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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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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2.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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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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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152.

DUMMY

이곤이 황급히 팔을 치우고 전방을 바라봤다. 거기선 검 한 자루가 한 복면인의 가슴을 가르고 등 뒤로 빠져나가 허공을 선회하고 있었다. 가슴에 구멍이 뚫린 자는 분수 같은 핏줄기를 뿜으며 땅에 쳐박혔다.


쿠웅~


“엉?”


공중에 멈춰선 검이 정지 상태로 떠 있다. 그렇게 영겁 같은 일순간이 흐르고 백의인 하나가 이곤의 뒤에서 뚝 떨어졌다.


그는 허공의 검을 움켜쥐고 그 자세 그대로 남은 복면인에게 날아갔다. 복면인은 찢어질 듯 부릅 뜬 눈으로 보다가 청동색 손톱을 휘둘렀다.


깡~

푸우욱


그러나 시독조법은 검 앞에 수수깡처럼 부러졌다. 그리고 검이 복면인을 사선으로 내리그었다. 부릅 뜬 눈에서 급격히 생기가 사그라든 복면인의 몸이 양분되어 따로 허물어졌다.


퍽!

텅~


이곤은 느닷없는 상황 변화에 생각을 해야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검이 복면인을 관통했다. 뒤이어 검주가 내려서면서 시독조법을 한 칼에 두 동강 냈고.


방금 벌어진 일련의 사태가 장난처럼, 또는 상상처럼 다가왔다. 자신이 긴장으로 현실을 부정하는 건가? 두 동강 난 시체가 보이고 비린내 나는 피냄새를 맡는 걸 보면 그렇진 않다. 그럼,


‘뭐 이런, 이리 강한 고수가 다 있지?’


이곤은 멍하니 백의인의 넓은 등을 바라봤다. 그 자는 늘어뜨린 검을 털었다. 검신을 타고 흐르던 핏방울들이 땅에 뿌려진다. 그리고 납검을 하면서 돌아섰다.


“어-?! 위형~?”


이곤은 눈을 꿈벅 거리며 아는 체를 했다. 이곤에게 구명지은을 베픈 이는 다름 아닌 위진성이었다. 그도 담담한 신색으로 입을 열었다.


“이 소협을 여기서 볼 줄은 몰랐소.”

“천지에 주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면 맘 가는대로 다니고 있소. 그런데 정말 희안하군요. 구주팔황, 광활한 천하에서 또 이렇게 위형을 만나다니···.”

“우연히 일정이 겹칠 순 있죠. 그런데 이 소협은 어찌된 일이오?”

“아, 이런.. 내 아직 감사하단 말도 못 했군요. 위형, 목숨을 구해줘서 감사합니다. 내 이 은혜, 꼭 갚겠소.”


이곤이 명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을 겪어서 그런가? 평소완 다른 면을 보여줬다. 좀 의젓한 모습이랄까?


“그럴 수 있어서 다행이오. 그런데.. 무슨 일이오?”

“음-, 난 그저 길을 가고 있었소이다. 헌데 느닷없이 저들이 나타나 날 공격하더란 말이오.”

“? 그게 무슨 말이오?”

“그러니까··· 내가 이곳에 이르자 곧 마기를 느끼고 한쪽으로 피했소. 그러자 처음엔 한 명이었는데 연달아 이십 명 정도가 반대쪽에서 나타나더란 말이오. 해서 ··· ··· 그랬고 ··· 이리된 거요.”


‘흠~. 그러니까, 이곤이 우연히 인마령들과 마주쳤고 한 발 떨어져 움직이던 인마령 둘에게 공격 당했단 말인가?’


위진성은 잘 이해가 안 되서 갸우뚱했다.


“정말 위형 아니었으면 명년 오늘이 내 제삿날이 될 뻔했소. 휴우~~.. 물론 내가 상대할려면 못 할 것도 없지만 사문의 비밀이-”

“알고 있구려.”

“앵? 뭘..?”

“이 소협의 무공은 약하지 않소. 좋은 무공에 깊은 내공을 갖췄는데 정작 본인은 그걸 모르는 거 같았소.”

“그게 무슨···?”

“말한 그대로요. 지금 이 소협에게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이오. 예를 들면.. 방금 저 두 명의 인마령들은 이 소협이 한 번 상대해 봄직한 자들이란 말이오.”

“그, 그렇지요. 역시 위형은 나에 대해서 잘 아는구려. 이런 걸 지음이라 한다죠? 크하하하----”


이곤이 기분 좋은지 유쾌하게 웃어 제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위진성은 한심하단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아둔함이 자신을 가로 막고 있다는 걸 왜 모르지?’


그는 이해가 안 갔다. 해서 더 말을 할까 하다가 그만뒀다. 말로 알아들을 사람이면 그러지도 않았겠지··· 정천회 어쩌구 하지도 않았을 테고.


이곤은 흡족한 표정으로 가슴을 쫙 펴고 뒷짐진 채 서 있었다.


“그런데 위형은 아까 그 자들을 압니까? 인마령? 이라고 했던 것 같던데?”

“그 자들은··· 마교의 잔당들이오.”

“마, 마교? 내가 아는 그 마교 말이오?”


끄덕


“이런 일이.. 내가 마교랑 싸웠구나! 정천회주로써 천하 무림을 위해 마교도들을 징치했어! 호오~! 역사적인 첫 걸음이로다.”


그가 마교에 취해 주저리 주저리 되는대로 주워 넘길 때, 위진성은 가던 길을 재촉했다.


“보중 하시오.”

“어? 위형. 벌써 가시오? 좀 더 얘기를 나누지···”


이곤은 등을 보이며 걷는 그를 보다 이제사 중요한 일이 떠올랐다.


“위형, 가기 전에 내 말 좀 들어 보시오. 아까 그 자들 중에 소뇌제 언지군이 있었소.”

“ ?? ”


위진성이 우뚝 멈춰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이곤을 똑바로 봤다.


꿀꺽!


“정말이오. 분명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소. 소뇌제 언지군이 정신을 잃은 채로 업혀 있었소.”


팟!


순식간에 위진성이 이곤 앞에 섰다.


“언지군이 분명하오?”

“그렇다니까 그러오. 내 두 놈 때문에 정신이 없어 아깐 이걸 빼먹었소. 분명 언형이 맞았소. 장안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요.”


‘언지군이 인마령에 납치됐다? 뭔가 이상하다’


그가 짐작하는 언지군은 인마령주에 납치될 수준이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봐도 대 팔대세가의 적장자가 그렇게 약할리가 없다. 그렇다고 이곤이 말을 지어냈거나 잘못 본 거 같지도 않다.


“좀 더 상황을 자세히 말해 보시오.”

“그니까 ··· 중략 ··· 그렇소이다.”

“··· 그들이 간 방향은?”

“어, 이 쪽이오. 왜 그 쪽으로 가려오?”


이곤은 말하는 중에 눈을 한 번 깜박였다. 그러자 어느 샌가 위진성은 사라지고 없었다.


“위형? 갈 거면 같이 가지···”


이곤이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위진성은 급했다. 이곤의 말대로 언지군이 정말 맞다면 가만히 있을 순 없다. 그 안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납치해 간 곳이 마교라는 것, 팔대세가의 적장자이고 앞으로 무림의 기둥이 될 재목이란 것 등등.


그런데 이런 것 말고도 언지군은 지옥마도와 싸운 후 운기행공 하는 자신을 지켜줬었다. 그것도 버거운 마교 장로를 상대로 말이다.


물론 악흠과 함께였고 자신이 행공을 멈추고 오혈수 추손명과 싸울 순 있었다. 하지만 언지군은 위험을 무릎 쓰고 기꺼이 강적과 싸웠었다.


그럴 일은 없었을 테지만 혹여 그때 추손명과 싸웠다면, 자신의 진원지기가 크게 손상되었을지 누가 안단 말인가?


이제 자신 차례다. 인마령의 손에서 언지군을 구해야 한다. 그들이 무슨 의도로 언지군을 납치하는지 모르지만 거기엔 음모가 있을 것이다.


사마륜이 언지군을 이용해 모종의 일을 꾸밀 수도 있다. 방금 그를 구해야 할 이유가 추가됐다.


슈화아악—


위진성은 산봉우리에서 봐도 흐릿한 잔영만 남길 정도로 빠르게 경공을 펼쳤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달리는 위진성의 눈에 하얀 백의가 어른 거렸다. 속도를 배가시키자 백의 복면인들이 보였다. 인마령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는 잠시 갈등에 잠겼다. 이대로 언지군을 구할지 아니면 계속 뒤를 밣아 목적지까지 따라갈지를 말이다. 어쩌면 마교의 본거지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한번 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신중히 생각한 결과, 지금 언지군을 구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말로만 듣고 모든 게 불확실한 지금은 우선 그를 구하는 게 맞다.


위진성은 한층 은밀함에 신경쓰며 인마령들이 잘 보이는 산등성이를 탔다. 그러자 이곤에게 들었던 자가 보였다.


등에 거한을 들쳐업은 장한이 무리의 중앙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앞에 유일하게 복면을 안 쓴 인마령주도 보이고.


세 호흡 정도 달리던 그가 목표를 정하고 앞으로 튕겨 나갔다.


슈화아악---


목표는 업고 있는 장한이다. 그러나 첫 수는 인마령주에게다. 공중에서 그는 섬광일섬을 영주에게 날렸다.



쾅~!


“헙?”


인마령주는 본능적으로 막았다. 너무도 빠른, 극쾌의 검기에 온 몸을 이용해 간신히 피해냈다. 하지만 목 대신 어깨가 베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왠 놈이냐?”

“적이닷!”


챙,

채챙~~


분분히 병장기를 뽑아드는 소리에 이어,


화르르륵


다시 검이 움직이고 허공에 자잘한 불꽃들이 만개했다.


“헛”


콰콰콰콰 쾅-----


여기저기서 폭음이 울렸다. 대부분의 복면인들이 불꽃에 쓰러지거나 아니면 충격에 비틀비틀 거렸다.


위진성은 먼저 하얀 화원을 검기의 불꽃으로 가득 채운 뒤, 목표를 향해 장력을 갈겼다. 휘청이던 장한이 다급히 마주 일장을 뻗는다.


그걸 본 위진성이 곧장 신형을 날리려는데 옆에서 일진 광풍이 쏘아져 왔다. 그는 장력은 그대로 뻗고 대정검으로 태유결의 십자탄두를 펼쳐 광풍에 맞섰다.


펑!

스르르


“큭”


다양한 소리가 나고 여러 가지가 한번에 드러났다. 위진성의 일장을 맞받은 장한은 압도적인 힘에 뒤로 정신없이 밀려났다.


수라천심수를 날린 인마령주는 장력이 부드러운 물에 떠받들려 위로 타고 흐르는 특이한 경험을 또 했다. 그날 이후 두 번째지만 역시나 놀랍기만 하다.


무슨 이런 검기가 다 있단 말인가? 생전 두 번 경험한 검법에 인마령주는 흔들리는 눈으로 상대를 주시했다. 불길한 예감이 맞았다.


“너, 너는?”


인마령주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날, 수십 장을 격하고 날아가던 이기어검술! 그 검을 따라 쏘아진 화살처럼 날아가던 자!


절대고수 다의검 위진성이다. 너무나 인상적이었기에 그 장면이 여전히 눈에 선하다.


잠깐의 시간 틈이 있자, 주변에 있던 인마령들이 일제히 위진성에게 덤벼들었다. 빠른 반응과 적절한 대응을 보면 잘 훈련된 자들이다. 인마령 중에서도 가려 뽑힌 자들이다.


이 자리에 다른, 무림의 일류를 넘어선 절정고수가 있었더라면 꽤나 고전할 모양새다. 인마령주를 빼고도 말이다. 그러나 인마령들에겐 안타깝게도 지금 여기 있는 자는 위진성이었다.


일제히 쇄도하는 그들 때문에 위진성은 눈사태에 갇혀 안 보이게 됐다. 그런데 일순간, 안에서부터 눈부신 검광들이 줄기줄기 뻗어나왔다. 빛줄기에 닿은 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끄아악~”

“흐억!”


제자리에서 회전하던 위진성이 뚝 멈췄다. 선풍일검으로 장내를 정리한 그가 눈을 돌려 장한을 봤다.


“헉”


엄청난 기세에 압도된 장한이 움직일 생각을 못했다. 막다른 곳에 갇힌 고양이 앞에 쥐를 연상시킨다.


인마령주는 아주 잠깐 갈등했다. 여기서 후퇴하고 만회할 기회를 노려야 하는가, 아니면 한번 더 해봐야 하는가?


자신이 어찌해 볼 상대가 아니니 당연히 본인만이라도 몸을 빼야할 상황이다. 하지만 군사의 당부가 마음에 걸렸다. 반드시 언지군을 교로 데려가라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저 괴물은 완전히 자신의 능력 밖이다. 군사도 그리 생각할 것이다. 인마령주는 신형을 뒤로 뽑아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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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255. 23.05.22 155 4 11쪽
254 254. 23.05.21 17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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