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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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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작품등록일 :
2016.04.12 21:22
최근연재일 :
2016.05.15 21:0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611
추천수 :
314
글자수 :
154,931

작성
16.04.12 22:05
조회
166
추천
17
글자
9쪽

#2 새로운 친구

DUMMY

【 2013년 11월 12일 】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제법 찬바람에도 카페 테라스에는 잔뜩 멋을 부린 남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수컷 무리 속에서 강한 페로몬을 풍기고 있는 선우와 철민.


유일하게 지나가는 여성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이 두 남자는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찰칵찰칵.


철민은 선우의 커피 마시는 모습, 소매를 살짝 걷어 올리는 모습, 담배를 피우는 모습 등을 연신 찍어 댄다.


“아 쫌!!! 변태 새끼냐?!”


까칠한 선우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철민, 오히려 사진이 잘 나왔다며 선우에게 보여준다.


“형! 형! 사진 대박! 예술이지?”


철민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자신의 모습이 나쁘지 않은지 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진을 전송하라는 손짓을 보낸다.


“형! 나 포토그래퍼 할까?”


토크토크.


철민에게 사진을 받는 선우, 그리고 끊임없이 계속 울리는 메시지 소리.


“야, 넌 도대체 몇 장이나 갖고 있는 거냐? 변태 맞네...”


“형은 찍는 맛이 있어... 거기에 내 예술적 감각까지.. 캬아...”


선우는 철민의 말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고 골라 포토램램에 올린다.


사진을 업로드한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울리는 댓글 알람.


띠링.


“이것 봐, 형은 올리면 바로 반응이 오잖냐.. 넌 임마.. 배우생활 몇 년인데 아직도 팬 반응이 시큰둥하냐...”


선우는 올라온 댓글을 보여주며 철민을 약올리기 시작했고, 선우 예상대로 철민은 반응을 재깍 보였다.


“나도 팬 있거든?! 다시 올려! 동시에 같이 올리는거다!”


“좋아! 내기할까?”


“콜! 먼저 댓글 올라오는 사람한테 치맥 쏘기!”


그런 철민의 반응이 마냥 귀여운 선우는 계속해서 철민을 자극했고, 그의 제안에 동의 한다.


다시 사진을 업로드 하는 선우와 철민.


띠링.

띠링.


선우의 휴대 전화가 울리고, 곧 철민의 휴대 전화도 울렸다.


“것 봐! 넌 나한테 안 된다고!”


이 결과가 당연한 선우와 심통이 난 철민... 그러다 갑자기 철민이 흥분을 한다.


“앗싸! 내가 이겼다!! 형! 형이 치맥 쏘는거야!”


“뭔 개소리야...”


“봐봐! 형은 좋아요! 난 댓글! 댓글 먼저 올라오는 사람이 이기는거잖아! 맞지? 응응? 응?!”


한 번 물면 끝을 볼 때 까지 절대 놓지 않는 철민의 성격을 알기에, 선우는 알겠다는 대답으로 그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어?! 형! 근데, 좋아요 하고 아까 댓글하고 같은 사람이야...”


“......그게 왜?”


선우는 누가 댓글을 남겼는지 세세하게 보는 타입이 아니기에, 자신의 계정을 일일이 확인하는 철민이 특이하게 보였다.


갑자기 자신의 휴대 전화를 선우 앞에 보이는 철민.


“봐봐, 이것도 sunshine이고, 이것도 sunshine... 신기하지? 형꺼, 첫번째 댓글이 거의 이 사람이야.”


그제야 선우도 신기한지, 자신의 사진을 하나하나 클릭하며 확인하다가 sunshine의 계정으로 들어갔다.


브라운과 그레이 톤 분위기에, 고양이, 테이블 위의 커피 잔,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 비 내리는 창 밖 등... 서정적인 사진들이 선우의 마음에 와 닿는다.


“형! 사진 한 장만 더 올려봐.”


“..... 그만 하자...”


선우가 담배를 피우는 사이, 그의 휴대 전화를 가져가 사진을 올리려는 철민.


“아, 미친놈아! 내놔!”


“하나만~ 딱 하나만 더 올려보자~”


철민이 카메라 초점을 선우의 팔에 맞추자, 선우 역시 팔에 최대한 힘을 줘 핏줄과 힘줄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형! 역시 남자는 힘줄! 핏줄이야! 그치?”


누가 10년지기 아니랄까봐, 한 명이 찰! 하면 다른 한명이 떡! 이라고 외치는 궁합의 두 사람이다.


철민이 사진을 업로드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울리는 알림에, 철민과 선우는 서로를 마주보며 키득키득 거리기 시작했다.


“형! 진짜 대박이다. sunshine 이 사람, 형 좋아하네. 좋아한다에 내 손모가지 건다!”


“넌.. 이런 거에 손모가지 좀 걸지마.. 이래서 몸뚱이가 남아나겠냐..”


관심이 없는 듯 행동하는 선우지만, sunshine이라는 밝은 느낌의 아이디와 차분하면서도 우울하고, 외로워 보이는 사진들... 이 상반되는 부분이 그를 꽤 신경 쓰이게 했다.


***


【 2013년 11월 11일 】


♬~♪~~♬~


“네, 김선우 입니다.”


“안녕하세요, 영화사 책상입니다.”


“.....네? 어디시라고요?”


“영화사 책상입니다. 김선우 배우님 공연을 보고 인상 깊어 연락드렸어요. 올 하반기에 들어가는 작품에 김선우 배우님 이미지와 어울리는 역할이 있는데... 함께 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무대 생활 6년 만에 영화 제의라니... 영화사와 통화하고 있는 것 자체가 벅차오르는 선우다.


“아.. 연락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떤 작품... 역할인지....”


“혹.... 내일 저녁 6시경에 시간 되십니까?”


“네...”


“저희 영화사에서 얼마 전에 촬영을 마친 영화가 내일 6시 보상 극장에서 시사회를 엽니다. 먼저 영화 보시면서 저희 영화사에서 제작하는 작품 느낌을 훑어보신 후에 미팅 어떠세요? 그 때 하실 작품하고 역할을 설명해 드릴게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시사회 위치와 시간은 문자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내일 뵙겠습니다.”


영화사에 프로필을 돌린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의 연기로 캐스팅이 됐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선우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침대에 누워 격렬한 몸부림을 쳤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철민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선우.


- 영화 캐스팅 됨! 내일 시사회 초대! 콜?


철민은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선우에게 전화를 했고, 자신의 일인 것 마냥 기뻐했다.


“형, 축하해! 사인 미리 받아 놔야하는 거 아냐? 크크크”


“미친, 내일 시사회나 같이 가자.”


“콜!”


***


【 2013년 11월 12일 】


[ 영화 시사회 “악마가 사는 세상” ]


철민은 선우에게 “형, 괜찮은 영화사 인가봐. 관객이 꽤 있어.” 귓속말하며 계속 영화관 내를 두리번거렸다.


선우 역시 생각 외로 많은 관객에 적지 않은 놀람과 이런 영화사에 캐스팅이 되었음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조명이 꺼지고, 시작된 영화.


영화가 초중반을 넘어가면서, 선우의 표정이 안좋아지기 시작한다.


“하암...”


철민은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하품에 바로 두 손으로 입을 가리지만, 이미 언짢아진 선우였다.


영화가 끝나고, 미팅은 개뿔... 나오자마자 포장마차로 향하는 두 남자.


뭐 같은 기분에 선우는 연신 술을 들이켰고, 그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철민 역시 아무 말 없이 그와 속도를 맞췄다.


잠시 후, 무거운 공기를 깨는 카메라 소리.


찰칵찰칵.


".......너 뭐하냐...."


무섭게 철민을 쳐다보지만, 기가 죽을 그가 아니다.


“형, 지금 분위기 대박이야. 장난 아냐. 완전 화보야.”


토크토크.


“......하아.....”


철민이 보내준 사진은 소주병과 잔, 그리고 얼굴이 잘린 목까지만 나온 모습.... 선우는 어이없음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너 사진 이따구로 찍고, 어디 가서 포토그래퍼 할 거라는 말 하지 마라..”


“왜? 멋지지 않아? 형이 예술을 모르네... 그러니 그런 영화사에서 연락이 오지...”


“아오, 이 새끼가 진짜!”


선우는 짜증이 났지만, 철민 덕분에 답답함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어 오히려 고마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투덜거리면서도 포토램램에 철민이 찍어준 사진을 글 없이 업로드 하는 선우.


몇 초 지나지 않아, 팬들의 좋아요와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 혼자 드세요?

- 어디세요? 제가 갈게요.

- 얼굴이 없어도 잘생김이 보여요.

- 저도 술 마시는데, 같이 마셔요.

.

.

- 많이 힘드신가 봐요, 기운내세요.


‘다 똑같네...’


늘 그랬다. 선우가 얼굴 사진을 올리면 잘생겼다는 글이... 음식이나 커피 사진 등을 올리면 어디냐, 같이 하자 등등... 다들 복사한 것 마냥 비슷한 글들만 올려댔기에, 선우는 일일이 댓글을 확인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많은 댓글 중 유일한 위로의 글.... sunshine 이다.


글을 읽는 순간 선우는 추운 듯 잔뜩 웅크려 들었던 몸이 화악 풀리면서, 가슴 속 깊은 곳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선우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sunshine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다, 지금이라도 말 한 마디에 위로가 되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기로 했다.


그리고 열 손가락도 필요 없는 그의 포토램램 친구가 오늘 한 명 더 늘어났다.


그녀다... sunshine.




J.도톨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말

J.도톨입니다.

선우와 철민, 이쁘게 멋있게 잘 봐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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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미련은, 도마뱀 꼬리 같아서 (1) 16.05.03 12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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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C'mon Through (2) 16.05.02 119 6 13쪽
23 #23 C'mon Through (1) +2 16.05.01 290 7 11쪽
22 #22 에스프레소 꼼빠냐 +2 16.05.01 177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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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악마의 정체 (2) 16.04.28 145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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