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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4.01.09 05:53
최근연재일 :
2021.11.25 17:14
연재수 :
3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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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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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01.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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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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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6쪽

18화.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을 때!

DUMMY

희세는 예쁘다.



뭐, 예쁜거야 구태여 이르집어 설명해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사실, 여자애들만 잔뜩 보고 있고, 그런 중에도 예쁜 애들─굳이 예를 들자면 희세도 그렇고, 성빈이도 그렇고, 리유도 유진이도 민서도─사이에서 놀다 보니 무감각해질 수 있는데, 희세는 정말 예쁘다. TV에 나오는 어지간한 여자 아이돌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특히 고압적이고 살짝 치켜 올라간 눈매의 큰 눈이. KIA~ 보는 것만으로 츤데레의 표상이지 않은가. 그냥, 예쁘잖아!


이런저런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나는 희세와 사귀게 되었다. 1학년 때, 그 난리를 피우고, 리유와 사귀고, 2학년 때, 더 큰 난리를 피우고 이런저런 굉장한 일들을 지나 겨우, 간신히, 2년 만에야 희세와 사귀게 된 것이다. 감개가 다 무량할 것 같은 기분.



“안녕.”

“……어, 안녕.”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지 않습니까. 아침, 옆 반 교실. 구태여 우리 반이 아니라 옆 반으로 먼저 가 희세에게 인사를 건넨다.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힐끔 나를 보더니 인사하는 희세. 곧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다.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인사했던 나는 금세 시무룩해져 교실을 나선다. 우리반으로 들어간다.


아니, 어째서. 뭐랄까, 뭔가, 말로 형용할 순 없는데 굉장히 어색해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이려나? 아니, 분명히! 기분 탓이 아니야, 분명 어색해!





사귀고 나면, 예전보다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될 줄 알았다. 당연하잖아. 예전 데이터(?)를 비교해보자면, 그래선 안 되겠지만 어쨌든, 내 경험은 그게 전부니까, 리유랑 사귈 때를 대조해서 놓고 보자면.


리유랑은 사귀기 전부터도 이미 친했지만, 사귀고 나서는 더욱더욱 친해졌다. 까놓고 말해서, 거의 가족에 가까울 정도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서로에 대한 것을 공유하고, 어떻게 보면 서로 구속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즐겁고, 좋아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희세는…….


사실, 사귀기 전의 행동들만 보면 이미 사귄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이런 것 저런 것 다 해 본(?) 우리들이다. 아침에 자취방 찾아와서 깨워주고, 밥 차려주고, 같이 아침 먹는 것은 이미 여자친구의 범주를 넘어선 경지이다. 데이트도 한 번인가 두 번인가 했었던 것 같고. 태클 걸고 츤츤대고, 그걸 받아치는 나의 레벨도 이미 산전수전 다 겪은 연인의 경지였다.


그런데 어째서! 왜! 사귀니까 더 어색해진 건데!? 이런 게 어디있어! 어떻게 사귄 희세인데, 이럴 순 없다구! 곧 고3이 다가온다니까?!



“하아.”

“헤에~ 희세 때문에 또 기 빨려가지고 왔나요~? 아침부터~? 어머어머, 기숙사에서 그러는 거 아니랍니다~♪”

“뭔 개소리야.”



아침부터 익숙하면서도 참신한 개소리를 지껄이는 미래. 털썩 자리에 앉아 한숨을 쉬는 나를 보고 이제는 아무 느낌도 안 드는 섹드립을 시전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기숙사에서 그런 짓이라니. ……선생님이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1학년 초창기에, 나 놀려먹는 거 재미 붙으셨을 때엔 정말 그럴 것 같은 느낌이셨는데. 지금은, 늙으셨지. 아핫. 선생님이 들었으면 나 원자단위로 분해되었겠지.



“왜요~ 두 사람, 한참 좋아야 할 시기인데! 설마, 벌써부터 갱년기?!”

“권태기겠지. 에효, 그런 거 아니라고.”



졸지에 희세를 할머니로 만드는 미래. 음. 희세는 할머니가 되어도 고울 것 같아. 도리어 드세 보이는 눈매가 나이 먹어서 유순해져서 고운 할머니가 될 것 같아. 무서운 할머니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니, 무슨 생각 하고 있는건데. 멀쩡히 탱탱한 여고생인 희세 두고 할머니가 뭐야.



“막상 실전 되니까 잘 안 돼?”

“무, 무슨 소리야!!”

“어머, 난 딱히 이상한 말 안 했는데. 이상한 건 웅도 마음 속 음란마귀 아니야?”

“아으……! 그래, 이상한 생각 했다! 뭐!”



싱긋 웃으며 옆에서 끼어드는 유진이. 오늘도 나는 유진이의 섹드립에 농락당한다. 이번 건 내가 알아서 걸려준 게 크긴 하지만. 왜, 그런 생각 할 수도 있잖아. 여자친구인데. 남자친구인데.



“바람둥이 웅이다! 히힛.”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맙시다. 정리유 씨.”

“에에! 내가 뭐 틀린말 했엉!? 히이랑 바람 피워서 이렇게 되었잖아!”



리유까지 끼어들고, 대화는 더욱 막장으로 치닫는다. 구태여 또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 주변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리유. 자자, 이미 다 지난 일, 뭣하러 꺼냅니까. 내가 주는 이 100억을 받고, 이제 미래를 향한 번영에 대한 이야기를…… 100억은 뭔데!? 이런 드립, 희세 앞에서 했으면 엄청 핀잔 들었겠지. 드립이라니까 드립!



“아니! 그건, 그…… 불가항력이었다고 해야 하나.”

“어려운 말 쓰지 말구! 그냥 히이가 좋다고 해! 흥흥.”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여전히 변명을 일삼는 나. 딱히 희세랑 사귄다고 나 자신이 그렇게 바뀌는 건 아니니까. ‘불가항력’을 못 알아들었는지 리유는 눈을 크게 귀엽게 뜨곤 말한다. 옆에서 오래간만에 사죄 모드에 들어간 유진이. 아까 섹드립 칠 때의 여유는 온데간데없고 창백하고 파리한 얼굴로 죄인이 되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할 따름이다.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성가신데.




“문제의 핵심은! 희세랑 어색하다는 거, 그거죠?”

“아니, 그렇게 크게 말할 것 까지는.”



혼란한 장내의 상황을 정리하고, 다시 대화의 장을 연 우리. 나, 미래, 유진이, 민서, 리유까지. 애들 앞에서 희세에 대한 고민을 말하는 건 좀 껄끄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말도 안 하고 혼자 전전긍긍 하고 있는 것은 또 싫으니까. 이렇게 생각하니까 나, 되게 쓰레기 같은데.



“그럼 하는 수 없죠. 데이트 해요 데이트!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친해지는 데에는 데이트가 정석이잖아요?”

“구구절절 옳은 말인데. 음…… 뭐랄까…… 안 될 거야, 아마.”



미래의 말에 떨떠름하게 대답하는 나. 지극히 정석적인 정석론인데. 뭐랄까, 이 어색한 분위기는 그런 데이트로도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 때문이랄까, 그렇지.



“왜, 왜에? 희세가 안 좋아?”

“그런 건 아닌데.”



살짝 볼이 상기된 민서의 질문. 또 무슨 엄한 상상을 했으려나. 그런 것(?)까지는커녕 제대로 사귀지도 못 하고 있는데, 희세랑.


희세가 안 좋을 리가 있나. 누구보다 좋아한다구. 이번에는 정말이라구요. 그치만, 어색한 건 어떻게 안 되니까.


대화를 해도, 딱히 뾰족한 수가 나오는 건 아니다. 이런 류의 대화는 그렇듯, 그냥 그저 그런 수다로 전락할 따름이다. 이전 같으면 여자애들의 이런 수다, 견디지 못 했을 텐데. 2년 가까이 있다 보니 그냥 들을 만하다.






--





고등학생의 하루는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간다. 뭐,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학교 와서, 대충 오전을 보내고 점심. 그리고,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저녁. 그 뒤로 야자. 끝나면 10시. 야, 신난다! 이렇게 된 이상 딴 짓을 한다. 훗, 그래야 대한민국 학생답지.


그 야자가 끝이 나고, 돌아가는 길. 좀 후회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다면, 자취를 그만두고 기숙사에 들어간 점. ……따, 딱히 자취방에서 희세랑 이상한 짓을 한다거나 그런 상상을 한 건 아니지만! 후. 그렇잖아. 예전처럼 아침에 깨워주고, 밥 같이 먹고 하면 그나마 덜 어색할 것 같은데.



“저기…… 둘이 싸웠어?”

“아니야, 그런 거.”

“……아니.”



기숙사로 돌아가는 짧은 길은 나, 희세, 성빈이 이렇게 셋이 같이 간다. 희세와 나는 사귀고 있으니, 보통 나-희세-성빈이 이런 배치로 걸어야 할 것 같지만…… 어색함을 느끼고부터는 줄곳, 성빈이를 사이에 두고 나와 희세는 걷고 있다.


살짝 눈치를 살피며 성빈이가 묻는다.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는 나. 희세도 조금 뜸들이다 대답한다. 어색하지 않은 것에 ‘아니’ 라는 건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만 그런 게 아니라 희세도 어색함을 느끼고 있다는 건 지당한 사실이구나. 아아. 못 살겠네.



“여어이 꼬꼬마. 여자친구랑 싸웠어.”

“아닙니다, 그런 거.”

“음? 되게 쌩한 분위긴인데. 희…… 뭐시기였더라?”

“희세요.”



기숙사 입구에서, 언제나처럼 아이들을 기다리고 계신 선생님. 몽둥이를 휘두르며 익숙한 미소를 보이신다. 힐끔 나와 희세를 보곤 말하는 선생님. 성빈이는 싱긋 웃으며 자리를 피해주기라도 하듯 지나가고, 희세는 묵묵한 표정으로 나와 선생님을 무시하고 지나간다.


뭔가 답답해서, 선생님에게도 말씀드리고 싶지만─ 더 말해서 무엇하랴.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대충 이야기하다 내 방으로 들어간다.



“하아─.”



가방을 내려놓으며 깊은 한숨. 작고 좁은 기숙사방. 교복도 벗지 않고 침대에 벌러덩 눕는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희세랑 사귀면. 진짜 알콩달콩 재미있게 지내고 싶었는데. 분명, 축제 때 고백하고 그 뒤에는 분위기 좋았는데. 며칠 지내다 보니까, 뭔가 이렇게 어색해져서 지금에 이르렀는데.


너무 서슴없이 다가가서 그런 걸까? 아니, 그럴만 하잖아. 나랑 희세랑 몇 년을 알고 지냈는데. ‘돼, 됐거든!? 흥!’ 하면서 츤츤거릴 레벨은 아니잖아. 나나 희세나. 그렇다고 내가 무슨 능구렁이처럼 끈적끈적하고 재수 없게 달라붙은 것도 아니라고. 그냥, 평소처럼 인사하고 거기서 좀 더 친밀하게 하려 했던 것일 뿐인데. 지금은, 무슨 냉전 시기의 미국과 소련처럼 냉랭한 상태다. 그게 너무 싫은데.



“에효…… 죽어야지. 늙으면.”



실없는 소리를 하며 교복 넥타이를 푼다. 아무리 귀찮아도 교복은 갈아입어야지.

여자 기숙사에 더부살이 하고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나는 학교에 돌아와 피곤하고 지친 몸을 씻을 권한이 없다. 대충 옷 갈아입고 휴대폰이나 보고 있으면 된다. 점호를 마치고 온 선생님이 문을 열고 ‘아픈 데? 특이한 거 있어?’ 하면 그 때 ‘아니오.’ 하면 ‘잘 자.’ 하는 말과 함께 선생님이 불을 꺼 주시고 문을 닫는다. 그럼, 그대로 자면 된다.




“…….”



희세가 좋다. 희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 희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를 좋아하긴 하는 걸까. 어쩌면, 내가 지레짐작으로 잘못 생각한 거 아닐까. 어쨌든 고백했으니 받아주긴 받아준 건데, 실은 별로 안 좋아한다거나. 헉, 그런 거면 어떡하지. 답 없잖아. 아니, 그럴 리 없어. 그 사리분별 확실하고 자존심 강한 나희세 씨가 그런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릴 리 없잖아. ……그치만, 그치만.


아. 차라리 희세 마음 속으로 들어가서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나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그런 걸 알아가는 게, 남자친구 여자친구의 존재의의일 텐데.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서로에 대한 것을 공유하고, 서로를 속박하고, 아, 그건 좋은 의미의 속박. 그러고 싶었는데, 안 되잖아. 아마 안 될 거야. 아, 모르겠다. 공허하게, 어둑어둑한 작은 방의 낡은 천장을 보며 잠이 든다.















“……?”



묘하게 거북한 느낌. 아침에는 원래, 선생님이 마이크에 90년대 노래를 틀어주는 것으로 거지같은 기분으로 깨어나는 건데. 지금은,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눈을 떴다. 아무래도 그냥 일어나진 것 같다.


눈을 멀뚱멀뚱.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한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데. 뭐야, 나 감기라도 걸렸나. 몸이 무거운 것 같기도 하고. 좋아, 간신히 정신이 돌아온다.


우선 가장 이상함을 느끼는 건, 천장의 모습. 아까 밤에 잠들 때에 보며 잠들었던, 그 낡은 천장이 아니라. 이 천장은…… 2층 침대 뒷면 같은 느낌인데.



“!?”



더욱 기묘한 기분에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분명 내 방은 좁고, 그렇기 때문에 그 ‘기운’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미묘한 게 전혀 없어야 하는데. 기껏 해야 위에서 여자애들 돌아다닐 때 들리는 쿵쾅거리는 소리 뿐이 들리지 않아야 하는데. 미묘한 숨소리들이 들리니까.


상체를 일으켜 앉은 자세로 주위를 둘러본다. 여자애들 방. 여자애들 방은 4인 1실이다. 2층침대 두 개가 있고, 앞쪽 벽면에는 책장과 샤워바구니가 있는 장, 옷장 등이 있는 구조. 사실 처음 본다. 이런 데를 들어와 볼 이유는 없으니까.


……근데 나, 왜 이런 데에서 자고 있는 건데!? 서, 설마, 무슨 몽유병처럼 들어온 거야 나?! 와, 자, 잠깐만. 설마, 희세 자리는 아니겠지!?


황급히 옆을 보지만 다행히 침대에는 나만 누워 있다. ……잠깐만, 그건 그것대로 또 이상한데. 그럼 원래 여기서 자던 여자애는 어디 있는데. 바닥에 밀어놓고 내가 자는 건가. 너무 가혹한 거 아닙니까. 혹시나 해서 양쪽 바닥 쪽을 보지만 그런 여자애는 전혀 없다.


뭔가 상당히 기묘한 기분이다. 게다가, 일어나자마자 ‘나 감기 걸렸나?’ 하는 생각이 든 것처럼 몸 상태도 좀 안 좋다. 감기라도 걸린 듯 머리도 아프고, 몸살이라도 걸린 듯 몸이 무겁고, 춥고, 으슬으슬 초기감기엔 펜잘……! 아니, 이게 아니지.



“……아. 아!? 아아!?”



뭐가 어떻게 된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방으로 돌아가서 자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흠칫 놀란 나. 자리에서 일어나 무심결에 2층침대에서 자고 있는 여자애를 보았기 때문에, 2층침대에서 자고 있는 여자애는 성빈이.


자. 잠깐 상황을 정리해봅시다. 희세랑 성빈이랑 룸메이트에요. 그리고 같은 침대에서 잔다고, 분명히 저번에 들었어요. 근데 내가 왜 희세 자리에서 자고 있죠. 정작 희세는 없고.


나도 모르게 멍청하게 ‘아’ 하고 소리를 냈는데. 더욱 크게 놀라게 됐다. 모, 목소리가…… 높아!? 뭔데. 뭐야. 감기 걸리면 목소리가 높아지나. 높아진 정도가 아니라니까?? 흠칫 놀라서 마이크 테스트라도 하듯 ‘아아’ 하고 말해본다. 아니…… 아니야. 단순히 톤이 높아진 게 아니야, 이 목소리는, 이 목소리는…… 너무 자주 들어봤던, 이 목소리는……!



『기상─ 기상─ 일어나라~!』

『우린 6년 전에 만났지 널 사랑하게 됐↗어! 내 마음을 숨긴 채 널 따라다녔었↗지~!』



마이크 울리는 소리와 함께, 우렁찬 선생님의 낮게 깔린 목소리. 아침이라 목이 잠긴 듯하다. 이어지는 90년대 노래. 아무리 선생님 취향 반영이라지만, 너무 옛날 노래 아닌가 싶은데. 내 방에는 스피커가 설치가 안 되어 있는지라 이렇게 방송 들어보는 건 처음이다. 늘 울리는 것처럼 대충 들려서 따로 알람 맞춰놨었는데.



“으우웅…… 어? 희세 빨리 일어났네.”

“……하아?!”



금세 일어나는 성빈이. 발버둥치며 눈을 비비는 모습이 참 귀엽다. 이렇게 밀착해서 이런 모습 보기도 힘들 텐데. 맑은 눈을 뜨고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며 말하는 성빈이. ……지금 뭐라 그랬어. 아니, 잠깐만. 받아들이기 힘든데.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하지만, 모든 정황이, 모든 정황이……! 「그 쪽」이라고 하고 있는데!


황급히, 밖으로 나가 화장실 쪽으로 달린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무슨 만화도 아니고! 현실이라고 어이! 그러면서도, 달려가는 와중에 가슴 쪽에 무언가 무겁고 아픈 게 느껴지는 걸 애써 무시하려 한다. 아랫도리의 허전함 또한 이미 인지했지만 절대 인지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헉, 허억, 헉……!”



숨차서 내지르는 탄성이 아니다. 방에서 화장실까지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그거 조금 달렸다고 힘들겠어. 놀라서, 어이가 없어서 그렇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수컷 웅 자에 길 도 자를 쓰는 늠름한 찌질이 상병X 정웅도가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나희세.


작가의말

끝난 줄 알았나요? 유감이지만 안 끝났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97 연필유령
    작성일
    16.01.26 12:41
    No. 1

    신작이 잘 안풀려서 돌아왔다던가 그런 이유라면 화낼겁니다. 하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6.02.01 22:15
    No. 2

    그냥, 번갈아 연재하는거죠, 아하핫. 신작은 나름대로 잘 풀리고 있어요! ......흥행은 못 하고 있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벼이삭
    작성일
    16.01.26 17:22
    No. 3

    이건 아니죠 ts라니 체인지라니 이런 고전적인소재를

    .,.원래 고전이 고전인 이유가 있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6.02.01 22:15
    No. 4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하핫. TS면 어떻습니까,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벼이삭
    작성일
    16.01.26 17:26
    No. 5

    어...그런데 이거 새학기 시작까지 안바뀌면 희세 인생 아주 ㅈ되는거 아닌가요? 3학년1학기내신 패망이고 수시 망할텐데? 눈낮추면 상관없긴 한데. 그리고 웅도는 희세부모님과 전쟁시작하고 청소년드라마가 시작...
    수능까지 안바뀌면 재수하거나 웅도랑 같은학교다닐지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6.02.01 22:16
    No. 6

    정웅도 의문의 1승 후후후...... 너무 웅도가 유리하죠 아무래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진주곰탱이
    작성일
    16.11.12 08:25
    No. 7

    작가 스스로가 설정 파괴를 하시다니...
    원래 나희세는 기숙사생이 아니었는데...
    그러고 밑도 끝도없이 TS 물이라니~
    현실세상에서 TS가 일어난다면 100% 목욕탕부터 뛰어가서
    전신 거울로 알몸 감상부터 들어간다던가~
    좀 더 현실적인 세상에서라면 여자가 되었다는것을 인지한 순간 정신줄 놓겠죠~
    그건 그렇고 완결난 작품이 또 이렇게 좀비처럼 다시 살아나다니~
    팬으로써 환영합니다~ 평생 불로불사의 작품 레젼드가 될려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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