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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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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작품등록일 :
2016.04.12 21:22
최근연재일 :
2016.05.15 21:0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595
추천수 :
314
글자수 :
154,931

작성
16.04.23 22:00
조회
135
추천
12
글자
9쪽

#13 두 사람의 불안

DUMMY

【 2013년 12월 13일 】


♬~♪~~♬~


선우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끊기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 잠잠해진다. 몇 분이 지나자 일층 계단에서 진영이 올라오며 투덜거린다.


“얘는 뭐한다고 전화를 안받아...?! 김선우~ 그만 자고, 밥 먹자~”


선우의 침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던 진영은, 방 안에 감도는 한기에 잠시 몸을 움츠렸다 그녀의 침대 곁으로 다가간다.


“어후, 보일러 안틀었나? 왜이리 추워? 선우야~ 일어나! 해가 중천에 떴어요!”


침대에 걸터앉아 선우를 흔들어 깨우지만 그녀는 미동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얼음장 같이 차가운 그녀의 손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야!!! 김선우!”


진영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선우의 코 아래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다시 그녀의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댄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숨결 그리고 심장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참을 차가운 선우의 손을 주무르며 그렇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으..... 음.....”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씩 온기가 느껴지는 그녀의 손, 그리고 선우가 서서히 눈을 뜬다.


“선우야! 괜찮아? 나 보여? 응?”


선우는 눈을 뜨고도 한참을 멍한 표정으로, 허공과 진영의 중간 그 어딘가를 쳐다본다.


“...... 나..”


“응...?”


“..... 악마가.... 내 심장을...”


간신히 입을 떼며 알 수 없는 말을 반복하는 그녀, 진영을 보고 있는 눈에는 초점이 없다. 어제와 다르게, 불과 하룻밤 사이 눈에 띌 정도로 야윈 선우. 그런 선우의 모습에 진영은 목이 메여오지만 애써 가다듬으며 웃는다.


“뭐? 꿈 꿨어? 무슨 꿈이길래... 어서 잠이나 깨세요. 밥 먹자. 내려와.”


“.... 난 괜찮아... 너 먼저...”


“뭐야! 나 혼자 놀지 않게 해주겠다며... 빨리 내려와. 혼자 먹기 싫어!”


진영이 방을 나가고도 한참 동안, 그렇게 선우는 창 밖 푸른 하늘만 바라보았다.


“꿈이었구나... 하아... 다행이다....”


토크토크.

토크토크.


침대에 누워만 있던 그녀는 휴대 전화가 울리자, 그제서야 무거운 몸을 일으켜 침대 베드에 몸을 기대 앉는다.


- 김선우배우 : 지금쯤이면 일어나셨을까요? 이사는 잘 하셨어요?


그의 메시지를 확인하자, 간밤의 모든 일이 꿈이었다는 것이 몸으로도 머리로도 인지가 되기 시작한다.


- 오랜만에 늦잠 좀 잤어요. 이사도 잘 했고...


그녀가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숫자가 사라지면서 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


“여보세요.”


“푹 잘 잔 사람 목소리가 왜 그래요?”


“갑자기 전화가 와서 놀랐어요.”


“놀라라고 한거죠. 이런 서프라이즈... 여자들은 좋아하잖아요.”


“이 서프라이즈와 그 서프라이즈는 많이... 다른 것 같은데...”


그와의 통화로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는 그녀와는 다르게, 선우는 그녀의 힘 없는 목소리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어제 이사하느라 너무 무리한거 아니예요? 목소리가... 안좋은데....”


걱정이 한 가득 차 있는 그의 말에 그녀는 고마움과 따뜻한 그리고 미안함이 뒤섞여, 그저 살아있는 지금이 감사하게 다가왔다.


“사실... 잠을 좀 못 잤어요. 이상한 꿈을 꿔서...”


“왜요? 무슨 꿈인데요?”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간밤의 꿈 이야기를 그에게 했다.


“.... 그래서 전 어제 저승사자가 날 데리러 왔구나...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후우...”


그녀는 다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지 몸을 잔뜩 움츠렸지만, 전화기 너머의 그는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


“하하하! 에이.... 저승사자는 아니다. 트렌치코트 입었다면서요. 저승사자 트렌드마크는 검은 도포에 검은 갓, 그리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다크서클인데... 더구나 한겨울에 트렌치코트라니... 아니야, 아니야. 그건... 그냥 멋 부리다가 얼어 죽은 귀신?”


선우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창문을 활짝 연다. 찬바람에 코끝이 시리고 회복되지 않은 컨디션으로 몸 곳곳에 한기가 들지만, 정신만큼은 번쩍 든다.


“와... 진짜 너무하네요. 아까 잠깐 감동 받았던거 취소해야겠어요. 난 정말 죽는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는데...”


그녀가 투정어린 말투를 보이자 그는 큰소리로 웃는다.


“어제 가위 눌리셨던 것 같아요. 저도 컨디션 안좋을 때는 선우씨가 말한 것처럼 몸도 안움직여지고, 어떨 때는 이상한 것도 보이고... 그러거든요. 그리고 웬만하면 술 먹은 날에는 약 먹지 말고요.”


아까와 다르게 차분한 그의 말을 들으면서 한층 더 진정이 된 그녀는, 그제서야 꿈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알았어요. 그럴게요. 저 친구가 점심 먹자고 그래서... 이제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네, 점심 든든하게 많이 드세요. 기운, 아자아자! 하하하. 맛있게 먹고, 있다가 토크해요.”


그녀는 그와의 통화를 끝내고 일층으로 내려간다. 부엌에서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풍긴다.


“흐음~ 뭐 만드는데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 우와~ 우리 진영이, 음식 솜씨 좀 늘었나보네?”


다 죽어가던 목소리가 아닌 평소와 같은 선우의 목소리에, 이내 어두웠던 진영의 얼굴이 밝아진다. 토스트 두 장을 양 손에 들고는 피식 웃는 진영.


“뭐야, 토스트에 계란프라이? 해장국 없어?! 속 풀고 싶은데!!! 센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힝...”


투덜거리면서도 토스트를 한입 베어 무는 선우, 그런 그녀에게 토마토 주스를 건네는 진영은 조심스레 묻는다.


“어제... 무슨 꿈을 꿨기에... 악마가 나와?”


선우는 그와의 통화 후, 꿈은 어디까지나 꿈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인지 담담하게 말을 했다. 선우의 꿈 이야기를 듣는 진영의 표정이 좋지 않다.


“야! 너 그런 표정 하지마. 특히 경호 오빠 앞에서는... 하하하! 되게 웃겨. 되게 못 생겼어.”


“칫, 오빤 나의 그 어떤 모습도 다 사랑스럽다고 하는 사람이야! 그나저나 지금은 괜찮아?”


“괜찮고 말고가 어디 있어. 꿈인데...”


“오늘 밤... 같이 잘까?”


“어우, 됐어! 경호 오빠한테 질투 받고 싶지 않아. 이 집, 오빠 집이잖아! 쫓겨나면 어떡해? 훗...”


그녀의 평온한 얼굴에 진영은, 안심이 되면서도 불안한 기분을 떨쳐내지 못한다.


***


그는 그녀와의 전화를 마치고도 휴대 전화를 손에 쥔 채 멍하니 앉아만 있다. 옆에서 그의 애완견 포봉이가 폴짝폴짝 뛰고 짖는데도, 아무 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듯하다.


며칠 전 민규와의 통화 내용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 “무엇보다 조심해야할 건 전이성 뇌종양이야. 폐암에 걸린 사람들이 의외로 뇌로 전이되는 경우가 꽤 있거든.”


“전이되면... 어떻게 돼...?”


“수술은 힘들고, 방사선이나 항암치료 밖에 없는데... 그 분이 치료 거부 했다고 했지?”


“응... 치료 안받겠다고 그랬다더라...”


“그럼 방법이 없지. 무엇보다 환자 의지가 중요한데... 이미 거부 의사를 밝혔으면, 주위에서는 그냥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 밖에는.... 뭐,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한데... 나도 치료는 반대야. 통증 때문에 힘들긴 하겠지만... 병원에서 남은 시간 치료 받으며 부작용으로 더 고통을 느끼는 것보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좋은 시간 보내며 통증을 버텨 보는게 그나마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의사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럼 아까 그 전이... 뭐 그거, 그렇게 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


“사람마다 갖고 있는 알레르기며 약에 대한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나듯이, 질병도 그래. 특히 암은 더더욱 그렇고.... 그냥 통상적인 증상으로는, 말투가 어눌해지고, 시력 약화에 어지럼증 동반, 두통... 심한 사람은 환각을 보는 경우도 있고...” ]


그녀에게는 가위에 눌린 것 같다고 말을 했지만, 전부터 어지럽다는 말과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종종 했었기에... 선우는 그녀가 본 그것이 어쩌면 환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히 아니길 바라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 그다.




J.도톨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말

선우...

안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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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C'mon Through (2) 16.05.02 118 6 13쪽
23 #23 C'mon Through (1) +2 16.05.01 289 7 11쪽
22 #22 에스프레소 꼼빠냐 +2 16.05.01 175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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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악마의 정체 (2) 16.04.28 145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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