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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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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2.07 17:15
조회
338
추천
6
글자
12쪽

151.

DUMMY

파라락

펄럭!


경공을 펼치던 자는 이곤이 있던 곳에 내려섰다.


‘위아래 다 백의구나. 복면까지 쓴 걸 보니 구린 놈 같은데?’


백색 상, 하의. 거기에 하얀 색 복면까지.


멈춘 자의 차림새가 여엉~ 신경을 팽팽하게 잡아당긴다. 마기까지 더해지니 위험 인물이라는 신호가 배로 증가했다.


그 자는 서서 일대를 둘러봤다. 뭘 찾는 듯한 모습.


“ ! ”


이곤은 자신이 온 방향에서 또 다른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건 하나가 아니었다. 여럿이다.

그중에 하나에서는 유달리 강한 마기가 전해진다.


휙-

휘익

휘이익


촌각의 시간 내에 이십여 명이 등장했다. 내려선 이들 역시 모두 백의다. 백의 무복에 하얀 복면까지 똑같다. 그중 한 명만 빼고.


중앙에 선 이만 복면을 쓰지 않았다. 혼자 다른 복장 때문만이 아니라 척봐도 그 자가 우두머리 같다. 저 주먹코에 사나운 눈매의 사내가 방금 느꼈던 강한 마기의 당사자다.


꿀꺽!


이곤의 귀에 침 넘어가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렸다. 그는 최대한 기척을 죽이고 상황을 주시했다. 저 주먹코에게서는 냄새가 났다, 위험한 냄새가···


“칠호, 네가 왜 여기 있느냐?”


주먹코가 자신 앞에 부복한 그 백의인을 보며 말했다.


“속하, 대주를 뵙습니다.”


그 자는 손으로 불꽃 수인을 만들고 복창했다.


“군사의 명을 전하기 위해 왔습니다.”

“군사?”

“옙! 군사는 저 보고 돌아가서 이 서찰을 대주께 전하라 했습니다.”


부복한 백의인 품에서 봉해진 서찰이 건네졌다.


“···.?”


이곤은 주먹코에서 둘러선 자들로 눈을 돌렸다.


‘음?’


그런 그의 눈에 누군가를 업고 있는 덩치 큰 백의 복면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자는 체구가 당당한대도 등에 업힌 자의 몸이 워낙에 커서 그리 크게 보이지 않았다.


업힌 자는 실신했는지 축 처져 있었다. 그런데 차림새가 좀 이상하다.


‘뭐지?’


똑같이 백의 복면인 걸 보면 동료 같다. 헌데 입고 있는 백의가 작아서 팔, 다리가 드러나 있다. 거기에 쓰고 있는 복면도 맞지 않아 코 아래는 가려지지 않았고.


이건 마치 남의 옷을 억지로 입힌 거 같지 않은가?


“군사는 지금 어디쯤 이겠느냐?”

“속하는 호북성 매읍에서 헤어졌습니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목진을 지났을 겁니다.”


목진은 호북성 남쪽에 있는 시진이었다. 거기서 성 경계까지는 멀지 않다.


‘군사가 그 답지 않게 서두는구나. 혁련세가 하나로는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텐데···?’


“인마령들은 들어라. 경로를 교로 변경한다. 반각 쉬고 신속하게 이동한다.”

“존명!”

“파멸귀검이 계속 군사를 따른다고?”

“예, 그렇습니다. 교주께서 교령을 거두셨다 합니다.”

“그렇지. 무슨 일인진 몰라도 이미 전쟁터로 나온 장수에게 뭘 점검한다고 돌아오라는 게 말이 안 되지.”


이곤은 귀를 쫑긋해 주먹코의 얘기를 엿득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 들렸다 끊기기를 반복했다.


부스럭

찌이익


피복 찢어지는 소리에 이곤이 소리가 들린 곳을 봤다. 아까 거한을 업고 있던 장한이 그를 땅에 내리고 복면을 제대로 씌우려다 찢어지는 소리였다.


이어서 옆에 있던 상급자의 타박하는 소리가 들리고 큰 복면을 찾는 어수선함이 있었다. 이곤은 이내 흥미를 잃고 다시 주먹코에게로 눈을 돌리려 했다.


“ ?? ”


헌데 그가 복면이 벗겨진 거한의 얼굴을 스쳐 지나치려는데 움직임이 딱, 일시정지됐다.


‘누구지?’


얼굴이 낯이 익다. 분명 어디서 본 사람이 맞다. 그는 얼굴에서 굵직굵직한 신체로 시선을 옮겼다. 백의에 가려져 있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통뼈라는 걸 금새 알 수 있었다.


특히나 그의 양손에는 상처와 굳은 살이 가득했다. 권사? 권사고 저 얼굴이면···


‘앗!, 그다. 그, ... 언지군! 소뇌제 언지군이야’


이곤의 눈이 폭풍 맞은 듯 흔들렸다. 업혀 있던 거한은 언지군이 맞다. 이제 분명히 기억났다.


그런데 진주 언가의 직계후손이 왜 여기에 있을까? 그것도 흉흉한 마기를 뿌리는 자들과 같은 복장을 하고 왜 의식을 잃고 업혀 있는가 말이다.


설마 납치?


반각이 지나자 백의인들은 에누리 없이 바로 떠났다. 이곤은 수풀에서 나와 그들이 간 방향을 눈을 부릅뜨고 쳐다봤다.


“언지군이 분명해. 사마인들에게 잡힌 것 같은데···?”


그의 이마에 잔주름이 잡혔다. 그와 언지군 사이에는 어떤 교류도 없었다. 이곤이 청룡장에서 먼 발치로 몇 번 본 게 다였다.


그래도 이렇게 못 본 척 지나치기엔 뭔가 께름칙하다. 그건 위기에 처한 이가 명성 높은 진주언가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지군을 데려가는 자들의 마기와 모습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마도인들이 아니었다.


‘설마, 마교?’


마교를 자주 언급해서인지 자신도 모르게 마교란 단어가 떠올랐다. 허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몰락한 마교가 벌써 활개치고 다닐리가 없지. 그럼 뭐지?’


그의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파였다.


“쯥!”


그러나 이곤은 생각을 지우고 갈길을 가기로 했다. 언지군에겐 안 된 일이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대신에 그 무시무시한 주먹코가 생각났다.


그가 몸을 돌려 걸음을 내딛으려 하는데 난데 없이 목소리가 들렸다.


“크흐흐. 여기 쥐새끼가 있었군.”

“허억!”


이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언제부터인지 자신 앞에 백의 복면인 둘이 서 있었다.


“혹시 모르니 거리를 두고 뒤따르라 해서 굳이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했는데 영주 말이 맞군, 그래.”

“왜 아닌가? 요런 쥐새끼가 숨어 있을 줄 어찌 알겠느냔 말이야.”


‘정신 차리자! 놈들은 둘 뿐이다’


이곤은 흥분을 가라 앉혔다.


“무슨 말들이오? 난 길가다 소피가 급해 갔다 온 거뿐인데···?”

“흐흐흐. 생긴 건 미련 곰탱이 같은데 제법 혓바닥을 놀리는구나. 허나 연기가 서툴러.”


‘미, 미련 곰탱이? 에라이!’


“거 무슨 사정이 있는진 모르지만 초면에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크하하. 말이 심하다? 이거 미안하다 해야 되나?”

“그래, 미안하구나. 네 목을 취해서 말이야.”


복면인이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곤을 덮쳐왔다.


쐐애애액


쭉 뻗은 좌수의 길쭉한 손톱이 청동색으로 푸르뎅뎅하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저거에 맞으면 뼈도 추리지 못하리라! 그만큼 불길하고 위협적으로 보였다.


이곤은 맞받지 않고 좌로 몸을 날리며 통천장을 비스듬히 갈겼다.


“완전 맹탕은 아니구나.”


그러나 말과 다르게 복면인은 예의 조법으로 통천장을 찢어갔다. 그 복면인은 자신이 익힌 시독조법이면 저 무겁게만 보이는 장력 정도는 그냥 가르고 메기입도 분쇄할 수 있을거라 의심치 않았다. 허나,


쩡!


쇳덩이 긁히는 소리가 났다. 격돌 직후 복면인은 잠시 주춤했다. 예상과 달리 시독조법이 장력을 찢지 못했다. 생각보다 장력이 굳셌다. 거기에 보기완 달리 저놈의 공력도 높다.


“이놈! 어딜~,”


뒤에서 주시하던 다른 복면인이 이곤이 도주하려하자 재빨리 퇴로를 차단했다.


“쳇!”


이곤은 혀를 차고 길 반대쪽 수풀이 무성한 곳으로 신형을 날렸다. 그러나 그 쪽에선 앞서 공격하던 복면인이 청동색 손톱으로 긁어 왔다.


이번엔 아까와 달리 손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났다. 시체에서 흡수한 독하디 독한 시독이다. 스치기만 해도 피부가 검게 썩어 들어가는, 무림에서 금지된 마공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백척간두의 순간,


이곤은 언제 꺼냈는지 한 손으로 서, 너 개의 검은 구체를 터뜨렸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품속에서 꺼낸 한 웅큼의 암기를 양쪽으로 뿌렸다.


펑~~!


삽시간에 흑무가 자욱하게 퍼졌다. 퍼지는 게 워낙에 빨라서 갑자기 검은 공간이 ‘짠’ 하고 나타난 것 같았다.


이곤이 뿌린 것은 쇠털처럼 가는 새끼 손가락 길이의 암기였다. 가늘고 가벼워 미풍에도 흔들리는 암기들이 두 복면인들을 덮쳤다.


“이런, 개새끼가···”


둘은 강렬한 경기들을 일으켜 쇠털 암기들을 쳐냈다. 하지만 워낙에 가늘어 개중에 몇 개씩은 경력을 뚫고 날아왔다. 해서 둘은 뒤나 위로 신형을 물려야 했다.


공중으로 높이 오른 복면인이 눈을 번득이며 사위를 샅샅이 훑었다. 그의 눈에 몸을 돌려 산길을 질주하는 밤톨머리가 보였다.


“저기!”


그가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자 뒤로 물러났던 자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그러더니 한계점에서 퉁! 하고 전방으로 쏘아졌다. 궁신탄영이라는 신법이다.


이곤은 허겁지겁 왔던 길로 쏘아져 갔다. 반대 길은 복면인들이 갔던 방향. 본능이 되돌아가는 걸 택했다.


‘이런, 쓰벌···’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이냐? 생각해보니 열 받는다. 자신은 산길을 갔을 뿐이다. 헌데 마기에 쩔은 놈들이 다짜고짜 자신을 죽이러 하다니···


전력으로 달리던 그가 뒤를 힘끔 봤다. 복면인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따라붙고 있다! 특히나 한 놈은 지근 거리다.


‘제기랄! 이럴 줄 알았으면 경공에 신경을 좀 쓸 걸’


게을러서 경공술에 소홀했던 게 후회됐다. 그래도 이곤은 후회하면서도 쇠털 같은 암기를 날리는 걸 잊지 않았다.


이게 보기엔 쉬워 보여도 빠르게 집고 원하는 곳으로 날리는 건 상당한 연마가 필요했다.


작은 공기의 흐름에도 영향을 받는 암기를 공력을 실어 원하는 곳에 뿌리는 것이 쉬울리가 없다.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었다.


가까이 접근하던 복면인이 장력을 좌에서 우로 쓸었다. 이어진 연결 동작으로 좌측 사선 방향으로 쏟구쳐 올랐다.


허나 이곤은 확실히 미련하지 않았다. 그는 양손에 암기를 쥐고 있었다. 먼저 날리고 상대 움직임에 맞춰 남은 암기도 뿌렸다. 그러자 복면인은 신형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 자는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 뒤로 물러났다. 그걸 보는 이곤은 득의의 미소를 띄었다. 비록 연거푸 암기를 날리느라 신법이 느려졌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뒤꽁무니에 붙었던 추격자를 떨어뜨렸으니 말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추격자는 하나 더 있다. 뒤쳐져 있던 백의 복면인이 허공을 가르며 위에서 덮쳐왔다.


“헛!”


이곤은 품속에서 마지막 남은 암기를 움켜쥐고 공중에 뿌렸다. 그걸 본 복면인이 청동색 손톱을 한껏 벌리고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손에서 나온 흑무가 같이 돌자, 장작불에서 나오는 그을음이 소용돌이 치는 듯했다. 복면인은 물러설 생각이 없는지 회전하면서 쇠털 암기들 속으로 돌진했다.


‘이, 이런..’


이곤의 퉁방울 눈이 튀어나올 듯 커진다. 그는 체면이고 뭐고 없이 전력으로 몸을 내던졌다.


떼구르르 ~~


무림인들이 경멸하는, 이른바 뇌려타곤을 펼쳐 시독조법에서 벗어났다.


쾅!


그가 있던 땅바닥에서 굉음이 터졌다.


부스스스-----


먼지가 옅어지자 땅을 할퀸 상처들이 드러났다. 열 개의 깊게 긁힌 자국! 집채만한 불곰의 앞발에 새겨진 것 같은 선명한 자국들.


그 일대 땅은 검게 변색돼 있었다. 이곤은 등골이 쫙 섰다. 그러나 멈칫거릴 시간 따윈 없다. 이번엔 두 복면인들이 동시에 덤빈다.


“크으~~”


본능적으로 이곤은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아무 생각 없다. 그냥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만 들릴 뿐!


‘내가 미쳤나?’


극도의 긴장과 집중력은 시간을 초월 하나?


“···.”


자신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다니··· 분명히 두 놈이 자신을 난도질할 것처럼 덮쳐 왔었다. 헌데 왜 자신은 그대로지??


서서히 주변이 눈에 들어오면서 인식이 자신에게서 넓어진다. 땅이 보이고 나무와 하늘이 인식 됐다. 그리고,


챙!

쾅~


“크아악---”


소리가 들린다. 비명 소리도···


‘뭐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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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261. 23.05.28 13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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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259. 23.05.26 21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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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257. 23.05.24 153 4 12쪽
256 256. 23.05.23 132 3 11쪽
255 255. 23.05.22 15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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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243. 23.05.10 19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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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239. 23.05.06 20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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