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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로맨스

J.도톨
작품등록일 :
2016.04.12 21:22
최근연재일 :
2016.05.15 21:0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579
추천수 :
314
글자수 :
154,931

작성
16.04.18 22:00
조회
171
추천
14
글자
10쪽

#8 그들의 걱정

DUMMY

【 2013년 11월 27일 】


고은의 생일축하를 마치고 자정이 넘어서야 포장마차를 나온 선우. 집으로 향하는 길에 휴대전화를 확인한다.


[ 부재중 전화 7통 ]


목록을 보니 전부 선우씨다. 바로 토크를 확인하지만 그녀에게 온 메시지는 없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 선우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받지 않는다.


***


그 시각, 네모병원 응급실.


"김선우요. 30분 전 쯤 구급차에 실려 왔다는데..."


"아, 김선우 환자요. 지금 검사 중에 있으니, 밖에서 기다리세요."


응급실 밖에 놓인 의자에 앉아 울고 있는 여자. 그리고 그런 그녀를 감싸 안고는 다독이는 남자. 그들은 선우의 대학 동기이자 선배인 진영과 경호이며, 둘은 결혼 1년차 신혼부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간호사가 응급실에서 나오며, 김선우 보호자를 찾는다.


"김선우 환자, 보호자님! 계세요?"


"아! 네!"


"보호자세요?"


"네, 저희가 보호자예요."


"검사는 다 마쳤구요, 이거 수납 후, 퇴원하시면 되요."


간호사가 주는 종이를 받은 경호는 수납을 하러 갔고, 진영은 잔뜩 걱정된 얼굴로 선우에게 달려갔다. 얼마나 식은땀을 흘렸는지, 머리카락이 다 젖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선우.


"선우야! 김선우! 정신차려봐!"


그녀의 간절한 부름 덕분일까, 아무리 흔들어도 미동도 없던 선우가 천천히 눈을 떴고, 진영을 보자마자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하하... 진영아.... 언제... 왔어?"


"넌 웃음이 나오냐?! 우리 집에 오라고 그랬자나!!! 진즉에 왔었음 이런 일도 없었을거고! 이 바보야!"


그 때 수납을 마친 경호가 진영 곁으로 다가온다.


"선우야! 괜찮아?"


"선배... 늦은 시각에... 죄송해요. 내일 출근... 하셔야 하는데.."


"이 자식아! 지금 출근이 문제야? 너 왜 이렇게 말을 안들어. 퇴원해도 된다니깐, 우리 집으로 가자."


경호의 부축으로 몸을 일으킨 선우는 싫다는 표현으로 고개를 젓기만 한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진영은 울먹이며 선우의 팔을 붙잡지만, 선우는 힘없이 진영의 팔을 뿌리치듯 밀기만 한다.


"선우야 제발...."


"진영아... 나 집에 가고... 싶어. 응?"


선우를 설득할 자신이 없던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그렇게 병원을 나왔다.


선우의 집으로 향하는 차 안. 침묵만이 흐르고 있다.


뒷좌석에 앉아 진영의 어깨에 기대어 있는 선우. 그런 그녀의 손을 진영이 살짝 힘을 주어 잡지만 선우는 그 손을 살며시 뺀다.


“진영아... 나... 내 집이 더 편해. 이해해줘...”


그 말에 진영과 경호는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고, 진영은 창밖을 보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꾹꾹 삼키기만 했다.


선우는 집에 오자마자 진영의 도움으로 약을 챙겨 먹고는, 바로 침대에 누워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한 없이 바라보는 진영. 경호의 이끌림에 거실로 나온다.


"오빠, 선우... 우리 선우, 이제 혼자 둘 순 없어.."


"알아, 진영아. 그런데 선우가 지금은 싫다고 하잖아. 천천히 설득해보자. 응? 우리보다 더 힘든 건 선우야..."


잠이 든 그녀를 혼자 두고 나오기가 쉽지 않은 두 사람이었지만, 선우를 위해 집을 나선다.


***


【 2013년 11월 29일 】


이틀 째 연락이 안되는 그녀가 걱정이 된 선우는, 집에서도 극단에서도 안절부절이다.


"형, 똥 마려? 변비야? 안 나와?"


철민의 말조차 들리지 않는지, 선우는 휴대전화만 손에 꼭 쥐고 있다. 그 때, 울리는 휴대전화.


- 선우씨 : 점심 먹었어요?


- 어떻게 된 거예요? 무슨 일 있었어요?


- 선우씨 : 걱정 많았죠. 미안해요.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이제 받아왔어요.


- 아.... 다른 무슨 일 있었던건 아니죠?


- 선우씨 : 그럼요, 무슨 일은요. 걱정 많이 했구나? 후후후


- 당연하죠! 전화를 몇 통이나 해놓고는, 걸면 받지도 않고. 심지어 이틀이나 연락도 안되고!


- 선우씨 : 아, 그랬어요? 미안해요. 의도치 않게 걱정 끼쳤네... 그런데 기분은 좀 좋다!


- 정말... 하아, 뭐가 좋아요! 걱정이나 끼치고!


- 선우씨 : 미리 연락 못해서 정말 미안해요. 나도 뭐, 휴대전화가 고장 날 줄 알았나....? 후후... 그래도 걱정 고마워요.


- 아무 일 없다는거 알았으니깐.. 이제 됐어요. 밥 잘 챙겨먹어요.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선우. 그런 그의 얼굴을 보던 철민이 고개를 흔들며 혀를 찬다.


“쯧쯧, 여자 문제였구먼? 여자야! 누구? 그 sunshine?”


“시끄러.”


“천하의 김선우가 여자한테 쩔쩔 매다니... 에헴, 김선우도 이제 죽었구나.”


깐죽거리는 철민을 째려보던 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통수를 한 대 툭 치며 지나간다.


“아얏! 이거 폭행이야! 고은이한테 이른다! 응?! 형, 여자 때문에 울고불고 했다고 고은이한테 이를거라고!!!”


“미친! 내가 언제 울고불고했냐?! 아오! 저걸 그냥 콱!”


“흥! 고은이는 이제 형 말 보다, 내 말을 더 믿거든! 나 또 때리기만 해!”


그렇게 투닥투닥 거리던 두 사람을 지켜보던 연출님은, 그들의 엉덩이를 발로 한 대 씩 차고는 지나간다.


“이 자식들! 빠져가지고는! 여기가 너네 놀이터냐!”


“연출님 놀던 때하고 지금은 시대가 달라요! 요즘 누가 놀이터에서...”


연출님은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와, 철민의 뒤통수를 때렸다.


“아얏, 거기 아까 형한테 맞은 곳이란 말이에요.”


“오늘 회식, 박철민은 바빠서 참석 못한다니깐 그렇게 알고 우리끼리 갑시다!”


“하하하하, 네! 연출님!”


스텝과 배우들은 연출님의 말에 웃으며, 울상을 지으며 연출님을 쫓아가는 철민을 바라보았다.


***


가볍게 맥주를 마시고 집으로 향하는 선우, 집 앞 골목에서 뚱뚱한 길고양이를 발견하고는 놀란다. 심지어 도망가기는 커녕, 선우의 다리에 몸을 비비는 고양이.


“우왓! 엄청 뚱뚱하네? 얌마, 그만 부비작 거려! 형, 먹을거 없어!”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고양이는 “냥!” 대답을 하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선우가 집에 들어오자 신이 난 포봉이. 방방 뛰더니 곧 으르렁 거리기 시작한다.


“포봉이 왜?”


아르르르릉.


“풉, 뭐야. 고양이하고 놀고 왔다고, 지금 질투 하는거야?”


계속 으르렁 거리는 포봉이가 귀여운지, 선우는 꼬옥 안으며 뽀뽀를 퍼붓는다.


토크토크.


- 선우씨 : 집에 잘 들어 가셨어요?


- 방금 들어왔어요. 선우씨는 뭐하고 계셨어요?


- 선우씨 : 방금 길고양이들 밥 주고 왔어요.


- 아 맞다! 저 집 앞에서 고양이 한 마리 봤는데, 엄청 뚱뚱하더라고요. 뭘 그리 많이 먹었는지... 밥 주는 사람들이 많은가 봐요.


- 선우씨 : 어머, 안쓰러워라....


- 뭐가요?


- 선우씨 : 그 고양이, 많이 먹어서 뚱뚱한 거 아니예요. 아파서 몸이 부은거예요.


- 아 정말요?


- 선우씨 : 네. 길고양이들에게 먹을 거라곤 사람이 버린 음식물쓰레기 밖에 없는데, 그 음식들은 염분이 많아서 아이들 몸에 쌓이면 퉁퉁 붓게 된데요. 그래서 사료를 챙겨주는 것도 좋지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할 수 있게 깨끗한 물도 함께 주면 아이들 건강에 좋다고 하더라구요.


- 와.... 처음 알았어요. 아까 그 고양이한테 뚱뚱하다고 그랬는데, 기분 나빴겠네요.


- 선우씨 : 그러게! 그 고양이 엄청 기분 상했겠다! 나중에 만나면 사과하세요! 후후후


- 그래야겠어요. 깨끗한 물 한잔 건네면 이해해 주겠죠?


선우는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만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녀를 만난 후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는 것, 전부 다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 당연한 것일수록 간과하기 쉬우니 늘 되새겨야 한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 배우고 있었다.


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에서 깨지지 않을 그릇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뒤적인 후에야 플라스틱으로 된 그릇을 발견했고, 깨끗한 물을 담아 현관 밖으로 나갔다.


냐앙!


“앗! 깜짝이야! 뭐야? 너 안 갔었어? 자, 여기 물.... 밥은 없어. 미안.”


현관문 앞에 앉아있던 고양이는 선우 주위를 뱅글뱅글 돌다, 그가 내려놓은 물그릇으로 다가가 킁킁 거리다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목말랐었구나? 매일 깨끗한 물 줄게. 부은 거 빨리 빼자! 알았지?”


고양이는 목이 말랐었는지 오래토록 물그릇에서 얼굴을 들지 않았다. 그런 고양이를 보면서 선우는 흐뭇하면서도 짠한 마음이 들었다.


- 방금 고양이들 마시라고, 물그릇 놓고 왔어요. 아까 본 그 고양이가 와서 마시고 있어요.


- 선우씨 : 어머, 고마워요.


- 저야말로 선우씨한테 고마움 많이 느끼고 있어요. 선우씨 아니었음 모르고 넘어갈 뻔 했는데... 덕분에 많은걸 배워요. 고마워요.


- 선우씨 : 그렇게 생각해주니, 제가 더 고마운데요? 후후. 늦었는데 이만 주무세요. 좋은 밤 되세요.


선우는 소파에 누워 포봉이를 배 위에 앉히고는 주의를 주기 시작한다.


“포봉아! 밖에 고양이 친구들이 물 마시러 왔다갔다 할거야. 그 때마다 짖거나 그러면 안돼! 알았지? 고양이 친구들은 물을 꼭 마셔야 하니깐, 우리 포봉이는 친구들 물 마실 때 까지 기다려줘.”


선우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포봉이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거리다 선우의 얼굴을 핥는다.


***


선우와의 대화를 마친 그녀는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쥔 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곧 피식 웃는 그녀.


“역시 김선우 밖에 없어. 그 사람이라면... 괜찮아. 충분히...”





J.도톨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말

J.도톨입니다.


여전히 아리송한 김선우, 그녀의 정체....

곧 밝혀집니다.... 두둥!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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