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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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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작품등록일 :
2016.04.12 21:22
최근연재일 :
2016.05.15 21:0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599
추천수 :
314
글자수 :
154,931

작성
16.04.15 22:00
조회
187
추천
15
글자
11쪽

#5 그 남자에게 그 여자는

DUMMY

【 2013년 11월 23일 】


푸른 하늘과 햇살을 보면 분명 가을인데, 불어오는 바람은 겨울이다.


계절 탓인지 갑자기 온 몸을 감싸는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에 선우는 이상한 기분이 든다.


“형, 공연 20분 전이야!”


“알았어.”


담배를 피우다 말고는 극단으로 들어온 선우, 때마침 토크도 울린다.


- 선우씨 : 잘 잤어요?


“선우 오빠, 빨리 옷 갈아입으세요. 늦었어요.”


공연 15분 전엔 이미 숨고르기를 마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선우는 마음이 급하면서도 손과 눈은 계속 휴대전화를 향해 있다.


- 네, 오랜만에 푹 잤어요. 선우씨도 잘 잤어요?


메이크업을 받는 와중에도 한쪽 눈을 살짝 뜨고는 문자를 계속하는 선우, 그런 그를 본 스텝이 묻는다.


“오빠, 여친 있죠?”


“아니? 왜?”


“에이~ 아닌데, 있는데. 요즘 휴대전화를 끼고 사는 게 수상한데.”


“비~ 밀 연애는 조용히, 몰래 하는 거야.”


“와우! 대박사건이네! 선우오빠가 연애를 다 하고.”


“형! 진짜? 누구? 누군데? 언제? 왜 나한테 말 안했어!!!”


“뭘....?!”


“형! 정말 너무한다... 진심.. 하아, 형이 그럴 줄은 몰랐는데...”


정말 놀란 철민은 배신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쳐다보고, 선우는 그런 모습에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기만 했다.


공연 3분 전.


첫 등장인 선우는 무대 뒤 입구에서 나갈 준비를 했고, 그런 그에게 철민이 조용히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형... 나한테만 몰래 말해봐... 형수님...이 누구셔....?”


“너만 알고 있어. 비 온 후에”


“응? 밖에 비 와? 비 그치면 알려준다고?”


“비 온 후에 라고..”


선우가 무대로 나가자, 다른 스텝들도 선우의 여자 친구가 궁금했는지 멍하니 서 있는 철민에게 다가와 물어본다.


“선우 여자 친구 누구래? 배우야?”


“정말? 우리도 아는 사람이야?”


“..... 팬이요.”


“뭐?! 팬하고 사귄다고?!”


“아니요... 비 온 후에! 팬클럽이 여자친구라고요..”


“아, 뭐야....”


잔뜩 기대에 찼던 스텝들, 급작스런 실망감에 애꿎은 철민만 한 대씩 툭툭 치면서 흩어진다.


철민 역시 선우한테 속았다는 생각에 주먹을 꼭 쥐고는 씩씩거리고 있는데, 탁자 위에 있던 선우 휴대 전화에서 토크 알림이 울린다.


연이어 두어 번의 알림이 울리자 토크를 보낸 이가 궁금해진 철민은... 선우의 휴대전화 화면을 힐끗 보자마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훗.... 딱! 걸렸어! 김선우!”


***


공연을 끝내자, 어느덧 점심시간이 지나있다.


“배고파... 형! 우리 뭐라도 먹고 가자.”


“간단한 거 먹자.”


“햄버거?"


"콜!“


선우와 철민은 창가에 마주 앉아 각자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햄버거를 먹고 있다.


휴대전화를 보며 피식피식 웃는 선우에게 가까이 다가가 조용히 묻는 철민.


“형! 솔직히 말해봐. 만나는 사람 생겼지? 아니, 연락하는 사람 생겼지?”


“아니.”


“이거 왜 이래! 나를 속이지, 귀신은 못 속여.”


“응, 널 속일께.”


“아니아니. 귀신을 속이지, 나는 못 속인다고”


갑자기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철민. 그 화면에는 선우의 포토램램 친구 목록이 떠 있었고, 그 목록 안에는 sunshine이 있었다.


“봐! sunshine! 이것 봐, 이것 봐! 내 이럴 줄 알았어!”


“뭐가! 그리고, 너 스토커냐... 남의 친구목록은 왜 뒤져!”


“형! 형꺼는 뒤질 필요도 없어요. 고작 8명이 다인데, 뭘 뒤져?”


“.........”


“자! 설명을 하시지요!”


먹던 햄버거를 내려놓고, 사이다를 마시며 목을 축이는 선우는 한참을 뜸을 들이다 입을 연다.


“그냥, 궁금해서...”


“뭐가? 뭐가 궁금해?”


“그 사람이.”


“sunshine.... 그 여자?"


“그. 사. 람. 이...!”


“그러니깐, 그 여자!”


선우는 들고 있던 사이다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창밖을 내다보며, 한 숨을 쉬었다.


“난 그 사람이 궁금한 거야. 그 여자가 아니라....”


“그 사람이 그 여자 아냐? 뭐가 달라?”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의사와 환자... 그렇게 나누는 건 편하고자 하는거고, 난 그 사람의 나이, 직업, 성별 상관없이 그냥 그 사람이 궁금한거야. 그 존재!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아닌 그 사람 자체가 궁금하다고....”


철민은 선우의 말이 어려운지.... 머리를 헝클이고 쥐어뜯다가, 선우의 눈을 바라보았다.


진심을 말하고 있는 선우의 눈, 지금까지 철민이 몇 번 보지 못했던 진심의 눈이다.


“오케이! 그게 정확히 무슨 말인지, 어떤 느낌인지 나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sunshine은 형이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이라는 거지? 응?”


“응, 맞아. 알면 알수록 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


그는 철민이 자신의 생각을 쉽게 받아들인 것이 의외이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형이 그렇게까지 말하니깐... 갑자기 궁금해진다."


"뭐가?“


“그...sunshine 이라는 분, 사진 있어?”


“아니, 없어. 그냥 문자만 주고받는 사이?.”


“형, 그 사람 자체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래.... 둘이 마음이 통하는 소울 메이트 라고하자. 그 소울 메이트도 얼굴하고 목소리를 알기 때문에 통 한다는 말이 나오는거야. 왜?! 사람은 얼굴하고 목소리에서 진심이 느껴지거든.”


철민의 말을 듣고 나니, 선우 역시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가 궁금해졌다.


“형! 그러지 말고, 우리 공연에 초대해.”


“..... 초대해도 안 올 것 같은데. 아직 얼굴 마주 할 만큼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만나라는게 아니라, 그냥 초대하라고. 정 부담되면 공연만 보고 가라고해.”


“얼굴을 봐야한다며, 하아...”


“형, 바보냐? 관객이 잘 보이는 좌석으로 지정해서 초대하면, 만나지 않아도 얼굴은 볼 수 있잖아!”


철민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던 선우는 그녀에게 부담을 안주고, 서로 얼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생각에 그를 향해 엄지를 올렸다.


자신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뿌듯해진 철민 역시 주먹으로 왼쪽 가슴을 툭툭 친 후, 선우와 같이 엄지를 올리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형! 문자 지금 보낼 거야?”


잔뜩 기대에 찬 표정으로 선우를 바라보지만 그가 말없이 햄버거를 먹자, 철민의 표정은 곧 뾰로통해진다.


“지금 안보내면 나! 형들한테 다 말 할 거야.”


“마음대로 하세요. 쨌든, 지금은 아니야.”


***


그 날 저녁, 어느 한 포장마차에서 그들의 지기 멤버인 민규, 효준, 상구, 정환, 고은이 술을 마시고 있다.


“여~ 잘생긴 미니미니 왔어요! 선우 형도 데리고 왔지롱!”


철민이 들어오고 뒤따라 선우가 들어오자, 고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선우에게 쪼르르 달려간다.


“오빠!! 왜 이렇게 오랜만에 나왔어? 자주 좀 나와라, 살 더 빠졌어? 얼굴이 반쪽이 됐네!!! 한약 좀 지어줄까?”


“김고은! 나도! 나도 한약!”


선우는 쫑알거리는 고은을 무시했고, 그런 선우의 태도가 익숙한 고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한다.


“그래, 선우 너 임마! 얼굴 좀 자주 내비쳐라!”


민규는 한 마디 하면서 선우의 빈 잔에 소주를 따랐고, 그는 받자마자 한 잔을 들이켰다.


“오빠, 안주! 안주 먹어. 오빠, 피부도 거칠어진 것 같아. 잠깐만, 나 어제 미스트 샀는데 그거 뿌려줄게.”


“김고은, 너 숨 안차냐? 너 5분 동안 천 마디도 넘게 했어. 그리고! 선우 형, 요즘 썸 타느라 바쁘데요!”


“야!”


철민에게 소리를 지르는 선우, 그리고 그 옆에 있던 고은이는 동그래진 눈으로 선우를 쳐다본다.


“무슨 소리야? 오빠, 연애해?”


“연애가 아니라, 썸!”


“박철민! 넌 좀 조용히 해! 선우 오빠, 진짜야?!”


사색이 된 고은이는 같은 질문을 수차례 하다, 대답 없는 선우가 답답했는지 소주 3잔을 연이어 마셨다.


“야야! 천천히 마셔.”


고은은 철민의 만류도 뿌리치고 아예 병을 잡고 몇 모금 더 마시더니, 이내 울먹거리며 말한다.


“오빠, 혹시... 그 sunshine인가 뭔가 하는 그 여자야?”


“오! 어떻게 알았냐? 역시! 김선우 빠순이!”


철민의 계속되는 말장난에 효준이는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고, 불안한 분위기에서 회피라도 하려는 듯 폰만 만지작거렸다.


“오빠..... 나한테 너무한 거 아냐?”


“......하아, 고은아. 그만해.”


“뭘 그만해! 말도 안했는데 툭하면 그만하래! 오빠, 넌 정말 나쁜 놈이야.”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결국 서러움에 울음을 터트리는 고은... 그런 그녀를 토닥이며 달래는 상구 역시 선우에게 한마디 한다.


“그래, 임마... 고은이가 얼마나 일편단심인데. 무심한 새끼..”


가만히 듣고만 있던 선우는 점점 올라오는 화를 꾸욱 누르려는지, 채워진 잔을 비우고는 큰 호흡 후 입을 연다.


“이래서 내가 니들 술 마신다 그러면 안왔던거야. 고은아, 그만 울어.”


“싫어!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오빤, 나한테만큼은 그러면 안 돼!”


투덜거리고 울면서 계속 술을 마시는 고은. 그런 고은을 보는 선우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진다.


“야, 김고은! 너 나하고 사귀다 헤어졌냐? 아님, 내가 너 좋다고 한 적 있어? 언제 나 좋아해달라고 부탁했냐고!”


선우의 목소리에서 화가 가득 차 있음을 느낀 친구들은 그를 말리기 시작했고, 고은의 친오빠인 정환 역시 선우의 팔을 잡았다.


“선우야, 고은이 저러는거 한 두 번이냐. 그리고 너무 심하게 말하지는 마라. 나 너 친구이기 전에 고은이 오빠다.”


“하아... 미안하다, 정환아. 후.....”


정환의 말에 다시 진정을 하려고 노력하는 선우, 하지만 그는 선우를 말리기 전에 술에 취한 고은의 입을 먼저 닫게 했어야 했다.


“미친! 항상 솔로인 척 하는 바람둥이! 여자랑 사귈 마음 없다는 사람이 썸은 왜 타?! sunshine 걔는 뭔데?! 남자냐? 오늘부로 너 팬클럽, 해체야! 나 회장 안해!”


고은의 말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이는 선우.


“야! 김고은! 똑바로 들어. 여자 사귈 마음 없다는 건 너한테만 해당되는 말이야. 알아듣기 쉽게 다시 말해줘? 이 세상에 너랑 나! 단 둘만 남는다고 해도 너는 아니야.”


선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은은 울음을 터트렸고, 그런 그녀를 잠시 쳐다보던 선우는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포장마차를 나와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J.도톨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말

J.도톨입니다.

선우의 친구들 이름... 다 제 친구들 이름을 불러왔습니다.

성격도... 거의 비슷.... 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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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C'mon Through (2) 16.05.02 118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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