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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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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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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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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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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退魔記錄.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퉁.


현암이 무의식적으로 오른팔로 차문을 연다.

문짝이 통째로 뜯어진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현암은 뜯겨진 차문을 오른손으로 꽉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승희의 잔소리는 덤이다.

웃기라고 넣은 장면이다.

극장에서 폭소가 터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키득거리는 관객들이 몇 명 있었다.

그 정도면 성공한 거다.


‘솔직히 배꼽을 빼는 코미디까지는 아니니까.’


승희는 준후와도 자주 티격태격한다.

그런데 현암과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과 결이 많이 다르다.

승희는 자신의 처한 상황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

내적 갈등 못지않게 불안감이 못 견딜 정도다.

박신부와 현암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동료다.

아빠 친구이면서 신부이기도 한 박신부는 조금 불편하다.

반면에 현암은 같은 동네 살았던 조금 모자란 이웃집 오빠 같다.

그래서 일부러 시비를 걸어 옥신각신한다.

그때만큼은 갈등이나 혼란도 없이 마음이 편하니까.

관객 입장에서 뭔가 달달한 느낌도 암시된다.

그럴 때마다 현암의 품에서 월향검이 튀어나와 투정을 부린다.

삼각관계라고 할까.

만약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그 관계로 인해 소소한 재미를 줄 것이라 기대했다.

서교주의 광란으로 해동밀교는 멸망 직전에 놓인다.

구원자가 절실한 상황.

호법들과 살아남은 해동밀교 제자들이 모두 나서서 대항한다.

아까운 목숨만 사라져 갈 뿐이다.


[아빠, 죽지 마요. 엉엉.]


준후가 죽어가는 장호법을 끌어안고 오열한다.


[알고 있었느냐?]

[양아빠가 알면 혹시 아빠를 미워할까봐.....]

[아들, 네 운명을 의심하지 마. 사람은 태어나면서 제 사명을 부여받는 법이란다. 네 길을 걸어. 아빠가 항상 함께 하마.]


신파장면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의 처지와 다름없었다.

준후는 장호법이 친부인 것을 알고도 태를 낼 수가 없었다.

서교주와 장호법은 친부의 존재를 속였다고 믿었다.

그런데 준후는 친아버지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숨겨왔다.

점점 변해가는 양아버지 서교주 때문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친아버지가 죽기 전에야 목 놓아 아버지를 불러보는 준후다.

두 명의 아버지가 싸워서 양아버지가 친아버지를 죽였다.

어린 준후는 그 같은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

어른이라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으아아앙!]


큰 충격을 받은 준후의 잠재력이 혼란과 슬픔을 연료삼아 폭주한다.

어린 준후는 생명까지 태워가며 아수라로 현신한 서교주와 싸움을 벌인다.


[넌 이렇게 죽어선 안 된다. 준후야.]

[죽어어-]

[아빠를 위해 너를 바치려무나. 으하하하하!]


준후가 제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괴물 같다고 해도 아수라를 이길 수는 없다.

서교주는 불완전한 아수라 현신을 완벽하게 이루기 위해 준후까지 제물로 바치려고 한다.

그렇게 마지막을 향해 영화가 나아간다.

아수라의 난동으로 폐허처럼 변해버린 해동밀교에 퇴마사 삼인방이 모습을 드러낸다.

최후의 결전만 남아 있다.


[무대책으로 닥치고 돌격이야?]

[낸 들 아나?]

[복잡하게 생각하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은 무대포라는 말?]

[월향, 잘 부탁해.]


그 대단한 해동밀교 호법들이 힘을 합쳐도 상대가 되지 않았던 서교주다.

성장을 마치지 못한 퇴마사 삼인방이 이길 수는 없다.

다만 공격대의 핵심인 딜러이자 버퍼이며 힐러까지 수행하는 준후가 가세한다면 승산이 있다.

어차피 주인공들의 승리는 예정된 결말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준후가 제정신을 차리고 각종 부적술로 삼인방에게 힘을 보탠다.

탱커, 딜러, 서포터, 힐러(사실상 만능) 조합이 완성된다.

처절한 사투 끝에 결국 아수라로 현신한 서교주를 물리친다.

상처뿐인 영광이다.

결국 해동밀교는 완전히 망해버렸으니까.

유일한 생존자는 준후 뿐.

준후의 여린 어깨에 해동밀교의 맥을 이어야 할 사명이 부여된다.


“......”


한국영화인들은 <퇴마기록>의 수준을 <용가리> 정도로 예상했다.

Timely의 <블레이드> 수준은 애초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모두의 예상대로 <블레이드>만큼의 CG, 미술, 그리고 재미를 주진 못했다.

그런데 <용가리> 수준을 한참을 뛰어 넘었다.

류지호가 레퍼런스로 제시한 <고스트버스터즈Ⅱ>보다 한층 진보된 VFX다.

썩 봐줄만 했다.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화산고>, <아라한 장풍대작전> 정도 액션완성도면 만족하려고 했다.

1998년에 그 정도 와이어액션과 화면연출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제 할 일은 다 한 것이라 여겼다.

헌데 류지호의 예상치를 넘어서는 수준의 작품이 나와 버렸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제작예산 30억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수준이긴 했다.

저렴한 인건비로 인력을 갈아 넣어서 이룬 성과다.

WaW 픽처스 딴에는 업계 최고 금액으로 계약을 해준다고 해도, 프로덕션 기간 동안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VFX를 책임진 WaW Digi Lab 직원들은 다섯 사람이 할 작업을 혼자서 했다.

6개월 동안 쉬는 날 없이 일했다.

그 결과 <용가리>에 비해서는 한 세대를 앞 선 수준이고, <블레이드>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을 선보일 수 있었다.

아수라가 현신해 벌이는 액션 시퀀스는 충무로 특수분장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사운드 면에서도 21세기로 넘어간 후에도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 같았다.

<퇴마기록>은 심령스릴러 요소도 있다.

따라서 밤 장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 밤 장면은 촌스럽다.

충무로 촬영팀은 밤 장면에 서툴다.

고용량, 대규모 조명 장비를 활용한 조명 디자인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밤 장면 조명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근사한 밤 장면 하나 찍기 위해서는 조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색보정 기술이나 노하우도 많이 모자랐다.


‘솔직히 현상소도 못 믿지만....’


류지호는 LA에서 필름 스캔을 새롭게 받았다.

스펜서 베어드의 피드백을 받아 손수 편집을 했다.

디테일한 편집 장난을 많이 쳤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극단적인 슬로우 모션에 이은 MTV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현란한 편집 기교를 부렸다.

가령 현암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오른팔로 아수라로 변한 서교주를 가격할 때 극단적으로 느린 속도로 보여주다가, 현암의 주먹이 아수라의 몸에 닿는 순간부터 여섯 개의 팔과 정신없이 합을 주고받는 커트를 잘게 잘라서 빠르게 붙였다.

뭔가 빠르게 액션이 벌어진다.

커트가 전환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서 정확한 동작과 합은 알 수가 없다.


휙휙.


그렇게 흘러가는 느낌이다.

그러다가 귀를 울리는 ‘퍽’ 타격음과 함께 현암이나 서교주가 튕겨나가거나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정확하고 길게 보여준다.

정신없이 치열하게 싸운 것은 같은데, 설명하라고 하면 못 한다.

그럼에도 뭔가 현란하다는 인상은 남는다.

다양한 쇼트들을 활용할 수 있는 미국식 액션편집 기술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서교주의 공격에 얻어맞아서 박신부가 나가떨어질 때는 쇼트를 다양하게 활용해 현란하게 편집하고, 막상 박신부가 벽에 처박힐 때는 조금 길게 보여주며 리액션에 방점을 주는 편집이다.

벽에 부딪칠 때 사운드 이펙트를 강조해야 한다.

무술팀과 편집기사는 와이어액션 장면을 길게 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멋있어 보이니까.

한국의 관객들은 홍콩무협 와이어액션을 식상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충무로 사람들은 그 같은 사실을 모른다.

와이어 액션을 길게 보여주면 할리우드 영화도 어색하다.

때문에 할리우드에서는 관객이 부자연스러움을 인지하기 훨씬 이전에 와이어액션을 편집해버리고 차라리 바닥을 구르거나 벽에 처박히거나 기둥이 쓰러지는 등의 리액션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기존의 충무로 액션과 달리 할리우드 액션 스타일이다.

한국영화만의 특색이라면서 대결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겠답시고 싸움 도중에 수시로 얼굴 클로즈업을 넣는 것도 자제했다.

관객이 허술함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쉴 틈 없이 상황을 이어가는데 주안점을 주었다.

<퇴마기록>의 액션 시퀀스에서는 주인공과 악당이 쓸데없이 폼을 잡거나 감정을 잡는 쇼트를 넣지 않았다.

액션이 시작되면 승자와 패자가 나뉘기 전까지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관객이 너무 숨이 가빠서 숨조차 쉬지 못할 정도로.

아직 충무로는 감독이 원하는 대로 그림을 만들어낼 수준이 되지 못된다.

그러니 서사위주로 영화를 풀어내야 한다.

컴퓨터 그래픽과 미장센, 액션 연출이 할리우드에 한참 미치지 못하더라도 관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사를 완성하면 된다.

그 중에 하나가 사춘기 말 안 듣는 막내여동생 같이 굴던 월향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현암과 의지로 연결되어 아수라의 이마 정중앙에 날아가 박히는 장면이다.


‘2020년대식 표현으로 고구마를 잔뜩 먹였다가 사이나 한 사발 먹여주고 시원하게 트림하는 격이지.’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아수라 주변을 정신없이 맴돌다가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이마에 날아가 박히는 몇 개 커트에 CG기술과 역량, 돈을 쏟아 부었다.

아수라 CG가 용가리처럼 약간 어설픈 쇼트도 있긴 했지만.

류지호가 아쉬움에 중얼거렸다.


‘이 정도가 현재 한계인가....?’


할리우드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타이타닉>의 경우 제이미 캐머론의 Digital dominion과 Hues & Rhythm을 중심으로 5곳의 VFX업체와 8개월에 걸쳐 CG를 만들어냈다.

<반지의 제왕>은 7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반면에 <퇴마기록>은 오로지 WaW Digi Lab 한 곳에서 작업했다.

품질 차이는 당연한 거다.

CG 작업은 반드시 '비용 대비 효율'을 고려해야 한다.

충무로는 할리우드처럼 하기도 불가능할뿐더러, 그렇게 한다고 해도 경제성이 없다면 소용없다.

100억을 들여 그럴듯한 CG를 뽑아냈다고 해도 개봉 후 10억을 벌었다면, 상업영화로서 낙제니까.

어느덧 두 시간이 훌쩍 넘었다.

엔딩만 남겨두고 있다.


[교주님은 왜 그렇게 변했을까요?]


준후의 물음에 박신부가 먼 산을 보며 입을 연다.


[어디에나 있는... 결국은 인간의 욕심에서 유래된 것들이지... 어지러운 세상의 창조물이기도 하고...]


승희가 탄식조로 입을 뗐다.


[도대체 우린 누굴 위해서 싸운 거죠...? 이미 밀교는 망해버렸는데...]

[어지러운 세상은 마를 만들어내고.. 그 마를 제압하려고 누군가는 싸우고..]


승희가 현암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난들 알겠어... 하지만 우린 옳은 쪽을 위해 싸워야겠지.... 아닌가? 꼭 선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준후가 끼어들어 야무지게 말했다.


[세상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음. 그래 맞다... 고통... 그래,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서....]


폐허가 된 해동밀교 저 너머로 불타듯 저녁노을이 진다.

멀리서 헬기소리가 들린다.

저 멀리 숲속에서 군인들이 몰려오고 있다.

셋, 아니 이제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운명적으로 그들에게 합류하게 된 준후까지 네 명의 퇴마사가 폐허에서 멀어진다.

환영받지 못할 세상을.... 악과 마가 들끓고 있는 세상을.... 향해서.

폐허 잔해 속에서 서교주의 손가락이 불길하게 암시되면서 영화가 끝이 난다.

엔드 크레디트까지 모두 보고 류지호가 상영관을 나섰다.

<퇴마기록>은 이전 삶과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다.

<쉬리> 역시 류지호가 개입하게 되면서 기술적 완성도를 상당히 끌어올렸다.

당분간은 두 영화가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웃기지도 않는 장르의 표준이 될 터.

류지호는 소름 끼치도록 싫었지만.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아버지라고 불릴 판이다.

과거로 돌아와 한국영화에 약간의 기여를 한 것뿐인데.


‘그놈에 한국형이니 K-를 절대 못 쓰게 하겠어. 차라리 충무로 블록버스터하고 불리는 한이 있더라도.’


‘K-’ 오남용이 세계시장에서 날아오르려는 한국 대중문화 산업의 발목을 잡는 날이 온다.

한국 대중문화의 성공을 민간의 자연스러운 성취가 아닌, 국가 주도의 인위적 결과물로 폄하하려는 움직임이 일본을 넘어 유럽권에서도 생기게 된다.

대중문화 산업 종사자들의 성취에 자꾸만 ‘K-’ 딱지를 붙이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K-'를 붙여 선전하고 홍보하는 것은 한국정부가 주로 한다.

그것을 맹목적으로 받아쓰기하는 한국의 언론도 문제고.



❉ ❉ ❉


상영관을 빠져나온 류지호가 <퇴마기록> 설문지를 작성했다.

CineFeel.com 사이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설문이다.

추후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되었을 때 이번의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원작을 실사화할 때 무엇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Timely 방식이 한국에서 똑같이 통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WaW 픽처스 기획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리뷰, 설문, CineFeel.com의 댓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다소 과할 정도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장르가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마법이나 도술 같은 비현실적인 현상을 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 WaW 픽처스 기획팀의 고민이다.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시리즈는 서양 중세를 배경으로 마법을 다루는 판타지다.

반면에 <퇴마기록>은 오리엔탈리즘적인 무공과 술법을 다룬다.

거기에 엑소시스트까지 융합되어 있다.

주제 면에서는 할리우드 두 영화와 <퇴마기록> 모두 인간을 다룬다.

서구의 대표적인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코드, 가령 마법사와 머글(마법사가 아닌 사람)의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퇴마기록>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인간애, 선과 악, 정의에 대한 메시지가 전편에 걸쳐 깔려있다.

여하튼 주제는 인간이며, 권선징악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리포터>와 성공한 TCU 시리즈들은 비교적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퇴마기록> 실사영화는 원작소설의 내용을 몇 발 더 나아가서 스토리를 재구성했다.

소설에서 생략되어 있거나 없던 내용을 만들어 넣었다.

그렇다고 이전 삶처럼 원작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진 않았다.

이전 삶에서는 1편만 만든다는 전제로 영화가 제작된 것 같았다.

원작 파괴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영화 같았으니까.

단적으로 주요 캐릭터인 승희를 영화에서 그냥 덧없이 죽여 버렸다.

후속편에 출연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원작에 대한 존중.’


류지호가 설문 조사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할리우드의 성공한 판타지 실사화 영화와 이전 삶의 <퇴마기록>과의 차이점이자 성공과 실패를 가른 명확한 이유다.


‘내가 감독인 것을 떠나서 제작진의 상상력에 대한 궁금증보다 원작에서 감명 받았던 장면이 어떻게 영화화되는가가 궁금하고 비교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지.’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마니아가 존재했고, 팬들의 생각은 류지호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공간이나 마술 어떤 특징적인 장면묘사가 어떻게 영상화되었는지 궁금해서 극장을 찾은 이들이 대다수였다.

감독이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소설을 읽어본 독자들은 소설과 영화의 줄거리가 다르길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제작사와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것과 관객이 보고 싶은 것이 다르다.

단적인 예가 <워크래프트> 실사화였다.

관객들은 실감나는 오크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워크래프트 자체를 보고 싶었다.

Snowstorm과 제작사가 보여주고 싶은 것 따위 관심도 없었고.

그 부분이 흥행의 열쇠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Timely 역시 원작을 심각하게 파괴해서 팬들에게 외면 받은 경험이 있었다.

한국영화 입장에서는 역사상 가장 좋은 판타지 소재 하나를 단 한 편으로 끝장을 내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버린 것이 이전 삶에서 <퇴마기록> 실사영화였다.

그 영화 이후로 20년 가까이 심령판타지액션 스릴러 영화는 만들어지지 못했다.

심지어 다른 판타지 장르 소설들이 영화화 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빼앗고 말았다.

원작을 파괴하는 제작진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


얼핏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원작팬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함이 첫 번째 기획 의도다.


‘내가 잘 못했네.’


사실 <Remo : The Destroyer>에서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것은 원작 소설에 없는 내용이다.

원작에서 공산주의 조직(소련을 암시하는)과 맞서는 에피소드를 현대적 배경으로 각색했다.

원작 파괴는 아니지만, 원작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절레절레.


이미 끝난 일을 두고 고민하는 걸 그만 두었다.

류지호는 작성한 설문지를 함에 넣었다.


“감독님!”


오동석이 뛸 듯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 뒤로 박건호 대표, 강중기, 김재욱이 나란히 걸어오고 있다.


“이 늦은 시간에 어쩐 일로?”


박건호 대표가 대답했다.


“감독님이 영화를 보러 오셨다고 해서 겸사겸사....”


극장 직원의 입을 통해 알려진 모양이다.


“연락도 없이 영화를 보러오셨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조용히 보고 가려고 했죠. 설마 나 때문에 퇴근을 안 한 건.....?”

“할 일이 많아서 퇴근이 늦어졌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

자정이 멀지 않은 시간이다.

일부러 류지호를 기다린 것이 확실했다.


“대포집이라도 가서 소주 한 잔 할래요?”


김재욱이 나서서 너스레를 떨었다.


“술 한 잔 할 마음으로 지금까지 있었어요.”

“지금 시간에 조용히 술 한 잔 할만 곳 있어요?”

“저만 믿고 따라오십시오.”


김재욱이 자신만만하게 앞장섰다.


“잠깐만! 저도 데려가 주세요!”


일행이 걸음을 멈추고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머리를 시원하게 삭발한 30대 중반의 남자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최 기자?”

“절 빼놓고 가면 섭섭하죠.”


최 기자라 불린 남자가 넉살을 부렸다.

그러더니 손바닥을 자신의 바지에 슥슥 문지른 후 류지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씨네필 최호영 기자입니다.”

“반가워요. 혹시 트라이-스텔라 기획기사 쓴 그 최 기자입니까?”

“맞습니다. 제가 할리우드까지 날아가 무려 한 달 간 트라이-스텔라 픽처스를 취재해서 심층기사를 쓴 최호영입니다.”


폐간 된 로드쇼 출신 영화전문 기자다.


“기사는 잘 봤어요. 할리우드 특파원으로 파견나간 기자인 줄 알았더니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었군요?”

“내년에 미국으로 파견 나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제가 영어가 좀 딸려서....”

“너무 충무로 영화인들 기죽인 거 아닙니까?”

“직접 경험하고 지켜보고 인터뷰한 것만 실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한 회로 끝나는 게 아닌가봅니다?”

“다양한 부분을 모두 다룰 생각입니다. 총 5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일부러 날 기다린 겁니까?”

“제가 이상하게 운이 좋습니다. 마침 G.O.M 홍보실에 왔다가 감독님과 박건호 대표를 딱 발견했지 뭡니까?”


눈도 부리부리하고, 머리도 삭박해서 성격이 묵직할 것 같은 외모다.

그런데 은근히 말이 많았다.


“소주 한 잔 하러 가는데.....”

“저야, 매우, 매우 영광.... 베리 땡큐죠.”

“함께 갑시다.”


CineFeel.com은 온라인 사이트다.

다만 영화잡지는 종이잡지도 발행하고 있다.

종이잡지에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 기사와 대략적인 정보, 인터뷰 기사 등이 주로 노출되고, 온라인 사이트에는 좀 더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기사가 실렸다.

지적이고 현학적인 영화비평, 영화 업계와 관련된 비판 기사, 잘못된 관행에 대한 지적, 할리우드발 최신 뉴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 당시로는 온라인 영화 사이트 중에서 기사 양과 질 모두에서 가장 알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왁자지껄.


간단하게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대화나 나눌까 했던 술자리는 떠들썩했다.

WaW의 프로듀서들이 속속 술자리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면서 시작된 심야영업제한이 장장 8년 7개월 만에 폐지되었다.

대부분의 업소들이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요즘 한국영화판을 뭐라 부르는지 아십니까?”

“설마 코리우드라고 부르진 않겠죠?”

“하하. 아직 충무로가 그 정도 사이즈는 아닙니다.”

“뭐라 부릅니까?”

“와무로라고 부릅니다.”

“와무로?”


충무로를 WaW가 장악했다며 일부에서 ‘Wa무로‘라며 부른단다.

비아냥거림이다.


“우리는 감독급과 스태프는 안 건드리잖아요. 오로지 제작파트만 갈구... 아니 엄격하죠.”


김재욱이 WaW 픽처스를 두둔하는 말을 했다.

일본 유학파 출신의 강기중이 말을 보탰다.


“충무로의 전반적인 폐단 중 가장 큰 문제점은 숫자 불감증인 것 같습니다. WaW 오기 전에 첫 영화에서 얼마나 예산이 불분명하고 무계획적으로 쓰이던지.... 제작 부장이라는 사람이 제작비를 마치 자신의 주머니 쌈짓돈으로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WaW 픽처스 초기부터 류지호는 왜 5억 원을 예산으로 책정했는지, 왜 1억 원이 더 필요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 물었다.

확실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승낙하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투명하게 운용할 것인지 머리를 싸매고 박 터지게 고민하라고 요구했다.

많이 벌면, 허술한 과정은 용서되는 걸까.

류지호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과정이 탄탄해야 결과도 좋은 법이다.

여전히 일 년에 한 번 꼴로 제작부가 제작비를 들고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가 크랭크 업하게 되면 제작부들이 온 사방의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간이영수증을 모아 정산의 구멍을 채우고 있다.


“나는 WaW 제작팀의 회계부정을 의심하지 않아요. 전근대적인 회계 시스템이 싫을 뿐.”


어쩌다 멋모르고 WaW 제작팀에서 일을 했다가 해고당하는 짬밥 좀 되는 제작부장이 있다.

그들은 사적으로 제작비를 착복했다거나 예산집행을 엉터리로 해서 해고된 것이 아니다.

기존 방식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그것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무로 사람들이 보기에 WaW의 시스템은 가혹합니다.”

“짬은 오래 버텼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재가 프로인 겁니다. 프로는 자신의 일에 모든 걸 겁니다. 아마추어는 변명거리를 찾죠.”


최 기자가 은근슬쩍 류지호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은근히 류지호의 인터뷰를 땄다.

CineFeel.com은 류지호가 대주주다.

가온 계열사는 아니지만 특수관계라고 할 수 있다.

류지호는 적당히 최 기자의 장단에 맞춰주었다.


“한국 현실에 맞추려면 멜로가 주가 되어야 하는데, <퇴마기록>에는 멜로나 신파를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기획하실 때 의도하신 겁니까? 실사화하면서 어디에 주안점을 두셨습니까?

"다양한 장르가 혼재한 작품이라 성격 규정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독특한 캐릭터인 퇴마사를 최대한 살리고 휴머니즘이라는 메시지가 담기길 원했습니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영상과 사운드가 충격적이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왜 한국영화는 안된다고 스스로 비웃어왔는지 불만스러웠습니다. 6,000원을 내고 들어온 관객에게 최소한 기본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 감독이 중견감독이란 이런 것이란 걸 보여주셨죠. 포스트프로덕션 팀들의 역량이 많이 올라온 덕을 보기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향후 한국영화들이 그들의 도움을 많이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그림과 사운드에 어떤 기준점을 만들어낸 점이 흡족합니다."


여전히 성에 한참은 모자라지만.


“일부 관객들은 드라마가 약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약하다는 드라마가 뭔지 되묻고 싶네요. TV 드라마 같은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닐 텐데. 배 감독이 다이얼로그로 풀기보다는 영화적 언어를 적극 사용했기에 관객들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 일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개념이 한국영화에 대안이 될 거라고 보십니까?”

"할리우드의 자본주의적 방법이 한국영화에도 이미 들어왔어요. 우리에겐 <퇴마기록>과 <쉬리> 형태의 블록버스터 개념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 영화가 시장을 지켜낼 실마리를 발견했다는 게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러니 저러니 해도, 현시점에서 시나리오가 가장 먼저 많이 들어오는 곳이 WaW죠. 투자·제작을 확대할 계획은 없으십니까?”

“그런 부분은 박건호 대표께 물어보세요.”


외환위기로 인해 영화 업계 빗장도 많이 풀렸다.

마음만 먹으면 다국적 극장체인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

다만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한국의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사실.

한국의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 3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대기업 계열 극장체인 BGV, 메가시네마, 광성시네마에 합작투자 형식으로 외국자본이 들어와 있긴 하지만.

불황 때 움츠리고 살아남는 방법도 있고, 활황이 찾아올 때를 대비해 공격적으로 투자해 외연을 확장하는 방법도 있다.

WaW 픽처스는 후자를 택했다.


“건배!”

“WaW를 위하여!”


오랜만에 류지호가 WaW 픽처스의 수뇌부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최 기자가 떠난 후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고충도 있고, 바라는 바도 있고.

류지호가 개입함으로써 충무로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원역사보다 이른 시간에 영화판에서 퇴장한 영화인도 있고,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도 있고, 터지지 않아야 할 사건도 터지고, 터졌어야 할 사건은 조용히 묻히기도 했다.

본래라면 영화계를 잠식하기 시작했어야 하던 자본들 대신 그 자리를 WaW 픽처스가 차지하고 있다.

스태프들의 처우도 약간이나마 좋아졌다.

이전 삶에서 헐값에 스태프를 고용했다면,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힘들어졌다.

제작자와 감독들이 하루 24시간 노동을 당연하게 여기며 스태프들을 혹사시켜왔다.

점점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었다.

대기업 계열 영화사업부가 류지호와 WaW 픽처스가 닦아놓은 길에 무임승차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류지호가 제시하는 업계 룰을 따라야만 했다.


“WaW는 그렇게 하는데, 니들은 왜 바뀌지 않아!”


영화인들이 불합리한 상황에 직면하면 WaW의 시스템을 팔았다.

WaW 픽처스는 기득권 영화인들의 공공의 적이다.


“그까짓 못난이들의 뒷담화 쯤이야....“


WaW 픽처스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충무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자신들이 기획·제작·배급하는 영화는 한국에서만큼은 적어도 몇 년을 앞 선 영화라는 자부심도 있다.

아시아에서만큼은 최고가 되리라는 희망과 비전까지 있다.

일본 그리고 홍콩영화에 이어 아시아에 맹주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것이 원래 역사이기도 하고.


작가의말

퇴X록 팬으로 영화판에 대한 아쉬움이 매우 컸습니다. 소설 속에서나마 원작에 충실한 영화가 만들어져 흥행에도 대성공하는 망상을 펼쳐봅니다. 웹툰이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하니 넷X릭스 같은 미국계 OTT의 투자를 받아서 제대로된 퇴X록 실사화 영화가 제작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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