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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4.01.09 05:53
최근연재일 :
2021.11.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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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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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92,898

작성
16.01.0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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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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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7쪽

촬영은 이제 더는 없는 건가요-

DUMMY

“후우.”

“하이고오~ 담배냄새~ 내가 스튜디오 안에선 피우지 말라고 했제?!”

“이제 다 끝났잖아. 뭘 새삼스럽게 그래, 감독.”



오늘도 진하게, 인생사 쓴맛을 모두 겪은 한 중년 남성처럼 짙은 표정으로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리유. 초등학생 같은 외모와 격렬한 대비가 돼 지나가는 경찰 아저씨에게 꼭 일러서 정의구현을 해야 할 것만 같은 광경이다.


감독은 스튜디오로 들어오며 한 마디 한다. 심드렁한 리유의 대답. 그런 리유를, 감독은 ‘내가 못 살아.’ 하는 표정으로 잠시 쳐다본다.



“왜요. 아까 다 찍고 퉁 치는 거 아니었어요?”

“……뭐. 마지막 한 마디 정도는 괜찮잖아.”



퉁명스러운 표정의 웅도. 그도 그럴 게, 이번 2부 촬영은 생각보다 고전할만한 일이 많았으니. 갑자기 중간에 촬영 중단을 하는 감독의 발작부터, 그걸 한 달 만에 번복하는 X랄까지. 2부의 억지 전개에 불만이 극에 달했던 웅도인지라, 이제야 촬영이 끝난 것에 앓던 이가 빠진 것 같은 홀가분함마저 느끼고 있는 찰나다.



“자, 다들 여기 앉아봐라.”

“?”

“대충 하고 끝내죠?”

“무슨 구질구질한 얘기하려구요?”

“너희는 대체 감독을 뭘로 보는 거냐!? 내가 감독이라니까!”



가만히, 접이식 의자들이 많이 펴 있는 스튜디오 구석에 먼저 앉는 감독. 자리를 권하자, 희세와 성빈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한 마디씩 한다. 감독의 울먹임에 가까운 탄성에 일단은 다들 감독을 중심으로 자리에 앉는다.



“웅도. 암 걸리는 연기, 계속 해줘서 고맙다.”

“뭘 새삼스럽게. 이제 끝났으니 다행이죠.”

“리유는 담배 좀 그만 피우고.”

“피운 거 끊을 순 없잖아. 담배 사주던가.”

“하아.”



가만히 고마움을 표하는 감독. 웅도는 귀찮은 표정으로 대충 대답한다. 아직까지 감독 앞에서 X가지 없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리유. 감독의 말에 불퉁하게 감독 쪽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깔깔 웃는다. 나오느니 한숨.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감독.



“성빈이도, 고마워.”

“네 뭐…….”

“희세도.”

“이 말 언제 끝나요? 집 가서 쉬려고 했는데.”

“……미안하다.”



대충대충 대답하는 성빈이와 희세. 각각 휴대폰을 보며, 손톱을 매만지며 대답한다. 감독은 그런 녀석들의 반응에 더욱 의기소침해진다. 유진이가 그런 감독을 보며 애써 ‘울지 말고 얘기해요, 무슨 얘기 할 건데요.’ 하고 말한다. 잠시동안 침묵.



“……처음에 쓸 때엔, 좋은 작품 쓰고 싶었어. 메이저 라노베처럼, 캐릭터가 살아 있으면서 적당한 주제의식도 있고. 그러면서 여자애들하고 즐겁게 놀고, 점차 성장해나가는.”

“…….”



감독의 말에 다들 입을 다물고 무거운 표정. 다들 눈치를 살피며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는다. 감독은 혼잣말 하듯 대답을 요구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초창기엔 주로 내여귀 영향을 많이 받았지. 캐릭터는 나친적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고. 처음엔 그저, 쓰는 것만으로 좋았어. 누가 보던 말던, 그냥 막 찍어내듯이 썼으니까. 그 덕에, 비록 주제의식은 흐려지고 내용의 밀도 또한 별다를 게 없는 뽕빨물이 되었지만, 어느 정도 우학변으로서의 이야기가 잡히기 시작했지. 뻔하다고 생각한 정박아 컨셉의 리유도, 뻔하디 뻔한 거유츤데레 희세나, 몰개성의 극치인 성빈이도. 점차 캐릭터가 잡혀가고, 신캐릭인 미래도 추가하고. 나는 좋았어, 나는. 하아. 그 때, 그 때 끝냈어야 했어…….”

“…….”



이제는 넋두리가 되어버린 감독의 혼잣말. 감히 아무도 어떤 말을 더하지 못한다. 싱긋 웃으며 모두를 쳐다보는 감독. 그 퀭한 눈초리에, 민서는 두려움을 느끼고 몸서리를 쳤다. 미래마저 살짝 겁먹은 표정.



“나도, 내여귀처럼 성장하고 의미 있는 글을 쓰고 싶었어. 나친적처럼, 글은 안 봤어도 캐릭터는 남는 그런 글을 쓰고 싶었어. 역량부족이지, 하하.”

“……내여귀 ㅈ망하지 않았나? 막 분서하고 난리도 아니던데.”

“12권만 그래 12권만! 그 망할 근친엔딩만 아니었어도……! 분명히 11권까진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쿄스케가!! 그딴 망할 엔딩을……! 쿠로네코나, 러블리 엔젤 아야세 쨩이랑 이어졌어야……! 키리노는 그냥 안정의 여동생 포지션으로 남았어야만 했어……!”

“아아, 덕질 그만 하시구요. 언제적 내여귀 같고 이렇게 성을 내.”



감독의 혼잣말에 잠자코 태클을 거는 성빈이. 순식간에 흥분한 감독은 여과없이 자신의 감정을 토해낸다. 리유는 익숙한 솜씨로 검지로 담배를 털어 불을 끄며 감독을 제재한다.



“어쨌든, 고맙다. 잘 따라와줘서.”

“뭐, 우리는 사실 네가 혼자 만들어서 혼자 쇼하는 건데. 우리가 인격이 있었나?”

“시끄러! 그런 식으로 4차원의 벽까지 넘으면 내가 뭐가 돼! 혼자만의 세계에서 자폐아처럼 떠드는 게 되잖아!?”

“사실이잖아.”

“우아아아! 싫어─!!”



건드리면 안 되는 선까지 건드리는 리유. 감독은 절망하며 고개를 숙이고 비명을 지른다. ‘또 시작이네.’ 하는 얼굴로 한심하다는 듯 감독을 보는 희세. 웅도는 ‘이제 적당히 하고 갑시다.’ 하고 말한다.



“그럼! 이 장면만 찍고 가자. 응?”

“아 뭔데요.”

‘화악─!’

“!!”










--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공간.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늘 위, 허공 같은 공간. 정신을 차려보니, 어째서인지 나는 그런 허공에 떠 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여자애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처럼 허공에 떠 있는 채 나를 보고 방긋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축하해.”



덤덤한 표정으로 말하는 희세. 이상하다.



“축하해.”



마찬가지로 방긋 웃으며 평소의 목소리대로 말하는 성빈이. 희한하다.



“축하해, 웅아!”



귀여운 표정과 목소리로 말하는 리유.



“축하해요.”



평소의 나대는 목소리가 아닌, 무언가 시크한 표정으로 말하는 미래. 제일 안 어울린다.



“축하해.”



방긋 선한 미소를 짓는 유진이.



“축하해.”



둥글둥글 귀엽고 자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민서.



“축하해요.”



마지막까지 불퉁한, 마음에 들지 않는 뾰로통한 표정의 시아.



“축하한다.”



초췌한 표정의 감독까지, 모두 나에게 박수를 치며 축하한다고 말한다.


어찌된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모두를 쳐다보며 싱긋 웃음지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독자 여러분.










─안녕히, 선작 했던 여러분.












─그리고 모든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고마워요!






















“어우, 옛날오덕 냄새.”

“시끄러!”

“어차피 감독 에바 세대도 아니잖아요? 에바 안 보지 않았어요?”

“시끄럽다니까! 안 봤어도, 전설은 전설로 남는 거야! 소년은 그렇게 신화가 되는 거라고!!”

“에효. 그 놈의 오덕 기질만 버려도.”


작가의말

랄까, 그 때 전 미쳐 있었죠(웃음)

안녕하세요, 글 쓰는 사람 김태신입니다.

좀 더 멋지게 끝을 내고 싶었는데…… 이제는 희미해진, 초창기의 주제의식이라던가. ‘우리 학교에, 더 이상의 왕따는 없다. 리유도, 미래도, 희세도, 유진이도 전부─’ 이런 식으로 끝내기엔, 너무 멋모르고 하렘만 벌려놓아서.
사실 작품의 질에 비해, 많은 분들이 봐주신 것 같습니다. 다 거품입니다. 가진 거라곤 뻔하디 뻔한 하렘밖에 없는 이 작품에 대보면. 감사합니다, 이 질질 끄는 작품을 끝까지 봐주신 여러분. 따, 딱히, 1부 결말에서 욕을 오지게 먹고 희세 루트로 바꾼 건 아닙니다. 계속 말하지만, 저도 희세 지지자라니까요.

알량한 인기를 얻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잘 끝낸 우학변의 관짝을 뜯고 예토전생(?) 시켰습니다. 신작은 내는 대로 망하고, 다시 인기를 얻고자 개연성 없이 살려낸 작품이니─ 뭐, 정해진 결말이랄까요. 그래도, 저는 좋습니다. 독자 분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저는 좋네요, 저는.

1부는 32화인데 2부는 17화네요. 절반, 정도일까요. 그치만 더 끌 수는 없기에, 박수칠 때에 떠나는 게, 박수는 안 받고 있지만, 어쨌든 큭.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바람이 있다면, 이제는 연애·하렘이 아닌, 고3이 된 애들의 진로 문제, 대학교, 답답한 고3이랄까, 그런 걸 쓰고 싶네요. 3부가 존재한다면. 그리고 3부가 쓰여지는 일은 없었다. 이어지는 신작에 모든 힘을 쏟아낸 김태신은, 거짓말처럼 글 쓰는 것을 그만두었다고 한ㄷ…… 그럴 리가요. 죽어도, 글 쓰는 걸 그만두지는 않으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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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02화 - 3 +3 16.04.02 847 7 21쪽
238 02화 - 2 +1 16.03.30 821 8 19쪽
237 02화. 이제 그만, 안녕, 하고 말하고 싶어도. +1 16.03.29 961 8 16쪽
236 01화 - 4 +1 16.03.25 907 9 20쪽
235 01화 - 3 +3 16.03.23 1,047 10 20쪽
234 01화 - 2 +7 16.03.20 903 9 23쪽
233 01화. 힘든 일은 언제나 예고 없이. +4 16.03.17 896 11 20쪽
232 3부 시작은 웅도인 줄 알았나요? 유감이네요, 미래랍니다......☆ +3 16.03.15 990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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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18화 - 4 +1 16.02.22 829 9 15쪽
229 18화 - 3 +8 16.02.21 937 10 19쪽
228 18화 - 2 +8 16.02.01 906 10 22쪽
227 18화.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을 때! +7 16.01.26 878 12 16쪽
» 촬영은 이제 더는 없는 건가요- +10 16.01.06 1,037 1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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