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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도톨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이야기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로맨스

J.도톨
작품등록일 :
2016.04.12 21:22
최근연재일 :
2016.05.15 21:0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584
추천수 :
314
글자수 :
154,931

작성
16.04.17 22:00
조회
212
추천
14
글자
9쪽

#7 태양과 그늘

DUMMY

【 2013년 11월 26일 】


극단 사무실.


“누나, 저 왔어요. 대표님은요?”


“지금 통화 중이셔.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네.”


선우는 사무실 구석에 놓인 소파에 앉아 탁자 위에 놓인 시나리오며, 대본을 뒤적이다가 자신이 공연 중인 작품의 시나리오를 발견한다.


“어?!”


그 때, 방에서 나오는 대표님이 선우를 반기면서 그의 손에 들린 시나리오를 힐끗 본다.


“선우 왔어? 뭐 보고 있었니?”


“대표님, 이거 저 공연 중인 그 시나리오 맞죠?”


“응, 맞아. 그거야.”


“초본 보니깐 또 새롭네요. 수정 된 부분이 많아서 아쉬웠거든요.”


대표님은 시나리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선우를 대답 없이 쳐다보다, 책장에서 대본 한 권을 꺼내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불렀어. 한 번 읽어 봐봐.”


말없이 대본을 훑어보는 선우, 잠시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대표님을 쳐다본다.


“이거... 지금 공연하고 내용이....”


“맞아, 같은 거야. 그건 원본 살려서 뮤지컬로 바꿔 본거야. 어때?”


“아, 뮤지컬로... 와, 좋은데요? 전 원본이 더 좋았거든요.”


“아니, 임마! 너 이번 공연 끝나고 바로 연습 들어 갈 수 있겠냐고! 연극하고 대사도 크게 바뀐 부분이 없어서 노래 연습만 좀 하면 될 것 같은데...”


대표님의 말에 놀란 선우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대본만 만지작거린다. 그런 선우가 답답했는지 대표님은 큰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원래 이런건 말 하면 안되는데... 김작가가 널 추천했어. 연극 보더니, 주인공은 선우 너 아니면 안된다고 하잖아.”


“김작가님이 제 공연 보러 오셨었다고요?! 언제요?”


“나도 몰랐어. 온다는 연락 없었거든.”


선우는 늘 영화를 찍을 날만을 기다리며 연습을 했지, 뮤지컬을 하게 될거란 생각은 전혀 해 본적이 없었기에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움이 더 컸다.


그런 선우의 심정을 눈치 챈 대표님은 바로 말을 이었다.


“뮤지컬 일 년 정도 올려보고, 반응 괜찮으면 영화 제작도 할 생각이야. 그때까지 선우 넌 뮤지컬하면서 인지도 좀 더 확보하고, 영화 들어가면 바로 들어와.”


꿈이야 생시야... 뮤지컬 제의도 모자라서 영화 제의까지 이어지다니... 준비 중이던 작품이 무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지만, 대표님의 능력을 믿기에 선우는 그런 걱정이 들지는 않았다.


“저야... 감사하지만, 노래도 부족하고... 제가 잘 소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대표님은 어떠세요? 작가님께서 아무리 절 밀었다고 해도... 대표님은 아니면, 아닌 거잖아요.”


선우의 말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대표님은 소파에 몸을 기대며 두어 번의 헛기침으로 침묵을 유지했다.


“대표님, 그럼 저 생각 좀 해볼게요. 제 욕심 때문에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망칠 수는 없죠.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씀 드릴게요.”


소파에서 일어나려는 선우를 급하게 붙잡는 대표님.


“야야! 사내자식이! 욕심 좀 부려! 이 바닥에서는 욕심을 부려야 살아남아. 알잖아?! 뮤지컬 들어가려면 아직 몇 달 남았으니깐, 그 전까지 노래 연습해. 그래서 역시! 김선우! 말 나오게 해보자!”


자신감이 없었던 선우는 대표님의 확신에 찬 눈을 보고나서야,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


사무실을 나와 근처 카페로 향한 선우는 창가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서 철민을 기다린다.


찰칵.


선우는 창 밖에 내리는 빗방울과 커피 한 잔의 사진, 그리고 [ 기회는 잡으라고 있는 것 ] 짧은 이 한 줄을 포토램램에 올렸다.


역시나 올리자마자 좋아요 알림이 울린다.


늘 그렇듯 sunshine 그녀였고, 확인하자마자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점심... 먹었어요?


- 선우씨 : 네, 먹었어요. 선우씨는요?


- 아직이요. 연락이 없어서 걱정했어요. 무슨 일 있었어요?


- 선우씨 : 좀 바빴어요. 답장해야지 하면서도 정신이 없어서.... 늦어서 미안해요.


- 미안하긴요, 아니예요. 선우씨, 전에 말했던... 제 공연 보러 오시는 거... 괜찮으세요?


그녀의 메시지를 받자 안심이 된 선우는 슬며시 다시 공연 초대 제안을 했고, 실시간으로 주고받던 메시지는 다시 끊겼다.


그 순간 카페로 들어오는 철민을 본 선우는 휴대전화를 주머니 안에 넣었다.


“형! 늦었지! 미안! 밖에 엄청 후덥지근해.”


철민은 자리에 앉자마자 옷을 펄럭이며 선우의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다, 그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잔을 내려놓는다.


“형... 오늘... 기분 별로야? 대표님한테 혼났어?”


“아니, 왜?”


“나 지금... 형 커피, 입대고 그냥 막 마시고 있는데...? 괜찮아? 화 안내?”


“미친... 별거에 다 화낸다. 아이스로 한 잔 더 사올게. 기다려봐.”


선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주문하러 가자마자, 철민은 휴대전화를 꺼내 급하게 메시지를 보낸다.


- 비상! 비상! 선우형, 기분 최악!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순간 울리는 선우의 메시지 알림.


- 선우씨 : 초대해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메시지를 확인하는 선우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번진다. 다시 카운터로 가서 무언가를 사들고 온 선우. 그리고 철민에게 내민다.


“자! 이거! 너 좋아하는 맛, 맞지?”


철민의 손에 쥐어진 블루베리 마카롱 하나.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며 웃는 선우, 하지만 철민은 불안한 표정으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 선우형, 저승사자와 접신 중. 오늘 무조건 조심! 김고은! 너 오늘 빠져!


***


시끌벅적한 포장마차 안, 유독 조용한 테이블에 채워진 술잔만 한없이 쳐다보고 있는 민규, 상구, 정환, 효준...


포장마차 안으로 누군가 들어올 때 마다 일제히 고개를 돌려 쳐다봤고, 이윽고 다시 술잔만 바라보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형... 괜찮을까요?


“그럼! 괜찮지! 임마! 우리가 뭐 죽을 죄라도 지었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어보는 효준에게 정환은 술잔을 비우며 대답하지만, 그 역시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죽을 죄를 지은 건 고은이를 동생으로 둔 너지, 우리는 빼...”


들릴 듯 말 듯 중얼거리는 상구, 그런 그를 째려보는 정환이다.


그 때 포장마차 안으로 철민과 선우가 들어왔고, 그 순간 철민과 눈빛을 교환해보지만....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그의 행동에 다들 긴장한 표정을 짓는다.


“뭐야? 왜 얼굴들이 썩었어? 고은이는?”


선우는 자리에 앉으며 주위를 둘러봤지만, 그 어디에도 고은이는 없었다.


“누구? 고은? 야, 효준아! 너 고은이라고 아냐?”


민규가 묻자 효준은 어깨를 귀까지 올리며 모르겠다는 몸짓을 보인다.


그들의 행동에 어리둥절한 선우는 “뭐야... 오늘 주인공이 빠지면 되나. 선물까지 사왔는데...” 라며 케익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렸고, 철민은 옆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야! 김고은! 너 들켰어! 그만 나와, 머리카락 다 보여!”


정적이 흐르는 포장마차... 몇 초 후, 구석에서 고은이가 얼굴을 빼꼼 내밀며 몸을 일으킨다.


“서... 선우오빠, 안녕...? 오랜만이야..”


“야! 무슨 오랜만이냐? 엊그제 그 지랄을 해....아아아! 아야!!!”


철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고은. 선우와 눈이 마주치자 조용히 자리에 앉는다.


“형! 고은이가 형한테 사과했다던데, 다 뻥이죠?”


“했어! 선우오빠! 나 오빠한테 토크 보내고, 전화도 하고. 미안하다고 백번도 넘게 말했지? 그치?”


“넌 팬클럽 회장 할 자격 없어. 형! 고은이 잘라버려요!”


효준과 고은의 투닥거림을 지켜보던 선우는, 팔짱을 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응, 백번까지는 아니지만 미안하다고는 했어. 들은 기억 나.”


“것 봐! 내가 말 했다고 했...”


“그런데 난 고은이가 건넨 그 사과를 받은 기억은 없단 말이지....”


“오빠... 사과 받은 거 아니었어?”


선우가 고개를 젓자, 철민은 손바닥에 듬뿍 뿌린 생크림을 시무룩해진 고은이의 얼굴에 묻히며 말을 한다.


“야! 김고은!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한다는 말 몰라? 선우형님의 심기를 며칠씩이나 불편하게 해놓고, 넌 신나서 클럽을 다녔겠다! 네 이년!”


“꺄악! 뭐야! 박철민!!!”


“생일 축하해! 고은아!”


선우가 촛불이 꽂힌 케익을 앞에 놓으며 축하의 말을 건네자, 코끝이 빨개지던 고은은 그 와중에 선우에게 다시 묻는다.


“오빠, 지금은 화 풀었어? 나 팬클럽 회장 계속 해도 돼?”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웃으며 고은을 향해 축하 노래를 부르는 6명의 남자. 덕분에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그녀다.


***


그 시각, 한 여자가 누군가에게 계속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는다. 찬 바닥에 누워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여자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린다.


“도..... 와주세요. 누가 나 좀... 살려... 줘....”






J.도톨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말

J.도톨입니다.

로맨스인데, 갑자기 스릴러로 끝나버려서....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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