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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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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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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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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쪽

월가에서 어느 정도 위치야?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알아.”


윌모트 헤이스팅스의 꿈은 가정마다 PC로 영화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즐기게 만드는 것이다.


“DVD를 포장해서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건 블록버스터나 할리우드 비디오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닷컴 사업은 혼자 달릴 수 없어.”


다른 연관 분야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특히 인터넷 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계속 쌓도록 해.”


류지호는 윌모트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일론 리브스는 ZipⅡ Corp. 매각으로 실리콘밸리 인수금액 기록을 새로 썼다.

또한 Amazonia.com과 AuctionWeb 역시 기업공개로 기업가치가 폭등했다.

그들이 부럽다기보다는 자신의 비전을 제대로 펼쳐 보일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답답함.

윌모트 헤이스팅스가 그리는 StreamFlicks의 미래는 스트리밍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의 스튜디오가 윌모트가 바라는 꿈이다.

전화모뎀을 이용해 인터넷 접속을 하는 시기다.

그런 장기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누군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순 있다.

문제는 지금 당장 윌모트는 그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것도 DVD 인터넷 신청 배송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성까지 의심받는 이 시기에.


“내가 너무 조바심을 냈지?”

“나도 그래. 영화 산업의 디지털 분야 발전 속도도 내 성에 차지 않거든.”


류지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이만 LA로 돌아갈게.”


류지호와 윌모트 헤이스팅스가 악수를 나누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매튜 그레이엄이 류지호가 사무실을 완전히 나간 것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미스터 헤이스팅스.....!”


설렁설렁한 모습에서 순식간에 날카롭게 벼린 칼로 변한 매튜 그레이엄이다.

윌모트가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여전히 StreamFlicks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싶나?”

“.....”

“StreamFlicks를 네 이상대로 운영하고 싶겠지?”

“......”

“누구의 간섭이나 방해도 받지 않고.”


당연한 소리를.


“지호와 쭉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 부분에 있어서 자신 있게 조언할 수 있어. 내가....”


매튜 그레이엄이 씨익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 같다.

썩은 고기에 군침을 삼키는 하이에나인가.

어쨌든.

그 말을 남기고 매튜가 사무실을 떠났다.

못 알아들었다면 윌모트 헤이스팅스는 CEO로 실격이다.


‘암튼... 녀석하고는.’


매튜 그레이엄이 보기에 자신의 의동생은 너무 착하다.

아니다.

무르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는 그래선 안 된다.

한편으로 그것이 의동생의 매력이긴 하지만.


Good Cop, Bad Cop.


의동생은 부드럽게 어르는 방식을 쓰면 된다.

자신이 상대방을 협박하고 강하게 압박하며 의도한 바를 끌어내면 된다.


“Bro~ 내가 특이 한 거야. 투자한 회사 CEO들 너무 찍어 누르진 마.”


류지호가 눈치를 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


“미국에서 기업하면서 JHO처럼 현금이 넘쳐나는 곳도 없잖아. 다들 바보라니까.”

“아닐 걸?”

“또 어디가 그런데? 하나만 이야기 해봐.”

“있어.”

“LOG?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


매킨토시다.

당장은 아니지만.

10년 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현찰이 넘쳐나게 된다.

이 시기에는 PS가 윈도우를 팔아먹으면서 현금 수급력이 상당했고.

기업은 주식시장에 상장되고 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소유 지분이 창업자와 소수의 후원자에서 증권거래소를 통해 일반 투자자로 옮겨짐에 따라 필연적으로 많은 규제를 받게 된다.

그 규제는 기업의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불러온다.

즉 고유의 기업문화와 규제 혹은 법규가 여러 면에서 충돌하게 된다.

Snowstorm과 StreamFlicks의 창업자들은 자율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들이라면 외부적인 요인들로부터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시킬 것이다.

실제 이전 삶에서 그랬다.

그럼에도 류지호처럼 소유 기업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고 투자도 확실한 오너가 존재한다면, 생각을 잘 해봐야 했다.

굳이 기업 비밀과 정보가 공개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업공개로 자금을 모을 필요가 없다.

심지어 배당금을 챙겨가지도 않는 오너이자 투자이기도 하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순회한 류지호와 매튜 그레이엄은 스탠퍼드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황재정을 불러내 회포를 풀었다.


“슬슬 중국 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거 아냐?”


황재정이 중국시장 진출과 관련해 운을 뗐다.

매튜 그레이엄이 시큰둥하게 되물었다.


“그쪽 영화 산업은 국가가 관리하지 않냐?”


류지호가 대답했다.


“영화 쪽도 민영화로 풀어줄 분위기야.”


류지호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자 매튜가 물었다.


“제작사? 배급사? 극장? 어떤 분야로 진출하고 싶은데?”

“하고 싶으면 가능은 하고?”

“모르지.”

“근데 왜 다 될 것처럼 말해.”

“그럼 안 된다고 말할 순 없잖아. 빅보스가 물어보는데.”

“영화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할 곳을 좀 찾아봐.”

“어떤 중국 청년이 중국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월가에서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하더라?”


류지호가 혹시나 싶어 물었다.


“이름이 뭔데?”

“Jake Ma라고 했던가?”

“Aliba.com의 Jake Ma?”

“Aliba인지는 모르겠고.”

“뉴욕으로 돌아가면 형이 그 사람 좀 만나. 1,000만 달러 안에서 투자하겠다고 해.”

“뭘 보고?”

“그럼 500만 달러.”

“아는 사람이야? UCLA 졸업생?”

“아니.....”

“비즈니스가 뭔 줄 알고?”

“중국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면서?”


매튜 그레이엄이 황재정을 돌아봤다.

황재정이 어깨를 으쓱했다.


“......?”


매튜 그레이엄이 미심쩍은 눈으로 류지호를 빤히 쳐다봤다.


“전자상거래라면 투자해 보라고.”

“일단 그 중국인의 프레젠테이션 한 번 받아보고 난 후에.....”

“다른 데서 투자 받기 전에 먼저 붙잡아야 돼.”


밀어붙이는 류지호의 태도가 의아하긴 했지만,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다.

종종 계시라도 받은 샤먼처럼 굴 때가 있었으니까.

따라서 손해 본적도 없고.


“빅보스의 명령이니 만나보기는 할 텐데, 만약 사기꾼이라면 다시는 미국 땅에 발도 못 붙이게 해줄거니 그렇게 알고 있어.”

“아니다. 일단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잡아놔. 내가 직접 만나볼게.”


여담으로 이 당시 제이크 마는 Aliba의 도메인을 가지고 있던 캐나다 기업으로부터 기업명을 구입하고 막 홈페이지가 완성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실은 매우 암울했다.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없을 정도로 힘에 부칠 시기다.

중국 내 벤처투자를 무려 38차례나 거절하면서까지 미국으로 날아왔다.

미국에서 투자를 받게 되면 그것이 사업성에 대한 보증이었으니까.

월가의 메이저 투자은행을 돌며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었다.

관심을 보이는 미국의 투자자가 없었다.


“GARAM이 월가에서 어느 정도 위치야?”

“개인투자신탁회사 가운데는 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지. 영화펀드 부문은 누구나 돈을 넣고 싶어 하는 최고의 상품이고.”


매튜 그레이엄이 자랑스럽다는 듯 통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음하하하.”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에는 오랜 전통의 스탠리모웬, 골드만대거스, JP모웬, 메릴린치, 레만브로스 등 대형 투자은행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천 개의 투자신탁회사와 각종 펀드 운용사들이 영업 중이다.

그 중 파크 애비뉴 237에 있는 9층짜리 건물은 ‘헤지펀드 빌딩’이라고 불린다.

그곳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청년 두어 명이 사무실 한 칸을 빌려 헤지펀드를 운영한다.

작은 방마다 젊은 헤지펀드 매니저들로 가득 차 있다.

뉴욕 월가에 산재한 펀드들의 전체 규모는 1998년 현재 5조5,800억 달러에 이른다.

월가의 투자회사가 정확히 몇 개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각종 펀드만 잠정 집계로 8,000개에 이른다.

한 회사가 10개 이상의 펀드를 만들어 다양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형투자사들은 30~50개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시기 자본금 100억 달러의 대형 펀드회사가 십여 개에 이른다.


“신탁투자사 중에서 상위권이란 말이지?”

“월가에서 10~5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는 투자사 가운데 상위권이란 말씀!”


황재정의 눈이 반짝거렸다.

운영하는 펀드 자금이 5조 원이라면 월가의 500대 투자회사에 능히 들고도 남았다.


“형... 그 펀드 자금이 설마... 다 지호 돈은 아니지?”


황재정이 설마하는 심정으로 물었다.


“내 동생 자금은 벤처캐피탈에서 주로 운용되잖아. 뉴욕에서 운용되는 펀드들이 비공개이긴 해도 고객들이 꽤 다양해. 비밀유지 때문에 공개할 순 없지만.”


GARAM Invest의 영화펀드는 돈 좀 있는 사람들이 서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유명한 사모펀드다.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영화투자펀드로 손꼽힌다.

철저히 폐쇄적으로 운영되며 소수 투자자만 모아 운용되고 있다.

미국 영화 업계에서 행운의 부적 혹은 투자불패의 상징 류지호가 투자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펀드다.

류지호와 매튜를 비롯해 특수관계인들과 친분이 있는 이들의 자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투자의 귀재 에드워드 버펫의 자금까지 들어와 있는 영화펀드다.

펀드에 투자한 이들은 프로젝트별로 꽤나 짭짤한 수익을 챙겨가고 있다.


“인맥 관리용이야?”

“겸사겸사. Jay의 영화와 JHO 산하 영화사들 영화만 투자하는 펀드가 있고, 전체 할리우드 영화에 열려 있는 펀드가 있거든. 할리우드 영화 파이낸싱 중에서 가장 크다고 보면 돼.”

“나도 들어갈 수 있어?”

“안 될 걸?”

“왜?”

“최소 백만 달러를 넣어야 하거든.”

“....부자들만의 펀드였어?”

“네가 한 말에 답이 있지.”


인맥관리를 겸하고 있는 영화 파이낸싱 펀드.

류지호와 매튜의 인맥이 일반인일 리가 없다.

에드워드 버펫까지 돈을 넣는 마당에.

류지호가 끼어들었다.


“Westwood Pacific Partners Ⅲ를 새로 하나 만들어서 재정이처럼 친구들 투자도 받고 한국전참전용사회나 한인단체들 같은 비영리재단 투자금 받아서 운용해주는 건 어때?”

“기존 고객들이 좋아하지 않을 걸?”

“앞으로 TV시리즈도 더 많이 제작될 것 같고, Timely Studios에서도 매해 1~3편의 영화가 제작될 거야. 한국영화나 유럽 영화에 투자해도 되고.”

“차라리 사모펀드를 하나 만들어서 그 자금으로 케이블 채널이나 방송사를 사는 게 어때?”

“....음.”


류지호는 즉각적인 대답을 피했다.

내부적으로 방송사 인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최소한 케이블채널을 운영하기라도 해야 한다고도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그런데 류지호 입장에서는 10년 후를 고려했을 때 머리가 복잡했다.

방송사나 케이블채널은 일종의 콘텐츠 플랫폼이다.

류지호는 미래 가장 큰 콘텐츠 플랫폼이 될 StreamFlicks의 대주주다.

한국에서도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벤처기업을 육성 중이다.


“한국에서 케이블.....”


황재정이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끼어들 분위기가 아니었다.

계속해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반독점은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한데.....”


StreamFlicks와 방송사를 동시에 소유한다고 해서 반독점에 걸릴 것 같진 않다.

그러니 인수·합병할 수만 있으면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지상파는 인수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미 업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났으니까 패스하고....”

“PARKsTV가 있지.”


로버트 폭스가 사리분별을 못할 정도로 아프지 않은 이상 그럴 리는 없다.


“우리가 케이블 채널을 인수할 여력은 되고?”

“러시아 채권과 아시아 외환위기로 조성한 자금을 활용해도 되고, 우량주식들을 현금으로 바꾸던가 은행에서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도 되고.”


주식 처분은 아직 이르다고 여기고 있다.

류지호는 하루 빨리 닷컴주들을 처분하고 싶었지만.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건 어렵겠지?”

“그럼 말이라고.”


5대 메이저 지상파와 30여개에 이르는 지역 방송국, 300여개에 이르는 케이블 채널이 존재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런 곳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했다.

게다가 지역 방송 정도로는 트라이-스텔라TV의 명품 콘텐츠를 소화하지 못한다.


“이렇게 해보자."


펀드 이야기할 때는 시큰둥했던 매튜 그레이엄이 눈을 반짝였다.

진짜 돈 되는 사업에 류지호가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UFC 쪽을 한 번 알아봐.”

“에휴~”


류지호의 엉뚱한 말에 매튜의 입에서 한숨을 터져 나왔다.


“UFC가 PPV로 수익을 유의미하게 얻고 있는 모양이야.”


PPV(Pay Per View)는 일종의 종량제 요금제다.

편당 구매하는 방식의 유료 프로그램이다.


“UFC를 인수할 수만 있다면 그거 하고 케이블 채널 하나를 묶어서 채널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아.”

“태권도 홍보하게?”

“태권도는 K1이라면 모를까 종합격투기에는 어림도 없어. 암튼, UFC를 PPV로 중계하면서 JHO가 보유하고 있는 필름 라이브러리 중에서 액션영화 위주로 방영하는 거야. 트라이-스텔라TV나 IVE 혹은 디맨션에서 액션이 강조되는 TV시리즈나 다이렉트-비디오를 제작해 공급해도 되고.”

“TBO처럼?”

“맞아. 그곳도 처음에는 복싱중계 방송으로 인기를 끌었으니까.”

“UFC란 말이지?”


매튜 그레이엄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의동생이 뭔가 찍으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몇 년 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번에도 뭔가 긍정적인 촉이 발동하는 모양이다.


“한번 알아볼게.”


류지호는 확신까지는 없었다.

기억하기로 UFC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2000년대 후반이었으니까.

케이블 시장에 진입하려면 콘텐츠가 필요했다.

UFC와 JHO가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액션 장르 콘텐츠를 내보내면서 차츰 자체 콘텐츠를 제작 방영한다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이전 삶의 TBO 모델로 성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과 얼음의 노래> 판권도 확보했으니까.’


10년 동안 유효한 판권계약이다.

적어도 2009년 안에만 영화나 TV시리즈를 제작하면 된다.

물론 그 기간 안에 영화 혹은 TV시리즈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판권이 자동적으로 돌아간다.

생각에 잠겨있던 매튜 그레이엄이 입을 열었다.


“UFC를 인수하게 되면, 케이블 채널을 하나 구입해서 트라이-스텔라TV 브랜드 채널을 런칭해도 되겠어.”

“일단 UFC에 대해 알아봐.”


어느 새 매튜 그레이엄이 자신의 휴대폰에 열심히 문자를 찍고 있다.


“지금 알아보고 있어.”


한국, 중국, 일본의 무술 도장 탐방.

전 세계 각종 무술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다큐멘터리.

각 나라의 특수부대 실전무술 소개.

소림사와 극진 가라데 본산, 무에타이 본산, 국기원....


‘국기원은 부끄러우니까 빼고...’


드라마 전문 채널이 아니더라도 케이블 사업의 시범 성격으로 마샬아츠와 격투기 전문 채널로 시작해도 될 것 같았다.

류지호가 술잔을 들어 황재정에게 내밀었다.


“뭐하고 있어?”

“꿔다놓은 보릿자루 역할.”

“싱거운 놈.....”


매튜 그레이엄이 보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열심히 휴대폰과 씨름 하는 사이, 황재정은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류지호에게 풀어놨다.

마음 구석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빨리 복귀하고 싶다. 가온으로.....’


욕망을 꾹꾹 눌러가면서.


✻ ✻ ✻


텍사스주 출장을 마친 류지호는 어바인의 Snowstorm Entertainment를 방문했다.

회사 규모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작년에 출시한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의 흥행 덕분이다.

그럼에도 류지호가 기억하는 전성기에는 한참 못 미쳤다.

사장실에서 류지호와 마이클 모하임이 마주했다.


“‘디아블로Ⅱ‘는 내년 출시예정이었던가?”

“내년 상반기.”

“그 외에 개발 중인 게임은 뭐가 있어?”

“‘워크래프트 세 번째 후속편.”

“Helve Corp.이란 개발사를 완전히 인수·합병했다며?”

“지난달에.”


Snowstorm의 게임유통부문 자회사 시에라 온라인에 ‘하프라이프‘ IP를 넘기면서 배급을 맡겼던 Helve Corp.이었다.

‘하프라이프’ IP를 지렛대 삼아서 인수합병 논의를 진행했는데, 독립적인 운영과 불간섭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조건으로 최종적으로 인수합병계약이 이루어졌다.


“TorqueBox도 게임개발사야?”

“Helve Corp.이 ‘하프라이프’ 후속편의 일부 제작을 외주하는 회사야. 직원이 다섯 명 밖에 되지 않지만, Apogee Realms에서 ‘듀크 뉴켐 3D‘ 개발에 참여했더라. 개발력이 있을 것 같아서 투자했어.”

“게임 부분은 마이클이 알아서 잘하겠지.”


TorqueBox는 류지호가 얼마 전 다녀온 텍사스에서 창업한 게임개발사다.

류지호가 열었던 파티에도 멤버들이 참석했었다.

당장은 ‘하프라이프 확장팩‘ ’듀크 뉴캠‘ 시리즈 외주 일을 하겠지만, 추후 ’보더랜드‘라는 히트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


“배틀넷 운영에는 문제없지?”

“응!”


마이클이 속이 다 후련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드디어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어.”

“적자를 덜어서 속이 시원한 건 아니고?”

“그게 그 거야.”


류지호는 배틀넷 서버 운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Snowstorm을 위해 Big Daddy를 인수했으며, JHO Security Services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까지 전개할 예정이다.

그로 인해 Snowstorm은 배틀넷을 포함한 온라인 서비스에서 서버 증축문제나 관리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일 수가 있게 됐다.


“Big Daddy에서 가장 먼저 어바인에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로 했어. 앞으로 서버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적어도 2년 안에 서버문제를 해결해 줄게.”

“믿을게.”

“Timely IP를 활용한 게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나와 친구들이 ‘저스티스 리그 : 테스크포스’로 크게 상심한 경험이 있었잖아. 대전격투게임은 우리와 맞지 않는 것 같아.”


류지호 역시 하지 싫다는 것을 억지로 권할 생각은 없었다.


“‘워크래프트Ⅲ’에도 유즈맵 시스템이 포함되지?”

“당연하지.”

“만약에 말이야. Timely 세계관 속에서 게임을 위한 평행차원 지구를 새로 가져와서,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같은 아레나를 만드는 거야. 그 맵에서 Timely 캐릭터 간 실시간 전략게임을 펼치게 하면 어떻게 될까?”

“.....?”

“RPG, 대전격투,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을 융합해 보는 거야.”

“유저가 Timely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유즈맵에 입장한 다음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상대 유저와 승리를 놓고 겨룬다?”

“그것도 팀을 편성해서.”


개념은 그럴 듯 하게 들린다.

아직은 실제로 게임으로 구현하는 것은 난이도가 꽤나 높았다.


“스트리트파이터에다가 RTS, 심지어 RPG까지라.....”


마이클 모하임이 관심을 드러냈다.

자신들이 구상하고 있는 <워크래프트Ⅲ> 시스템의 응용버전 같은 느낌이다.

“생산 및 전투 유닛을 배제한 채 오로지 영웅 유닛으로 구성된 팀 대결 방식이라고 할까. ‘디아블로‘에서도 캐릭터가 1:1. 2:2 파티를 맺고 PK전을 벌이지 않던가? 그걸 Timely 캐릭터로 바꿔서 역시 파티를 맺고 상대 파티와 싸움을 벌이는 거지.”

“온라인게임 상에서 PK와 뭐라 다르지?”

“1:1 대전에 얽매이지 말자는 거야. 그리고 아레나는 ‘스타크래프트Ⅱ‘나 ‘워크래프트Ⅲ’ 유즈맵 시스템을 도입하고.”

“우리가 다음 시리즈에서 선보일 영웅과 성장 시스템을 Timely 캐릭터에 적용해보자는 거네?”

“만약 한쪽 파티가 어벤저스팀을 선택하고, 상대는 다크 어벤저스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건 재미없어. 똑같은 기술로 싸울 테니까. 차라리 X-Man 멤버들과 싸우면 모를까.”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캐릭터를 상대방이 선택할 수 없어야 한다.


“암튼 NEC 소프트의 ‘혈맹‘ 해봤어?”

“아니.”

“아, 해볼 기회가 없었겠네. 북미에 서비스 하려면 멀었으니.... 암튼, 그 게임의 공성전 개념이 한국에서 꽤 인기를 끌고 있어. 단순한 PK가 아니라 성을 점령하는 방식을 도입해도 재미있지 않을까? 아니면 ‘스타크래프’나 ‘워크래프트’처럼 상대 진영을 엘리미네이션 시키는 방식이라든가..... 전투 유닛이 없는 오로지 내 캐릭터와 파티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진행해서.”


류지호는 미래 E-스포츠판을 장악하게 되는 게임에 대해 힌트를 주었다.

재주는 Snowstorm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바로 그 ‘리그 오브 히어로’에 대한 대략적인 콘셉트다.

물론 Snowstorm 역시 이전 삶에서 뒤늦게 AOS 게임을 내놓았지만, 완전히 말아먹었다.

Helve Corp.을 계열사로 삼으면서 상표권 분쟁도 없어졌다.

모티브가 되는 ‘워크래프트Ⅲ’ 발매 전에 류지호가 언급까지 했다. 어쩌면 오리지널 개발사가 직접 만든 Dota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Timely의 모든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는 거야?”

“논의를 해봐야겠지. 우리가 오늘 이야기한 게임이 실제 만들어져서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시리즈만큼의 매출을 거둔다면, Timely는 프로젝트를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거야.”

“솔깃한 프로젝트이긴 한데... 현재 Snowstorm은 여력이 없어. 프랜차이즈 시리즈 개발만으로도 벅차.”


류지호도 잘 안다.

계속해서 인력을 채용하고 있지만, 게임개발 여력이 항상 부족했다.


“풀어야할 난제들이 상당할거라 생각해. 일단 Timely의 한 사람과 만나서 대화를 나눠봐.”

“누군데?”

“<X-Man> 프로듀서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는 개빈 페이지란 친구야. 그와 만나서 <X-Man> 캐릭터부터 논의해봐.”

“알겠어. 만나 볼게.”


류지호가 아이디어를 던졌다고 해서 뚝딱 게임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게임 역시 영화만큼이나 오랜 개발기간이 필요하다.

인재 발굴부터 팀 구성, 기획, 실제 개발까지 모든 단계가 험난함의 연속이다.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기획하게 된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Snowstorm이라면 더더욱.

출시연기의 대가 혹은 양치기 소년이라고 불리던 Snowstorm이니까.


‘그냥 중소개발업체 하나 선정해서 맡기는 것으로 하는 게 나으려나?’


류지호가 어렴풋이 알기로 ‘리그 오브 히어로’의 개발사는 소규모 회사였다.

게임이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되고 중국 메이저 게임유통업체가 투자를 하면서 커진 것으로 들었던 것 같다.

Snowstorm Entertainment은 이미 이전 삶보다 훨씬 앞서서 게임계의 대기업이 되어가고 있다.

프랜차이즈 게임만 벌써 여러 종류다.

반면에 ‘리그 오브 히어로’를 서비하게 될 개발사는 오로지 게임 하나에만 매달린다.

운영 면에서 게임 하나에 온 역량을 집중하는 회사와 여러 게임을 신경 써야 하는 대기업이 같을 수가 없다.


‘한국 게임 개발사에 맡기거나 나중에 LOH 개발사를 중국 회사보다 먼저 인수하지 뭐.’


아직은 먼 이야기다.

아직 <워크래프트Ⅲ>가 발매는커녕 개발단계다.


‘어차피 비서실 통해 보고가 올라오겠지.’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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