 저희에게는 소중한 자산이거든요. 대신이라고는 뭐하지만 파인라인 시네마를 인수하셨잖아요.”

“그 정도에서 만족하고 꺼지란 말이냐?”

“제가 감히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마는. 저희는 알아서 잘 할 수 있어요. 부디 제 파트너들에게서 관심을 거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록캐슬을 얻지 못했지만, 대신 네 회사들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손해는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안심이 되네요.”


에드윈 터너 같은 거물과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상대에게 무언가를 바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경험 많고 노련한 이들은 아무리 잘 감췄다고 해도 곧바로 알아차리니까.


“자선사업에도 관심이 많다고?”

“기부를 조금 하고 있어요.”

“얼마나 하는데?”

“두 군데 슬럼가 청소년 센터에 매달 16만 달러 정도 지원하고 있고, LA 폭동 전후로 해서 1,500만 달러 규모의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했어요.”


사람 좋은 미소를 입가에 달고 있던 에드윈 터너가 움찔했다.

어린 녀석이 그 정도 규모의 공익재단을 운영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그저 언론플레이인줄로만 알았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이 하시는 사업에 조금 지원금을 보태고 있고. 노스리지 지진 복구와 구호를 돕고 있어요. 어르신들의 공익활동에 비하면 소소하죠 뭐.”


이곳에 모인 노인들이 평생 기부한 금액은 최소 몇 천억 단위다.

그럼에도 류지호의 기부 규모는 미국의 웬만한 기업가들의 기부를 뛰어넘는다.


“그 정도로 기부할 만큼 번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니까 어르신께 록캐슬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죠.”


에드윈 터너가 시원하게 웃어재꼈다.


하하하.


“어릴 때 윌리엄 할아버지의 가르침이 있었어요. 부자는 그 부를 사회에 돌려줄 책임이 있다고 하셨어요.”

“파커의 자선사업은 모든 부자들의 귀감이지.”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더 큰 은총이라는 말을 자주 하세요. 그런데 저는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많은 돈을 기부할 때면 아까운 생각도 들거든요. 물론 나중에 기부내역이 정리된 보고서를 받아 볼 때는 기분이 아주 좋지만요.”

“남을 돕거나 기부활동을 하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한 법이야. 나도 처음 기부금을 낼 때 아까워서 손이 벌벌 떨렸다.”

“터니씨도요?”

“물론이지. 누구라도 그래. 혹시 그 돈들이 내게 정말 필요한 돈이 아니었을까 해서 말이다.”

“돈이 많아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기부도 하고 좋은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어린 친구가 아주 훌륭한 생각을 하고 있어.”


류지호가 쑥스러운 듯 하하 웃었다.


“그런 거야. 올바르게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의미가 없지. 기부 활동을 하려면 살아 있을 때 해야지, 죽으면 다 소용이 없잖아. 살아있을 때 열심히 돈 벌어서 열심히 기부 하며 살자.”

“노력해 볼게요.”


에드윈 터너는 1990년에 설립한 터너 재단(Turner Foundation)에서 핵무기 통제, 10대의 임신 예방,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미국 흰두루미 보호, 러시아의 환경정화 운동 등 다양한 활동에 4,9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올해는 무려 2억 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에드윈 터너가 전통적인 기부자들과 다른 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하다가 인생의 말년에 대오각성하여 자선사업에 나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젊어서부터 거액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

사실 에드윈 터너는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유복하게 자랐고, 일찍 아버지가 죽으면서 사업을 젊은 나이에 시작했다.

실패를 모르고 살아왔으면서도 공익적 활동에 진심인 부분은 에드워드 버펫이나 헨리 게이츠 같은 메가 리치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준다.

여담으로 에드윈 터너는 앞으로 3년 후 미국 정부 대신 UN재단에 10억 달러(약 1조원)를 쾌척하게 된다.

또한 홍역퇴치재단, 터너재단 등을 통해서 해마다 3,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꾸준히 기부한다.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팝콘을 먹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팝콘으로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만족을 느끼기는 어렵지.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 필요가 있어."


류지호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윌리엄 파커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앞으로도 종종 만나서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세요."

"자주 만나자. 내가 네 재산을 좋을 일에 많이 갖다 바칠 수 있도록 잘 꼬셔주마. 하하하.“


에드윈 터너를 따라서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던 류지호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혹시 워너-타임과 합병을 생각하고 계세요?”

“어떻게 알았냐?”

“할리우드에서 알 사람은 다 알던데요?”


딱히 비밀도 아닌 모양이다.

에드윈 터너가 술술 대답했다.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긴 한데. 그쪽이 이해당사자가 워낙 많아서 쉽지 않아.”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TBS와 워너-타임이 합병이 되면 거대 미디어 제국이 탄생하긴 할 겁니다. 다만 터너씨 개인에는 결코 이득이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어째서?”

“도전자, 혁신가, 사회운동가로서의 삶이 멈추게 될 것 같아서요. 터너씨가 고작 미디어 왕국 정도에 만족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더 높은 이상을 품고 계시다면 굳이 늑대들이 우글거리는 소굴로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워너-타임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이 내겐 도전이란다.”


에드윈 터너는 워너-타임과의 인수합병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게 된다.

10년 천하일 뿐.

결국 자신이 이룬 미디어 왕국을 워너-타임이라는 미디어 제국에 모두 빼앗기듯 남겨두고 회사를 떠나게 된다.

굳이 그런 이야기까지 할 것은 아니고.

번잡스럽지 않은 차분한 파티가 모두 끝이 났다.

오랜만에 죽이 맞는 젊은 친구를 만났다면 좋아했던 에드윈 터너는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거대한 미디어 기업을 이끄는 에드윈 터너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비즈니스맨이다.

한편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경의를 표하는 사람이다.


“제가 애틀랜타로 찾아뵐게요.”

“언제든지 와라. 기다리고 있으마.”


류지호는 끝까지 남아서 떠나는 노인들을 배웅했다.

류지호와 윌리엄이 마지막으로 호텔을 떠났다.


“노인네들과 꽤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던데... 배울 점이 있었더냐?”

“다들 좋은 분들이셨어요.”

“중국의 공자라는 사람이 그랬다지.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으로 받들 만한 사람이 있다고. 다양한 사람들의 말을 선입견 없이 들을 준비가 되었더구나.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다른 문화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연습이 필요한 법이다. 그런 문화의 차이는 책으로 배울 수 없지.”

“일찍 미국으로 온 것이 제가 한 일 중에 제일 잘 한 일 같아요.”

"이 할아비는 오늘 네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예전의 제가 아니에요. 할아버지."


윌리엄 파커가 류지호의 머리를 자상한 손길로 쓰다듬었다.

뉴욕에서는 오늘도 출신이나 신분에 상관없이 매일 파티가 열리고 라운드테이블에서 수많은 만남과 네트워킹이 이루어진다.

그것들이 뉴욕의 비즈니스와 인간관계 생태계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 문화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을 알고, 생각을 나누면서 배우게 된다.

류지호가 예전의 그가 아닌 것은 틀림없다.

심지어 과거로 돌아오기 전의 그 사람과 동일인이가 의심이 들 정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류지호는 가슴으로는 이십대의 패기와 열정을 품고, 머리로는 50대의 신중함과 경험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는 이방인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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