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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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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작품등록일 :
2016.04.12 21:22
최근연재일 :
2016.05.15 21:0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602
추천수 :
314
글자수 :
154,931

작성
16.04.13 22:00
조회
200
추천
16
글자
8쪽

#3 sunshine

DUMMY

【 2013년 11월 12일 】


시계는 자정을 향해 달려가는데, 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형! 다들 자유 공원에 있다는데, 그리로 가자.”


“이모! 여기 소주 한 병이요.”


“아니에요. 저희 계산할거에요. 아, 형~ 나가자니깐~”


선우는 계속 재촉하는 철민을 말없이 바라보다, 남아있던 소주잔을 마저 비우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혼자 가라. 난 집에나 갈란다...”


“형! 상구 형이 형 꼭 데리고 오랬어!”


“......간다.”


애타게 부르는 철민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선우.


***


【 2013년 11월 13일 】


집으로 온 선우는 씻을 기운도 없는지 오자마자 그대로 침대에 드러눕는다.


“하아... 지친다...”


멀뚱멀뚱 천장을 쳐다보다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선우, 다시 sunshine 계정에 들어간다.


보통은 사진 아래에 글을 남기기 마련인데 sunshine은 사진에 대한 부연설명 따위 없이, 오로지 사진만 있다.


낑~ 낑낑.


“아, 포봉아 미안. 밥 줄게.”


밥그릇을 내려놓자마자 허겁지겁 먹는 포봉이, 선우의 유일한 가족이다.


밥 먹는 포봉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다, 몸을 일으켜 냉장고로 향하는 선우.


문을 열자.... 냉장고를 한가득 차지한 맥주가 줄 세워져 있었고, 선우는 그 중 한 캔을 집어 들어 그 자리에서 벌컥벌컥 마셨다.


그 때 울리는 포토램램 메시지 알림.


띠링.


포토램램으로는 메시지를 다뤄 본 적이 없는 선우이기에, 메시지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띠링.


“아 뭐야... 누구야?”


띠링.


연이어 울리는 메시지에 짜증이 난 선우는 결국 철민에게 전화를 건다.


“형! 벌써 내가 보고싶어 진거야?”


“시끄럽고, 이거 포토램램... 메시지 확인 어디서 해?”


“메시지? 그거 형 프로필 화면에서 점 3개 그림 누르면 메시지 목록 떠.”


“그래? 점점점.... 이라.... 오케이, 땡큐!”


할 말만 하고는 통화를 끊는 선우, 아직 할 말이 남았던 철민은 끊긴 휴대 전화를 바라보며 갸우뚱해 한다.


“누구? 선우?”


“형! 선우 형 포토램램 친구... 우리 밖에 없지 않아?”


“응, 우리 뿐 이지.”


“그치? 그럼 누구지..... 야! 김고은! 너 형이 토크 확인 안하니깐 이제 포토램램 메시지까지 보내냐?!”


“나 아니거든?! 왜??? 누군데? 누가 오빠한테 메시지 보냈어? 누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선우는 자신의 포토램램 메시지가 화제가 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이제 메시지를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에 마냥 기분이 좋아 있다.


- sunshine : 친구추가 고마워요. 의외라서 놀랐어요. ^^

- sunshine : 아, 부담되시면 메시지 안 보낼게요. 기쁜 마음에... 그냥 보냈어요. 그럼 쉬세요.


의외의 메시지에 당황했지만, 내심 기쁜 선우는 소파에 앉아 읽고 또 읽는다.


‘뭐라고 대답하지...‘


평소 그의 성격이라면, 무시하고 넘겼을테지만 이 사람과의 대화만큼은 이어 나가고픈 마음이 컸다.


- 아, 안녕하세요. 늘 관심 갖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시지 괜찮습니다.


메시지를 보내 놓고도 선우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아... 너무 딱딱한가? 다시 보내야하나?’


이럴 때 떠오르는 한 사람.... 다시 철민에게 전화를 하려던 찰나, 메시지 알림이 울린다.


- sunshine :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


- 아닙니다. 늘 sunshine님의 글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sunshine과의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철민의 필요성은 사라지고, 선우는 침대에 누워 그녀와의 대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가 자신과 이름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된 선우.


- 이름이 진짜 김선우, 맞아요?


- sunshine : 네... 저도 알고는 놀랐어요. 이름이 같아서...


- 정말 신기하네요. 실례가 안된다면.. 나이 여쭤봐도 될까요?


- sunshine : 27.... 이예요.


sunshine은 선우보다 한 살 많은 여자 김선우이며, 개인 사정으로 휴직 중이라고 했다.


무슨 일을 했었고, 왜 휴직을 했는지, 또 어디에 사는지...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이런 낯선 자신의 모습이 그녀와의 대화에 발목을 잡아 답답했다.


선우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말이 없자, 그녀가 다시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 sunshine : 오늘.... 무슨 일 있으셨어요? 고단해 보이시던데....


-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sunshine : 그냥... 그냥 그래보였어요...


사진 한 장, 그것도 표정 하나 담겨져 있지 않은... 흔한 소주병과 소주잔이 주인공이었던 그 사진에 마음을 들킨 선우는... 쪽팔리면서도 말하고 싶었다.


왠지 그녀라면.... 저 사람이라면 다 듣고 받아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 머뭇거리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오늘 캐스팅 된 영화 제작사 시사회에 다녀왔어요.


- sunshine : 아.. 그러셨군요.


역시 그랬다. 보통 사람들은 “우와! 대단하세요!” 또는 “이제 영화 찍으세요? 무슨 작품이에요?” 등등... 뻔하디 뻔한 반응을 보이는데... 그녀는 달랐다.


- 영화가 쓰레기였어요..


선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더 말하면 자신이 보잘 것 없는, 그저 그런 영화에나 캐스팅되는 그런 배우라고 스스로 말하게 되는 꼴이라서... 창피했다.


- sunshine : 마음이 많이 불편하시겠어요.


- 네... 조금...?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어떤 위로나 격려의 말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무언이 오히려 선우를 위로하고 격려하였으며, 그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다.


선우에게 오늘은 참으로 힘든 날인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던... 그런 아이러니한 날이였다.


***


일찍 극단에 나온 선우는 근처 카페에 앉아 철민을 기다리고 있다.


“형! 뭐해?”


“일찍 일찍 안다니지? 응?!”


“뭐야? 왜 이렇게 쌩쌩해?”


철민은 의자에 앉자마자, 선우 옆에 바짝 붙으며 그의 옆구리를 콕콕 찔러댔다.


“죽을래?! 아... 커피 쏘려고 했는데.. 안되겠네.”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는 선우의 행동과 말투에 철민은 내심 안심이 되는지, 커피를 마시는 내내 선우만 쳐다보며 히죽거렸다.


“그만 웃어라.. 정든다...”


“에이~ 왜 그래~ 우린 이미 볼꼴 못 볼꼴 다 본 사이잖아~”


선우는 철민이가 왜 그러는지 알기에 대꾸 없이 웃음만 보이다, 진지한 목소리로 그를 부른다.


“철민아...”


“응?”


“.........”


“왜? 응응?”


“너.... 포토그래퍼 해도 되겠더라. 한 번 해봐..”


선우는 간밤에 그녀가 자신의 기분을 알아차린 것이... 어쩌면 철민의 사진 실력이 포함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형... 어제 많이 힘들었어? 그랬구나?! 충격이 컸구나? 맞네! 맞아!!!”


선우의 팔에 매달려 징징거리는 철민.


“형..... 힘들면 나한테 기대!!! 나 한 가슴 하잖아..!”


“하아.... 저건 인정해 주고 싶어도, 할 수가 없네...”


띠링.


한 쪽 팔에 붙어 있는 철민을 밀치며, 선우는 메시지를 확인한다.


- sunshine : 010-72××-×××× 제 번호예요... 그냥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부담은 갖지 마세요.


메시지를 읽는 순간 선우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기 시작하지만 애써 참으며, 철민을 일으켜 세우고는 가방과 커피를 챙긴다.


“가자, 늦겠다.”


“형, 같이 가! 근데 뭐 좋은 일 있어? 아까 메시지 누구야? 영화사야?”


“아오! 너 영화 한 번만 더 말해봐! 죽는다!”


“아~ 영화 보고 싶다~”


“너 이리와! 죽었어!”


도망가는 철민과 쫓아가는 선우.


그렇게 극단으로 향하는 거리는 온통 두 사람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J.도톨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말

J.도톨입니다.

다들 투표 하셨는지요?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그런 분이 당선 되셨길 바라며...

평안한 밤 되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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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미련은, 도마뱀 꼬리 같아서 (1) 16.05.03 12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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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C'mon Through (2) 16.05.02 118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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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악마의 정체 (2) 16.04.28 145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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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붉은 꽃이 피었습니다 +3 16.04.14 191 15 9쪽
» #3 sunshine +3 16.04.13 201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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