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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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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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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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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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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The Destroyer. (1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눈 문제 때문에 앨런 포스터는 영화 전반의 스케줄을 재점검했다.

모든 브레이크다운 시트를 펼친 후 전체 스케줄과 예산집행 계획을 점검했다.

브레이크다운 시트(breakdown Sheet)는 촬영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자세히 기록한 각종 문서를 뜻한다.

기본적인 장면 순서부터 장소 구분, 배우들의 출연 장면과 구분, 의상 연결 등 영화 전반에 걸친 모든 정보가 자세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문서 일체를 일컫는다.

앨런 포스터는 중요 선진국의 기상센터를 통해 슬로바키아 기상예보를 모두 확인했다.

혹시 몰라 인접 국가에서 운용할 수 있는 강설기와 방수장비들을 수소문했다.

제작파트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류지호는 촬영에만 집중했다.


“액션!”


얕은 구릉이 보인다.

세르비아 민병대가 시체를 가지고 구릉을 넘어간다.

빈손으로 다시 넘어온다.

카메라 앞으로 슬쩍 오가는 민병대 패치는 악명 높은 반군 민병대 ‘타이거’의 문양을 연상시킨다.

레모와 콘 맥클리(샘 잭슨 역)가 동유럽에 도착하기 직전에 나오는 장면이다.

포스트프로덕션에서 구릉 너머 저 멀리 보스니아의 마을이 CG로 합성될 예정이다.

스레브레니차(Srebrenici).

보스니아의 국경에 위치한 도시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UN에서 만든 10개의 안전지대 가운데 한 도시였다.

20세기 최악의 사건으로 불리는 불행한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다.

세르비아계의 악명 높은 반군 무장 세력이 1995년 비인도적인 민간인 학살을 벌인 도시다.

스레브레니차 학살의 집단무덤.

현재 류지호가 촬영하고 있는 구릉은 바로 그것을 암시하고 있다.

온 숲을 누비며 레모와 토로가 쫓고 쫓기는 사냥게임을 벌일 때, 또 레모가 발을 헛딛으며 굴러 떨어지는 곳이자, 치운이 지나치면서 발견하게 되는 참혹한 전쟁의 상흔이다.

레모와 치운이 이 전쟁에 대해 분노하는 도화선 역할도 한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민병대가 민간인 학살 사망자들을 구덩이에 매몰하고 난 후.

헐렁한 로브의 후드를 깊게 눌러쓴 남자가 구릉에 모습을 드러낸다.

남자는 구덩이 속 진흙탕 위로 삐죽 튀어나와 있는 시체들의 팔과 다리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다 구덩이 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짓물러진 눈알이 로브를 입은 남자의 발에 ‘파삭’ 밟힌다.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는 인간이 아니다.

헐렁한 로브 소매 사이에서 얼핏 드러나는 손을 보면 알 수 있다.

살 한 점 붙어있지 않은 뼈다.

얼핏 드러나는 것만으로 피륙과 장기로 이루어진 인간이 아니라 해골바가지가 아닐까 예상해볼 수 있다.

헐렁한 로브의 주인공은 언데드 흑마법사다.

D&D에서 강력한 마법사가 자신의 몸을 불멸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언데드화한 바로 그 리치(Liche)다.

영화 도입부에 불길한 언데드 흑마법사를 소개한다.

사실은 맥거핀이다.

분위기만 잔뜩 잡고 등장해서 1편에서는 어떤 사건도 만들지 않는다.

시리즈화가 되었을 때 비로소 빌런으로 등장하게 된다.


데굴데굴.


레모 윌리엄스가 발을 헛디뎌 구릉 아래 진흙탕으로 굴러 떨어진다.


[으헉! 깜짝이야!]


진흙탕 곳곳에 삐죽삐죽 시체의 신체 일부분이 드러나 있다.

특히 언데드 흑마법사가 밟아 터트린 눈알이 손가락 사이에 끼어있는 걸 확인하고 기겁한다.

1편에서는 공포감을 자극하는 정도에서 머문다.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이어서 맞서게 될 리치와 연결된다.


“다음은 치운 갑시다!”


치운은 제자처럼 꼴사납게 구릉 아래 진흙탕으로 굴러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쯧. 극락왕생 하소서.]


도사라도 되는 것처럼 희생자들을 추모할 뿐.

류지호는 노골적으로 보스니아 내전을 드러낼 생각까진 없었다.

그렇기에 스레브레니차를 암시하는 어떤 표식이나 이정표를 장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수 있도록 암시했다.

가령 시체들을 운반했던 아르칸들의 표식 같은 것들이다.

지난달 영화 <세이비어>가 개봉했다.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을 고발하고, 전쟁의 비인간성을 신랄하게 드러낸 영화다.

베트남 전쟁영화로 유명한 윌리엄 스톤이 연출했다.

<세이비어>는 제한 상영으로 일주일 간 극장에 걸렸다가 바로 비디오 시장으로 직행했다.

영화가 망했다는 소리다.


‘윌리엄 스톤과 난 가는 길이 달라.’


류지호는 계속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오락영화, 블록버스터란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지적 허세를 부리지 않으려고.

매일 호텔에서 단전호흡을 하면서 고상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눌렀다.

지적인 영화인 척, 또는 품격 있는 척은 시리즈가 되었을 때 해도 늦지 않다.


“고생스럽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추운날씨에 야외촬영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류지호는 끊임없이 스태프들을 격려했다.


산등성이의 움푹 페인 장소다.

한동안 분주하게 움직이던 레모가 마른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모아온다.

그리고 안쪽에 한 사람이 누울 자리를 만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MI6요원(와츠)이 묻는다.


[뭘 하고 있는 거죠?]

[당신 자리에요. 잘 자요.]

[친절하시네요. 당신은 어떻게 하려고요?]

[난 저쪽 입구 쪽에서 잡니다.]

[혹시 여자랑 자면 안 되는 거라도.....?]

[물론 여자랑 잡니다만.... 네. 자요 잡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결혼 한 것도 아닌데 같이 자긴... 그건 좀 그러네.]

[뭐라고요?]


MI6요원이 미친놈 다 본다는 표정으로 레모를 쳐다본다.


[스승님이 좀 고리타분해서.]

[누가 당신과 섹스를 하고 싶데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럴 정도로 한가한가요?]

[.....음]

[지금 무척 추워요. 얼어 죽지 않으려면.....]

[아, 그렇죠. 체온유지가 중요하죠.]


그렇게 말한 레모가 MI6 요원의 옆에 눕는다.

그리고 은근슬쩍 그녀에게 바짝 붙는다.


[내가 야전 경험이 풍부해서 그런 겁니다. 오해하지 말아요.]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이 상황을 두고 MI6 요원이 레모 윌리엄스를 놀리는 소재로 자주 써먹게 된다.

그때는 약간의 질투도 포함될 예정이다.

후속편에는 또 다른 미녀가 등장해 레모와 썸딩을 만들어 낼 테니까.


[혹시 혼전 순결을 맹세했나요?]

[동물들이나 아무데서 교미하는 거다. 스승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죠.]

[당신의 스승을 한 번 만나보고 싶군요.]

[안 만나는 게 좋을 걸요?]

[왜 요?]

[만나면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질 테니까. 물론 한 대도 못 때릴 테지만.]


“컷!”


데이 포 나이트(Day for Night) 기법으로 촬영했다.

밤의 장면을 낮에 촬영하되 밤의 효과를 얻도록 하는 기법이다.

할리우드에서는 Night For Night란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왜냐하면 Day for Night 촬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충무로에서는 Night For Night이란 용어 자체가 없다.

Day for Night 촬영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되는 개념을 굳이 사용할 일이 없다.


휘이잉~


슬로바키아의 겨울은 상당히 추웠다.

게다가 산악과 평원에서의 촬영은 고문 그 자체였다.

밤에는 도저히 촬영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 그나마 활동할만한 대낮에 밤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음란해지는 건 미쳐버릴 때의 첫 증상이다. 제자야.]


치운이 제자에게 따끔하게 충고했다.

치운이 MI6 요원을 가리키며 묻는다.


[이 여자와 잤냐?]

[아니요.]

[왜? 저 여자에게 종족번식의 문제라도 있어?]

[절대 아니요.]

[그런데 왜?]

[그냥 요.]

[자손을 보려면 이왕에 아들을 낳아라.]


전형적인 남아선호사상.

쥐고 박고 싶다고 했던 말이 맞지 않냐며 레모가 MI6 요원에게 눈짓을 보낸다.


[미련퉁이 같은 녀석이라고.]


치운의 손가락이 MI6의 몸 이곳저곳을 현란하게 훑는다.


[흐흥.... 하....]


갑자기 그녀가 몸을 꼬며 교성을 터트린다.

레모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치운을 쳐다본다.


[손가락만으로 여자를....? 그게 가능한 겁니까?]

[소대가리 같은 녀석..... 달리 사문의 비법이겠느냐?]

[그것도 방중술 27비법 중에 하나에요?]

[이건 본편이 아니다. 부록에 들어가 있는 기술이지.]


레모가 존경의 시선을 보낸다.


[난 언제 배워요?]

[네 녀석이 하는 거 봐서.]


MI6의 몸을 바쁘게 오가던 손길이 멈춘다.


짜악....


MI6 요원이 따귀를 날려보지만, 맞아줄 치운이 아니다.

치운의 이런 태도는 여성관객에게 비호감이다.

그런데 보스니아 마을 전투에서 치운이 가장 먼저 구출하는 것은 여성이다.

특히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여성을 일순위로 구출한다.

치운 캐릭터는 오리지널의 사이보그 같은 모습에서 훨씬 사람다워졌다.

표정도 훨씬 풍부해지고, 다이얼로그도 알차졌다.

풍자부터, 독설, 따뜻한 말, 뼈와 살이 되는 충고까지.


[섹스에는 새로운 건 없다. 황제부터 농부까지, 파라오부터 택시운전사까지, 섹스는 바뀌질 않는다. 아기들은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법이고.]


오순택이 연기를 할 때마다 스태프들은 웃음을 참느라 곤혹이다.

백인과 흑인 버디 무비에 특출한 재능을 뽐내는 션 블랙이 고친 스크립트다.

블랙유머는 물론이고 때로는 화장실 유머까지 넘나들었다.


[제일 위험한 자는 겉보기로는 위험해 보이지 않는 자다. 배신은 여자의 기본 천성이야.]


치운이 MI6 요원에게 방중술 지법을 쓴 이유다.

혹시나 불온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시험을 해 봤던 것.

치운의 말에는 민족우월주의, 역 인종차별적 발언, 여성비하 같이 위험수위를 마구 오간다.

근엄하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 개소리를 해대면,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분간이 가질 않을 정도다.


“말론 브란도우와 미스터 빈을 오가는 캐릭터지.”


촬영감독 레이먼드 쿤디는 우스갯소리로 치운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오른쪽 실크천이 처졌어. 평평하게 펴!”


레이먼드 쿤디가 키그립에게 화를 냈다.

새벽녘의 어스름함을 표현하기 위해 가로 30m, 세로 12m 폭의 대형 실크천을 촬영장의 상공에 띄워 일광을 막았다.

크레인 두 대를 연결해서 천을 띄워야 할 만큼 큰 규모의 작업이었다.

바람이 불어 천이 찢어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묶어서 올리는 작업을 하루 내내 반복했다

실크천을 통해 새벽녘의 톤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이, 이번 한 주 개퍼와 키그립의 큰 과제이자 성과였다.


탁.

타탁.


모닥불이 타고 있다.

치운은 호흡법을 시전 중이다.

한편에서 레모가 신용카드로 저녁거리로 잡은 벌레나 날짐승을 해체한다.


[해외출장 가는데. 특수무기나 첨단 장비 지원 안 해줍니까?]

[예산이 없어.]

[내가 제임스 본드 같은 지원을 바라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자넨 나와 함께 움직이네.]

[만약 우리가 떨어지게 되면 어떻게 합니까?]

[그린베레 특수부대원으로 생존훈련과....]

[출장 안 갑니다. 월요일에 보죠.]


CURE는 이름만 거창하다.

실제로는 궁상맞고 서민적이고 가난한 스파이조직이다.

냉전체제가 완전히 해체되면서 미국 정보조직의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

또한 백악관 빌 블라이스 대통령 섹스 스캔들로 인해, 대통령 직속 스파이 조직인 CURE의 지원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물론 영화적 설정이다.

이 역시 정부가 바뀌는 다음 시리즈부터는 훨씬 풍족한(?) 예산 아래서 스파이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911테러‘와 ‘테러와의 전쟁‘ 등.

다음 편에서는 현실에서나 영화적 설정에서나 중동에서 전쟁도 벌이고 북한 관련 해외 공작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어쨌든 1편에서는 레모 윌리엄스를 포함한 조직원들이 월급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런 상황에서 콘 맥클리가 세르비아에서 활동비로 쓰라고 레모에게 준 신용카드가 동물 해체나 표창으로 쓰이고 있다.

사실 동유럽의 경제상황은 최악이다.

신용카드가 있어도 쓸 데가 없다.

심지어 전쟁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레모 윌리엄스다.

신용카드를 쓸 일이 어디 있을까?

짐승을 사냥하기 위한 표창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 외에.

따라서 세르비아 민병대를 암살하는 도구로 주로 쓰인다.

신용사회의 상징, 서민 자본주의의 상징이 신용카드다.

전쟁터에서 피를 먹는 암살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냐고?

절대 아니다.

<Remo : The Destroyer>에서 두 번째로 큰 PPL이 바로 이 신용카드 브랜드다.

가장 큰 계약은 독일 국민자동차 브랜드와 했다.

일본의 DOYODA와 나름 PPL 경쟁을 벌여 계약규모가 생각보다 커졌다.

그 다음이 USA Express다.

360만 달러에 계약했다.

독일 국민차는 자사 자동차 현물 스폰도 있어서 현금은 190만 달러에 그쳤다.

USA Express는 전액 현금으로 지원했다.

참고로 <Remo : The Destroyer>에서 PPL로만 1,600만 달러를 조달했다.

그 중 420만 달러는 JHO Company 계열사에서 댔다.

그럼에도 꽤나 쏠쏠하게 제작비를 충당했다고 볼 수 있다.

레온 부룩하이머는 제작비 절반을 PPL로 충당하는 미친 짓을 벌이기도 하지만.


타... 탁탁.


레모가 손질한 고기와 벌레를 나무 꼬치에 꿰어 굽는다.

치운 왈.


[남에게 내가 먹을 음식을 만들게 하는 건 늘 위험이 따른다. 남의 손을 자신의 입에 넣게 해 주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은유적인 표현이지만, 작전 중에는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암살자의 가르침이다.

집에서 지낼 때도 레모가 모든 요리를 해서 스승에게 바친다.

치운의 말은 자기 좋은 대로 자주 바뀐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달리 괴팍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치운이 벗어 놓은 털옷 안에서 소금부터 암기, 매운 컵라면, 통조림 등 갖가지 물건이 쏟아져 나온다.

마치 마법주머니라도 달려있는 것 같다.

그 가운데 고풍스러운 은장도가 나온다.

레모도 처음 보는 은장도다.

호기심어린 눈으로 요리조리 은장도를 살펴본다.


[칼을 가지고 있으면서... 안 빌려 줬던 거예요?]


진작 내놓았다면 표창무기로 사용 중인 신용카드를 동물 내장을 파내는 데 쓰지 않아도 되었다.


[탐나느냐?]

[오래된 물건이에요? 이게 뭔데요?]

[우리 사문, 최고 존장의 기물.]


시난주의 장문표식이다.


[싫어요!]


레모가 질색하며 은장도를 치운의 털옷에 도로 넣었다.

그는 사문을 책임져야 한다는 짐을 어깨고 짊어지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

총알 피하기를 배웠으니 등평도수만 배우면 사부와 이별할 생각이다.

방중술 27비법도 배우게 되면 좋고.


[언제까지 내가 노구를 움직여야 할까.... 쯧쯧.]

[겨우 80세 밖에 안 되었잖아요? 100세까지는 무리 없지 싶은데?]

[예끼! 스승더러 늙어죽을 때까지 객지를 떠돌라는 말이냐?]

[그러게 왜 이 먼 곳까지 왔어요? 집에서 <Sex And The City>나 볼 것이지.]

[네 놈이 암살자 노릇을 제대로 못하니까 이 사부가 온 것이 아니냐!]


티격태격.

간혹.,... 아니 자주, 유치한 말싸움을 하는 사제지간이다.

두 사람 사이에 정도 느껴진다.

결국 레모는 치운의 양아들이 되어 500대 문주가 된다.

외면하고 거부하지만, 레모는 시난주의 모든 걸 물려받게 된다.

권리와 책임 모두를.

원작이 그랬고, 영화에서도 그렇게 된다.

두 사람은 초월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남들이 누릴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가지지 못한다.

그리고 인생을 송두리째 잃어본 경험이 있다.

암살자의 삶을 유일하게 이해하는 것도 세상에 둘 뿐이고.


✻ ✻ ✻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보스니아에서 온갖 고난을 겪은 레모 윌리엄스는 세르비아계 민병대 일부가 데이튼 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본토에서 테러를 자행할 것이란 정보를 알아낸다.

이를 콘 맥클리에게 알리고, 미국으로의 복귀를 서두른다.

치운은 그런 제자에게 혼자 떠나라고 말한다.


[왜요?]

[누군가 아주 못된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 같거든.]

[스승님도 무덤을 봤어요?]

[....거슬려. 상.당.히.]

[공짜로 일하시려고요?]

[노동의 값어치가 있다면 나중에라도 받아내야겠지.]

[누구에게요? 이 나라는 가난해요.]

[네가 속한 곳이 되었든, 그 보다 더 높은 곳이 되었든.]

[그 몸으로 괜찮겠어요?]

[이 쇠똥 같은 놈이 스승을 뭐로 보고!]

[뭐 그러시다면야....]

[혼나고 싶냐?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고 싶어?]


치운이 한국말로 말하자, 레모가 어설픈 한국말로 대답한다.


[비 오는 날에는 빈대떡을 부쳐 먹어야죠. 그럼 집에서 봐요. 동동주 준비해 놓을게요.]


레모는 스승의 안위에 대해 눈곱만치도 걱정하지 않는다.

세계 최강의 암살자를 해칠 수 있는 존재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운은 멀리 사라지는 제자의 모습을 한동안 지켜본다.

제자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쿨럭


기침에 핏물이 섞여 나온다.

추락하는 헬기에서 살아남았고, 탱크와도 싸웠으며, 보스니악(이슬람인) 마을을 구원하기 위해 무용을 뽐냈다.

초인적인 무용을 뽐냈지만, 그도 인간이다.

류지호는 의도적으로 치운의 능력에 페널티를 부여했다.

클라이맥스에서 치운의 싸움이 레모 윌리엄스의 활약보다 화려해선 안 되니까.

치운이 보스니아의 아르칸 본거지에 홀로 쳐들어간다.

악명 높은 ‘타이거‘ 부대 잔당들을 전멸시킨다.

같은 시간 제자 레모 윌리엄스는 미국 데이튼(을 암시하는)에서 테러를 벌이는 토로 일당의 음모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치운이 아르칸 부대와 싸우는 것은 몽타주로 짧게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시리즈화 되면 그 장면을 2편에서 써먹는다.

암튼 데이튼 평화협정을 둘러싼 테러와 그에 대한 대응을 펼치는 레모 윌리엄스의 도시 활극이 이 영화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컷!‘


그렇게 대규모 액션은 미뤄두고 대화 위주의 씬들을 모아 촬영했다.

주말이 찾아왔다.

류지호는 고생하는 배우와 스태프들을 위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맞이한 월요일 아침.

기다리고 기다리던 눈이 내렸다.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함박눈이 아니었다.

고생은 하겠지만 촬영이 가능할 정도의 눈이 내렸다.


❉ ❉ ❉


두두두두.


요란하게 회전하는 헬리콥터 프로펠러 굉음이 선행되고.

보스니아 상공을 비행하는 UN군 헬기가 흩날리는 눈을 뚫고 비행하고 있다.


피수우웅.


어디선가 RPG-7 대전차 로켓이 날아온다.

헬기가 회피기동을 해보지만.


꽝.


소용없다.

화염에 휩싸인 헬기가 평원에 처박힌다.


휘이잉-


눈발이 헬기 잔해를 훑고 지나간다.


텅!


헬기 문짝이 떨어져 나간다.

잠시후 - 두꺼운 털옷을 입고 있는 민간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삐뚤어진 털모자를 고쳐 쓰는 노인.

치운이다.


드드드드드.


땅이 진동한다.

저 멀리 눈발을 뚫고 미국 M36 잭슨 전차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스니아계는 미국제 M36 잭슨 전차 혹은 M18 헬캣 전차로.

러시아와 세르비아 밀로셰비치의 지원을 받는 세르비아계 반군은 소련제 T-55 전차로.

류지호는 명확하게 구분을 해 놓았다.

영화 전반부에서 레모는 세르비아계 반군진영으로 침투했다.

스승인 치운은 크로아티아-보스니악 진영에 떨어진다.

잭슨 전차의 옆으로 화물칸에 기관총을 거치한 트럭들이 달려온다.

치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입을 연다.


[손이 참 많이 가는 제자 놈이야. 언제 쯤 시난주의 제자다워 질런지... 쯧.]


자신이 고생하는 모든 원인은 제자 탓이다.

오늘 아침 먹은 고등어구이가 맛이 없었던 것도 다 제자 때문이다.

마음에 안 드는 제자 놈... 그 놈을 구하겠다고 이 추운 나라까지 왕림하셨다.


부아앙!


느린 속도의 탱크를 지나쳐 트럭들이 치고 나온다.


타타타탕!


치운의 주변으로 기관총 총알이 훑고 지나간다.


[.....?]


치운이 저 멀리 평원을 슥 훑어본다.

맹렬하게 돌진해오는 픽업트럭.

자신을 향해 포탑을 돌리고 있는 탱크.

치운이 두꺼운 털옷을 벗어 헬기 잔해에 걸어 놓는다.

솜으로 누빈 흰색 한복을 입은 치운이 중얼거린다.


[겨울이 눈 때문에 곤란을 겪던가...? 언제나 죽기는 쉽다. 사는 데 용기가 필요한 법이지.]


뭔가 심오한 말 같다.

그냥 개소리다.

눈발이 흩날린다.

그 속에서 치운이 오른발을 슬쩍 들어올린다.

그리고 무심한 듯 바닥을 찍는다.


꽝!


중국 북파권법이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진각(震脚)이란 발구름 동작이다.

쌓여있던 눈들이 일제히 하늘로 비산한다.

눈들이 흩어지면 안개를 만들어낸다.


타타타타탕!


보스니아 군대는 눈안개를 향해 기관총을 갈겨대고 소리치고 난리도 아니다.

눈안개 속으로 모습을 감춘 치운은 괴짜 노인에서 세계 최강의 암살자로 변모한다.


팍.

파파파박.


치운은 눈폭풍이 된다.

암살자 치운은 신출귀몰한 움직임으로 보스니아 군대와 대결을 펼친다.

이 시퀀스는 CG가 듬뿍 들어갈 예정이다.

당연히 디테일한 장면들은 LA 세트장 그린매트 앞에서 촬영된다.


타타타탕.

으악.


기관총 총성과 비명이 사방에서 난무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치운은 눈안개 속에서 한바탕 살육을 벌인다.

좋은 놈 나쁜 놈.

그에겐 중요하지 않다.

적이라고 판단되면 삶을 마감시킬 뿐이다.

바닥에 뒹구는 돌멩이를 발로 차니 무서운 암기가 된다.

적으로부터 빼앗은 소총은 복날 개잡는 몽둥이가 된다.

치운이란 살인 눈폭풍이 평원을 누비고 다니자, 픽업트럭이 순식간에 동작불능, 전투불능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 위대한 암살자도 기관총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다.

적과 아군 가리지 않고 갈겨대는 기관총 세례로 인해 오랜만에 발바닥에 땀나게 동분서주해야 한다.

뛰는 폼이 상당히 어설프다.

택견과 전통춤사위가 가미된 동작들을 섞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땀이 나는 것 같다.

그로 인해 치운은 짜증이 한껏 치솟는다.

수차례 눈폭풍이 지나간 후 더 이상 땅을 딛고 서 있는 보스니아 군대는 남아 있지 않다.

유일하게 남은 것은 탱크다.

탱크가 육중한 기체를 기동하며, 치운을 향해 포탄을 발사한다.

암살자 치운은 치밀한 사냥꾼이다.

무력화 된 픽업트럭들의 위치는 모두 치밀한 계산 하에 위치해 있다.

일종의 진법처럼.

이미 탱크를 상대하기 위해 전투 중에도 엄폐물로 삼을 픽업트럭의 위치까지도 고려해서 움직였다.

오리지널 영화에서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물위를 뛰어가는 치운이 류지호가 리메이크한 영화에서는 치밀한 암살자의 모습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픽업트럭들을 활용해 탱크의 포격을 교란시킨다.

마침내 치운이 포탑 위에 올라설 수 있게 된다.


꽝.


한 번의 발구름.


꽝! 꽝!


연달아 두 번의 진각이 포탑을 찍어 누른다.

탱크가 찌그러지거나 망가지지는 않는다.

누가 봐도 그건 너무 간 거다.

헐크도 아니고.

다만.


푸르릉!

덜덜덜.

덜그덕......!


치운을 떨어뜨리기 위해 회전하던 탱크의 포탑이 기동을 멈춘다.

진각의 충격파가 탱크의 전자회로와 기계적인 부분에 어떤 위력을 행사했는지 물어본다면, 류지호도 모른다.


“무협판타지 설정이라 이해하시면 됩니다.”


라고 궁색하게 변명을 해야 할지도...

암튼 오리지널에서는 등평도수(登萍渡水)를 선보였던 치운이다.

탱크와 대결에서 승리한 것이 대수로울 일은 아니다.

다만 무협지 같은 상상력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덜컹.


포탑의 해치가 열리며 전차병이 모습을 드러낸다.


꿀꺽.


평원에 살아남은 전우는 아무도 없다.


까꿍!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낸 치운이 전차병의 소총을 빼앗는다.

그리고 멀리 던져버린다.


(세르비아어)[넌 누구냐?]

(세르비아어)[내 정체는 알아서 뭐 하게?]


하다하다 세르비아어까지 구사하는 치운이다.

게임을 좀 하는 관객들은 치운을 이렇게 부를 것이다.


먼치킨.

혹은 사기캐.


(세르비아어)[시난주 제 499대 마스터. 알아둬도 소용없다. 넌 이미 죽어있으니까.]


전차병이 치운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가슴을 확인한다.

핀이 뽑힌 수류탄이 군복 주머니에 넣어져 있다.


[어느 틈에....]


같은 말은 부질없다.


꾸욱.


치운이 전차병의 머리를 발로 밟아 해치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해치를 닫아버리자 마자.

포탑이 들썩인다.

탱크 내부에서 수류탄이 터졌다고 해서 포탑이 흔들릴 리는 없지만.

영화니까.


[쯧. 폭탄은 암살예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리지.]


치운이 탱크에서 뛰어내린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눈밭을 걸어간다.

마실 나온 동네 할아범 같다.

전투 전에 벗어놓은 털옷으로 걸어가 다시 몸에 걸친다.


“컷!‘


스태프들의 무전기에서 일제히 류지호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 말도 안 되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돈의 위력이다.

또한 슬로바키아 정부와 육군의 전폭적인 지원덕분이다.


‘WaW 프로듀서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 거야.’


이 액션 시퀀스를 찍기 위해 한국영화 한 편의 제작비를 쏟아 부었다.

2분에서 최대 3분 분량을 얻기 위해 120만 달러가 소요됐다.

제작자의 입장에서 돈이 아까워 미칠 지경이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이처럼 멋지고 황홀한 광경이 따로 없다.

두 개의 직업을 모두 가지고 있는 류지호는 이 장면을 촬영하며 이중적인 마음이 들었다.

제작자로서 이 정도로 막대한 돈을 써야할까 의문이 들다가도, 막상 평원에서 펼쳐진 촬영을 지켜보면 가슴이 사정없이 쿵쾅거렸다.

스키장에서나 사용하는 대형 강설기를 포함한 각종 특수효과 장치들, 테크노 크레인, 슈퍼 크레인, 트럭을 전복시키기 위해 와이어를 매단 대형크레인, 슬로바키아 육군 병력, 탱크까지.... 심지어 하늘에는 항공촬영 헬기까지 띄웠다.

나중에 그린매트 촬영을 제외하고 로케이션에서 3일을 촬영했다.

21시간 촬영에 35mm 카메라 7대, 400피트 필름 67캔이 사용되었다.

ARiCHⅢ 카메라 한 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촬영된 필름은 무사했다.

또 슬로바키아 육군에서 제공한 잭슨 전차의 캐터필러가 망가졌다.

트럭전복 스턴트를 촬영하던 중, 스턴트맨이 부상을 입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스턴트맨은 골절상 외에 심각한 부상은 입지 않았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사고들이 터졌다.

재산상 피해는 차지하고 인사사고가 경미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후우... 못할 짓이네.’


류지호의 고집이라면 고집이랄 수 있는 눈 속의 전투씬 촬영이었다.

최대한 안전위주로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촬영 현장이란 게 또 그렇지가 않다.

미리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해도 약속한 것에서 조금만 틀어져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촬영을 하면서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맑은 날씨도 아니고.

눈발이 날리고, 춥기까지 한 날씨에서 강행한 촬영이다.

좀 더 리얼하게, 좀 더 멋지게, 한 쇼트만 더....


‘그놈의 좀 더 병.....!’


좋은 장면을 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뛰어난 감독일수록 현장에서 폭군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놈의 ‘좀 더 병‘ 때문에.

류지호가 뛰어난 감독인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모의고사를 본 것뿐이었으니까.

<Remo : The Destroyer>가 진짜 시험이다.

영화 한 편 가지고 감독 류지호를 온전히 규정할 순 없겠지만.

영화판이라는 곳이 한 번 삐끗하면 곧바로 변두리로 밀려나는 비정한 곳이다.

그렇기에 흥행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못 견딜 것 같거나 싫다면 영화판에 붙어있어선 안 된다.

몸과 마음만 병들 뿐이니까.


작가의말

영화촬영 에피소드는 전반적으로 글자수가 많습니다. 다음 영화부터 스턴트나 특수장비 관련 설명은 생각합니다. 너무 미주알 고주알 설명하는가 싶기도 하다가도 의학장르 소설인데 수술장면 묘사할 때 배 쨌다 암 잘라냈다 꼬맸다 수술은 성공했다라고 묘사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싶어서 습작에서 디테일 빼고는 크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계속 연참을 했기에 지루하신 분들께서 빠르게 넘기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송호연님, 설매님 매번 과분한 후원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성심성의 껏 연재를 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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